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서)욕심이 생겼다는 얘깁니다. 욕심이 생겼는데 내가 항상 말을 하듯이 여기를 뛰어넘을 수 있다면, 자기 자신(自信)이 있다면 그것을 밀고 나가고 자신이 없다면 밀고 나가지 말아야 하겠죠. 이것이 자기 분수에 따라서 판단하고 정하는 것이죠. 그래서 판단을 할 때 처음에는 요기밖엔 못 디뎠는데 나중에는 저기까지 딛게 됐다 이겁니다, 지혜가 넓어져서. 그랬을 때 차츰차츰 뛰어야 되는 거지 이걸 한꺼번에 뛰려면 안 되니까 살면서 체험을, 조그마한 것에서부터 체험을 해 나가시라 이겁니다. 그러다 보면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담배는 고대 마야인들이 종교의식에 이용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구로 담배가 전파된 것은 1492년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아 인도의 반대쪽으로 떠났다가 우연히 발견한 아메리카 대륙에서 담배를 알게 된 후 부터이구요. 우리나라에는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고추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럽에서 초창기 흡연이 널리 보급되는 당시만 해도 담배의 긍정적인 측면이 어느 정도 인정되어 입냄새를 제거하거나 각성효과가 있는 것이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했지만, 그때에도 담배의 유해성은 여러 측면으로 사회문제가 되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조계종 명예원로의원 여산 암도 대종사가 주석하는 마하무량사는 전남 담양에 소재해 있다. 마하무량사 인근에는 16만㎡의 대나무 숲이 펼쳐져 있는 죽녹원이 있다. 대나무는 사철 내내 푸르고 곧게 자라는 까닭에 사군자 중 하나로 칭송받아왔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지조를 지닌 까닭에 수행자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에 이르길, “푸른 대나무가 청초하고 무성하니 고아한 군자가 바로 거기 있다”고 했다. 암도 스님이 담양에 마하무량사를 창건한 뒤 주석하고 있는 것도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이 시대의 부루나 존자로 칭송받고 있
조선 후기 민멸 위기에 놓인 차 문화를 중흥할 수 있었던 것은 초의 선사(1786~1866, 이하 초의)의 노력과 사대부들의 차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 비롯됐다. 이런 변화의 흐름은 당시 연경(현재 북경)을 출입하며 청의 문물에 관심을 가졌던 유학자로, 대개 초의와 교유했던 사람들이 주도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의 차에 대한 관심에 부응한 것은 초의가 만든 초의차인데, 이는 우리 차의 우수성과 자긍심을 심어 주었던 좋은 차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면, 초의는 어떤 연구 과정과 발심을 통해 초의차를 완성했던 것
춘삼월이 다 되었지만 동장군은 끝내 힘을 짜내어 눈보라를 불렀다. 곧 봄인가, 할 즈음이면 기가 막히게 또다시 추워지곤 하는 우리네 겨울. 그러나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이라면 저마다 긴긴 겨울을 이기는 방법 한두 가지 정도는 가슴에 담고 있는 법이다. 2월의 끝자락에 만난 지견 스님도 찬바람이 불면 불수록 힘을 발하는 비장의 무기가 하나 있다. 스님의 오랜 유년의 기억에서부터 살아 있는 추억의 맛.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좋아하지 않고는 못 배길 얼큰한 소울푸드, 겨울의 ‘김치진물국수’다.추울수록 좋은 국수“추울 때는 김치진물국수를 먹어
내가 나의 인생을 살아가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은 내가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을 때이다. 즉,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할 때까지이다. 걷기는 체중감량은 물론 갖가지 생활습관병의 예방, 치료에도 좋다. 그래서 많은 의사들은 만병의 치료제로 걷기를 권한다. 이러한 걷기의 신체적 건강 증진 효과는 한방이나 양방 구분이 없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이유는 다르다. 걸어서 좋은 한방효과, 양방효과 그리고 대체의학인 스본스도 효과를 알아보자.(서)양의학은 병 자체를 중요시한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증상과 의심되는 원인들의 연관성(associat
처음 성신여대 대학생 법회를 맡고 솔직히 많이 긴장했다. 출가하고 20여 년간 노보살님들만 만났지 대학생을 상대해본 일이 없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여학생들은 예민하지 않을까…’ 한아름 걱정을 안고 캠퍼스로 향했다.나름대로 준비한 명상과 교리 설명, 마음 나눔 등 한 시간여의 법회를 마무리하며 법우들한테 소감을 물어봤다. 다행히 긍정적으로 대답해준 덕분에 안도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뒤풀이 식사자리로 향했다. 그때부터가 고난의 시작이었다.“스님, 뭐 좋아하세요?” “좋아하는 색깔은요?”라는 물음으로 시작한 사석은 ‘스님의
내담자 승희(45·가명) 씨는 쏟아 부은 상담의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변화가 없었다. 분노 조절이 어려워 아이에게 던진 컵이 깨지면서 발바닥을 다쳐 절뚝거리며 상담실을 찾았다. “다쳤으니 병원에 가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내가 왜 이럴까요?”라는 말만 반복하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상담 경험이 많지 않을 때 만난 내담자였기에 너무 난감하고 어렵게만 느껴져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녀는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어야 했고 자신의 말만 옳다고 믿었다. 가족들은 가식적인 평화라도 지키려면 그녀의 말을 따르고 순종해야 했다.
경주는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다. 불자에게는 단순한 관광코스라기보다는 성지순례지다. 다양한 순례지 가운데 국립경주박물관, 황룡사지, 분황사로 이어지는 여정이 있다. 분황사는 넓은 황룡사지 옆에 숲과 담으로 둘러싸인 조그마한 사찰로 보이지만, 신라 최고(最古)의 사격을 갖춘 사찰 중 하나였다.분황사(芬皇寺)는 선덕여왕 3년(634)에 창건하였다. 우리나라의 위대한 스승인 자장 스님(590?~658?)과 원효 스님(617~686)이 계셨던 절이다. 자장 스님이 643년 당나라에서 귀국하자 선덕여왕은 스님을 분황사에 머무르게 하였다.원
지금 젊은 분들도 그렇거니와 애들서부터 어른까지 다 알아야 할 인생관, 인생이 어떻게 해서 자기한테 주어졌고 어떻게 조화가 돼서 돌아가는지 그것을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 화원의 꽃이 저렇게 한데 합쳐져서 조화가 이루어졌듯이, 또는 산의 고목이나 벌레 먹은 나무들, 짧고 긴 나무들, 풀 등도 각기 모습이 다 다른 것들이 같이 모여 있기에 조화를 이룬다는 것, 산골마다 물도 좋고 돌도 있고, 그 여러 모습들이 조화된 아름다움으로 우리들 눈에 비추어진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우리들의 삶에 대한 것도 역시 그와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는 날생글생글 싱그러운 봄의 시작우리내 마음에도 목탁 소리와 하께밝은 마음으로 정신을 깨워 봄을 잘 맞이해 봅시다
해인총림 해인사가 한국불교의 종찰(宗刹)로 불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국난극복의 염원이 담긴 팔만대장경이 있어서이기도 하고 엄정한 가풍이 살아 있는 선원(禪院)이 있어서이기도 하며 치열한 공부가 이어지는 강원(講院)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율원(律院)이다. 당당하게 총림(叢林)을 지키는 하나의 기둥으로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해인율원이다. 해인율원(海印律院)은 성철 스님과 함께 ‘봉암사 결사’를 주도했던 자운 스님의 원력으로 출발했다. 스님이 해인사에 ‘천화율원’을
지금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한마음 한뜻을 모아숭고한 애국정신으로 나라를 지켰기에 살아가고 있음을 기억합시다.
줄기세포는 특별한 종류의 세포로, 다른 종류의 세포들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줄기세포는 우리 몸의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 중 어떤 종류의 세포로든 변할 수 있는 ‘다목적’ 세포입니다. 이는 그들이 필요한 장소로 이동해 해당 부위에서 필요한 종류의 세포로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의 ‘다재다능한’ 세포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특징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이 다양한 조직과 기관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그 중 어떤 부분에서도 필요한 세포들을 생산하고 보충할 수 있
둘이 아닌 도리에 대해서질문 둘이 아닌 도리에 대해서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어렴풋이 이해는 가지만 확실히 몸과 마음이 각각 있는데 어찌 둘이 아니라 하시는 것인지요. 답변 우리가 항상 몸을 보시면 아신다고 그랬죠. 몸을 보실 때 공체죠. 간단히 말해서 공체로 우리가 살죠. 그런데 딴 사람도 공체란 말입니다. 딴 사람도 공체고 나도 공체고 전부 여기 있는 분들 다 공쳅니다. 공체고 공생이고 공심이고 공용을 하시고 사시고 또 공식으로서 우리가 들이고 내고 하는 것도 공식으로서 그냥 들이고 내고 삽니다. 그러니까 “모두 전체가 공해
“스님! 저희 식구들이 편안해졌어요.”“무슨 일이 있었나요?”“남편이랑 대화가 되기 시작했어요.”“그동안은 어땠는데요?”“결혼하고 처음에는 대화가 됐는데 언제부터인가 소통이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뒤로는 대화가 안 된다고 생각하고 시도하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명상공부하면서 제가 남편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나봐요.”“그랬더니 어떤가요?”“이제 남편과 대화가 되니 관계가 더 편해졌어요. 자녀들과도 대화가 편해졌어요.”“어떤 면이 달라졌나요?”“돌아보니 주로 제가 말을 거의 다 했던 것 같아요. 대화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짓지 않고 받기를 바라거나 짓고도 받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어리석음이다. 내가 지은 것이 나에게 돌아오는 것임을 알아야 지혜롭게 살 수 있다. 반갑지 않은 일이 닥쳤다 해도 그것은 하늘이 벌을 주려는 것도 아니고, 혹은 조상님들의 묫자리가 나빠서도 아니다. 지난날에 몸과 말과 생각으로 지은 업이 모두 씨앗이 되어 오늘의 열매를 맺게 한 것이다. 스스로 지은 게 나타난 것이니 원망하는 마음 갖지 말고 내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는 법문을 듣는다.부처님께서는 〈금강경〉에서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무릇 있는 바 상은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경꽤 오래 전 일입니다. 불교계 신문사 한 곳에서 경전 연재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때 신문사 측에서 제안하면서 특별히 내게 부탁한 것은 “제발 좀 어렵지 않게 써주세요. 쉽고 재미있게, 아셨죠? 꼭이요!”였습니다.문득 〈백유경〉이 떠올랐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백유경〉을 그리 꼼꼼하게 읽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굳이 〈백유경〉을 선택한 이유를 찾아보자면, 아주 짧디 짧은 내용이 98가지 실려 있고, 그 내용들이 전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설명하기도 쉬우리라는 어림짐작이었지요.
정말 우연이었다. 2010년까지 나는 경주 남산이란 곳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조계종스님들은 연수 교육을 종단 차원에서 연도마다 받고 있다. 한 해가 시작되는 연초에 교육 일정이 알려지면 이 중에서 한가지 교육을 신청해 받게 된다. 2012년 연수 교육 과목 중 경주 남산의 불교문화 답사가 있었다. 경주도 가보고 남산 주위를 돌아다니면 좋겠다 싶어 신청했다. 경주 남산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겠지만, 포교당을 운영하면서 마음이 답답하던 차에 ‘바람이나 쐬며 돌아다니면 좋겠다’는 마음이 먼저였다. 완전 턱이 빠졌다. 경주 남산을
한국영화 100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가운데서 반드시 꼽히는 불교영화라면 특히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1981)와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이 꼽힌다.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이 만든 〈만다라〉는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협업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작품으로 꼽힌다. 수행자로서 겪게 되는 번뇌와 만행의 과정에서 계율로 자신을 다스리려는 법운 스님(안성기 분)이 계율에 얽매이지 않고 무애한 해탈의 길을 구하는 지산 스님(전무송 분)과 맞닥뜨리며 품게 되는 고뇌를 영화는 법문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