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허 녹원 스님(1928~2017)에 대해 사람들은 ‘원력의 화신’이라고 말한다. 조계종단 정화불사에 앞장섰고, 피폐했던 직지사를 교육과 수행의 도량으로 일신시켰다.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추대된 후에는 종단 안정화와 함께 다양한 포교불사를 일으켜 많은 대중을 불교에 귀의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한 ‘인재불사에 불교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한 녹원 스님은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학의 발전을 이끌었다. 특히 ‘불교는 약국 하나 만들기 어렵다’는 세간의 평가에도 보란 듯이 종합병원을 건립해 불교의 역량을 확인시키기도 했
대승불교는 기원 전후 탄생해 여러 계통의 사상이 만들어지는 데 바탕이 됐다. 특히 중국과 한국, 일본과 티베트로 전파됐고, 동아시아 각 나라의 특징적인 사상과 문화를 발전시켰다. 책 은 대승불교가 일어난 배경부터 특징과 전파된 양상, 주요 사상, 동아시아에 전개된 과정까지 대승불교의 전 분야를 깊이 있게 다룬 개론서다.조계종 교육원(원장 직무대행 지우)은 대승불교의 다양한 사상과 수행법을 쉽고 체계적으로 담아 을 발간했다. 책은 △대승불교의 흥기 △대승불교의 특징과 양상 △대승의 주요 사상 △동아시아 대
서울대에서 고전시가를 가르치고 있는 서철원 교수의 역작 은 우리나라 서정시의 출발점에 서 있던 불교시를 주제로 한국 고전시가와 고대 불교의 역사적인 만남을 다룬다.종교시, 그 가운데서도 불교시와 관련된 연구는 문학사와 사상사가 만날 수 있는 좋은 점합점이다. 그러나 그동안에는 용어와 개념설명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책에서는 지난 날의 한계를 넘어 당시 문학과 사상, 예술과 문화 등에 얽힌 자료를 망라해 살펴본다.특히 향가의 시어 구축에 크게 이바지한 의상 스님과 원효 스님의 ‘문학’적 행보에 주목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진흙탕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불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접했을 것이고, 불교에 관심이 없더라도 지나가다 한 번은 접해 봤을 구절이다. 하지만 그 출처가 불교 경전이라는 것까지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유명한 구절이 수록된 경전은 바로 〈숫따니빠따〉다.〈담마빠다〉와 함께, 초기경전인 5부 니까야 가운데 〈쿳다가 니까야〉에 수록되어 있는 〈숫따니빠따(Sutta-Nipta)〉는 ‘불교 경전’을 뜻하는 ‘숫따(Sutta)’와 ‘모
〈깨어있는 양육〉은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깨어있는 부모〉를 펴낸 뒤 셰팔리 박사가 2년 만에 내놓은 양육 실전편으로 ‘훈육’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저자는 이 책에서 부모에게 반항하는 아이, 학교와 사회에서 일탈행위를 하는 아이의 심리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그 해법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셰팔리 박사는 부모에게 반항하는 아이는 물론, 학교폭력, 각종 사회 범죄 등이 각각 다른 문제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식을 억압하고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가 불행의 씨앗이라고
폴란드의 전설적인 교육자 야누쉬 코르착이 1920년대 출간한 책이 2002년 우리말로 출간한 후 이번에 복간본으로 재탄생했다. 교육에 관한 그의 방법과 사유와 언설은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그는 현장 앞에서 스스로 생각했고 스스로 그 길을 찾아 나갔다.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코르착이 ‘어린이의 변호자’를 자처한 것이다. 그는 아이들이 부당한 외적 권위에 노출돼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들에 단호히 맞서고자 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자신의 그러한 의도를 ‘자유대헌장’이라는 명제에 담아 제시했다. 폴란드 정부는 1978년 코르착
불교에는 흔히 삼보(三寶)로 불리는 세 가지 보물이 있다.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이를 따르는 승가이다. 그런데 이 셋 중에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담은 책들은 수없이 나와 있는 반면, 부처님 당시의 승가(구성원)를 다룬 책은 의외로 찾아보기 어렵다.〈부처님의 위대한 제자들- 제자들의 삶과 수행, 그리고 유산〉은 부처님 당시 제자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수행했으며, 어떻게 깨달음을 성취해 갔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독일 출신 수행승 냐나뽀니까와 불교 작가인 헬무스 헥커가 펴냈던 부처님 제자 전기 ‘법륜’을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는 평생의 화두다. 나이 듦의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다. 육체적 고통은 물론, 불안, 무기력, 상실 등의 부정적인 감정과도 끊임없이 부딪친다. 살면서 처음 겪는 종류의 어려움이라, 그것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려 하는 것은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을 이어가며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일단 우리는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인생의
예전부터 사람의 마음을 원숭이에 비유하곤 했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원숭이의 모습과 하루에도 수백, 수천 번 요동치는 인간의 마음이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때로는 말에 비유하기도 한다. 한곳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멀리멀리 달아나는 모습이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마음이 주인이라고 하는데, 주인인 마음이 이처럼 요동치니 내 삶이 흔들리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행이나 명상은 이 마음을 고요히 한곳에 붙잡아두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최종 도착지가 깨달음이고 열반이다.〈몽이의 깨달음〉의 주인공인 ‘몽이’는 원숭이를
〈지금 여기에 현존하라〉의 저자인 레너드 제이콥슨의 ‘현존’ 3부작 중 첫 번째 책. 온갖 괴로움과 불만족의 원인인 ‘마음의 세계’에 빠지지 않고, 삶의 진실과 현실인 ‘지금의 세계’에 머물면서 참된 자기인 고요한 현존으로 깨어나도록 안내한다.환상에 불과한 ‘마음의 세계’와 달리, ‘지금의 세계’는 실제로 있는 참되고 완전한 세계이며, 아름답고 경이로운 세계라고 한다. 그런데 이 세계는 우리가 생각에 빠지지 않고 지금 여기에 충분히 오래 현존할 때 드러나며, 이 세계에 있을 때 우리는 참된 자유와 평화, 행복을 경험할 수 있고 진정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언젠가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건물 외벽에 크게 걸린 문구.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을 압축해놓은 글이다.한 사람의 인생을 혼자선 그릴 수 없는 법. 석가모니 부처님도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연기법을 설하며 세상만물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고 가르쳤다. 그럼에도 친구, 직장동료, 친척 다 소중한 인연이지만 ‘내 아이’보다 먼저인 것은 없다. 성인에서 부모라는 또 다른 이름을 만드는 일. 자식의 탄생은 그 어떤 부모든
‘월간 불광’ 9월호(통권 587호)는 ‘조선의 B급 스님들’이라는 주제로 조선시대 사찰과 스님들의 일상을 다뤘다. 조선시대에는 사찰과 스님들이 많은 부역(賦役)을 담당했다. 스님들이 산성을 축조하거나 방어하는 신역(身役)을 담당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외에도 종이, 부채와 각종 채소를 관아에 납품했다. 스님들이 해야 했던 신역 중 가장 고된 일은 가마를 메는 일이었다. 사대부들이 금강산, 지리산, 변산을 유람할 때면 스님들이 가마를 태우며 유람에 동행했다. 선비들이 산속에서 머무는 곳 역시 사찰이었다. ‘월간 불광’ 9월
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이 발행하는 ‘월간 불교문화’ 9월호(통권 제277호)는 ‘챗봇 시대 불교’를 특집으로 다뤘다. 챗봇은 초거대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생성 인공지능으로서, 특히 챗GPT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인간의 사고 방식과 챗봇의 기능적 한계 사이의 차이를 탐구하고, 불교의 가르침과 챗봇 기술의 융합이 어떻게 개인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지 등을 살폈다.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는 ‘챗GPT란 무엇인가’를, 이한구 경희대 석좌교수는 ‘챗봇을 어떻게 대우해야 할 것인가’를 다뤘다. 허남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역경보살로 불렸던 화엄종주 월운당 해룡 대강백(1929~2023, 사진)은 지난 6월 16일 남양주 봉선사 다경실에서 원적에 들었다. 이후 8월 3일 대강백의 49재에는 한 권의 책이 영단에 봉헌된다. 바로 〈못다 갚을 은혜: 월운 도중사〉이다. 이 책은 월운 대강백의 자필 회고담으로, 원고는 대강백이 출가했던 1949년부터 쓰신 평생의 일기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다. 월운 대강백은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며 80개의 항목으로 정리하여 연대순으로 원고를 썼다. 대강백은 해당 원고를 2010년부터 쓰기 시작해 2014년
〈금강경〉은 그 뜻을 모르고 독송하더라도 공덕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금강경〉은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장은 뜻을 모르고 읽는다 하더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다보면 조금씩 그 뜻을 알아갈 수 있다. 〈금강경〉은 경전 중에도 많은 번역서가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느끼고 깨우친 〈금강경〉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를 하도록 해설했다. 전문을 해석한 것이 아니고 저가가 깨친 바를 풀어 놓았기에 생경하기도 공감도 가기도 할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책의 내용을 줄이고자 노력했다고 한다.〈금강경〉의 핵심적인 교설을 엄선하여 직역을
만해 한용운 스님의 〈십현담 주해〉는 그가 1925년 여름 설악산 오세암에서 우연히 15세기의 김시습의 〈십현담 요해〉를 읽었던 일이 계기가 되어 쓴 책이다. 이는 그가 서문에서 직접 밝혔다. 〈십현담 주해〉는 생애의 기로에서 산속 암자에 들어와 자신의 절박한 실존을 응시하던 40대 중반의 독립운동가이자 승려인 인간 만해 스님이 절망 속에서 동안 상찰(?~961) 선사의 〈십현담〉 10편 80구 하나하나를 음미하고 참선하는 과정에서 마침내 큰 깨달음을 얻고 삶의 활로와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발견하고 나서 완성한 저술이다. 그의
청량국사의 〈화엄경소초〉(대방광불화엄경수소연의초)는 80권본 〈화엄경〉에 소(疏) 60권, 초 90권을 붙인 방대한 분량에, 대소승의 경(經)과 논(論)은 물론이고 유가(儒家)와 노장(老莊)까지 종횡으로 넘나드는 상세하고 치밀한 해설을 붙여, 가장 뛰어난 〈화엄경〉 주석서로 꼽힌다. 그럼에도 이제껏 그 완역본을 만날 수 없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너무 방대한 분량에다 폭넓고 다양한 사상을 품고 있어서 누구도 선뜻 번역할 엄두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본 역주서는 원문을 제외하고 번역문만 원고지 10만 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원문
〈선가귀감〉은 서산대사 휴정이 불경(佛經)과 선승의 어록(語錄)에서 선불교의 핵심 어구를 뽑아 만든 책이다. 〈선가귀감〉은 현재 한문본(묘향산 간행본)과 한글본(송광사본) 두 가지 판본이 존재하지만 한문본이 정본이라는 게 대다수의 입장이다. 그러나 역자 정길수 교수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한글본(송광사본)이 최초 출간된 한문본과 시기상으로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휴정의 최초 저술 형태를 충실하게 간직하면서 의미 맥락을 파악하기 쉬운 측면이 있다고 본다.이에 정 교수는 한글본을 저본으로 삼고, 필요한 경우 한문본에 추가된 주해와 송(頌
불문(佛門)에 들어온 초심 수행자를 위한 옛어른들의 경책과 교훈을 모은 책이 바로 〈치문경훈〉이다. 예비 스님인 사미·사미니는 경전과 어록보다도 먼저 〈치문경훈〉을 공부하면서 어른들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길 뿐만 아니라, 난자(難字)가 가득한 원문을 읽고 해석하면서 한문으로 된 불서(佛書)를 읽고 공부하기 위한 기본기를 다져 나간다.이 책은 역경 불사에 매진하겠다는 서원으로, 현진 스님이 1936년부터 현재까지 전통 강원에서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진호 스님의 〈정선 현토 치문〉을 꼼꼼히 번역한 것이다. 누락이나 중략 없이, 한문으로
“청소년 시기의 씨줄과 날줄이 짜는 ‘교차점’에는 ‘동적(動的)인 생동감’이 가득하다.”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가 최근 발간한 〈온계시초(溫溪詩草)〉에는 동적인 생동감이 가득하다. 〈온계시초〉는 성파 대종사의 청소년 시기가 담겨 질박하면서 맑고 푸르다. 성파 대종사가 16세부터 18세까지 풀어낸 한시(漢詩) 묶음이 빛바랜 공책에 담겨 65년 동안 세상의 빛을 기다리다 모습을 드러냈다.성파 대종사는 책을 내며 “모든 삶에는 저마다 가치가 들어있고 저마다의 색깔로 각자의 삶을 물 들여 전체적으로 소중하고 아름다운 하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