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봉우리가 연꽃무늬를 만든다는 강원도 오대산은 불교 문수신앙의 성지다. 〈삼국유사〉에는 자장 율사가 중국 우타이산(五臺山)에서 수행하던 중 신라에도 문수보살이 머무는 성지가 있으니 찾아보라는 계시를 받았고, 그 성지가 강원도 오대산이라는 기록이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동대 만월산(滿月山)에는 1만 관세음보살, 남대 기린산(麒麟山)에는 8대 보살과 1만 지장보살, 서대 장령산(長嶺山)에는 무량수여래(아미타불)와 1만 대세지보살, 북대 상왕산(象王山)에는 석가여래와 500 아라한, 중앙 풍로산(風爐山)에는 비로자나불과 1만 문
오피니언 논설위원들2024년부터 오피니언 지면을 확대함에 따라 논설위원 칼럼을 불교계 현안을 다루는 ‘현불논단’과 세간의 현안에 대한 불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세간과 출세간’으로 나눠 운영한다. 이에 따라 논설위원들도 대거 확대했다. ‘현불논단’ 신임 논설위원인 명법 스님은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해인사 국일암으로 출가한 스님은 현재 각 교육기관 등서 미학과 명상, 불교교리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선종과 송대 사대부의 예술정신〉 〈미국부처님은 몇 살입니까?〉 〈미술관에 간 붓다〉
한국불교 중흥과 미래 불교의 희망을 위해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가 출범한 이래 첫 결실로 탄생한 영산대학교 불교동아리. 창립 당시 등록한 회원이 64명이었다. 2023년 9월 4일 개강 이후 9월 16일까지 단 12일 만에 이룬 성과다. 늦여름 뜨거운 햇볕 아래 캠퍼스 건물을 다니며 전법활동을 펼친 지도법사 덕현 스님의 얼굴은 빨갛게 익었지만 마음은 설렘과 환희심으로 가득했다. 밀짚모자 쓰고 캠퍼스로 간 비구니스님영산대학교 캠퍼스에 음료수 가판대가 설치됐다. 동아리 회원 모집 현수막 아래 전단지도 가득 쌓였다. 제품 영업 현장 같
현재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KBUF, 대불련)에는 18개 지부, 129개 지회(가등록 지회 제외)가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각 대학 지도법사, 지도교수, 학생들의 원력으로 불법 홍포에 매진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운영 기반 마련과 회원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교학생회 활성화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불황에도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듯, 대학생 전법·포교가 위기라지만 그 가운데도 잘되는 불교학생회가 있기 마련이다. 선후배 간 관계가 돈독하고, 활발한 전법 활동이 이뤄지는 곳, 바로 ‘한양대 불교학생회’다.한양대 불교학생회(이하 한불
박재영 전 인하대 불교학생회장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얻었다. 늘 과거에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지만 집착을 내려놓으니 모든 순간이 새롭게 다가왔다. 삶의 원동력이 되어준 소중한 인연들 덕분이었다. “챙겨주는 선배님들, 아끼고 사랑하는 동기들과 후배들까지. 제가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항상 힘이 돼 줍니다. 인생의 도반들을 만날 수 있었던 불교학생회에 감사합니다.”인하대는 인천 지역 대학 가운데 불교학생회가 있는 유일한 곳이다. 1970년에 설립된 인하대 불교학생회는 53년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경북대 불교학생회(경불회)는 1960년에 결성된 유서 깊은 불교 동아리다. 63년간 불교계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고, 올해 상반기 한국불교대학생불교연합회 최우수지회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현우 전 경북대 불교학생회장이 꼽은 모범적인 경불회 활동의 가장 큰 비결은 바로 ‘동문 선배들의 관심과 지원’이다. 동문 선배들은 경불회 운영비나 활동비에 모자람이 없도록 물심양면 도왔고, 불교학생회 구성원들이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줬다.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매학기 2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했으며, 삶에 대한 풍부한 경
1973년 창립돼 50여 년의 전통을 지닌 성신여대 불교학생회(이하 성불회). 성불회를 지금껏 지탱해온 근간에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학생들이 있었다. 시키지 않아도 구성원들과 함께할 프로그램을 척척 만들었고, 너나 할 것 없이 신입회원 모집에 앞장섰다. 진심으로 동아리를 생각하는 열정과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모습들이다. 2023년 성불회 지도법사를 맡은 시현 스님도 현재 임원진 학생들의 적극성을 높이 샀다. 스님은 그저 곁에서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안정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울 뿐, 성불회를 주체
“불교가 딱딱하고 어렵다고 느껴져 불교학생회 가입을 주저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 같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선 명상이나 템플스테이처럼 친근한 불교문화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흔히 ‘불교’라고 하면 ‘할머니의 종교’라는 선입견이 많다. 교리는 배울수록 난해하고, 깨달음은 잡히지 않는 신기루와 같이 가물거린다. 그렇기에 김현효 공주대 불교학생회 지도교수는 부담 없이 휴식을 즐기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실제적 체험활동에 주목했다. 단 한 번의 경험이 가져다준 편안함은 일상이 지칠 때마다 불교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
대전대 불교학생회 ‘유심회’의 신년 목표는 해외성지 순례다. 불교 성지를 방문해 식견을 넓히고, 불교가 가진 사회적 역할을 일깨우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상훈 대전대 불교학생회 지도교수는 학생들이 해외성지 순례를 통해 진정한 이타행을 체득하고, 몸소 실천하길 기원했다.“자기 수행은 물론 보살행을 함께 하는 불교가 ‘현대불교’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모두를 복되게 하려는 수행과 그 목적인 이타행을 우리 학생들이 대학 시절에 익히도록 하는 게 대학생 전법의 중요한 목표가 돼야 합니다.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고 함께한다면 부처님 세
“대학생 전법 불사가 불교학생회 신설에만 집중돼선 안 됩니다. 신설도 물론 필요하지만 현재 각 지역 거점에서 운영 중인 불교학생회가 더 잘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우선 과제입니다.”진주 경상국립대 불교학생회 지도법사 담산 스님이 대학생 전법 불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각 지역 거점 불교학생회의 어려움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질 높은 대학생 전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구 절벽시대로, 각 대학 신입생 수가 급감하면서 지방 소규모 사립대학이 통합 또는 폐교의 위기에
“대학생 전법은 한국불교의 생존 문제와 직결됩니다. 사찰에 가보면 나이든 신도들은 있지만, 젊은 세대를 볼 수 없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10~20년 뒤에는 정말 문제가 큽니다. 한국불교 생존을 생각하며 전법포교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이는 지난해 11월 29일 원적에 든 해봉당 자승 대종사가 그해 8월 24일 열린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예비워크숍’에서 발표한 인사말 중 일부다. 자승 대종사가 “대학생 전법이 한국불교의 생존 문제”라고 경고한 것은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노정된 미래이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적 수치와도 맞
이에 本誌(본지) 은 감히 우리 역사와 생활 속에 부처님의 威光(위광)을 전달하는 使命(사명)을 自擔(자담)하고 나선다. 이로써 조국의 발전이 기초할 정신적 基盤(기반)과 動力(동력)을 공여하기를 기도하며 前進(전진)하는 민족사의 方向(방향)과 底力(저력)을 부여함에 보탬이 되기를 기약한다.-1974년 11월 월간 창간호 창간사발행인 광덕 스님 ‘순수불교선언’ 중에서-무려 반세기 전이다. 월간 이 사바세계에 뛰어든 날. 50년 전 광덕 스님은 월간 을 창간하며 그 존재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세
VISION Ⅰ 확 달라진 서체로 읽기 편하게2024년 〈현대불교〉 본문체는 조선일보가 2020년 창간 100주년을 기념해 배포한 조선일보 전용 서체 ‘조선일보명조’를 적용합니다. 2007년 배포한 기존 서체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기존 명조체를 계승하되 획을 단순화해 현대적 미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현대불교〉는 독자 여러분께서 새로운 서체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대중화된 서체를 선택했습니다. 또한 기사 제목에는 기존 서체와 많은 차이를 보이는 ‘조선굵은명조’를 적용했습니다. 이 서체는 정통 명조체 느낌에 조형미를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불교계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가 변화가 예상되는 해이다. 당장 조계종의 경우 올해 25곳 교구본사 중 10곳의 주지 임기가 만료된다. 여러 교구본사에서 선거와 합의추대 형식을 통해 주지가 교체되거나 중임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제4교구본사 월정사는 주지 정념 스님이 6번째 연임을 확정했다. 임기는 1월 중 만료되지만 지난해 12월 산중총회를 통해 정념 스님의 연임이 만장일치로 정해졌다. 교구본사주지가 6번 연임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계총림 송광사도 최근 임회에서 차기 주지후보를
하루의 시작이 어떠하면 좋을까! 어떤 몸짓과 말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좋은 것일까! 매일매일 아침을 맞이하고 잠에서 깨어난다. 일상의 아침은 때로 나른하지만 평온하고, 여행지에서의 아침은 약간의 피로와 새로운 설렘으로 시작된다.늘 가슴에 품고 있는 생각이 ‘여행’이다. 어디든 떠나고 새로움으로 날을 시작하는 것이 즐겁고 기쁘다. ‘한 나무 아래서 사흘 이상 머물지 말라’고 하신 부처님의 말씀은 정말 수행자들의 지침이 되는 말이다. 사람들이 물어볼 때 모토(motto)라고 하는 말이 ‘호기심과 도전’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깨는 순
불교, 사찰의 브랜드 전략 필요성 불교 포교, 사찰 운영에 ‘브랜드를 활용해야 한다. (또는 할 수 있다)’는 논의는 오래되었고, 여러 곳에서 크고 작은 실천과 시도가 있었다. 사찰 운영에도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제는 사실 ‘사찰’에 있지 않고, ‘이용자’에 그 방점이 있다. 불교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 ‘본질’이 아닌 ‘허구 된 인식’에 가까운 브랜드를 논하고 활용한다는 것이 맞지 않는다 볼 수 있지만, 사찰의 이용자나 잠재적 대중들이 사찰을 찾고 신도가 되어가는 활동은 인간의 인지행동학적 특성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그래
불교계에서 ‘출가학교’만큼 성공적인 브랜드가 또 있을까? 정념 스님 월정사 주지 취임 첫 해인 2004년, 1개월 과정으로 처음 신설된 ‘출가학교’는 불교계뿐 아니라 세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지금까지 35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거쳐 갔고 이 가운데 출가자도 550여 명이나 배출됐다. 출가문화와 출자가 양성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이제는 고유명사처럼 되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가학교’하면 오대산 월정사를 떠올릴 만큼 그 정체성이 확고하다.월정사의 산중 브랜드는 명상, 치유, 문화에 포커스가 있다. 일
저스트비(JustBe) 홍대선원. 선원이라고 하는걸 보니 사찰이다. 그러나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면 “어랏? 여기 뭐지?”. 머리카락 깎고 승복 입은 스님이 차를 내려주며 예약을 받고 있다. 한쪽에서는 드로잉 수업이 한창이다. 이곳은 게스트하우스인가, 카페인가, 아님 문화센터인가?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저스트비 홍대선원(주지 준한 스님)은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다. 저스트비 홍대선원은 최근 1년 사이 불교계에서 가장 힙(Hip)한 공간이자 힙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저스티비 홍대선원은 이름과 공간, 콘텐츠 3박자를 고
동네의 작은 상점부터 시작해 거리, 도시, 국가에 이르기까지 장소에 있어서도 브랜딩은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좋은 인식이 형성된 국가나 도시로 사람들은 여행을 가고 싶고, 살고 싶고, 사업하고 싶어 한다. 1975년 석유파동으로 시작된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실시한 아이러브뉴욕(I♥NY) 브랜드 캠페인으로 뉴욕의 부흥기가 찾아오고 구글과 아마존이 탄생한 실리콘밸리가 전 세계 스타트업의 성지가 되었듯이 말이다.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장소 브랜딩이라고 한다면 서울시 브랜드가 있을 것이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사용된 ‘I.SEO
“종교가 웬 브랜딩?”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종교는 전통적으로 신성한 것이고, 세속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없는 영역으로 간주돼 왔다. 그래서 종교를 브랜딩의 대상으로 보려는 시도가 일찍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성한 종교를 비교 평가한다는 것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일인가! 소위 브랜딩이라 하면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상대방에게 주는 느낌과 이미지, 선입견 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광고, 홍보, 마케팅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브랜딩은 기업과 상품, 그리고 공적 영역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많은 요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