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무지가 고통을 일으키는 근원입니다. 우리가 본래 가진 지혜로 실상(實相)을 직시한다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이며, 이것이 불교가 우리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핵심입니다.” ‘참 불교를 알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한’이라는 부제가 붙은 를 펴낸 김윤수(53) 사법연수원 교수. 그는 1981년부터 90년까지는 판사로, 이후 10년간은 변호사로 일하다가 2001년 판사로 재임된 이래 현재까지 사법연수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변호사 시절 불교를 접한 그는 ‘어떤 불교단체에 신도로 등록되어 있지도, 종교의식에 참여하지도 않지만, 불교가 종교나 신앙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뒤늦게 접한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은 지은이는 보다
“젖은 나무를 얼마나 비비면 불이 일어날까/날마다 젖는 나무를 오늘도 비비고 있다”(‘간화선’ 전문) 지난해 계간 봄호에서 ‘한 그루 나무올시다’ 등의 작품으로 신인상을 수상한 효림 스님의 첫 번째 시집 가 나왔다. 1969년 출가 이후 선방에서 참선에 매진했던 스님은 6월 항쟁을 기점으로 재야 시민운동에 투신한다. 때문에 스님의 시에는 제방선원에서의 참선수행과 불교의 현실참여를 이끌며 얻은 경험들은 시에 그대로 녹아 들어있다. “가다- 가다/머리털이 희어지고 내 힘 다하면/양지바른 두렁 밑이라도 앉아/내 마지막 종을 울려야지”(‘운수객’)라며 운수납자의 면모를 드러내면서도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먹게 하자”(‘불온한 사상’)며 ‘질기고 모진 목숨’(‘민초’)을 지닌 민초들이 ‘역사의 주
“경을 보되 자기 마음속으로 돌이켜봄이 없다면 비록 팔만대장경을 다 보았다 할지라도 아무 이익이 없을 것이다.” 서산 대사 휴정 스님이 50여권의 경론과 조사 어록들 중 수행자에게 요긴한 것만 모아쓴 이 이란 제목으로 재출간됐다. 1961년 선학원판과 원적사판, 송광사 언해본 등을 참고해 의 번역을 시작한 법정 스님은 62년 선학간행회에서 처음 펴낸 이후 71년과 76년 홍법원과 정음문고에서 다시 펴냈다. 이번에 선보인 개정판에서는 86개의 경구를 원문과 함께 담았다. 깨달음의 거울 서산 지음, 법정 옮김 동쪽나라 1만2천원
1920~30년대 불교계의 고민은 무엇이었을까? “개항이후 한국 사회에 서구의 근대성과 함께 ‘종교’라는 개념이 유입되면서 불교는 종교적 정체성 찾기를 계속해왔다.” 이는 10월 25일 한국정신문화연구소에서 열린 ‘근대성의 형성과 종교지형의 변동양상’이라는 세미나에서 송현주 연구원이 ‘근대 한국불교의 종교정체성 인식’이라는 논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송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불교 안에서’ 사용되었던 ‘종교’라는 말이 주객이 전도되어 ‘종교 속에’ 불교를 포함시키는 의미의 역전현상을 낳았다”며 “불교는 과연 이 종교라는 개념의 범주를 통해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송 연구원에 따르면 당시 기독교가 제기한 불교의 종교 정체성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 한용운, 박한영,
구례 천은사(주지 종권)가 소장하고 있던 조선 후기 범종을 도난당했다. 가로 44.5cm× 세로 66cm 크기의 도난당한 범종은 명문(銘文)에 제작시기가 1778년으로 기록돼 있는 지방 문화재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10월 14일 새벽 3시경 한 스님이 새벽 예불 참석차 법당을 지나며 요사채인 회승당 마루에 있던 범종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당일 오후 2시경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경찰에서 현지조사를 실시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영산재를 비롯한 불교무형자산도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10월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제32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협약’이 채택됐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청장 노태섭)은 23일 한국을 비롯한 필리핀, 덴마크, 아르헨티나 등 다수 국가의 찬성으로 협약이 채택됐으며, 향후 각국의 비준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채택된 국제협약은 인류의 문화다양성과 지역 문화 정체성의 정수로서 그 가치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무형문화를 보호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이 협약은 △개별국가차원의 무형문화유산 목록 작성 △국제적 차원의 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 작성 및 긴급보호를 요하는 무형문화유산 목록 작성 △국제협력과 원
“옛 선인들은 불상을 보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선 지난 40여년이 곧 한국미술사연구회장인 문명대 교수(63, 동국대 미술사학과)의 학문 역정(歷程)이었다. 그동안 문 교수가 의문을 하나씩 풀어 나가면서 집필한 논문만도 100여 편에 달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우리 선인들이 불교 미술을 보고 느낀 것은 영험함, 나아가 영험성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등의 기록에서 자주 나타나는 '영험(靈驗)'이나 '영험성(靈驗性)'은 비록 추상적인 용어지만, 이것은 우리 역사를 관류하는 하나의 진실로서, 미술가치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 미술의 조형의지와 미술사의 원리가 곧 ‘영험’에 있다고 문 교수는 말한다. "불교의 영험성은 일반적인 의미와 달리
도굴된 보물급 불상으로 전시회까지 연 대담한 도굴범이 잡혔다. 서울지검 형사7부(최교일 부장검사)는 10월 24일 자기 소유 토지에 있던 보물급 불상을 절취해 팔아넘긴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최 모(57)씨와 유통을 알선한 공범 문 모(40)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최씨가 절취한 불상 등을 구입해 전시회 개최 담당자들에게 거액에 팔아달라고 의뢰한 화랑운영자 오 모(40)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판매되려던 문화재 6점을 압수했다. 이들이 빼돌린 문화재는 최씨가 전남 순천의 자신 소유 토지내 5층 석탑을 해체해 나온 금동아미타불좌상, 금동관세음보살좌상, 금동지장보살좌상, 사리, 복장유물, 발원문 등 문화재 6점이다. 검찰은 도굴된 문화재들이 전시회에 나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들을 적발했다
명원문화재단(이사장 김의정)이 차문화 발전에 공헌한 국내외 인사에게 수여하는 명원 차문화상 시상식이 10월 23일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이 행사의 수상자로는 학술상에 전 정신문화연구원장이자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인 유승국 박사가, 공로상에는 쌍계사 승가대학장 통광 스님이 각각 선정됐다. 유 박사는 동서철학사상에 정통한 학자로, 한중고대사상연구의 고증적 자료 발굴에 공헌했다. 통광 스님은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지리산 칠불사를 재건하고 다신탑비를 세웠으며, 과 , 을 번역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날 시상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축사를 통해 “우리 차문화 발굴과 전승에 헌신해 온 명원 김미희 여사의 뜻을 기리는 명원 차문화상
사찰음식으로 어우러지는 시민들의 한판 축제가 마련된다.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는 11월 7~9일 오전 10시~ 오후 6시 3일간 수도사에서 ‘한국 전통사찰음식 축제 한마당 및 시민위안잔치’를 연다. 연구소 개원 11주년 기념으로 준비되는 이날 행사에서는 표고버섯찰밥부각, 두부작설차 무침 등 100여점의 전통사찰음식을 마련,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시식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8, 9일 오후 2시~4시에는 ‘우주 공동체와 사찰음식’을 주제로 무료 공개 강좌도 열 계획이다. 적문스님은 “이번 사찰음식 축제가 각박한 삶에 지친 도시민들을 위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02)355-5961~3
대한불교전통예술대학은 부산시 지정 지방무형문화재 제9호 영산재 정기시연회를 10월 18일 오전 동명불원에서 열었다. 부산시 지정 지방무형문화재 제9회 보유자인 해강스님, 김해 은하사 주지 대성스님, 동명불원 주지 도관스님을 비롯 5백 여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대성 스님의 법문, 승무, 살풀이, 찬불가, 영산재 시연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과 함께 마련됐다. 태풍 '매미'로 희생된 넋들을 천도하는 의식으로 의미를 더한 이날 행사는 영산재 전수자인 진하 스님과 그 수제자들이 그동안 닦은 범음 범패 작법무 등 영산재 전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시연회로 바라작법, 육법공양작법 등이 일반에 소개됐다.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영산재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도우며 진행된 이날 시연회
해인사 승가대학 다경원은 10월 18일과 19일 ‘2003 가을 차문화 수련법회’를 개최했다. 1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수련법회는 18일 오후 1시 입재식을 시작으로 일지암 암주 여연 스님의 ‘차문화 강좌’, 향기를 찾는 사람 박희준 대표의 ‘전통향 강좌’가 이어졌다. 이튿날인 19일에는 ‘불교와 한국의 차살림’에 대한 소설가 정동주 씨의 강의와 가야산 마애불 헌다의식이 진행됐다. 매년 봄과 가을에 우리 차문화 계승과 발전을 위한 차문화 수련법회를 개최하고 있는 다경원은, 봄에는 곡우에 만든 햇차를 올리고, 가을에는 중양절에 가루차를 가야산 마애불에 헌다하는 행사를 펼쳐왔다.
(사)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가 종교간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제7회 대한민국 종교예술제’를 10월 28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종교예술제는 불교(불교방송) 천주교(평화방송) 기독교(기독교방송) 원불교(원음방송) 4대 종단의 클래식, 국악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질 계획이다. 공연은 가톨릭대 성심오케스트라의 베토벤 작품 ‘카이저왕을 위한 서곡’을 시작으로 살레시오여자수도회 수녀님과 청소년들의 합창, 국악인 박양덕 씨의 진도아리랑, 가수 한스밴드의 공연, 퓨전음악인 김용우의 용천검과 장타령,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공연 순으로 진행되며 4개 종단 어린이 연합합창단의 합창으로 마무리된다. (02)3704-9326
창립 9주년을 맞은 한국차학회(회장 천병식)가 지난 10월 18~20일 제17회 국제 차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차학회가 주최하고 성신여대 문화산업대학원 예절ㆍ다도학과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학술심포지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차례법 학술발표회’와 그림전 ‘조선시대의 한국화에 나타난 한국의 다례’, ‘한국 명장들의 차기구 전시회’, ‘차꽃 사진 전시회’, 두리차회 등의 행사가 펼쳐져 다양한 문화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학술심포지엄= 18일 오전 9시. 이른 시간이지만 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 4층 대강당은 차인들로 가득 찼다. 천병식 회장은 심포지엄 인사말을 통해 “한국차학회가 한국 차문화 발전을 위해 1년에 두 차례씩 개최하는 차학술 심포지엄은 차에 관한 과학적ㆍ문화사적 연구 성과들을 발표하는 자
목조문화재의 흰개미 피해를 막기 위한 모니터링과 점검조사, 방제사업이 확대 실시된다. 문화재청(청장 노태섭)은 이를 위한 예산 7억여 원을 매년 확보해 건물에 대한 훈증처리와 토양처리 등 흰개미 방제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10월 21일 밝혔다. 목조문화재에 대한 흰개미의 피해는 10여 년 전부터 문제시돼, 문화재청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 모든 국가지정 목조문화재의 흰개미 피해 점검조사를 마쳤다. 이 조사에서 국가지정 목조문화재 가운데 18~20%가 흰개미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흰개미의 피해에서 사찰도 예외일 수는 없어, 1991년부터 2003년 현재까지 방제작업을 실시한 98동의 문화재 가운데 68%가 사찰 건물이었다. 대표적으로 고창 선운사, 여수 흥국사, 순
三菩리)는 현재의 범음 표기에도 맞지 않고, 발음을 편하게 하는 음편현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한자 원음대로 ‘아누다라삼막삼보리’나 오늘날의 범음표기 ‘아눗따(타)라삼약상보디’로 읽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이외에 전재성 박사는 불교영어의 과감한 참조를 주장하며 “팔리어나 범어는 모두 영어권의 조상언어에 가깝기 때문에 서구 언어로의 번역이 적어도 언어학적으로는 가장 원의에 충실하게 번역되기 때문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불교학연구회(회장 해주)는 11월 8일 동국대에서 2003년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 불전번역 문제를 주제를 할 예정이다.
신라 왕자로 태어나 중국에서 지장보살의 화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지장법사 김교각 스님(696~794)의 생애를 조명하는 국제학술회의가 11월 25일 중국 구화산 보륭호텔에서 열린다. ‘불교춘추사’와 월간 가 주최하는 ‘제2차 김지장 국제학술회의’에서는 지장 스님의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회의와 중국의 구화불차의 다도표연, 한국의 선차 시연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참가비 95만원.(02)747-8076
명원문화재단(이사장 김의정)이 다도발전에 기여한 국내외 인사에게 수여하는 제8회 명원 차문화 대상 시상식이 10월 23일 오후 5시 서울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다. 이번 차문화 대상의 학술상 부문에는 전 정신문화원장이자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인 유승국 박사가, 공로상에는 쌍계사 승가대학상 통광 스님이 각각 선정됐다. 유 박사는 동서철학사상에 정통한 학자로, 한중고대사상연구의 고증적 자료 발굴에 공헌했다. 통광 스님은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지리산 칠불사를 재건하고 다신탑비를 세웠으며, 과 , 등을 역주한 공로를 인정받았다.(02)742-7190
이 책은 지난 9월 5일 광화문 갤러리에서 열려 호응을 얻었던 이기향 교수(한성대 의생활학부)의 의상전시회‘화(華)’에 선보인 의상들을 사진으로 찍어 모아 엮은 일종의 패션 사진집이다. ‘삼매에 든 석가모니’,‘문수보살을 만남’,‘명상춤을 추는 여인’, ‘연꽃을 간직한 여인’, ‘모성의 마야부인-인도’, ‘억압의 땅-티베트’, ‘보현보살’ 등 의상들마다 제목과 설명을 달아 놓았다. 이 옷들은 그냥 단순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선재동자가 52선지식을 친견하기 위해 구법여행을 떠났듯 이 교수가 작품 소재를 찾기 위해 여행했던 나라들 속에서 만난 여성의 모습을 불교적으로 재해석했다. 가령 그리스에서 만난 신비로운 분위기의 여인을 떠올리면서 을 간략하게 줄여 찬탄한 ‘약찬게’ 756글자를 옷에 디자인해 그
우리시대의 대표적 시인이자, 사상가로서 독보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지하(62ㆍ세계생명문화포럼 공동추진위원장 겸 명지대 석좌교수)씨가 20여년동안 끈질긴 천착과 탐구를 지속해 온 생명ㆍ평화ㆍ상생에 대한 이른바 ‘김지하 사상’의 핵심적 주제를 새롭게 정리해 두권의 책으로 묶었다. 가 그것이다. 특히 이 책에는 새만금 사업, 핵폐기물 처리장 설립을 둘러싼 갈등 등 최근의 이슈들에 대한 김씨의 날카로운 해석이 실려 있다. 김씨가 ‘생명 사상’에 심취하기 시작한 데는 계기가 있었다. 1979년 반공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서울 구치소에서 옥고를 치르던 중 우연히 감옥 담벽의 시멘트 틈새에서 개가죽 나무가 뿌리내리는 장면을 목격하고 생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김씨는 이 책 머리에서 “새벽녘 긴 명상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