좋은 스승에게 배운 많은 가르침들을 대중에게 회향했던 혁주야 네가 벌써 그립구나 지난 10월 12일 아침, 후배작곡가 차은선 씨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그는 전화로 “선배님, 권혁주 씨가 사망했습니다”라는 비보를 전했다. 너무 놀라고 믿기지 않아 즉시 김의명 교수에게 연락했다. 통화연결음이 울리는 그 짧은 시간에 오보이길 바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전화를 받은 김의명 교수는 “혁주 소식 듣고 연락했어요?”라고 답했다. 현실은 잔혹할 만큼 냉정했다. 지난 여름, 강원도 인제 동국대 만해마을에서 만해축전준비위원회가 지원하는 ‘2016 설악바이올린학교 & 음악캠프’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할 때 권혁주 씨는 팔꿈치에서 고름이 나와 가을쯤 수술을 한다고 얘기를 들었다. 대관령 국제음악제 등 연
가을의 문턱에서 찾아온 태풍 차바는 경상도 지역에 많은 피해를 안겼다. 피해 금액도 어마어마하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울산의 태풍 피해액은 1930억 원으로 장점 집계됐으며,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었던 제주도는 300억 원정도로 추산된다. 수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좌절과 원망만이 남는다. 그래도 한국사회에 온정은 식지 않았다. 가장 큰 피해지역인 전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는 5만 5000명을 넘었고, 모금액은 56억 원을 넘어섰다. 사찰들의 자비행도 이어지고 있다. 태풍 직후 10월 6~8일 한마음선원 울산 지원 신도 50여명은 수해 피해 가정을 방문해 정리 및 청소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9~15일은 매일 새벽 공양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 같이 훈훈한 미담들도 이어지지만 복구와 지원의 사각지대
불교방송을 비롯한 종교방송계의 광고매출이 급감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방통위 국정감사 현장에서 나온 소리다. 이는 미디어렙법 제정 당시부터 우려됐던 부분이다. 현행 제도는 1공영 다민영 미디어렙 체제로 이런 구조에서는 경쟁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 방송사간 과다경쟁은 초기에 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지라도 경제규모의 성장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 방통위의 자료만 보더라도 그 여파는 극명히 드러난다. 종편이 각기 세운 미디어렙의 매출이 증가하며, 기존 공민영미디어렙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이런 결과가 공영미디어렙에 속해 있는 종교방송의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광고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는 시청율 경쟁으로 방송환경을 조성하고, 이에 자연적으로 공공성을 지닌 방송은 점차 사라지
우리나라 음악계에 어느덧 ‘힙합(Hip Hop)’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TV 오디션과 예능 프로그램에는 래퍼들이 대거 출연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음악차트 상위권에 힙합곡들이 즐비하다. 이를 반영하듯 불교계에서도 학인스님들이 ‘쇼미 더 붓다(Show me the Buddha)’라는 주제로 랩과 비트박스 공연을 선보여 SNS상에서 많은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얼마 전, 어린이 천진불들을 위한 행사가 수도권 한 사찰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차 방문했다. 왕성한 어린이법회 등을 통해 지역 어린이포교에 앞장서고 있는 이 사찰은 ‘행사 기획력과 규모’ ‘사부대중의 활발한 동참’이 잘 이뤄져 포교모범도량으로도 손꼽히는 곳이었다. 이날 100여 명의 초등학생들은 조별활동과 레크리에이션, 운동회
태풍 인한 광안리 쓰레기를 치우는 외국인 모녀 ‘귀감’ 윤리적 자화상 경책에 감사 누군가 해야 할 일이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는 일을 먼저 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는 잔잔한 감동과 함께 몸소 그렇게 할 용기가 없었던 우리 자신에 대해 부끄러운 마음을 갖는다. 어쩌면 그들은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진 이 세상이 그래도 여전히 살만한 곳임을 말없이 가르쳐주는 불보살님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난주 SNS 이용자와 네티즌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외국인 세 모녀의 이야기도 그와 같은 감동을 선사해주었다. 화제의 동영상은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민소매 차림의 외국인 엄마가 앙증맞은 모자를 쓴 예쁜 꼬맹이와 함께 기껏해야 초등학교
조계종 포교원이 추진하는 전법중심도량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장에서는 전법중심도량이라는 위상에 맞는 혜택은 부족하고 번거로운 보고서 작성만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붕 위에 또 지붕을 올리는 ‘옥상옥(屋上屋)’의 형국이다. 이런 불만은 올해 전법중심도량 재인가 신청률에서 여실히 들어난다. 올해 대상 사찰은 총85곳인데 8월 30일까지 기한에 신청한 사찰은 절반을 밑돌았다. 포교원은 다시 9월까지 신청기한을 연기했지만, 수치의 변동은 없었다. 현재 재인가를 신청한 사찰은 85곳 중 47곳으로 절반을 조금 넘는다. 상황이 이쯤되니 포교원은 재인가 신청 기한을 10월까지 다시 연장했다. 전법중심도량은 활동이 활발한 사찰을 편입시킨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포교 활성화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본지 취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 순례기도회가 10주년을 맞았다. 이 기도회는 지난 2006년 선묵혜자 스님이 도선사 주지 재임시절 시작했다. 매달 한 차례씩 사찰을 방문해 기도 정진하는 새로운 순례법회의 모델로 발기대회를 하자마자 종교를 초월해 5천여 회원이 모였다. 관계도 다양했다. 고부지간과 모녀 지간, 부부를 비롯해 수녀, 원불교 교무 등도 있었다. 불교 행사를 넘어 범 종교 행사로 거듭났다. 108산사 순례기도회는 가는 곳마다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침체된 한국불교 신행문화에 새지평을 연 일등공신이 분명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뒤늦게 동참한 이들을 위해 선묵혜자 스님은 제2의 108산사 순례기도를 이어 간다. 9년간 여정을 마친 지난해부터는 53기도도량 순례법회도 진행
할아버지 묘소 있는 부산 선암사 인근 선산 이제는 아파트 촌으로 가족의 부산시대 막내려 젊은 아버지는 추석 성묘에 나서셨다. 아버지께는 형님이 두 분 계셨지만 큰 형님은 일찍 타계하시고 둘째 형님은 고향인 삼천포에 계셨다. 그래서 부산의 친척 가운데는 아버지가 가장 어른이셨다. 할아버지 차례는 셋째 아들인 아버지가 모셨다. 우리 집에 숙부와 장손인 사촌형이 와서 차례를 지내고 성묫길에 올랐다. 할아버지의 산소는 당감동 선암사 근처에 있었다. 어린 내게 성묘는 하나의 여행이었다. 차에서 내려 시골길을 한참 걸어갔는데 다리 위에 놓인 철교를 건너야했다. 나는 무서워 철교를 건너지 못했다. 아버지가 나를 업고 철교를 건넜다. 그래도 무서워 눈을 꼭 감고 있다가 살며시 눈을 떠 아래를 내려다보니
미디어도 공생체 언론사간 유대는 언론 후발주자로서 필수 불가결 요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늘 억울하다. 항상 달에 치이는 것 같아서다. 모든 진리는 달에 있다고 말할 양으로 행인1 혹은 포졸2로 손가락을 조연시킬 뿐이다. 그 억울함을 해소시켜 줘 보자. 손가락 없이는 아예 달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도 있다. 가리키는 손가락의 모양새에 따라 눈길의 빈도나 심도가 바뀌기도 할 것이다. 도무지 달을 곰곰이 쳐다보지 않고선 안 될 것 같은 카리스마 넘치는 손가락질도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 사정을 다 감안하자면 달과 손가락은 주종 관계가 아닌 운명적 공생체로 파악해야 마땅하다(指月不分). 달, 손가락 비유는 미디어 판에서도 통용된다. 미디어를 단지 수단으로만 사고하는 이들이 있다. 텔레비전이든 신문이든
경남 고성 옥천사는 ‘문화재 환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옥천사가 단독 혹은 종단과 협력해 환수한 문화재는 올해만 3점이다. 지난 8월에는 1988년 도난됐던 나한상 2점이 옥천사로 돌아왔고, 9월 23일에는 보물 제1693호로 지정된 ‘옥천사 시왕도’의 한 폭인 ‘제2초강대왕도’를 프랑스에서 환수했다. 이번에 환수된 ‘제2초강대왕도’는 조계종이 도난 여부에 대한 근거 서류를 중앙기록관에서 확인하고, 국내외 법률자문을 받는 등 역할을 했지만, 결정적 협의는 모두 옥천사에서 이끌어냈다. 옥천사 성보박물관장 원명 스님과 강소연 중앙승가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9월 12일 추석연휴도 뒤로하고 프랑스로 가서 기메박물관 학예사와 ‘제2초강대왕도’ 소장자를 만났다. 이들은 협의 끝에 15일 소장사에게 유상 기증을
전세계 불교도들의 대축제인 ‘세계불교도우의회(WFB) 제28차 서울총회’가 태국과 스리랑카 등 전세계 20여개국 불교지도자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막을 내렸다. 현재 지구촌 곳곳에는 전쟁과 갈등으로 얼룩져 있다. 더 멀리 볼 필요도 없다. 우리 대한민국이 속한 한반도만 해도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분위기가 잔뜩 얼어 붙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로 그 벽을 뛰어넘어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해법을 모색키 위해 마련된 이번 총회는 그 여느때보다도 의미가 컸다. 설립당시 27개 국가의 27개 지역 센터로 시작한 WFB는 66년이 지난 현재 전 세계 55개국의 189개 지역 센터로 성장 발전해 세계 불교계의 여론 형성에 무시못할 큰 규모의 단체다. 명성과 역사를 말해 주듯 3일간의 회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9월 28일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불교계 안팎의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불교기자협회(협회장 김현태)가 26일 불교언론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법무법인 나라의 전승진 변호사가 질의응답을 통해 불교계 언론 상황의 법적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싣고자 한다. 〈편집자주〉 “취재시 금품받으면 징역 2년” 1. 김영란법 상 언론인, 불교언론인의 기준은 어떻게 됩니까. 언론사 대표자와 그 임직원을 말합니다. 방송사업자, 신문사업자, 잡지 등 정기간행물사업자, 뉴스통신사업자, 인터넷신문사업자 등이 해당됩니다. 만약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