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철학과 성태용 교수. 불교계의 큰 별 숭산 스님이 입적했다. 고봉 선사를 통해 전해 온 임제종의 법맥을 전해받은 조사로서 국제 포교에 다른 이가 이룰 수 없는 큰 족적을 남기시더니, 그 발자국을 거두고는 그렇게 여여하게 가셨다. 세상에 많고 많은 눈 푸른 선지식이 있겠지만 숭산 스님처럼 그 깨달음의 빛을 온 세계에 펼치신 분도 드물기에, 우리는 그 큰 깨달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또 가신 뒤의 빈 자리를 크게 느낀다.
이문재 시인.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중학교까지는 고향에서 다니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대처로 나가, 서울에서 대학 졸업장을 받는 것이 정상인 줄 알았다. 든든한 직장을 잡고, 서른 살이 넘기 전에 결혼해 아이는 둘만 낳고, 월급의 일부를 차곡차곡 모아 삼십대 중반에 집 한 칸 장만하면 그럭저럭 중류층의 삶을 사는 줄 알았다. 내 삶은 이 땅의 산업화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1950년대 후반에 태어나 1980년대 중반 대학
화계사 분향소에 모셔진 숭산 스님 영정. 불교계의 큰 별 숭산 스님이 입적하셨다. 고봉 선사를 통해 전해 온 임제종의 법맥을 전해받은 조사로서 국제 포교에 다른 이가 이룰 수 없는 큰 족적을 남기시더니, 그 발자국을 마저도 거두시고는 그렇게 여여하게 가시었다. 세상에 많고 많은 눈 푸른 선지식이 있겠지만 숭산 스님처럼 그 깨달음의 빛을 온 세계에 펼치신 분은 드물었기에, 우리는 그 큰 깨달음을 다시 한번 드높이게 되고, 또 가신
“어떤 사람은 한적한 곳에서 스스로 악행을 하고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뉘우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뽐내고 자랑하는 것이, 마치 돼지가 항상 더러운 것을 먹고 더러운 곳에 누워 있으면서 다른 돼지 앞에서 뽐내는 것과 같으니라.” “감명깊게 읽은 책이 뭡니까?” “여성잡지요.” 한 국책은행의 신입사원 채용 면접 과정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이 ‘어이없는 대답’의 주인공은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해 모든 이들이 선호하는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한 유력인사로부터 “아들내미 합격시켜라”는 인사청탁을 받은 이 은행의 인사부장은, 면접도 보지 않고 집에 가버린 ‘귀한’ 핏줄 자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면접 행차까지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난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위층
한국불교가 해외에 불교대학을 설립한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능인선원과 하와이 무량사로부터 들려온 이 소식은 그 동안 많은 불교국가들 중에서도 내로라하는 교세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우물안 개구리처럼 나라 안을 벗어나지 못했던 한국불교의 발전에 큰 전기가 왔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한국불교가 한국불교로서만 독야청청 길이 남을 수 있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그러나 세계와의 공감 속에서 우리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공유하고, 그들과 함께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결국 한국불교도 없어지게 되고 말 것이다.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급변하는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이념을 제공하는 종교들이 이 땅을 지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불교 또한 세계화의 길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것이요, 그러한
정치에 불법을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여야 불자 국회의원 39명이 11월 24일 정각회를 출범시켰다. 유례없는 불화의 시대에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1981년 11대 국회에서 창립된 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던 국회 정각회가 1998년 여야의 불화로 사실상 활동을 중단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6년만의 새 출발이 새삼스럽다. 오늘의 극심한 사회적 분열의 중심에는 국회가 있다. 정치인들은 입으로 상생을 말하면서 한번도 상생을 위한 노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정각회의 출범이 이 같은 상황의 올바른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사회적 분열, 불화와 독선을 치유하는 데는 불법이 특효약이다. 불교 교단인 승가 그 자체가 ‘화합하는 무리’라는 뜻으로 부처님은
한 수행자가 경청 화상에게 물었다. “저는 껍질을 깨고 나오려는 병아리와 같으니 부디 화상께서는 밖에서 껍질을 깨뜨려 주십시오.” “그러면 잘나올 수 있겠느냐.” “만약 제가 밖으로 잘나오지 못하면 스님은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그러자 화상이 그를 질책했다. “예끼, 이 멍청한 놈!” 이 이야기는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결정적인 순간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일러주는 선사들의 ‘줄탁동시’ 화두다. 줄탁은 스스로 깨치고 나오지 못하면 그 안에서 목숨을 잃고 마는 병아리처럼 공부도 스스로 깨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 즉, 부모나 스승은 안에서 치열하게 공부(수행)하는 병아리를 격려할 뿐 부모와 스승을 위한 공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11월 17일 고3 수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일부러 죽여서는 안 된다. 보살은 마땅히 자비심과 효순심을 일으켜 변치 않아서 방편으로 생명 있는 것들을 구호해야 한다. 얼마 전, 살아있는 반달곰의 가슴을 잘라 호수로 쓸개즙을 채취·판매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돼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배에 고무호수를 대롱대롱 매단 채 2평 남짓 된 우리에 갇혀 울부짖는 곰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잔혹한 수법도 수법이지만, 같은 종족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생명을 존엄을 무시하고 이토록 함부로 대할 수 있다니…. 그 이기심과 잔인함에 분노하다가도 끝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번 사건이 비단 몇몇 사람이 자행하는 악행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팽배한 이기주의와 생명경시 사상의 파생물이기 때문이다. 곰에게 호
한 학생이 사지선다형 시험 문제 25개 중에서 20개는 확실히 알았기에 맞는 답을 골랐다. 그러나 나머지 5문제는 모르는 것이기에 솔직하게 모른다는 것을 표시하였다. 즉 4개의 답(?) 중에서 아무 것도 고르지 않고 그냥 시험지를 제출한 것이다. 금강대 최종석 교수.
작금의 한국불교가 기복신앙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참으로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이는 사찰들이 기도위주의 법회를 운영하는데 큰 원인이 있다. 그나마 일부 사찰에서 교양대학을 개설하거나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불교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우선, 사찰에서 열리는 초하루, 보름, 재일 법회가 주말법회로 바뀌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행해지는 초하루, 보름, 재일 법회는 농경사회에는 적합할 수 있겠지만, 현대생활과는 맞지 않는다. 불자들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주말에 법회를 개최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법음을 전해야 한다. 아울러 법회는 공부하는 법회로 변화되어
마땅히 법에 의해 법을 세우고 법을 갖추어 그것을 공경하고 존중하라. 법을 관찰하고 법으로써 우두머리로 삼고 바른 법을 보호하라. 여성에 대한 폭력행위가 국가대표 선수단 내에서도 자행돼 충격을 주고 있다. 여자 빙상 쇼트트랙 선수들 6명이 지난 11월 3일 선수촌을 이탈, 코치와 감독들에게 성폭행에 가까운 상습적인 구타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하소연한 것. 이번 사건에 관련된 한 선수는 “○○○선생님께서 ○○○선수 엉덩이를 스케이트 날집으로 엄청 세게 마구 때리더니…. 머리채를 잡혀 쥐어 흔들리고 있으면 여자로 태어나 머리가 긴 게 원망스러운 적도 많았습니다”라며 모멸감과 고통을 호소했다. 선수들이 동계 올림픽 등 세계적인 대회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들이었고, 최정상의 실력으로 수십 차례 이상
조계종이 내년도 예산에 '승려 노후복지'를 위한 특별회계 예산을 편성하였다. 1억여원의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는 승려 노후복지 문제의 해결을 위한 계획수립에도 부족할 것이지만, 조계종이 처음으로 스님들 노후복지를 위한 예산을 편성하였다는 것이 중요하다. 스님들의 노후가 불안함으로써 생기는 문제가 조계종 종단에 깃들어 있는 많은 병폐들의 원인이며, 이 문제의 해결이야말로 청정 승단의 위상을 지키기 위한 첫 번째 과제라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조계종단이 예산을 편성하였다는 것은 한국 불교를 바꾸는 중대한 시발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스님들의 노후복지 문제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해결이 늦어졌던 것은 이 문제를 공적인 제도 차원에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승려들
출근길, 승용차 FM 라디오에서 낯익은 가락이 들린다. 외국 노래여서 가사는 알 수 없지만 콧노래로 따라 부른다. 그것을 번안한 노래말이 지금도 자욱한 최루탄 냄새와 함께 기억의 창고에 저장되어 있다. “우리들은 정의파다. 훌라~훌라~. 무릎을 꿇고서 사느니보다 서서 죽기를 원한단다. 우~리~들은 정의파다.” 어둡고 우울한 흑백필름 시대의 추억이다. 한국인의 의식 구조 속에서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최후의 선택이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치욕의 끝이다. 병자호란 때 인조 임금이 청나라 태종 앞에서 보인 삼전도의 굴욕, 명분과 목숨을 바꾼 삼학사의 절개가 시퍼렇게 유전되고 있다. 가락을 흥얼거리면서 지난 11월 8일자 신문에 소개된 무릎 꿇은 일왕(日王)의 사진이 추억의 스크린에 겹쳐진다. 아
출근길, 승용차 FM 라디오에서 낯익은 가락이 들린다. 외국 노래여서 가사는 알 수 없지만 콧노래로 따라 부른다. 그것을 번안한 노래말이 지금도 자욱한 최루탄 냄새와 함께 기억의 창고에 저장되어 있다. ‘우리들은 정의파다. 훌라~훌라~. 무릎을 꿇고서 사느니보다 서서 죽기를 원한단다. 우~리~들은 정의파다.’ 어둡고 우울한 흑백필름 시대의 추억이다.
욕망의 그물이 씌워지고, 애욕의 덮개가 덮이고, 어리석음의 마음이 결박한다면, 물고기가 어부의 손에 들어온 것이나 다를 바 없다.〈법집요송경〉 ‘젊은’ 성공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대학생 성공신화’로 TV, 월간지에 성공사례로 소개되는 등 주목받는 청년 사업가로 이름을 날렸던 K모(30) 씨. 명문대 경영학과 출신의 K 씨는 대학 4학년 때 신촌 한 떡볶이 가게 2층에 빙수 가게를 차린 후 신설하는 지점마다 대박을 터뜨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2년 중순 인터넷에서 우연히 강원랜드 광고를 접하면서 ‘날개없는 추락’이 시작됐다. 도박의 늪에 빠진 K 씨는 마카오 등지를 전전하다 전 재산을 날렸으며 급기야 도박빚을 메우기 위해 사기행각을 벌이다 작년 12월 구속됐다. ‘25살 CEO’로
조계종 22개 종립학교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성향 설문조사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나은 학교로 자리를 옮기겠다는 의견이 암묵적 동조의사를 나타낸 교직원16%를 포함해 무려 41%나 됐다. 종립학교는 불교적 건학이념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려고 세운 교육기관이다. 따라서 학교의 교직원은 불교인으로서의 긍지와 교직자로서의 보람을 동시에 느끼며 교단에 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회적 교육효과는 물론 불교적 인재육성을 기대하기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문제는 이미 교직원들을 통해서도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학교시설, 이는 교직원과 학생 모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커다란 요인이 된다. 또한 복지와 관련한 교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자연 전근의 기회만 찾게 만든다. 대우
예전과는 달리 세계화·지구촌화의 추세로 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우리의 지근거리에서 많이 살고 있다. 미국선거가 부시의 재선으로 마무리 된 후, 미국인 친구들과 점심을 하면서 국제적으로 인기를 얻지 못하고 상당한 반감의 대상이기도 한 부시대통령이 재선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여러가지 이유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대답은 ‘도덕적 가치’가 보수적인 시민들이 이미 증명된 부시를 선택한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바꿔 말하자면 케리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가 그의 도덕적 불투명성에 있다는 것이다. 세계 으뜸의 삶으로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고 사는 그들에게 테러리즘이야 말로 가장 두려운 위협이기 때문에, 이라크 전쟁도 일종의 적극적인 테러와의 전쟁으로 받아들였으며, 무엇보다도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이희재 광주대 교수. 예전과는 달리 세계화·지구촌화의 추세로 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우리의 지근거리에서 많이 살고 있다. 미국선거가 부시의 재선으로 마무리 된 후, 미국인 친구들과 점심을 하면서 국제적으로 인기를 얻지 못하고 상당한 반감의 대상이기도 한 부시대통령이 재선되었는지의 이유를 물었다. 여러가지 이유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대답은 ‘도덕적 가치’가 보수적인 시민들이 부시를 선택한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바꿔 말하자면 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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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환경의제21의 수립은 오늘날의 불교가 이 시대에 기여할 수 있는 시대적 역할과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자각과 구체적인 실천활동이다. 그리하여 지난 2년간 불교환경의제21의 수립을 위한 2차례의 불교환경워크숍 등을 통하여 불교환경의제21의 초안을 작성하였고, 10월 28일 불교환경의제21의 실천을 위한 제3차 워크숍이 개최되었다. 알다시피 불교환경의제21은 환경과 생명에 대한 불교계의 약속이고, 실천방안이다. 그러기에 단순히 일회용행사로 끝날 것이 아니기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는 작성된 의제21를 바탕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고 싶은 일들을 함께 해 나가는 실천이 있어야 한다. 지난 10여년간 100여개의 크고 작은 불교계내의 환경문제를 통하여 그것이 외부적 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