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당시의 일이다. 카필라국과 콜리국은 본래 형제우애를 쌓은 사이였지만 큰 가뭄이 들자 다툼이 일기 시작했다. 두 나라 사이 강의 물을 더 많이 끌어오려고 한 것이다. 이를 안 부처님은 중재에 나섰다. 두 나라 왕을 불러놓고 부처님은 “물의 값어치는 얼마나 나가는 것인가?”라고 묻자 왕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부처님이 “병사들의 목숨과 피의 값은 얼마나 되나?”고 다시 묻자 왕들은 “값으로 따질 수 없다”고 답했다. 부처님은 물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해친다는 것이 온당하냐며 왕들에게 다시 질문했고, 이들의 전쟁을 중지시킨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이후 쪼개진 한국 사회 진영 갈등을 봉합하는 일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보수와 진보, 양측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ㆍ중 양국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문화콘텐츠 수입 및 소비 금지를 골자로 한 금한령과 한국관광 금지 등 양국 교류의 맥이 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불교계 단체들이 한중 불교교류를 통해 양국 교류의 맥을 잇고 있다. 그 단체들은 108산사순례기도회와 파라미타청소년협회다. 이들 단체들은 최근 중국 측과 협의를 통해 교류를 이어가기로 했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중국불교계에서 영향력이 큰 저장성 설두사와 결연을 맺고, 5월 중 성지순례를 진행하기로 했으며, 파라미타청소년협회는 3월 17일 중화전국청년연합회와 교류협약을 맺는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금한령 속에서도 교류를 성사시킨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신뢰’였다. 중국에서 20년 넘게 꾸준히 친선
3월이다. 해빙의 계절이고 설렘의 달이다. 그래서 새로운 출발의 달이다. 내가 사는 의왕시 백운고등학교 담벼락에 “헌 남학생 교복 구합니다. 175cm”라는 큰 쪽지종이가 붙어있는 것을 보니 3월은 입학의 계절이기도 하다.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새로운 공부를 하고자 하니 이 얼마나 찬란한 달인가? 그런데 누가 3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초봄, 3월은 학교 입학의 계절 신입생에겐 잔인한 3월로 변모 대학 OT선 ‘군기잡기’ 판 치고 유치원 입학은 로또 당첨 같아 초등생들은 선행학습에 멍들어 학벌주의로 공교육 목적이 상실 세상 변하는데 우린 ‘학벌’ 갇혀 신나고 재미난 학교, 못 만드나 축복받아야 할 입학의 계절에 황당하고 우울한 소식이 지면을 장식한다. 대학 신입생
봄날이 온다. 우리 생애에 다시 한번 봄이 찾아온다. 잠시 왔다 다시 가야할 봄이기에 더욱 아름답고 기다려진다. 하지만 요즘 봄은 너무 짧아지고 있다. 사계의 구분이 세월이 지날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조금 조금씩 봄과 가을을 도둑맞고 있다고나 할까. 어느 기상전문가에 의하면 앞으로 50년 후 한반도 기온이 3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 한다. 한반도는 아열대 기후가 되면서 봄, 가을은 더 짧아진다. 또한 봄 가뭄도 심각해진다. 한편 지구 다른 한편에선 홍수로 난리다. 해마다 극심해지는 폭염과 추위, 그리고 점점 빈번하고 거대해지는 태풍. 한쪽은 가뭄으로 신음하고 한쪽은 폭우로 몸살을 앓는 이 세상.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도 몸과 마음이 편치 않다. 원인은 편리함으로 길들여진 우리의
2월 16일 우연히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재)아름다운동행에서 주최하는 ‘예비 초등학생 책가방 보내기’ 행사를 보게 되었다. 책가방! 필자가 어린 시절 책가방이 없어서 보자기에 책과 도시락을 싸가지고 어깨에 때론 허리춤에 둘러메고 다녔던 기억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 초등학생 책가방이 112만원 달해 부모·친척 고가 상품 구매해 선물 ‘신종 등골브레이커’ 신조어 나와 빈부 격차와 박탈감 대한 우려도 부처님이 라훌라에게 물려준 것은 재물 아닌 자유를 위한 출가의 길 이는 최고의 애정표현이자 가르침 명품 책가방이 좋은 교육·사랑일까 이후 관련 인터넷 기사를 훑어보다가 ‘초등생 책가방이 112만원…매장 갔더니 ‘품절’입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게 되
한국불교 신도교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불교대학이 위기다. 조계종 포교현황을 보면 60명을 넘었던 불교대학 평균 입학자가 40여명 언저리에 불과하다. 조계종 포교원장 스님이 회주로 있는 대표적인 포교교육사찰 불광사의 불교대학도 2005년 기준 250명에 달했던 수강생들이 100여명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하니 그 실정을 알만하다. 이런 와중에 포교원이 디지털 강좌 등을 활용한 단기 과정인 신행불교대학을 도입한다고 발표하자 기존 불교대학들이 반발했다. 쉬운 교육과정에 수강생이 분산돼 안 그래도 어려운 학사운영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자. 현재 불교대학의 문제는 수강생들을 끌어 올 수 있는 좀 더 특별한 강좌가 없다는 것이다. 좋은 명강사가 강의를 하면 사람들이 모이게 마련
현대자동차 신사옥(GBC) 건립과 관련해 불교계의 반발이 강해지고 있다. 조계종이 사업 전면 재검토와 공청회까지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대책위원회(이하 봉은사 대책위)는 2월 28일 현대차 측 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조계종 환경위원회 소속 전문가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3월 2일 강남구청에 주민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조계종의 영향평가 분석결과에 따르면 환경위원들은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대앙과 세부항목 등이 부실해 전면 수정해야 하고, 전통문화환경·일조권·도심 생태성을 증대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예 층고를 낮추자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 이영경 동국대 경주캠 자연과학대학장은 “105층 건물은 도시적 맥락에는 부응하지 않는 계획으로
내수 경제 활성화가 목적인 금요일 4시 조기 퇴근 정책 ‘실효성 있는 정책인가’ 의문? 소비할 시간 없는 게 아니라 여가에 쓸 돈이 없는 게 문제? 대기업이 묶어놓기만 한 자본 이제는 재투자를 통해 풀어야 자본이 선순환돼 경제 살아나 원숭이 키우는 사람이 원숭이에게 말했다. “아침에 도토리를 3개 주고 저녁에 네 개 주겠다.” 원숭이들이 모두 성을 내었다. “그럼 아침에 네 개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지.”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위의 일화는 모두 다 아는, 에 나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이야기이다. 새삼 이 이야기를 자세히 하는 이유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 정책이 꼭 이 모습인 것 같아서이다. 금요일 오후 4시에 조기 퇴근을 시킴으로써 소비를 촉진
도난 불교문화재 매매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조계종의 〈불교문화재 도난백서〉가 새롭게 리뉴얼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불교문화재 도난백서〉는 1999년 조계종이 도난된 불교문화재가 시장에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고 원 사찰로 환지본처하기 위해 처음으로 발간됐다. 그로부터 8년만의 리뉴얼이다. 이번 증보판은 1999년 이후 2015년까지 종단에 축적된 자료와 문화재청의 도난 신고 내용 등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추가로 도난이 확인된 갑장사 불상, 화엄사 경갑·어작 등 153건이 신규로 게재됐으며, 사진 있음과 없음으로 파트를 나눠 총 440건의 도난 불교문화재들이 실렸다. 불교계로서는 성보를 제대로 보호 못한 치부이기는 하지만, 도난 성보들이 경매시장에서 유통·매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백서는 반드시
종교인들의 노후 복지를 위한 공적연금과 교단 연금체계 등의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이 지난 1월 발간한 에 따르면 종교인들이 노후문제에 대해 걱정하는 수준은 평균 3.07점(5점 척도)이다. 불교가 3.37점으로 가장 높았고, 개신교 3.11점으로 뒤를 이었고, 천주교는 2.71점으로 노후에 대한 걱정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문제는 걱정은 많은 데 준비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불교의 경우 ‘노후준비 수단 없음’이 45.5%로 가장 많았다. 불교의 국민연금 가입률도 31.8%로 다른 종교보다도 떨어졌다. 스님들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는 것은 근로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납부할 경제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조계종의 경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 중에서 청소년 자살은 적지 않은 분포를 차지한다. 우리의 미래가 될 어린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다. 그런데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제주도는 학생 자살 ‘0명’을 기록했다. 제주도 교육청은 ‘학생 정신 건강 전담팀’을 만들어서 자살 시도 학생이 있으면 해당 학교로 방문했다. 학생 상담은 물론, 학부모에게 자녀와의 대화법을 알려주고, 친구들·담임교사와 만나면서 학교에 24시간 특별상담실도 설치했다. 제주도 전체 초·중·고 교장 190여명을 교육청에 불러 학생자살과 관련된 주의 사항을 알렸다. 이런 노력들 덕분에 한 생명도 잃지 않은 것이다. 제주교육청이 만든 ‘혼디거념’팀 자살시도 학생 전담해 상담 진행 지난해 제주도 학생 자살자 全
우리나라에 불교가 도래한 이래 문화 형성 과정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지배층과 민간을 불문하고 적어도 고려 말까지는 언어와 사상, 건축, 미술, 음악 및 생활양식 전반에 걸쳐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만대장경으로 대변되는 목판 인쇄술과 기록문화, 석굴암을 비롯한 각종 건조물 및 공예, 회화, 차(茶)문화, 각종 의례며 음식문화 등이 모두 그런 영향의 산물이다. 물질문명에 기반하는 현대의 첨단과학과는 그 양상이 달랐지만, 우주자연의 원리에 대한 통찰력과 직관은 목판 대장경을 천 년을 견디게 하고, 장인들의 손길로 완성된 전각의 단청은 어떤 값비싼 화학적 안료로도 흉내 낼 수 없는 깊은 아름다움과 놀라운 기능을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불교가 과거시대 당대 최고의 문명을 활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