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우연히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재)아름다운동행에서 주최하는 ‘예비 초등학생 책가방 보내기’ 행사를 보게 되었다. 책가방! 필자가 어린 시절 책가방이 없어서 보자기에 책과 도시락을 싸가지고 어깨에 때론 허리춤에 둘러메고 다녔던 기억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 초등학생 책가방이 112만원 달해 부모·친척 고가 상품 구매해 선물 ‘신종 등골브레이커’ 신조어 나와 빈부 격차와 박탈감 대한 우려도 부처님이 라훌라에게 물려준 것은 재물 아닌 자유를 위한 출가의 길 이는 최고의 애정표현이자 가르침 명품 책가방이 좋은 교육·사랑일까 이후 관련 인터넷 기사를 훑어보다가 ‘초등생 책가방이 112만원…매장 갔더니 ‘품절’입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게 되
내수 경제 활성화가 목적인 금요일 4시 조기 퇴근 정책 ‘실효성 있는 정책인가’ 의문? 소비할 시간 없는 게 아니라 여가에 쓸 돈이 없는 게 문제? 대기업이 묶어놓기만 한 자본 이제는 재투자를 통해 풀어야 자본이 선순환돼 경제 살아나 원숭이 키우는 사람이 원숭이에게 말했다. “아침에 도토리를 3개 주고 저녁에 네 개 주겠다.” 원숭이들이 모두 성을 내었다. “그럼 아침에 네 개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지.”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위의 일화는 모두 다 아는, 에 나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이야기이다. 새삼 이 이야기를 자세히 하는 이유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 정책이 꼭 이 모습인 것 같아서이다. 금요일 오후 4시에 조기 퇴근을 시킴으로써 소비를 촉진
[현대불교=박아름 기자] 19대 국회서 무산되며 20대 국회 필수 입법과제로 주목받았던 차별금지법. 지난해 첫 정기국회와 2월 임시국회를 거친 지금,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의는 어디까지 이뤄졌을까. 안타깝게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8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되고, 이번 2월 임시국회서 바른정당이 학력차별금지법을 처리 대상에 포함시켰을 뿐 그 어디에서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개별적 차별금지법과 달리 모든 종류의 차별을 다룬다. 헌법의 평등 이념에 따라 성별·장애·병력·나이·성적지향·인종·피부색·용모·종교·학력 등 모든 영역에 있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한다. 이미 미국·독일 등 국가서 차별금지 관련 법안이 시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여론조사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포켓몬GO’라는 게임 프로그램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로 확산되어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이라는 개념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포켓몬GO 게임은 실제 지도에 표시된 위치에 가상의 포켓몬들을 배치하고, 그것을 게임 참여자들이 지도 상의 실제 위치에서 잡으면서 시작된다.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GO’ 열풍 포켓스톱·체육관 사찰 등에 설치 사찰 내방객들 늘어… 明暗 존재 사찰 특성 무지, 게임 장소로 생각 분위기 혼란스럽게 만든 사례 발생 사찰도 비난보다는 친절한 안내를 사물인터넷·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불교계도 트렌드 인식·활용 고민해야
최근 무소속 이찬열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명절 연휴 가정폭력 112 신고현황’에 따르면 명절을 전후한 시기에 일어나는 가족 간 폭행 실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에 7,737건이던 신고건수가 2015년 8,491건, 2016년에는 무려 1만622건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폭행의 유형도 부부폭력, 노부모대상 폭력, 형제자매 및 기타 친인척 대상 폭력, 자녀 대상 화풀이 폭력 등 다양하기 그지없다. 최근 3년간 명절 가정폭력 증가세 노부모·부부·형제자매 등 대상 다양 ‘시월드·처월드’ 명절 스트레스 많아 부모대로 자식대로 소통 없이 口業 명절이 갈등 유발… 원인 찾아봐야 50~60대 ‘낀 세대’ 작은 용기 필요 내 믿음 강요보다는 서로간 이해를 이쯤 되면 명절은 가족
[현대불교=신중일 기자]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가 지난 1월 21일 종영됐다. ?케이블드라마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인 20.5%를 기록했고, 모든 광고가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주인공 도깨비 김신 역을 맡았던 배우 공유 역시 향후 4개월 동안 광고 촬영만을 해야 할 정도다. 해외 판권 역시 세계 각국에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드라마 ‘도깨비’에 대한 종교계의 반응은 어떨까. 우선, 드라마 ‘도깨비’를 일부 보수계열 개신교도들은 매우 불편한 시각으로 봤다. 개신교계 언론 뉴스앤조이는 “일부 기독교인이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서 드라마 ‘도깨비’가 ‘사탄’, ‘종북’과 관련 있다는 글을 퍼뜨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불교계의 경우 촬영지였던 석남사,
일은 많고, 못 쉬고, 고독한 사회 ‘N포세대’, 불안한 미래를 반영해 10년 전보다 여가시간 30분 줄어 인간은 일하려고 태어나지 않았다 국민에게 ‘인간다운 삶’ 돌려줘야 불교계도 사찰 內 미술관 등 유치해 휴식 여가활동 공간 제공 노력해야 요즘 우리나라가 어려운 시련과 역경을 맞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탄핵으로 국운이 그야말로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 상황이고, 경제적으로는 나라 경제가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북한 핵무기와 사드문제 때문에 중국, 일본, 미국과의 국가외교가 흩어진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온 국민들은 201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런 나라의 위기를 일거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미륵 구세불과 구세주가 나타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보다 더 시급하고
“수원지가 고갈되거나 오염되면 아무리 수도꼭지가 많아도 맑은 물을 먹을 수 없다.” 인문학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입장에 선 사람들이 즐겨 하는 말이다. 바로 실용적인 편의를 주는 학문이 수도꼭지에 해당한다면 인문학은 수원지에 해당한다. 중간에 배관시설에 해당하는 학문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실용적인 편의와 가장 거리가 먼 것이 바로 인문학이요, 그렇기에 자칫하면 소홀히 하기 쉬운 것이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운동장, 여러 학문은 선수 운동장 망가지면 선수는 뛸 수 없다 선수처럼 운동장에게 뛰라해도 안돼 인문학 필요성·활성화 요구하면서도 정작 대학 정책은 인문학 축소 일로 ‘인문진흥법’따른 교육부 계획 발표 법률 기반한 정책에 기대·우려 半半 “제 값해라”식 진흥책은 이제 사양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19일, 2015년 종교인구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종교인구 조사는 통계청이 1985년부터 매 10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조사이다. 이번의 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종교지형이 형성되고 있음을 볼 수가 있었다. 무종교인이 전체 56.1%로 종교인구보다 13%나 많고, 개신교가 불교를 추월하여 1위의 종교가 됐다. 종교 인구는 2,155만 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43.9%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인 2005년의 52.9%에 비해 무려 9%, 약 300만 명이 감소한 것이다. 그 감소분은 불교의 종교인구 감소분과 대체로 일치한다. 종교별로 보면, 개신교가 가장 많은 967만 6천 명(19.7%)으로 10년 전에 비해 1.5%, 125만 명이 증가
“개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쓴다.” 비천하게 벌더라도 쓸 때는 떳떳하게 그리고 보람 있게 쓴다는 속담이다. 악착 같이 돈을 버는 사람들, 돈에 포한이 생겨서 꼭 돈을 벌고야 말겠다는 사람들이 다른 일들은 제쳐두고 돈 버는 일을 최우선으로 할 때 흔히 뇌까리는 말이다. 혹은 그 돈 그렇게 벌어서 어디에 쓸 것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돈을 최우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하는 흔한 답변이기도 하다. 개 같이 벌고 정승 같이 쓰는 건 정승처럼 일하는 사람에게 적합 개 같이 버는 동안 습관은 쌓인다 재벌 자제들 승무원, 종업원 폭행은 잠깐 드러나는 어이없는 세태 아냐 “1/4은 구제에 써라” 善生거사 말씀 현대 자본가들에게 필요한 메시지 그런데 정말 그런 그럴까? 개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쓸 수 있
미시건大 연구결과 장수 비결은 ‘보시’ 나눔 실천하면 엔돌핀 3배 증가 효과 뇌 ‘보상 회로’ 작동해 스트레스 감소 하버드大 연구도 보시의 긍정효과 입증 심리 포만감 지속 ‘Helper’s High’확인 보시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으니 새해에는 모두 나눔의 등불 들어보길 얼마 전 일반 대중에 대한 강의 중에 “어수선한 시국과 어려운 경기를 핑계로 각박한 인심이 야박하지도 않은 요즘, 여전히 낮은 곳에서 묵묵히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소식이 막힌 체증을 그나마 뚫어 준다”고 하면서 “전주 완산구 노송동에는 17년 째 매년 5천 여 만원을 기부한 사람이 있고 그렇게 기부한 금액이 현재 5억 원에 달한다”고 예를 들었다. 그러자 대뜸 질문이 들어왔다. “보시하면 뭐가 좋아요?” 이에
시·소설 쓰는 건 나의 三世를 갖추기 위해 세월 간다고 성장하고 깨달음 얻지 못한다 항상 절차탁마해야 한 꺼풀 변화할 수 있어 새 달력의 첫 장을 열었다.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이다. 하루하루, 한 해 한 해가 더해지면 모든 것이 성장한다. 그렇지만 세월이 간다고 모든 것이 다 성장하고, 새해를 맞이했다고 무조건 새 깨달음을 얻는 것은 아니다. 절차탁마 하듯이 살아야 성장하고 새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성장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육체적인 성장을 말하고, 고차원적으로는 우리 눈앞을 가리는 어둠을 한 꺼풀 한 꺼풀 걷어내는 것이다. 그 어둠은 탐욕일 수도 있고, 교만일 수도 있고, 답답한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 한 종교학자는 기독교의 성경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는 말에서 ‘회개하라
12월 21일 ‘동지’(冬至)를 맞아 불교계가 동지 팥죽나눔 축제를 열었다. 서울 인사동, 노량진, 시청, 탑골공원, 종각, 광화문 등 서울 6곳을 비롯해 전국 112개 장소에서 동시에 열린 이번 행사에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29개 종단이 참여해 17만여 그릇의 팥죽을 전달했다. 특히 인사동 행사장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각 종단 대표 스님들이 나서 시민들에게 동지의 의미를 담은 리플렛과 팥죽 2만 그릇을 전달했다. 24절기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지’는 예로부터 선조들이 작은 설로 여길 정도로 중요한 절기였다. 그 속에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신문화가 녹아 있기 때문이었다. 동지에는 음기가 가장 강하고 귀신이 몰려든다는 속설에 고사를 지내고 팥죽을 나눠먹는 관습이 이어졌다.
겨울 해가 부쩍 짧아졌다. 남은 달력 한 장에서 원효 스님의 말씀이 들려온다. “년년이이하여 잠도사문(年年移移 暫到死門)이니라” 해(1년)와 해가 옮기고 옮겨서 잠깐 죽음의 문에 다다름이니 급하지 아니한가. 요지는 공부하라는 말씀이다. 〈발심수행장〉에서 나는 이 대목을 좋아했다. 그동안은 원거리에 있는 죽음이니 여유롭게 운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바로 코앞이다. 눈앞에 대상은 흐릿하고 귀와 눈도 멀어진 요즘, 내 몸은 저물녘 벌판에 앉은 눈사람처럼 적막하다. 적막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해체되고 싶다. 누워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 어떤 날은 들판에서 시신이 풍화되는 과정을 내 몸에 옮겨보곤 한다. 한줌 흙으로 동화(同化)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아무것도 아닌 ‘나 없음’의 해방감을 슬쩍
최근 종교계는 여러 성역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성역화 사업에는 국고 지원이 이뤄진다. 하지만 종교계 시민사회단체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종교자유종책연구원 등은 12월 12일 ‘종교성역화 사업, 국고지원 타당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의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종무실·보조금 지원사업 폐지해야” 김정수 교수(한양대 행정학과) 한국처럼 종교국가가 아닌 세속국가에서 종교에 대한 각종 국고지원사업은 종교에 대한 특혜부여라는 점에서 원천적으로 비종교부문과 형평성 시비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예컨대 2013년 보건복지부 사업 중 ‘저소득 장애인 지원’ 예산이 127억, ‘장애인 재활지원’ 예산이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오르지 않고 있다. ‘좀처럼’이라는 말도 어색하다. 2016년 세밑, 대한민국의 인심이 어쩌다 이리 됐을까?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도 아닌데 어쩌다 이리 꽁꽁 얼어붙었을까? 누구는 정치를 탓한다. 맞다. 결정적 주범은 청와대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국정농단 사태다. 현 대통령부터 최순실, 문고리 3인방들의 농단에 대한민국도 무너져 내리고, 대한민국 정치도 무너져 내리고, 대한민국 인심도 차갑게 얼어붙었다. 경제는 또 어떤가. 가진 자는 더 갖기 위해 더욱 악다구니를 쓰고, 못 가진 자는 어떻게라도 생존하기 위해 깃발을 더욱 높이 올리고, 그런 시간에도 연탄 한 장의 무게마저 무거운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백사마을 언덕을 오르는 사람들의 허리는 오늘도 노곤하다. 지난달 21일
[현대불교= 신성민 기자]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는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이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자신의 감정을 다양한 이모티콘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이모티콘은 자연스러운 표현 방식이다. 기독교 9종… 캐릭터도 다양해 내년부턴 종교이모티콘 입점 無 대중 눈높이 맞는 콘텐츠 내놨나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출시된 지는 5년이 지났다. 최근 다음카카오는 이모티콘 스토어 오픈 5주년을 기념해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성장 과정과 판매 트렌드 등을 인포그래픽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모티콘 시장이 성장하면서 누적 이모티콘 상품은 4천800여개로 5년 만에 800배가 증가했다. 매월 발신되는 이모티콘 메시지 수만 20억 건, 하루 1천
병신년 마지막 달. 한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회한과 분노, 그리고 희망의 뒤엉킴 속에서 큰 어지러움을 느낀다. 새해로 가는 우리의 걸음걸음이 휘청거린다. 제행무상이라고 하니 우리는 어디로 흘러가는가? 새삼 “시간이란 무엇이고, 도대체 어떻게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일찍이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는
지난 11월 21일 불교계선 탈핵 관련 세미나가 2차례 연이어 열렸다. ‘생명ㆍ탈핵 실크로드 준비단’ 공식 출범식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주최 ‘지진은 말한다, 잘가라 핵발전소!’ 토론회다. 전문가들은 핵발전소 문제는 지구촌이 합심해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라는 데 공의를 모았다. 〈편집자주〉 핵발전소 문제는 인류의 ‘공동과제’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물리학) 핵에너지는 인류의 긴 진화의 과정을 통해 한 번도 마주쳐본 일이 없는 전혀 새로운 부류의 존재이기에 인류의 직감에 의해 그 위험성이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잘 관리하기만하면 이 위력이 유용한 에너지로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신화를 만드는데 기여했
누가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말하였는가? 지난 2주간 광화문 광장을 환하게 밝힌 100만 촛불은 화엄의 꽃이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가득 메운 촛불은 장엄한 연화장의 세계였다. 이처럼 전국 방방곡곡에서 휘황하게 타올랐던 불빛은 국민 개개인의 촛불이자, 대한민국 전체의 불꽃이었다. 작은 촛불 100만 개가 모여 광대무변한 촛불의 만다라가 되어 어둠을 밝혔다. 어느 누구도 이 거룩한 촛불 앞에서는 삿된 생각이나 망령된 마음을 일으킬 수 없으리라. 그런데 어느 철부지가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참담한 소리를 한다. 촛불은 홀로 타오른다. 심지를 자르라는 주변의 잡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방향을 바꾸려는 의도를 물리치고 스스로 제 몸을 태워 불을 밝힌다. 자신의 그림자가 줄어들수록 몸 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