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징자(칼럼니스트) 소가 가장 즐겨먹는 풀은 토끼풀, 즉 클로버라 한다. 크고 두툼한 입술에 샌드페이퍼 같은 널찍한 혀를 그토록 조그마하고 연한 풀잎에 대고 한 움큼씩 물어뜯어 우물거리며 천천히 씹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소에 대한 인식이 보다 더 부드러워 진다. 미국의 저술가 마이클 폴란이 쓴 ‘잡식동물의 딜레마’를 보면 소가 들판에서 선호하는 풀의 우선순위 첫째가 토끼풀이고, 토끼풀을 다 먹은 다음 벼과에 속하는 김의 털, 오리 새, 큰 조 아재비 등을 향해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시골에서 소를 놓여 먹이는 몇몇 농부들 이야기를 들으면 소는 토끼풀을 먹지 않는다. 어쩌면 우공(牛公)들에게도 대륙에 따른 미각, 또는 식문화에 차이가 있는 것일까? 아직 목축업에 대한 폭넓은
칼럼니스트 이병두 인류 역사에서 어느 때 어느 곳에서든 세금과 병역 등 국민에 대한 의무 부과가 완벽하게 공평한 적이 있었을까?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다만 가능한 완벽하게 공평한 조치를 취하려 노력하는 왕과 정부가 있었다면, 그때가 바로 ‘성군(聖君)’ ? ‘전륜성왕’이나 ‘철인(哲人)’이 통치하는 태평성대였을 것이다. 요즈음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하를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부와 여당 안에서도 이것을 두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아직 개정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요점은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것이고 그것이 “공평한 과세”라는 것이다. 부자가 되었든 가난한 사람이 되었든 누군가의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것은 얼핏 보면 ‘좋은 일’ 같아 보이는데, 곳곳에서 저항과 반대가 만만치 않다.
정천구 (영산대 석좌교수) 오바마 후보의 당선으로 미국은 건국 237년 만에 첫 흑인대통령을 뽑았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흑인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변화와 희망을 선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바마 후보가 흑인이라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오바마 후보의 탁월한 정치력과 감동적인 연설이 흑인에 대한 남아있는 거부감을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선거기간 중 오바마의 정신적 스승인 라이트 목사가 백인이 지배하는 미국을 “빌어먹을 미국”(God damn America)이라고 공개적으로 욕설을 해서 인종문제가 악재로 불거질 뻔 했다. 그러나 오바마 후보는 대담하게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그는 지난 3월 18일 필라델피아 헌법기념관에서 행한 “우리 국민이 보다 완벽한 연방을
이강렬 극작가. 한국문인협회 상임이사 문화는 인간의 심성을 기르는 토양이고, 삶을 아름답고 향기롭게 하는 꽃이며 화원이기도 하다. 만약 삶 속에 문화예술이 없다면 메마른 정서에 황무지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는 세상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해주며 사람을 아름답게 일으켜 주는 기둥이요 지렛대 역할을 한다. 새 정부에게 걸었던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지만, 솔직히 일각에서는 첫 장관 임명 초부터 일찌감치 문화 분야는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순수문화계 종사자들 스스로의 자각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는 인식도 있었지만, 국가의 정책수립과 그 시행에 있어서도 실용이라는 단어에 상당한 의구심을 드러내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지적한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겉모습만 화려한
세상보기 이광근 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필자가 멜라민(melamine)이 국내식품에서 검출되어 이슈화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은 몽골 출장 중 뉴스를 통해서였다. 몽골국립대학의 식품학 담당 교수가 급하게 중국산 분유가 몽골로 바로 수입되어 많이 팔렸다는데 이를 어떻게 대처하면 되느냐며 필자에게 묻는 것이 아닌가! 그때서야 국내 상황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이제 멜라민 사태는 국경을 초월하여 전 세계적인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식탁안전을 위협하는 여러 인자들이 출몰하였다. 감자튀김류의 아크릴아마이드, 통조림의 퓨란, 분유의 사카자키균, 그리고 가장 최근의 이물질(異物質) 사건까지 정말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식품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이 사건이 터
현 정부 들어 공직사회와 교육현장 등에서 종교편향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공무원의 종교편향 행위를 금지하는 법규정이 발의됐다.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비례대표)이 7월 30일 국회에 제출한 ‘국가 공무원법 개정안’과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은 그간 빈번하게 발생해 온 종교편향 사례들과 관련 불교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조 의원은 이 개정안의 제출과 관련 “국가 기관이나 공직자에 의한 종교적 편향 문제를 종교의 관대함으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국은 다종교 사회다. 헌법에 이미 종교적 자유는 선언되어 있다. 그럼에도 개별법에서 종교편향과 관련한 금지 조항이 필요한 것은 종교편향의 문제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요소로 사회문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실용외교가 연일 난타를 당하고 있다. 4월 한ㆍ미 정상회담이후 불거진 미국쇠고기 파동과 부시 미대통령의 일방적 방한일정 변경, 독도 영유권문제를 둘러싼 한ㆍ일관계의 경색, 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표기 수정,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과 이로부터 비롯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 삭제파동 등이 그것들이다. 그 결과, 출범한 지 반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벌써부터 이명박 정부의 외교에는 전략도, 원칙도 그리고 사람도 없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외교정책의 실패는 곧 국익의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이명박 정부는 그들의 외교안보라인을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이 일에서 우선 고려되어야 할
교회투표소 문제가 또다시 말썽이다. 7월 30일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정당한 한 표를 행사하러 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교회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한 것이다. 지관 스님이 주석하는 경국사가 위치한 정릉3동은 최근 총선 때는 개인공장 건물을, 대통령선거 때는 인근 복지관을 투표소로 활용했던 곳이다. 교회투표소 문제로 올해 2월부터 불교계가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시설이 아닌 곳에서 하던 투표를 종교시설로 옮긴 곳이 생긴 것이다. 물론 교회에서, 종교시설에서 투표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종교시설 대부분이 교회에 치우쳐있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종교시설 내 투표소 문제는 지난 대선 때부터 불거져왔다. 문제의 심각성에 집중한 종교
불교극단 양지무리(대표 남우성)가 창단 초연으로 연극 ‘매혹’을 무대에 올렸다. 세익스피어의 ‘멕베드’가 환생한 듯 불교와 만난 인간 욕망의 구현은 한바탕 진상의 앓음알이를 선사했다. 그러나 ‘양지무리’가 두 다리로 고통의 향을 피운 향로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초연의 열정이 피운 침 향내는 그윽했지만 제작기반 환경의 근본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다시는 매혹과 못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불교문화와 대중문화의 간극은 좁혀져야만 한다. 한국 대중가요에 가장 많이 등장한 나무가 버드나무라는 사실을 아는가.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님 왼 손에 들려진 것 또한 버들가지다. 보살의 지혜와 자비를 상징하는 버들가지가 땅을 향해 있는 것은 중생 구제의 서원을 상징한다. 시대와
몇 년 전 독도주민의 재 거주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부부처를 상대로 어로작업에 필요한 쪽배 한척을 만들어 달라고 청원을 넣은 일이 있었다. 각 관계기관으로 이첩되어 돌아온 답은 ‘불가’였다. 결자해지하는 심정으로 국민모금을 하기로 했다. 그러기를 1년, 각계에서 답지한 의미 가득한 성금과 기계후원 등으로 1.3톤의 작지만 큰 배 ‘국민의 배 독도호’가 만들어졌고 주민에게 기증되었다. 2005년 3월 시마네 현은 억지주장의 본색을 드러내며 의회에서 매년 2월 22일을 독도의 날(그들이 부르는 이름은 예를 들기에도 진저리가 쳐진다)로 제정하기에 이르렀고 그날 포항부근 양포항에서 ‘독도호’ 진수식을 가졌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2006년 2월부터 원래 주민이던 부부가 독도에 재정착해 그나마 유인도로서 첫 걸음
2008년 현재 대한민국 행복지수는 71.1점이다.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가 올해 초 전국 성인 남녀 1만23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귀하는 현재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설문조사를 엮어 6월 29일 발간한 에 수록된 결과다. 남녀별, 소득별, 종교별, 연령별, 가족형태별로 다양하게 나온 결과 가운데 종교인의 행복지수를 보며 충격을 이길 수 없었다. 종교별 행복지수는 개신교인이 72.9점으로 가장 높았고, 가톨릭이 71.5점, 불교 69.5점 순이었다. 불교가 최하위였던 것이다. 불교는 심지어 무종교(70.6점)보다도 낮은 행복지수를 나타냈다. 부처님께서는 행복한 해탈의 경지를 설하셨는데 왜 지금 이 순간 부처님 말씀을 따르는 불자들은 ‘덜’ 행복한 것일까? 한 스님은 ‘복 짓는 것
한 달 넘게 지속된 촛불시위가 식을 줄 모르자 청와대가 국정홍보기획 재정비에 나섰다. 광우병 사태로 추락한 국가 이미지를 회복하는 모색을 전략적으로 추진한다는 취지다. 최고경영자(CEO)를 자청한 이 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대상으로 광고주가 됐다.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과 필요한 것 인양 반복 주입시켜 착각하게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홍보가 지닌 양면성은 후자의 역할도 담당한다는 것을 유념해야한다. 실제로 이미지 홍보는 성능 전달보다 강한 소구력을 지닌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책 마케팅의 옴부즈맨 역할을 맡게 될 언론의 자세도 주목된다. 시국의 추이를 주목하다 보니 한국불교의 포교문화 방법론을 되짚어 보게 된다. 지속되는 불교계의 ‘사건ㆍ사고’로 얼룩진 위상이 구체적인 대
동남아시아 지역의 불교국가인 미얀마가 사이클론 나르기스에 초토화가 됐다. 민주화를 요구하며 수많은 스님들이 거리로 나섰던 것이 불과 몇 달 전의 일이다. 군정(軍政)이 정국을 유지하며 국내에서 불교 있는 민주화 바람을 잠재우는 불안정한 상황에 엄청난 자연재해를 입은 것이다. 그래서 피해 규모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미얀마의 국내 사정이 열악하다보니 세계 각국의 인도적 지원과 구호단체들의 손길이 피해 현장에 당도하는데 이중 삼중의 걸림돌이 있다는 외신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한국의 불교계는 미얀마의 엄청난 재난을 남의 일로 여기지 않는다. 더구나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이즈음에 한국의 불자들은 봉축의 환희에만 젖어 있지 않고 재난을 당한 미얀마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조계종이 애도문
서울을 비롯한 전국 도시에서 봉축 일정이 발표되면서 세상은 바야흐로 연등 물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 봉축 표어는 ‘수행정진으로 세상을 향기롭게’다. 달리 말하면 보살도의 실천을 다짐하는 봉축기간이 되도록 노력하자는 뜻이다. 우리시대 불자들에게 가장 요긴하게 요구되는 것이 ‘자리이타’의 정신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는 바로 위로 진리를 구하고 아래로 중생을 구제한다는 보살의 정신에 다름 아니다. 올 봉축 기간은 모든 불자들이 자리이타를 서원하고 그 실천의 길을 넓게 열어 가는 기간이 되길 바란다. 수행에 대한 관심이 고양되고 있는 상황을 두고 혹자는 ‘세상살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그것이 주된 이유는 아닐 것이다. 명상이나 요가에서 참선 염불 등 다양한 수행에 몰입하려
조계종이 4월 11일 중국 장시성(江西省) 난창(南昌) 우민사에 도의국사 구법기념비를 제막했다. 우민사가 있는 곳의 옛 지명은 홍주이고 절 이름은 개원사였다. 6조 혜능 선사의 법맥을 이어 우리나라에 남종선을 전한 도의 국사가 구법한 곳이다. 조계종의 종조인 도의 국사의 구법지에 비를 세움으로써 조계종의 정체성이 6조 이래로 전승되어 온 남종선에 있음을 다시 표방한 것이다. 물론 조계종은 선만을 주장하는 종단이 아니다. 여러 수행법을 포용하고 원융과 조화의 종단을 주창한다. 다만, 종단의 뿌리가 선불교에 닿아 있음을 역사적으로 입증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구법비를 세웠다. 우리는 조계종의 구법비 제막에 각별한 의미를 두고자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종지종통에 충실한 종단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4월 9일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종교 시설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와 그 이전의 선거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거론됐던 종교시설 내 투표소 설치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지난 연말의 대선에 비해 사례가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종교시설 내 투표소 설치에 대한 부당성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종교시설 내 투표소 설치와 관련 불교계 단체들이 헌법소원을 낸 바 있고 국가인권위도 ‘부당’하다는 판단으로 중앙선거관리관위원회(선관위)에 재고를 권유했었다. 그러나 선관위는 짧은 시간 안에 종교시설에 대체할 만한 시설을 선정해 설치하는 작업을 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종교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종교인들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국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유혹을 뿌리치고 마음의 공덕을 쌓으려 애쓰기 바란다.” 4월 3일 조계사에서 첫 법회를 봉행한 이병박정부의 청와대불자회 회원들에게 내린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의 주문이다. 청와대불자회는 조직의 특성상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고 새로운 체제로 신행활동을 이어간다. 이번 정부의 불자회는 비교적 빨리 구성되었고 새로운 마음으로 첫 법회를 봉행 한 것이다. 법회에서 청불회 김병국 회장은 “틈틈이 마음을 닦고 자신을 바로 보면서 봉사활동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청불회는 신행단체다. 그들이 일하는 곳이 국가 주요기관이라고 해서 그들이 결성한 불자회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신행단체일 뿐이다. 오히려 그들의 신분에 걸맞게 보
불교계의 큰 종단들이 혼란지경이다. 태고종과 천태종 진각종이 ‘짜 맞추기’라도 한 듯 검찰 조사를 받거나 내부분열상을 보이고 있다. 조계종이 지난해 동국대 신정아 사건과 제주관음사 사태 등으로 사회적인 지탄을 받아 온데 이어 이들 종단도 언론에 오르내리며 불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물론 해당 종단들은 공식적으로 ‘큰 일’이 아닌 것으로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종단들의 해명이 무색해지고 잇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이 사태를 보면서 하나의 단어를 떠 올린다. ‘정직’이다. 태고종과 천태종의 경우 이 단어를 위배한데 따른 곤경이 얼마나 깊은가를 보여주고 있다. 또 진각종의 경우도 종도들에 대한 책임감에 스스로 정직하지 못한 태도로 내분을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불자들은 부처님에
“뭇 생명의 고향이자 불국토의 터전인 한반도를 보존하고 가꾸는 보현행자로 살아가자.” 3월 7일 조계종 특별수행도량 문경 봉암사에는 정부의 경부대운하 건설 계획에 따라 얼마나 훼손 될지 모를 강토의 살과 피를 지키자는 불자들의 발원이 가득 찼다. 2월 12일 김포에서 출발한 종교인 도보순례단과 불자들은 이날 법회를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가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불교계는 대체적으로 경부대운하 계획에 반대를 하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다. 정부가 내놓는 경제효과를 몰라서 반대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문제는 환경과 생태 보전을 위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국민 공청회를 비롯한 관련 조치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환경과 생태에 대한 국민적
최근 불교계에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말년’에 접어 든 제17대 국회본회의에서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인상 등에 대한 최종 권한을 문화재청이 갖도록 하는 법안 개정안이 통과되었던 것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이 법안에 강력하게 반대해 온 조계종과 문화관고아부의 입장이 슬며시 무시되고 처리되어버린 것이다. 뒤늦게 안 조계종은 발끈했고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까지 거북해 하는 지경에서 일부 의원들이 ‘번안동의’라는 절차를 통해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다. 이 ‘헤프닝’ 같은 사건으로 인해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은 발칵 뒤집혔다. 실장 국장 스님과 담당 종무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반려되는 무안한 일까지 있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설마 하다가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 뭔가 씁쓸함이 남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