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스님이 아주 높은 나무에 올라가서 손으로 나뭇가지를 잡거나 발로 밟지도 않고 오직 입으로만 매달려 있는데 때마침 나무 밑을 지나가던 스님이 물었다. “달마 스님이 서역에서 중국으로 오신 뜻이 무엇입니까?”답을 하자니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져 몸이 박살날 것이고, 가만히 있으려니 묻는 이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다. 이러한 때를 당해서 어찌할까. 이는 ‘향엄상수화(香嚴上樹話)’라는 화두로, 중국 당나라 향엄 선사의 법문이기도 하다. 조계종 제13·14대 종정을 지낸 진제 법원 대종사는 이 화두를 스승 향곡 스님에게서 받았다. 진제 대
제주도 항파두리 토성 자락에 위치한 무주선원. 그곳에는 미타행자 본연 스님이 홀로 정진 중이다. 본연 스님의 하루는 수행자라면 그렇듯 빨리 시작한다. 본연 스님의 하루는 새벽 2시 40분에 시작된다. 2시 40분에 일어나 3시부터 일과를 시작한다. 다리를 포개고 허리를 세워서 천천히 들숨과 날숨을 한다. 들숨을 깊게 하면서 가슴으로 온 중생을 끌어안으며 “일체중생의 고통을 다 거두어 주겠습니다” 날숨에 낱낱이 자비심을 방사한다. 본연 스님의 하루는 이 만트라이자 진언이자 서원인 주문과 함께 시작된다. 이 마음이 비록 거짓일지라도 부
화성시정조효노인복지관(관장 탄하 스님)이 지역사회 불교문화 확산과 어르신 복지 증진을 위해 4월 5일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템플스테이(담소 스님)·아름다운 희망봉사단(회장 박병서)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화성시정조효노인복지관은 이번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용주사 템플스테이와 함께 지역사회 내 불교문화 체험을 통한 심신 치유 지원, 자원봉사자 및 후원자 개발과 연계, 용주사 행사 및 프로그램 참여 등에서 협력할 방침이다.또한 아름다운 희망봉사단과는 지역사회 내 어르신의 단정한 용모 향상을 위한 재능기부 및 봉사자 연계, 다양한 복지관
불이(不二). 부처님이 깨진 마음자리, 대립을 떠난 경지를 의미한다. 이는 〈유마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마 거사를 병문안 간 부처님의 제자들이 불이의 뜻에 대해 서로 토론하게 됐다. 이 토론에 참가한 제자가 무려 32명이었는데 마지막에 문수보살이 이 같이 정리했다. “불이란 말로 설할 수도 없고 나타낼 것도 없고 인식할 것도 없어서 일체 문답을 떠난 절대 평등의 경지다.”그러나 여기서 문수는 불이란 사유와 언어를 초월한 것이어서 말할 수 없는 것이라 설하면서 그 자신도 그것을 말하고 있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그래서 문수보살
는 초기 불교 경전인 제8경에 속하는 경전이다. 는 문자 그대로 ‘장로들의 말씀’이라는 뜻으로, 우리에게는 으로도 알려져 있다. 부처님의 원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빠알리 삼장의 한글 완역을 발원하며 2002년에 설립된 초기불전연구원(원장 대림 스님)에서 를 전3권으로 번역·출간했다.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각묵 스님이 번역한 는 부처님의 직계제자 장로 259명의 게송 1279개를 담고 있다. 초기불전연구원의
대승불교문화권인 한국의 불자들에게 단연 가장 익숙한 경전은 〈반야심경〉과 〈금강경〉이다. 두 경전의 공통점은 모두 반야부의 경전이라는 점이다. ‘반야(般若)’는 불교에서 말하는 제법의 이치를 확실하게 꿰뚫어보는, 일반적으로 세상에서 통용되는 지식과는 구별해 종교적이고 초월적인 지혜를 말한다.대승불교의 보살이 세상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실천행의 수행법인 10바라밀 중에서, 반야바라밀은 다른 아홉 가지의 바라밀을 완성시키는 근거가 된다. 이 반야를 얻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마하반야바라밀다경’인데, 모두 600권으로 결집됐다.
한국불교 문화유산 중 기록문화유산으로 최고의 가치를 가지는 것은 합천 해인사 장경각에 소장된 ‘팔만대장경’이다. ‘팔만’이라는 숫자가 들어가 있지만, 정말 경판의 수에 대한 정량이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집계된 바는 없다. 8만여 경판에 이른다하여 ‘팔만대장경’이라고 부를 뿐이다. 유부현 대진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발간한 〈팔만대장경의 경전과 경판 수량〉은 팔만대장경의 경판 수량을 산정하기 위해 노력한 10년간의 연구에 대한 결과물이다. 유 교수는 저작을 통해 팔만대장경의 경전 전체 수량을 1546종 6796권 664질로 산정했다. 경
운암 김성숙은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국무위원을 지낸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898년 음력 3월 30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림면 강암동에서 태어나 독립과 민주공화 사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봉선사 승려로서 3·1운동에 참여하며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이어가고, 출판물 편집과 이론가로 활동했다. 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역임하며 1945년에 본국으로 귀국한 후에는 분단 극복과 민주공화 구현에 헌신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표창을 청구하지 않았고, 생전에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고 고백했다. 1969년 4월 12일
지금도 선명한 장면이 있다. 별 생각 없이 틀어놓은 뉴스에 비친 바다. 방송 카메라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배가 기울고 있다고 했다.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이 단체로 타고 있다고. ‘저런, 큰일이네, 아이들 참 무섭겠다. 부모들 걱정이 얼마나 클까’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다들 알게 된 상황이니 곧 구조가 되려니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전원 구조’라는 뉴스가 이어졌고, 수학여행 제대로 하긴 글렀으니 좀 억울하려니 정도로 생각했었다. 꼬박꼬박 세금 낸 보람도 느꼈다.아니었다. 오보란다. 어선들이 달려가고, 헬기가 떠있는 장면을
하루키 씨, 제목 좀 빌릴게요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고 그 제목을 흉내 내고 싶어서 제목을 이렇게 달아보았습니다. 이제 막 그의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었거든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에세이는 참 솔직하고 담담하게 독자들을 상대로 말을 건네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과장하지 않고 억지 부리지 않고 자신의 느낌을 느낌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으니 전세계 모든 독자들이 그의 이 책을 읽고 또 읽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천수경〉에 대해서 말해보고 싶습니다. 〈천수경〉! 내가 이 경
우뚝 서 계신 관세음보살님을 뵙고 기원 올린 여러분은 즐거움과 환희에 찬 풍요로움이 가득 차오를 것이다. 그 이름을 들은 사람이나 그 이름을 봉독한 사람은 관세음보살님이 지켜주시기 때문이다. 이제 행복한 마음으로 조금만 남산의 불국정토 품으로 들어서면 선각육존불이 여러분을 맞이해 준다. 선각육존불이면 여섯 분의 부처님이 계신가 싶지만 두 분의 부처님과 네 분의 보살님이 계신 선으로 새겨진 불상이다.기본 상식 하나. 경주 남산은 계곡을 끼고 불국정토가 조성돼 있다. 아니, 전국의 모든 산사는 계곡을 끼고 있다. 이유는 계곡의 물 때문
제천불교사암연합회(회장 현문 스님)는 4월 7일 제천역 광장에서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봉축 점등식을 개최했다.이날 법회에는 제천불교사암연합회장 현문 스님과 연합회 회원 스님들을 비롯해 김창규 제천시장, 이정임 제천시의회의장, 김상수 제천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제천불교사암연합회장 현문 스님은 법어를 통해 “지난해까지 제천시민회관에서 열었던 점등식을 올해부터는 제천역 광장에서 봉행하게 됐다”면서 “자연 치유의 도시인 제천시의 모든 시민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가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한편, 제천불교사암연합회의 봉축장엄등은 5월
천태종 대전 광수사(주지 갈수 스님)는 4월 7일 경내 대웅전에서 천태종 제2대 종정 대충 대종사 탄신100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했다.주지 갈수 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대충 대종사는 관세음보살을 100만 독송할 것을 누구에게나 권하셨고, 남을 구제하는 일에 앞서 본인 스스로가 제도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셨다. 후학인 우리들도 관음정진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천태종 원로위원 동명 스님은 “육체를 움직이는 마음, 항상 맑은 마음을 유지하는 공부를 하라”는 법어를 내리고 관음정진 100만독 봉행번을 이인범 광수사 신도회장에게 수여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장기화되고 있는 정부·의협 갈등에 우려를 표하고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양자 간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함을 강조했다.진우 스님은 4월 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의 예방을 받았다.임현택 회장 당선인은 “정부와의 갈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국민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정부의 태도가 너무 완고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교계가 이 갈등을 중재해준다면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총무원장 스님을 예방했다”고 밝혔다.
화들짝 놀란 벚꽃이 와르르 깨어나 4월의 빛을 거리에 흩뿌린다. 오종종한 개나리꽃이 반짝반짝 노란별이 되어 담장 밑을 밝힌다. 중량감을 어찌할 수 없는 목련꽃은 주먹만한 하얀 등불을 처마 위 높이 걸어둔다. 젊은이들은 무거운 코트를 벗어던지고 밝고 경쾌한 옷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한다. 봄, 봄, 봄이 넘쳐흐르고 있다. ‘사시장춘(四時長春)’이라는 말이 그냥 생겨났을 리 없다. 봄같이 좋은 때가 어디 있으랴. 겨울을 뚫고 꽃들이 활짝 피어난 자연의 봄, 싱싱한 젊음이 들끓는 인생의 봄, 이보다 좋은 봄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연의 봄
서산 개심사(주지 혜산 스님)가 4월 6일 경내 특설무대에서 개산 1370년을 기념하는 ‘개산대재’를 봉행하고 창건 정신을 되새겼다. 다양한 문화예술제도 함께 열어 지역주민들에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개산대재에는 덕숭총림 방장 달하 우송 스님, 수덕사 주지 도신 스님, 동국대불교학술원장 정묵 스님,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동국대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소장), 조계종 해외특별교구장 정범 스님(국제전법단 단장), 통도사박물관장 송천 스님 등 사부대중 1000여 명이 참석했다.이날 일정은 아미타부처님 복장 점안식에 이어 조계종 어산어장 인
고창 선운사(주지 경우스님) 특설무대에서 각종 미디어를 통해 대중강연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창옥 교수 초청강연회가 열렸다.4월 7일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열린 김창옥 교수 강연회는 선운사의 봄을 알리는 동백꽃을 널리 알리고 불자들과 지역주민들에게 행복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김창옥 교수의 강연에 앞서 진행된 음악회는 방송인 김승현의 사회로 통기타 가수 박강수, 목비, 홍진영이 출연해 우리 귀에 익숙한 대중가요로 1천여명의 참석 대중들을 매료시켰다.김창옥 교수는 ‘봄봄, 선운사에 동백꽃이 피었습니다’는 주제로 진행된 강연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과 부산에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사찰을 방문해 국민행복을 기원하고, 국민화합에 기여하는 불교계에 감사를 표했다.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4월 7일 서울 진관사를 찾아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 진관사 주지 법해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단 주요 소임자스님들을 만났다. 이번 방문은 진관사가 한국불교의 명상과 음식 등 고유한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려온 데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는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뤄졌다.진우 스님은 윤 대통령과 대웅전 입구에서 관불의식에 참여했다. 이후 대웅전에 들어가
지난 4월 3일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주관한 제주4·3사건 희생자추모재가 봉행됐다. 3만여 명에 달하는 희생자들의 극락왕생과 그들을 보호하다 화를 입은 제주불교계의 명예회복을 발원하는 추모재 현장에서 문득 기자의 고향에서 발생한 여수·순천10·19사건이 떠올랐다.1948년 발생한 여수·순천10·19사건은 당시 여수에 주둔하던 일부 군부대가 4·3사건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일으킨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1만여 명의 시민이 희생된 비극이다. 전개과정도 제주4·3과 유사하다. 그날 여수와 순천에서도 제주와
일제강점기 조선불교교정(현 종정)을 역임하고 동국대의 전신인 중앙불교학교 초대 교장을 역임한 영호당 정호대종사의 76주기 추모재와 선운사 역대 조사스님들에 대한 다례재가 봉행됐다.선운사(주지 경우 스님)는 4월 7일 근대 한국불교의 선구자이자 대석학인 영호당 정호대종사 76주기 추모제와 역대 조사스님들의 다례재를 대웅보전과 부도전에서 봉행했다.정호당 영호대종사의 추모재는 합동삼배, 행장소개, 헌향 및 헌다, 입정 및 출정, 인사말, 공지사항, 회향 합동삼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이날 정호대종사 추모재에는 선운사 문중원로 재곤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