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얍!” 난데없이 기압소리가 법당에 울려 퍼진다. 노랑, 파랑, 빨강, 검은 띠. 도복 허리춤에 묶여진 제각각의 띠들. 얼핏 보면 아이들이 장난을 치고 있는 것 같지만, 한결같이 매서워 보이는 동작들이 눈길을 끈다. 3월 31일 오후 1시 서울 개운사 금강선무도 법당. 30여 평이 채 되지 않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금강선무도를 배우는데 한창이다. 몸 풀기를 시작으로 다리차기, 돌려차기, 가위차기, 두발모둠차기, 앞구르기, 옆 돌기, 뒤구르기…, 쉼 없이 동작들이 이어진다. 금강선무도를 8개월 째 배웠다는 승미(8, 유현초2). 갓 들어온 용원(15, 상도중2), 연강(10, 계남초3) 남매가 어설픈 동작으로 따라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핀잔을 준다. 그러나 잠시 후 관장 광원 스님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2002.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