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망가진 만다라를 손볼 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그가 보고는 그냥은 쓰지 못하겠으니 틀은 그대로 쓰고 비단을 다시 입혀 그려야 하겠다고 하드라오. 그래 실력을 한 번 보여 달라고 했더니 기가 막히더라오. 그날로 그에게 새 만다라를 맡겼다고 하오. 그와 똑같은 만다라를 그려 달라고 했던 거요. 금줄을 치고 금토를 뿌리고 그는 홀로 그 속에서 만다라만 그렸는데 내가 갔을 땐 이미 그 한국 젊은이는 없었소.-그럼 젊은이가 가져갔다는 말인가요?심 작가가 물었다.-그건 모르겠소. 그와 똑같은 만다라를 그려달라고 해 금줄이 쳐진 그 속에서 젊
〈원문〉“아난아, 네가 지금 부처님의 삼마제를 닦아 증득하려면 근본 원인이 되어 본래 있던 어지러운 생각(亂想)에 세 가지 점차를 세워야 어지러운 생각을 제거해 없앨 수가 있느니라. 마치 그릇에 묻은 독밀(毒蜜)을 제거하려면 끓는 물이나 재, 향으로써 그릇을 씻고 나서야 감로를 담을 수 있는 것과 같으니라. 세 가지 점차는 첫째 수습(修習)이니 그 조인(助因)을 제거하는 것이요, 둘째는 진수(眞修)니 그 정성(正性)을 도려내는 것이며, 셋째는 증진(增進)이니 현업(現業)을 어기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조인(助因)인가 하면 아난아,
배숨호흡배숨호흡은 아랫배를 활용해서 숨을 쉬는 방법이다. 코로 숨을 들이쉬는 것이 아니고 배로 숨을 빨아들이는 것이다. 배숨호흡을 할 때는 코 호흡의 느낌이 끊어져야 한다. 연습을 할 때는 공복에 하는 것이 좋다. 깃털을 코앞에 두고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의 속도로 천천히 숨을 빨아들인다. 코로 숨을 들이쉬지 말고 배의 유격으로 숨을 빨아들인다. 이때 후각신경이 자극되지 않아야 한다. 교감신경이 자극받지 않아야 되고, 이다와 핑갈라가 촉발되지 않아야 한다. 하단전에 집중하고 부교감신경을 항진시킨다. 하단전 부위에 분포된 미주신경의 말
여섯 감각기관이 없는 사실을 찾아내어 발견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 한, 시작 없는 그대로의 사실에 대해 알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의 뇌는 세상을 그대로 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우리의 뇌는 분석된 정보로 분별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것을 찾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은 다양한 삶을 살아왔고, 또 살아가야 하는, 알지 못하는 심리적인 압박에 의한 인식 작용 때문일 것이다. 지속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물질이 가지고 있는 진실을 보고자 하는 마음은 생길 수가 없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물질을 발견하
〈신농본초경〉에서는 2200년 전부터 누에의 먹이인 뽕잎을 사람이 섭취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또 고려 중기 문인인 서하(西河) 임춘(林椿)의 〈서하집〉에서는 “뽕나무로 만들 활로 쑥으로 만든 화살을 사방에 쏘니, 남자아이의 기백은 북극성처럼 크다네”라고 하여, 사내아이를 출산하면 뽕나무 활과 쑥 화살을 쏘았다는 기록이 있다.뽕의 꽃말은 ‘지혜’, ‘못 이룬 사랑’이다. 다른 이름은 잠엽(蠶葉), 경상상엽(經霜桑葉), 새뽕나무, 오디나무 등이며, 생약명은 뽕나무 잎은 상엽(桑葉), 뽕나무 뿌리껍질은 상근백피(桑根白皮), 뽕나무 가지는
-이상한 것은 그해에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모두 전염병으로 사망했다는 거요. 내가 불교도이다 보니 그 친척과는 거리가 있었는데, 후손이 없었소. 정부가 그곳을 장악했고 그 후는 모르겠소. 일 년 후인가 그리스도의 지팡이라며 공개되었으니 보디 아이슈 무쿠암이 잊힐 수밖에.-그럼 보디 아이슈 무쿠암의 성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남기신 칼이 맞군요?확인하는 듯한 내 물음이 너무 컸던지 늙은이가 꿈틀 놀라는 것 같았다.-처음에는 두 무쿠암의 성물이 예수의 지팡이라는 추측이 있었소. 하지만 무엇보다 이 땅에 불교가 먼저 들어왔고 나중에 예수가
경패는 경전 보관함에 단 꼬리표부처님께서 45년간 설법하신 가르침은 방대하다. 경장과 율장, 논장의 세 광주리에 담아서 오늘에 전한다. 경, 율, 논 세 광주리에 담은 부처님 가르침과 그 해설의 일체가 대장경이다. 해인사 고려대장경판은 팔만에 이른다. 대장경 원판이 온전히 남아 있는 세계 유일 경판이다. 경판 수가 8만1천258매에 이른다. 옛사람들은 인쇄물로 펴낸 방대한 대장경을 어떻게 분류해서 보관하였을까? 세계 최초의 목판대장경은 10세기 말 북송에서 제작한 ‘칙판대장경’이다. ‘칙판대장경’은 황제의 명으로 새긴 대장경이라는
〈원문〉“아난아, 세계에서 허망하게 윤회하는 동전도(動顚倒)를 원인으로 한 까닭에 기(氣)와 화합하여 8만4천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이렇기 때문에 난생(卵生)의 갈라남(哲邏藍)이 국토에 유전하느니라. 물고기(魚), 새(鳥), 거북이(龜), 뱀(蛇)의 종류가 가득해서 세계에서 뒤섞여 오염된 채 윤회하는 욕전도(欲顚倒)를 말미암는 까닭에 자양(滋養)과 화합하여 8만4천 횡수(橫?)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이렇기 때문에 태생(胎生)의 갈라람(哲邏藍)이 국토에 유전하여 사람이나 축생, 용, 신선의 종류들이 가득하니라. 세계에서
코숨 호흡‘숨’이라는 말은 ‘서로 의지해서 존재의 깊숙한 곳에 깃든다’는 뜻이다. ‘서로 의지한다.’라는 말속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첫째는 내기(內氣)와 외기(外氣)라는 의미가 있다. 둘째는 육체와 정신이라는 의미가 있다. 셋째는 개체 생명과 세계라는 의미가 있다. 넷째는 나와 상대라는 의미가 있다.외기와 내기는 세 종류의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초양자 에너지, 양자 에너지, 전자기 에너지가 그것이다. 초양자 에너지는 생명의 본성에서 생성된다. 양자 에너지는 초양자 공간에 내재되어 있는 정보로 인해 생성된다. 전자기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콩을 심어 콩이 나고 팥을 심어 팥이 나는 이치들뿐이다. 만약 우리가 이런 이치를 벗어난 마음을 가진다면 염치없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미 주어진 세상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곳이 아니다. 그저 자신이 그만큼을 원해서 지금 그렇게 일어나고 있는 것뿐이므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각양각색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니 행복하다거나 불행하다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사실은 없다.그 차이는 사람의 모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 각자의 마음 작용에 따라 달리 나타나고 있는 것들이다. 이
더위가 한풀 꺾인듯하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분다. 가을이 오고 있다. 무더웠던 여름을 뒤로하고 가을의 정겨움을 곳곳에서 느낀다. 새로운 계절을 앞두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지나가 시간, 다가 올 시간 사이에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리고 다시 숨 가쁘게 달려가야 할 시간을 위해 잠시 ‘나’를 점검한다.나를 사랑하고 보듬어 보는 시간이다. 이런 저런 일로 번잡하고 괴로울 때 조용히 앉아 나 자신을 잊어보는 것이다. 비워보는 시간, 잊어보는 시간, 교만했
집 떠나 만리 길 헤매다 낯선 마을에 묵는다외로운 혼백 타향만리 성문 안에 갇혔구나고개 들어 푸른 하늘 즐거이 바라보니커다랗고 둥근 달 온 누리에 비추네 - ‘감옥에서 지은 절구 여덟 수’ 중 세 번째 노래이탁오의 절명시다. 이탁오(본명 이지·李贄)는 중국 명나라 후기 사상가다. 도전과 진취 정신이 강해서 중국 역사상 최초의 사상범으로 옥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도칼은 그의 인생에서 비장한 도구다. 그를 ‘이단’이라고 배척할 때 면도칼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유관을 벗어던져 이단이라는 악명을 스스로 선택하고, 감옥에서 면도칼로 항
올해 여름 이윤옥 평론가가 〈이청준 평전〉을 발간했다. 이윤옥 평론가는 “인문학적인 질문을 하게 하고 인간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하게 하는 작가가 바로 이청준”이라며 평전 출간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청준 작가는 꾸준히 불교에 관심을 보이다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주목할 만한 불교문학의 성취를 남겼다. ‘다시 태어나는 말’은 초의 선사의 동다송(東茶頌)이 언어 정신의 타락상을 넘어서는 한 지경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소리꾼 누이를 찾아다니는 남자의 이야기와 초의 스님의 다도(茶道)에는 동일하게 ‘마음을 뜨겁게
얼마 전 35년간의 제주생활을 하고 떠나는 나를 위해 송별회가 열렸다. 많은 분들이 자리를 메웠고, 수시로 이분 저분이 나에게 다가와 이별의 마음을 나누었다. 어떤 분들은 떠나는 나를 원망하거나 안타까워했다. 그분들 중에는 내가 제주에 계속 살지 못하고 가게 됨을 자신들의 부족한 마음 때문이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이러한 송별회를 경험하면서 문득 송별회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명상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는 나눔의 장이라고 보았다. 서로가 어디에 가서 살든 건강하고
우리는 앞에서 참선 명상은 내 안의 평화와 지혜를 밝히는 길임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참선 명상을 잘못하면 고요함을 좋아하고 시끄러움을 싫어하는 양변에 떨어져 마음의 평화를 이루기가 어렵다. 그래서 바른 가치관인 정견(正見)을 세우고 참선 명상을 해야 한다. 오늘은 바른 참선 명상으로 안내하는 정견 세우기 중에 재가 생활 수행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상생활에서 참선 명상하는 법, 생활과 수행의 일치에 대하여 알아보자.재가 생활인은 먼저 본업에 충실해야 참선 명상을 업(業)으로 하는 출가 수행자라면 수행과 전법이 본분사이니 참으로 큰
보살이 아니고서야후원 살림을 관장하는 원주(院主)는 사찰음식에 밝고 섬세한 성품을 지닌 스님이 주로 맡는다. 대중의 식생활을 이끌어나가는 가운데 직접 음식도 만들어, 한 사찰의 공양 내용을 좌우하는 데는 경제 사정 못지않게 원주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였다. 사찰 살림이 가난하든 윤택하든 대중의 수행에 도움이 되도록 공양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소임이기에, ‘보살이 아니고서야 원주를 오래 못 산다’는 말도 생겨났다. 원주는 공양간 근처에 머물면서 재료 조달과 식단을 궁리해 주기적으로 장을 봐오고, 계절의 흐름에 맞춰 밭농사를 설계하며
지난 연재에서는 석굴암 건축에 담겨있는 비밀을 알아보았다. 어째서 화강암의 ‘돌’ 건물을, 그것도 ‘원형’의 형태로, 토함산 그 높은 곳에 올리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을까? 원형이라는 모양에 담겨있는 종교적 상징은 무엇일까? 이러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지난 연재에) 풀어보았다.(도판① 돔Dome 형식의 천개와 천개를 둘러있는 감실 도안. 천개는 연꽃이 만개한 모습인데, 감실 공간은 마치 연꽃잎이 둘러 핀 것처럼 배치됐다. 도판② 석굴암 원실의 도면. 본 법당은 거대한 여의주의 공간이 구현됐다.) 그럼, 이번 연재에서는 석굴암 내부
그가 가리켜준 대로 이 골목 저 골목을 한참 헤매 돌았다. 전형적인 인도풍으로 지어진 집들 사이로 판자촌이 나타났다. 아무리 계급층이 두꺼운 나라라고 하지만 좀 전의 풍경에 비하면 조악하기 그지없다. 그래서인지 으리으리한 집 저쪽과는 달리 골목길이 좁았다. 마주 오는 두 사람의 어깨가 닿을 듯 좁아지는가 하면 어느새 우마가 지나다닐 만큼 넓어지고는 했다.왈리 슈트라 쉼라가 사는 집은 어지러운 거리 구석 자리에 안쓰럽게 처박히듯 끼어 있었다. 판잣집은 아니었다. 흙으로 벽을 세워 필시 나무껍질이지 싶은 재료로 지붕을 얹은 집이었다.본
〈원문〉“아난아, 어떤 것을 세계전도(世界顚倒)라 하는가 하면 이 혹(惑)과 업(業)으로 분단(分段)이 허망하게 생기느니라. 이를 인해 계(界 : 공간)가 성립되고 천류(遷流)하여 머물지 아니하므로 이를 인해 세(世 : 시간)이 성립되느니라. 삼세와 사방이 화합하여 서로 곱하여(涉)져 변화하는 중생이 열두 종류를 이루느니라. 이렇기 때문에 세계가 움직임(動)을 인하여 소리(聲)가 있고, 소리를 인해 색(色)이 있고, 색을 인하여 향(香)이 있으며, 향을 인하여 촉(觸)이 있고, 촉을 인하여 미(味)가 있으며, 미를 인하여 법(法)을
자연지(自然智)는 보살도 10지와 묘각도에서 갖추어지는 지혜이다. 자연지를 갖추게 되면 여래장 연기의 원인과 과정을 알게 된다. 일체종지(一切種智)는 등각도에서 갖추어지는 지혜이다. 대적정문과 대자비문이 불이문을 이루었을 때 갖추어진다. 불지(佛智)는 묘각도에서 갖추어지는 지혜이다. 여래지(如來智)는 묘각도 이후에 정토불사를 행하면서 갖추어지는 지혜이다. 진여수행에 있어서 6바라밀과 생멸수행에 있어서 6바라밀은 제도의 목적과 방법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생멸수행의 6바라밀은 스스로 갖고 있는 생멸심을 분리시키는 것이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