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대로 가다가는 지구에 인간만 남는 거 아니에요?” 미세먼지 나쁨이라는 전광판을 보고 이런 저런 환경 문제를 이야기 하다가 아들이 내게 물었다. “그러게. 그런데 인간만 살아남는 건 불가능해. 인간은 다른 모든 생명체가 있어서 그 덕분에 살 수 있거든. 공생하고 있어서 다른 생명체가 사라지면 결국 인간도 살 수 없게 될 거야.” 평소 생명과 과학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다 어릴 적부터 엄마로부터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돼 있다는 불교적 생명관을 자주 들어왔던지라 아들은 금방 고개를 끄덕였다. 초등학생인 아들조차 지구가 걱정이다.
대학생 김 군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토요일만 되면 우울했다. 형편이 어려워서 매주 토요일마다 집 근처 카페에서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해서다. “남들은 주말에 친구도 만나고 놀러도 가는데 난 돈을 벌어야만 하다니”하며 부정적인 마음이 가득했다. 카페에 있을 때는 손님이 많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 어차피 시간당 급여를 받으니 손님이 적을수록 일하기도 편한 것이다. 그러다 명상수업 시간에 자애명상 등 마음을 내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모두의 마음은 연결되어 있고, 남을 축원하는 것이 곧 자신을 축원하는 일이라는 공덕에 대해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치고 하루에 한 번쯤 인쇄를 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또 책을 읽고, 신문을 읽으니 종이 없이 사는 하루를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집에서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들이 하루에도 몇 장씩 그림을 그리고, 관심 있는 곤충이나 희귀 해양 생물을 검색해 수시로 인쇄한다. 그러니 인쇄용지가 항상 묶음으로 준비되어 있다. 종이가 지천으로 있다 보니 귀한 줄을 몰랐다. 그래서 달력 뒷면이나 이면지 사용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종이나 휴지를 낭비한다 싶을 때면 어김없이 “종이도 생명이야. 나무였어”하고 말해준다.
‘항상 웃으시는 이.’ 이를 부처님 당시 사람들이 부처님을 부르던 하나의 칭호라는 것을 아는 불자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등으로 이어지는 부처님의 십대 명호보다 얼마나 정감있고 친숙한 이름인가? 이런 이름으로 부처님을 부르면 훨씬 부처님을 우리 곁에 가까이 모실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거룩하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라는 딱딱한 귀의의 말보다 “항상 웃으시는 부처님을 본받고 배우겠습니다”라는 말로 우리 가까이 부처님을 모실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항상 웃는 분’ 부처님의 칭호언제나 웃는 부처님을
조계종 포교원과 포교단체, 신도단체들이 구축한 포교전선에 금이 가고 있다. 신뢰 관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부설 사단법인 등에 대한 보다 정밀한 관리의 필요성이 높다. 그동안 불교계 많은 단체들은 대외적인 창구로 부설 사단법인을 만들어 활용해왔다. 조계종 포교단체를 보면 불교여성개발원은 사단법인 지혜로운여성을, 불교상담개발원은 자비의전화를, 포교사단은 좋은인연을, 국제포교사회는 문화나눔을 운영하고 있다. 신도단체 대표인 조계종 중앙신도회도 날마다좋은날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단체들이 사단법인을 부설하는 것은 명확하다. 대외적인 사업
지난 2월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산하 작가 모임 나우회 회원들과 도쿄 일원 박물관을 탐방할 기회가 있었다. 탐방 기간 중 필자를 당황하게 만든 곳은 도쿄 미나토구에 소재한 네즈 미술관이었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잘 정돈된 정원들 들어서니 누가 봐도 한국에서 건너왔을 석탑, 부도, 석등, 석주, 문인석, 석조 동자상들이 정원 장식물로 활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둘레를 산책하는 데만 20여 분이 걸리는 큼직한 정원에 한국에서 건너온 성보들은 제대로 서 있는 것들이 없었다. 본래 자리에서 해체해서 가져와 복원했으니 조합이 맞지 않았고, 접합
불교계가 자살예방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은 불교계와 자살예방사업을 공동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를 13년째 기록하고 있다. 하루 평균 34.1명이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심각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불교계의 국가 차원에서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불교계는 생명살림 운동 활성화와 불교 각 기관의 네트워크 협력을 통한 자살 예방사업을 펼쳐나갈 예정이다.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자살 위험에 빠진 이들이 많다. 10대와 20대, 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며, 노인자살률
(사)불교학연구지원사업회가 진행했던 ‘불교소장학자 지원사업’이 올해 제15회 공모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마지막 지원사업 수상자로는 방정란 박사(독일 함부르크대)가 번역부문에서 이름을 올렸다. 박사논문 지원은 해당자가 없어서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 2023년까지 미출간된 박사논문·번역물들에 대한 출간 작업이 끝나면 지원사업은 최종 완료된다.2004년부터 시작된 불교소장학자 지원사업은 박사학위논문 지원과 번역 부분으로 나눠 진행돼 왔다. 현재까지 박사학위논문 19명, 번역 19명 총 38명이 지원사업의 수혜를 받았다.지원사업의
지난 10월 3일 제주 관음사 관음굴에서 60대 남성 K씨가 쓰러졌다. 이를 발견한 관음사 신도 임인숙 씨(불교자비원 前재가복지센터장)와 조은성 씨(관음사 관음자비량합창단장)는 신속한 대처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이 남성을 살렸다.이들은 사고가 발생되기 불과 몇 주 전 관음사에서 배운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을 떠올리며 응급처치에 들어갔다. 그 후 119구급대원이 도착했고 병원으로 이송된 이 남성은 곧 깨어나 안정을 취했다.사실 우리나라에서 심장마비 사고는 흔한 질병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심장질환과 관련
아미타불의 사십팔원 가운데 세 번째로 ‘동진금색원(同眞金色願)이 있다. 이것은 모든 중생이 차별 없이 무상복락을 이루어 달라는 발원을 담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온통 통일에 대한 기대감에 마음이 들떠있다. 남북으로 갈려 대치 상태에 있는지 70년이 다 되어 비로소 통일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우리에겐 과거 수많은 통일의 조짐이 보였었다. 1972년 이후락 前 중앙정보부장이 밀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고 돌아온 후 서울과 평양서 동시에 공동 성명이 발표됐다. 이때도 온 나라가 통일이 된 것처럼 통일 열기로 가득했다
얼마 전 한 일간지에 학교 내 명상 제도화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는 명상을 공부하는 초등학교 교사들의 모임 소개와 학급에서 적용해본 사례, 앞으로의 과제 등이 실렸다. 수행의 종교로서 명상을 주도하는 불교계가 눈여겨볼 만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기사에서 ‘걷기명상’을 처음 접해본 초등학생들의 소감이 눈길을 끌었다.한 학생은 “천천히 걷다보면 관찰력이 좋아지고, 관찰력이 좋아지면 못 볼 것을 볼 수 있네. 천천히 걷다보면 안정이 찾아오고, 안정이 찾아오면 나쁜 생각은 없어져 버리네”라는 걷기명상 소감을 남겼다.초등학생
세상 구석구석의 변화 속도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신문, 방송과 같은 미디어의 세계도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의해 엄청난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수세기 동안 주류 미디어로 자리해온 종이신문이 독자 감소로 경영 위기에 처해있는가 하면, 텔레비전은 낮은 시청률로 미디어로서의 영향력과 수명을 낙관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신문과 방송 중심이었던 미디어 세상이 인터넷 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1인 미디어, 소셜미디어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미디어의 지각변동으로 인하여 언론은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을 담보할 수 없게 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의 지정이 제2000호에 이르렀다. 조선시대 김홍도가 57세 때인 1801년에 그린 8폭 병풍 중 한폭인 ‘삼공불환도’가 보물 제2000호의 주인공이 됐다. 불교문화재가 지정되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보물 지정 제2000호는 축하할만 한 일이다.문화재의 종류는 유형문화재·무형문화재·기념물·민속문화재로 나뉘며, 국보와 보물은 유형문화재 중에서 지정한다. 보물은 유형문화재 중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을 중심으로 지정하며 인류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그 가치가 크고 드문 것은 국보로 지정한다.문화재청에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10월, 노인의 달에 불교계는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고, 노인복지를 위해 힘써온 이들과 단체의 공을 치하해왔다.조계종 광진노인종합복지관은 노인의 날과 개관 15주년을 기념하는 ‘2018 행복나눔 희망광진 한마음 대축제-9988해피투게더’를 개최해 복지관 어르신들과 지역주민 만남의 장을 마련한다. 10월 12일 오후 1시 광진광장서 열리는 이날 축제에서는 모범어르신 및 직원을 표창하고 장학금을 전달하는 한편, 축하공연과 주민가요제, 홍보부스 등을 운영한다.천태종 강북노인종합복지관도 지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선거가 다소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원행 스님이 선출되면서 원만하게 회향되었다. 이번에 총무원장에 당선된 원행 스님은 행정학 박사로서 다양한 수행이력을 바탕으로 금산사 주지, 중앙종회 의장, 중앙승가대 총장, 나눔의 집 원장 등을 역임해 이론과 실천적 경험을 겸비한 종무행정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종도의 한 사람으로서 심심한 축하와 더불어 몇 가지 당부와 소망하는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모두 4명의 스님이 출마했으나 3명이 중도에 사퇴함으로서 선거인단의 지지율이 과반수를 넘기느냐의 여부를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이 선출이 완료됐다. 조계종 24개 교구본사는 9월13일부터 17일까지 교구종회를 열고 선거인단과 예비선거인단을 선출했다. 이를 통해 240명의 교구별 선거인단이 구성됐다. 중앙종회의원까지 합쳐 총 318명의 선거인단이 꾸려진 것이다.하지만, 이번 선거에도 비구니 스님들은 배제됐다. 교구 선거인단 명부에 따르면 비구니 스님들은 240명 중 22명이었다. 비구니 중앙종회의원까지 합치면 32명, 10%에 달하는 수치다.24개 교구 중 8곳(직할, 신흥사, 불국사, 해인사, 범어사, 고운사
조계종 총무원 前 기획실장 일감 스님이 기고문을 보내왔다. 스님은 최근 언론보도와 사정당국 조사를 통해 드러난 전통사찰 방재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한 반성의 필요성, 또한 이를 빌미로 前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 대한 수사를 주장하는 일부단체 등에 대한 객관적인 견해를 당부했다. 기고문 전문을 싣는다. 어느 해보다 무더웠던 여름도 서서히 지나가고 가을 향기가 나기 시작한다. 조석(朝夕)으로 맺히는 서리와 이슬을 보며 자연의 무상함을 느끼고 마치 폭풍처럼 몰아친 지난 몇 달간의 과정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근거라고는 찾아볼 수
지난 8월 초 ‘다워니 스님’ 카툰을 그리는 서주 스님의 페이스북에 2장의 일러스트와 “이러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오른쪽이 제 그림이고, 왼쪽은 다른 분이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그림입니다. 보시다시피 저작권을 밝히는 Dawonyee도 지우고 주변에 채색을 하는 등의 편집을 했습니다. 꽤 오래전에 작가들의 저작권을 존중해주시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적어도 작가에게 사용가부를 먼저 물어보는 것이 먼저고 불가한 경우라면 출처를 반드시 밝혀달라는 내용입니다.”중국 네티즌으로 보이는 도용자는 서주 스님의 그림에 서명도
사전에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 6개월 차를 맞았다. 6개월간 전국에서 4만3000여 명, 서울지역에서 2만5000여 명이 연명의료 중단을 사전에 신청했다.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이중 불치병의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인공호흡기 등에 의존한 연명치료로 생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 중 일부는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연명치료를 받고 있다.연명의료결정법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도입된 법이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 10월부터 생전에 연명치료를 받지
8월 14일 서울 종로구 전법회관 지하 선운당에서는 불교계 첫 사찰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불광사 노동조합이 그 것이다.불광사는 현재 창건주 권한이 있는 前회주 지홍 스님(조계종 포교원장)과 일부 신도들과의 갈등이 불거진 사찰이다.이날 노동조합 결성을 알린 재가종무원들은 신도들의 사찰 점거와 감시, 심지어 폭행으로 인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고 밝혔다.개별 사유를 떠나 불광사 종무원 노조의 탄생은 조계종 사찰에서 그동안 노동조합이 없었단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사찰에서 재가종무원은 보통 출가자로 구성되는 임기제의 교역직 종무원과 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