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중신(重臣)이 직무를 태만히 하면서 사리만 생각하고 부지런히 뇌물을 챙기면 나라의 기강이 급속히 무너진다. 백성이 서로 속이고, 강자가 약자를 때리고, 귀족이 서민을 학대하고, 부자가 빈자를 착취해도 법의 제재가 없으면 도덕이 무너지고 혼란이 극에 달한다. 부정직한 공직자들은 백성의 복리를 훔치는 도둑일 뿐 아니라, 백성을 속여 나라를 불행하게 하는 원흉이다. 최근 3개월새 이기준 교육부총리, 이헌재 경제부총리,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등 고위공직자들이 불명예스럽게 사퇴했다. 직계가족이나 주변 인사들의 땅투기를 위한 위장전입과 병역기피, 인사청탁 등의 각종 의혹이 불러온 결과다. 일련의 인사파동은 공직자 도덕성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한성대 황진수 행정학 교수. 현대불교자료사진. 장자크 루소는 을 썼다. 그는 원시시대의 인간은 자연 속에 살면서 나무열매를 따먹고, 사냥을 하며 살았는데 언젠가부터 인간사회에 씨족, 부족국가가 생겼고, 또 근대국가로 이행되면서 땅을 많이 차지한 국가, 개인과 땅이 없는 국가, 개인 간에 불평등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이 논리를 우리나라의 남녀 불평등문제에 대입시켜 볼 수도 있다. 유사이전에는 모계 중심사회였다. 그런데 농
베품은 중생을 위한 복의 그릇이요 참된 진리에 이르는 길이니 누구라도 보시의 공덕을 생각하거든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내라. 베품은 널리 평등하게 골고루 하되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아야만 베푸는 마음속에서 나를 만나 구제받는 인연을 맺으리라. 광주지검 목포지청에서 일명 ‘고구마와 벌금 사건’이 벌어졌다. 3월 18일 대검 홈페이지에 소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진 이번 사건을 접한 이들은 잔잔한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3년 전 고구마를 길거리에서 판매하기 위해 무면허 운전을 하다 적발돼 7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하루 생활하는 데도 빠듯했던 터라 벌금을 갚지 못했던 그는 사람을 찾을 수 없어 벌금을 받지 못하는 속칭 ‘깡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목포지청 징수기동반에 의해
성태용 건국대 교수. 현대불교자료사진. 조계종이 재정자립 위해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최근 나온 는 점차 증대하는 종단의 역할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는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적극적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조계종 중앙 종단의 예산 규모가 모 교회 예산 수준의 5분의 1밖에 안된다고 하는 것은 조계종 재정의 취약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이의 해결 없이는 여러 종교와 종단이 치열하게
김징자 칼럼리스트 한일간 정신적 물질적 채권채무 관계를 계산해 본다면 한국은 분명 채권국이다. 일제 36년 이전 역사가 그랬고 그 이후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채권국인 한국이 모질지 못했던지, 아니면 채무국의 뻔뻔함 때문이었던지 그동안 채권 문제가 제대로 인식되거나 해결될 기미를 보인 적이 없다. 일본 시마네 현의회가 지난 16일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 독도가 일본 영토라 적극 주장하고 나온 것을 보며 우리
삼계는 편안함이 없도다. 불타는 집과 같도다. 뭇 고통이 가득 차서 몹시 무섭다. 항상 생로병사의 두려움이 있다. 이 같은 두려움은 불과 같이 항상 타올라 그침이 없다. 여래(如來)는 이미 삼계의 불난 집에서 벗어나서 조용히 한거(閑居)하시며 임야에 안처하신다. -법화경- 세계 곳곳에서 자연 재해와 같은 대재앙들이 불러온 고통에 몸부림치는 인간들의 신음소리가 높다. 그러나 그 신음소리만큼이나 그 고통을 함께 극복하고 나누려는 인간애가 꿈틀거리는 시점이기도 하다. 3월 1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쓰나미(지진해일)와 같은 대규모 자연재해나 긴급사태에 공동대처 하기로 합의했다. APEC 21개 회원국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2005년도 1차 고위관리회의(SOM
서울 은석초등학교 김한기 교감. 기러기 아빠, 일진회와 학교 폭력, 입시 전쟁, 교육비 비중 세계 1위 등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는 해가 갈수록 국민들의 마음을 짓누르는 현실이다. 필자가 30여년간 교육의 현장에서 접했던 사례를 통해 자녀교육에 대한 그 원인과 해결점을 같이 생각해 보고 싶다. 몇 년 전 초등학교 2학년 담임 시절, 시험을 보는 중에 한 아이가 자료물을 꺼내어 적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다른 아이들이 알
동국대 경제학과 송일호 교수.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기업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세청만 불 밝히고 바쁘게 일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가계의 수입은 정체되어 있는데 세금부담률은 계속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한다. 실제로 지난해와 비교해 양도소득세가 무려 32.4% 늘어난 3조8400억원이나 걷히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상속 증여세도 지난 해 1조7000억원을 걷어 들여 목표
건국대 성태용 교수. 조계종 교육원 회의에서 ‘출가연령 제한’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하였다. 40세 이상인 사람의 출가를 제한하는 제도가 시행된지 1년만이다. 애초에 이 제도를 시행한 목적이 승가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이었는데, 본래 목적보다는 부작용이 많아 단명한 제도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중앙종회의 의결절차가 남아있어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어떤 합당한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쉽
자원봉사 활동과 인성교육은 청소년 비행방지에 효과가 크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사람이 생존 중에 아무리 많이 외우고 널리 배운다 하더라도, 도리를 깨닫지 못하고 문의(文議), 구의(句義)를 또 이해하지 못한다면, 애만 썼을 뿐 아무 소용도 없는 것과 같다. 또한 이해를 했다하더라도 좋은 지식을 참되게 실천하지 못한다면 그 배움의 의미가 없다. 경찰이 최근 학교내 폭력조직인 ‘일진회’ 조직의 해체 방침을 밝힌 것은 일진
3월 5일부터 10주 동안 범어사에서는 현대불교신문사와 함께 기획한 설선대법회가 열린다는 소식이다. 이 시대 한국 간화선을 대표한다고 꼽히는 큰스님 가운데 열 서울대 종교학과 윤원철 교수. 현대불교자료사진.
전북대 윤리학과 김상득 교수. 초등학교 학생이 엄마에게 묻는다. 왜 나는 아빠와 성이 달라? 이는 아직 합리적 사고가 부족한 아이의 물음이다. 합리적인 인간은 이렇게 물어야 한다. 왜 나는 아버지의 성을 따라야 하는가? 사실상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이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자는 아버지가 아니라 엄마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각 정자와 난자를 통해 동등한 몫의 유전자를 제공하면서도 어머니는 자궁을 제공하여 1개월 동안 자
동국역경원 이미령 역경위원. 현대불교자료사진. 깨달음의 세계에 어서 빨리 들어가고픈 젊은 수행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아주 덕이 높은 큰 스님을 스승으로 섬기며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젊은 수행자는 스승을 모시면서 틈만 나면 이렇게 청하였습니다. “스승님. 가르침을 내려 주십시오.” 그런데 스승은 처음부터 한결같이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너만 못하다. 네 스스로 깨달아라.” 젊은 수행자는 그런 대답을 들을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언제든지 쓰나미와 같은 재앙을 몰고 올 것이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복이 화를 낳은 다는 것은 편안하고 느긋할 때 사치와 욕심을 절제하지 못하고 교만하고 개으름이 극도에 달하기 때문에 재앙이 생긴다는 것이다. 올해 여름에는 19세기 말 기온 측정을 시작한 이래 최악의 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더드우주연구소가 10일 발표했다. 현재 기온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밀양대학교 환경공학과 이병인 교수. 지율 스님의 단식을 통하여 천성산 문제는 현재의 화두가 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단순한 지율 스님 개인에 대한 생명보존과 국책사업을 방해한다는 식의 의미로서 천성산 문제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천성산 문제의 본질은 지율 스님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오늘날 한국불교계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한 단면을 드러냈다고 보는 것이 올바를 것 같다. 그동안 우리는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개발
대진대 문창과 이우상 겸임교수. 사마귀가 수레를 막아선 꼴을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고 한다. 도저히 될법하지 않은 싸움을 일컬음이다. 기독교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라 한다. 영국 속담에는 파리가 거북을 물어뜯는 격이라고 한다.(It is like fly trying to bite the tortoise.) 천성산을 살리려는 지율스님의 단식투쟁이 그랬다. 2003년 부산역 앞에서 천막을 치고 38일간 단식을 할 때 세상
건국대 철학과 성태용 교수. 사찰을 통해 전해 내려온 전통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찰이 현대사회의 요구와 흐름에 부응하는 변화를 이룩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실상에 있어서는 서로 반대되거나 충돌하는 일이 아니다. 사찰의 본질과 의미를 투철하게 이해할 때 그 본질적인 면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실에 맞는 변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들려온 해인사의 변신 선
이근후 열린마음클리닉 원장. “이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국방부 대변인의 성명이다. “지휘관의 인격에 대한 인식이 문제다. 여러분들의 자녀에게 인분을 먹이겠는가?” 국방부 장관이 사건의 현장으로 가서 훈련소장과 기타 지휘관들에게 질책한 말이다. 백번 옳은 말씀이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국방부장관이 언급한 말대로 인격을 갖춘 지휘관이나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부인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마치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외아들을 아끼듯이, 모든 살아있는 것에 한량없는 자비심을 내라. 부실 도시락 파동이 일파만파로 번져나가고 있다. 결식아동에게 부실 도시락이 제공돼왔다는 사실이 폭로된 이후 담당자들은 보직해임이 되는가 하면 경찰들은 급식비 착복여부를 수사하고 있고, 제대로 된 보급망이 갖춰지지 않아 도시락 대신 상품권을 지급한 곳이 나오는 등 연일 신문지상이 시끄럽다. 보건복지부는 부랴부랴 도시락 질을 높인다며 종전 2500원에 책정했던 도시락 가격을 4000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국민들은 “이제 와서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고 도시락 질이 개선되는가”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도시락 파동에 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결식아동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자는 취지
‘새만금 간척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1월 17일 서울행정법원이 ‘간척 사업의 용도와 개발 범위를 먼저 결정하고 환경 평가를 거친 뒤 사업을 실시하라’는 ‘조정권고안’을 내 놓은 것이다. 1991년 11월 착공 이래 14년 세월과 1조7483억원이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얻은 결과란 게 ‘곰곰이 잘 따져보고 다시 시작하라’는 것이다. 결국 국민의 혈세를 바다에 버린 꼴이 됐다. 어처구니없을 만큼 허탈한 결과다. 법원의 이번 판단은 사실상 환경단체들의 주장을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정부의 무책임한 국책 사업에 대한 준엄한 경고로 들린다. 이에 대해 농림부에서는 처음부터 ‘농지’라고 명시해 왔는데 이제 와서 무슨 ‘용도 특정’이냐며 불만을 드러낸다고 한다. 참으로 한심한 문제 인식이 아닐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