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농본초경〉에서는 2200년 전부터 누에의 먹이인 뽕잎을 사람이 섭취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또 고려 중기 문인인 서하(西河) 임춘(林椿)의 〈서하집〉에서는 “뽕나무로 만들 활로 쑥으로 만든 화살을 사방에 쏘니, 남자아이의 기백은 북극성처럼 크다네”라고 하여, 사내아이를 출산하면 뽕나무 활과 쑥 화살을 쏘았다는 기록이 있다.뽕의 꽃말은 ‘지혜’, ‘못 이룬 사랑’이다. 다른 이름은 잠엽(蠶葉), 경상상엽(經霜桑葉), 새뽕나무, 오디나무 등이며, 생약명은 뽕나무 잎은 상엽(桑葉), 뽕나무 뿌리껍질은 상근백피(桑根白皮), 뽕나무 가지는
-이상한 것은 그해에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모두 전염병으로 사망했다는 거요. 내가 불교도이다 보니 그 친척과는 거리가 있었는데, 후손이 없었소. 정부가 그곳을 장악했고 그 후는 모르겠소. 일 년 후인가 그리스도의 지팡이라며 공개되었으니 보디 아이슈 무쿠암이 잊힐 수밖에.-그럼 보디 아이슈 무쿠암의 성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남기신 칼이 맞군요?확인하는 듯한 내 물음이 너무 컸던지 늙은이가 꿈틀 놀라는 것 같았다.-처음에는 두 무쿠암의 성물이 예수의 지팡이라는 추측이 있었소. 하지만 무엇보다 이 땅에 불교가 먼저 들어왔고 나중에 예수가
경패는 경전 보관함에 단 꼬리표부처님께서 45년간 설법하신 가르침은 방대하다. 경장과 율장, 논장의 세 광주리에 담아서 오늘에 전한다. 경, 율, 논 세 광주리에 담은 부처님 가르침과 그 해설의 일체가 대장경이다. 해인사 고려대장경판은 팔만에 이른다. 대장경 원판이 온전히 남아 있는 세계 유일 경판이다. 경판 수가 8만1천258매에 이른다. 옛사람들은 인쇄물로 펴낸 방대한 대장경을 어떻게 분류해서 보관하였을까? 세계 최초의 목판대장경은 10세기 말 북송에서 제작한 ‘칙판대장경’이다. ‘칙판대장경’은 황제의 명으로 새긴 대장경이라는
〈원문〉“아난아, 세계에서 허망하게 윤회하는 동전도(動顚倒)를 원인으로 한 까닭에 기(氣)와 화합하여 8만4천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이렇기 때문에 난생(卵生)의 갈라남(哲邏藍)이 국토에 유전하느니라. 물고기(魚), 새(鳥), 거북이(龜), 뱀(蛇)의 종류가 가득해서 세계에서 뒤섞여 오염된 채 윤회하는 욕전도(欲顚倒)를 말미암는 까닭에 자양(滋養)과 화합하여 8만4천 횡수(橫?)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이렇기 때문에 태생(胎生)의 갈라람(哲邏藍)이 국토에 유전하여 사람이나 축생, 용, 신선의 종류들이 가득하니라. 세계에서
코숨 호흡‘숨’이라는 말은 ‘서로 의지해서 존재의 깊숙한 곳에 깃든다’는 뜻이다. ‘서로 의지한다.’라는 말속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첫째는 내기(內氣)와 외기(外氣)라는 의미가 있다. 둘째는 육체와 정신이라는 의미가 있다. 셋째는 개체 생명과 세계라는 의미가 있다. 넷째는 나와 상대라는 의미가 있다.외기와 내기는 세 종류의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초양자 에너지, 양자 에너지, 전자기 에너지가 그것이다. 초양자 에너지는 생명의 본성에서 생성된다. 양자 에너지는 초양자 공간에 내재되어 있는 정보로 인해 생성된다. 전자기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콩을 심어 콩이 나고 팥을 심어 팥이 나는 이치들뿐이다. 만약 우리가 이런 이치를 벗어난 마음을 가진다면 염치없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미 주어진 세상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곳이 아니다. 그저 자신이 그만큼을 원해서 지금 그렇게 일어나고 있는 것뿐이므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각양각색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니 행복하다거나 불행하다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사실은 없다.그 차이는 사람의 모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 각자의 마음 작용에 따라 달리 나타나고 있는 것들이다. 이
더위가 한풀 꺾인듯하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분다. 가을이 오고 있다. 무더웠던 여름을 뒤로하고 가을의 정겨움을 곳곳에서 느낀다. 새로운 계절을 앞두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지나가 시간, 다가 올 시간 사이에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리고 다시 숨 가쁘게 달려가야 할 시간을 위해 잠시 ‘나’를 점검한다.나를 사랑하고 보듬어 보는 시간이다. 이런 저런 일로 번잡하고 괴로울 때 조용히 앉아 나 자신을 잊어보는 것이다. 비워보는 시간, 잊어보는 시간, 교만했
집 떠나 만리 길 헤매다 낯선 마을에 묵는다외로운 혼백 타향만리 성문 안에 갇혔구나고개 들어 푸른 하늘 즐거이 바라보니커다랗고 둥근 달 온 누리에 비추네 - ‘감옥에서 지은 절구 여덟 수’ 중 세 번째 노래이탁오의 절명시다. 이탁오(본명 이지·李贄)는 중국 명나라 후기 사상가다. 도전과 진취 정신이 강해서 중국 역사상 최초의 사상범으로 옥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도칼은 그의 인생에서 비장한 도구다. 그를 ‘이단’이라고 배척할 때 면도칼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유관을 벗어던져 이단이라는 악명을 스스로 선택하고, 감옥에서 면도칼로 항
올해 여름 이윤옥 평론가가 〈이청준 평전〉을 발간했다. 이윤옥 평론가는 “인문학적인 질문을 하게 하고 인간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하게 하는 작가가 바로 이청준”이라며 평전 출간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청준 작가는 꾸준히 불교에 관심을 보이다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주목할 만한 불교문학의 성취를 남겼다. ‘다시 태어나는 말’은 초의 선사의 동다송(東茶頌)이 언어 정신의 타락상을 넘어서는 한 지경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소리꾼 누이를 찾아다니는 남자의 이야기와 초의 스님의 다도(茶道)에는 동일하게 ‘마음을 뜨겁게
얼마 전 35년간의 제주생활을 하고 떠나는 나를 위해 송별회가 열렸다. 많은 분들이 자리를 메웠고, 수시로 이분 저분이 나에게 다가와 이별의 마음을 나누었다. 어떤 분들은 떠나는 나를 원망하거나 안타까워했다. 그분들 중에는 내가 제주에 계속 살지 못하고 가게 됨을 자신들의 부족한 마음 때문이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이러한 송별회를 경험하면서 문득 송별회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명상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는 나눔의 장이라고 보았다. 서로가 어디에 가서 살든 건강하고
우리는 앞에서 참선 명상은 내 안의 평화와 지혜를 밝히는 길임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참선 명상을 잘못하면 고요함을 좋아하고 시끄러움을 싫어하는 양변에 떨어져 마음의 평화를 이루기가 어렵다. 그래서 바른 가치관인 정견(正見)을 세우고 참선 명상을 해야 한다. 오늘은 바른 참선 명상으로 안내하는 정견 세우기 중에 재가 생활 수행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상생활에서 참선 명상하는 법, 생활과 수행의 일치에 대하여 알아보자.재가 생활인은 먼저 본업에 충실해야 참선 명상을 업(業)으로 하는 출가 수행자라면 수행과 전법이 본분사이니 참으로 큰
보살이 아니고서야후원 살림을 관장하는 원주(院主)는 사찰음식에 밝고 섬세한 성품을 지닌 스님이 주로 맡는다. 대중의 식생활을 이끌어나가는 가운데 직접 음식도 만들어, 한 사찰의 공양 내용을 좌우하는 데는 경제 사정 못지않게 원주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였다. 사찰 살림이 가난하든 윤택하든 대중의 수행에 도움이 되도록 공양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소임이기에, ‘보살이 아니고서야 원주를 오래 못 산다’는 말도 생겨났다. 원주는 공양간 근처에 머물면서 재료 조달과 식단을 궁리해 주기적으로 장을 봐오고, 계절의 흐름에 맞춰 밭농사를 설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