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지원중 두 번째로 1987년에 개원 대웅전, 제주지역 기후에 맞춘 건축양식 해수관세음보살상, 영탑공원 등 조성 ? ? 해수관세음이 굽어보는 그 자리에 가부좌를 튼다. 저 멀리 하루 일을 마친 노을이 삶에 지친 우리를 다독이듯이 발그레 온 몸을 물들인다. 영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노을풍경에 번뇌 망상을 내려놓으라는 의미일까. 한마음선원을 창건한 대행 큰스님이 이곳에 해수관세음보살을 봉안한 뜻일 것이다. 괴로움에 빠진, 하루를 힘들게 사는 이들에게 다시금 ‘주인공’을 재발심 할 수 있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 ? 한마음선원 제주지원의 이 같은 원력은 언제부터 였을까. 섬지역 특성상 무속과 불교가 습합된 제주불교. 아직도 법당 안에는 불상과 산신?칠성탱화가 공존하는 곳,
성산일출봉 기암들 신장처럼 가람 수호 1934년 일제강점기 창건…수차례 개명 지역 토속 문화와 결합된 자취 곳곳에 “동으로 일출봉이 우뚝 솟아 천하 절경을 만들었고, 서쪽으로는 말미오름을 안산으로 삼았도다. 그 가운데 성지가 있으니 그 이름이 일출봉 동암사이다. 좌우에는 바다 건너 우도(牛島)의 십경(十景)은 수리(數里)에 끊었고, 남으로 기울어진 섭지코지는 신양(新陽)의 동리를 몇 번이나 둘렀으니 규봉의 허리가 돌을 기대 얹고 태평양의 넓은 바다가 구름을 흔들도다.”〈일출봉 동암사 대웅전 상량문 중에서〉 성산일출봉 정상에 섰다. 짭조름한 바다바람과 제주 해녀들의 숨비 소리가 온몸을 휘감는다. 애달프게 느껴진다. 외지인들에게 늘 손짓하던 신비의 섬, 사람들이 마음으로 그리던 미지의 세계는 소처럼 온
1981년 혜인 스님이 원력 불사 시작 대적광전은 단일 법당으론 최대 규모 2006년 템플스테이 사찰로 지정 2009년 중증 장애시설 ‘자광원’ 개원 5월은 제주도의 관광 성수기이이다. 녹음이 우거지고 들판엔 야생화로 울긋불긋 하다. 천천히 쉬면서 봐야 제주는 더 곱다. 서귀포시 대포동에 위치한 약천사(주지 성원 스님)는 제주도에서도 남쪽에 위치해 더욱 따뜻하다. 세월호 여파로 수학여행객의 급감함에도 불구, 5월 10일 찾아간 도량에는 중국 관광객들로 붐볐다. 많게는 하루 5천여명의 관광객과 참배객들이 몰려드는 약천사는 제주 관광객 1천만 시대를 여는데 큰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최근 관광객 대상의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성산일출봉이 36.7%로 1위, 그 다음은 한라산 이 12.6% 를 차지했다. 약
해인사 2대 강주 명봉 스님이 창건 철저한 참선 수행 가풍 이어져 법당·요사채 뿐인 소박한 절 붉은 바위 가에 잡고 온 암소를 놓게 하시고 저를 아니 부끄러워하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향가인 에 나오는 이야기다. 신라 성덕왕 재위 무렵 강릉태수로 부임해 가는 순정공이 부인 수로가 천길 절벽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에 반해 누가 꽃을 꺾어 줄 사람이 있는가 물어본다. 모두 망설이자 마침 지나가던 견우 노인이 이 노래를 부르며 수로부인의 허락을 기다려 꽃을 꺾어 따온다.?이 꽃이 바로 철쭉이다. 이 노래에는 절세가인인 수로가 초라한 늙은이에게서 꽃을 받는 것을 부끄럽게 여길까봐 걱정하는 노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 전국의 산에서 돌아가며 철쭉 잔치가 펼쳐진다.5월산의 주인공은
634년 백제 왕사 묘련이 창건한 고찰 ‘개암’ 이름은 우금바위 전설과 관련 ‘마음여행’ 주제로한 템플스테이 인기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하는가 천 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라 -매창의 이화우(梨花雨)중에서 조선시대 3대 기생이자 부안 출신의 여류시인인 매창이 연인 유희경을 떠나보내며 지었다는 '이화우(梨花雨)'는 비가 오는 것처럼 떨어지는 배꽃과 꽃비를 말한다. 비록 배꽃은 아니지만 전북 부안의 개암사를 찾아가는 길에는 이화우와 버금가는 봄꽃의 여왕인 벚꽃 터널을 만날 수 있다. 운이 좋아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기라도 한다면 봄꽃비도 구경할 수 있다. 엄동설한에도 꽃을 피운다는 매화는 절개의 상징이기는 하지만 쉽게 구경
선운사는 강학 및 수선, 삼장 지장도량 지장보궁 등서 주말마다 철야정진 동백은 시어와 노랫말로 많은 인기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시방도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미당 서정주의 시 ‘선운사 동구’〉 지금 사방천지가 봄꽃 타령이다. 산수유, 매화, 벚꽃 수많은 봄꽃 중 압권은 역시 붉은 동백을 빼놓을 수 없다. 봄 하면 빠질 수 없는 동백꽃을 만나러 봄 길을 따라 선운사에 당도했다. 꽃 한송이가 피워지기 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기다림이 존재하지만, 그 피워진 아름다운 꽃을 보러 가는 시간은 참 짧다. 그리고 쉽다. 인간이 자연에게 미안해야 할 것 같다. 선운사의 동백꽃을 보려면
홍매, 청매 등 1백여 매화나무 서생 통일신라시대 창건 후 폐허, 1980년대 중창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 촬영 전남 순천 금둔사에 진분홍빛 홍매화가 피었다. 금둔사에는 매년 봄날이면 홍매, 청매, 백매 등 삼색 매화가 흐드러진다. 이렇게 다양한 매화가 피는 사찰도 드물다. 매화는 살을 에는 겨울 추위를 겪지 않으면 향기를 뿜어내지 못한다. 그래서 인고의 상징이다. 모진 시간을 견디고 세상에 다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나온다. 하나둘 늘어난 금둔사 매화나무는 현재 100여 그루에 이른다. 납월매라고도 하는 납매 6그루는 금둔사의 또다른 성보(?)다. 납월은 음력 섣달을 의미하는데, 납매는 이때부터 피기 시작한다. 엄동설한에 몸이 움츠러드는 양력 1월 말부터 3월까지 연분홍빛의 자태
산내암자 윤필암·묘적암 사이 위치 머리에 연꽃 문양 새긴 독특한 양식 백진 모친 위해 중창했던 미륵암 터 경상북도 문경시 산북면 사불산 자락. 마애불을 찾아가는 길은 실개천으로 시작됐다. 전두리, 마을 어귀 실개천엔 아직도 마른 갈대들이 서있다. 봄기운이 완연했지만 풍경엔 아직 겨울이 있었다. 꽃들도 아직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사불산에 이르자 일 년 내내 꽃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었다. 머리에 연꽃을 꽂은 부처님이 계셨다. 대승사 마애여래좌상(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239호)이다. 머리에 연꽃 꽂은 부처님 고려 시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승사 마애여래좌상은 대승사에서 약 2km 쯤 떨어져 있다. 대승사의 산내 암자인 윤필암과 묘적암 사이에 있다. 가깝기로는 윤필암에 가깝다.
안성 비봉산 자락 두 기의 마애불 마애불과 절 정확한 사료 없어 시인 조병화 시 ‘굴암사’ 남겨 “옛날 송전공립보통학교 1학년 때 / 처음으로 원족을 갔던 굴암사, / 사푼사푼 잘도 올라갔던 생각이 / 다시 찾아든 산길 / 하두 험하고 가파라서 쉬엄쉬엄 오르매 / 옛날은 까마득하다 / 허이허이 오르는 산길 / 절은 하늘 위에 있다 / 아, 어머님, 어머님은 너무나 높은 곳에 계십니다 / 할 때, 한 소년이 사푼사푼 내곁을 앞질러 오른다 / 나를 힐끗 뒤돌아보며.” 시인 조병화의 시 ‘굴암사’이다. 궁금한 절, 굴암사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진현리. 자그마한 산, 비봉산 자락엔 두 기의 마애불상이 나란히 모셔져 있다. 굴암사 마애여래좌상(안성향토유적 제11호)과 굴암사 마애선각좌불
부조·환조 혼합 형태의 마애불 천연 암벽에 몸체, 그 위에 얼굴 얹어 후사 없던 선종 불사 후 후사 이어 그저 산의 한 편이던 바위에 법의(法衣)를 새기고 그저 세월의 두께였던 바위에 두 손을 빚으니 바위엔 ‘마음’이 깃들고, 언젠가는 오신다는 미륵의 얼굴 그 마음 위에 올리니 이제는 불(佛)이라, 바위 품었던 산도 이제는 그저 산이 아니라 도량이네.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보물 제93호)과 용암사다. 꿈에서 시작된 불사 아스팔트 도로 바로 곁에 일주문이 서있다. 장지산용암사. 마치 영화 ‘해리포터’의 한 장면처럼 순식간에 다른 세상을 만난다. 대웅전과 종각, 요사채, 건너편 삼성각. 작은 도량의 마당을 지나 산길을 몇 발작만 오르면 천 년의 세월이 다가온다. 작은 산기슭
덕주공주 마애불 모시고 덕주사 세워 마애불은 그리운 오빠 모습 그려 마의태자가 세운 절과 마주보는 형국 주지 스님 “전국 제일 친절한 절” 발원 충청북도 제천시 한수면 월악산 남쪽 기슭에는 높이13m의 거대한 마애불이 모셔져 있다. 덕주사와 덕주사마애여래입상(보물 406호)이다. 덕주사의 전설, 덕주공주 신라의 마지막 임금 경순왕은 자신의 나라였던 신라를 왕건에게 넘겨준다. 신라의 다음 임금의 자리에 앉을 수도 있었던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는 아버지 앞에서 울분을 토했지만 기울어버린 국운을 되살릴 수는 없었다. 태자는 누이 덕주공주와 함께 망국의 아픔을 품고 금강산으로 길을 떠난다. 마의태자 일행은 길을 가던 중 문경군 마성면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는데, 그날 마의태자는
고려시대 승군활동 대규모 사찰 ‘고려초 마애불’ 입증 보물 지정 진신사리석탑 등 도심 속 ‘보궁’ ‘인덕원’ 운영 등 복지불사 산실 서울 삼각산 삼천사 마애불님 태어나서 코가 뭉개지도록 수행만 했을 텐데 아직 닦아야 할 무엇이 있다는 건지 반쯤 눈감고 무량무궁한 명상에 잠겨 계시다 - 시인 홍사성 ‘염화미소를 읽다’ 중에서 갸름한 얼굴에다 도톰한 눈두덩과 가는 눈. ‘다 똑같이 생긴’ 다른 불상과는 사뭇 달랐다. 1000년이 훨씬 넘는 세월에 그 앞에선 중생들의 간절한 기도를 저렇듯 자애로운 표정으로 받아냈으리라. 북한산에는 다양한 마애불이 있다. 그 중 은평구 진관외동에 위치한 삼천사의 마애불은 북한산에서도 몇 안 되는 고려시대 초기 마애불이다. 북한산에
대운산 휴양림 있어 천혜의 자연환경 오행원리 맞춘 황토방…한약재도 깔아 현대 시설 갖춘 휴식형 템플스테이 인기 울산시 울주군 대운산 국유림에 ‘치유의 숲’이 올해부터 본격 조성된다. 울산시는 대운산 일원 724㏊의 국유림에 국비 54억5천만원을 들여 2015년 완공 목표로 치유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해까지 기본설계 수립 용역을 완료하고 올해 초 사업설명회, 실사설계를 거쳐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조성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치유의 숲에는 치유지구, 건강지구, 명품 숲 체험지구, 녹지보존지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치유지구에는 치유센터와 편의시설, 건강지구에는 체력단련장과 건강숲길, 명품 숲 체험지구에는 숲 체험장과 삼림욕장, 녹지보존지구에는 야외쉼터와 전망대 등이 각각 설치
동산 스님 등 근현대 선지식 주석 봄·가을 1년에 두차례 산사음악회 열어 경남 합천에 위치한 청강사는 아담한 절이다. 특이하게도 사찰이 몇 개의 큰 바위사이에 터를 잡았다. 바위가 먼저고 절이 뒤에 오는 느낌이 든다. 창건주인 청강 거사 부도는 구형 돌 2개를 사이에 넣어 쌓았다. 정교하지 못한 것이 외려 정겹다. 절 입구 400∼500백년 된 정자나무 10여그루는 사시사철 색의 잔치를 열어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한다. 2월 10일 찾은 청강사에는 남도인데도 눈발이 날렸다. 고지가 높아서다. 입구에 들어서자 오른쪽에 수십개의 장독이 보인다. 주지 혜광 스님이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 간장들이다. 겨울이라 인적도 없고 을씨년 스러웠지만 청강사는 4월이 되면 국보급 풍광을 자랑할 정도로 아름답다. 특
2008년 목조양식의 지장전 중창 힐링스테이 1박2일 코스로 매달 운영 ‘북카페’ ‘찜질방’ ‘힐링센터’갖춰 1997년 중국불교계서 지장보살로 추앙받는 신라왕자 김교각 스님(696-794년)의 기념관이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율석리 백천사에 건립됐다. 사찰 경내에 연건평 1백 40여평의 ‘지장왕보살 김교각스님 기념관’을 1년 6개월의 공사 끝에 완공한 것이다. 스님의 기념관이 세워지기는 한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곳에는 스님이 남겼던 그림과 글씨, 족적, 신발, 모자 등 2백여점이 전시됐다. 특히 김교각 스님 생존 당시 쓰인 것으로 추측되는 희귀경전도 선보였다. 이들 유품 대부분은 스님이 주석했던 중국 안휘성 구화산 화성사가 기증한 것이다. 백천사 주지 무구 스님은 김교각 스님 탄신 1천 3백
달마대사 수행처 숭산 소림사서 이름 유래 임진? 정유재란 당시 의승병 지휘소 역할 보광전 속 ‘또 하나의 닫집’ … 조각미 화려 ?익산 함라산 숭림사를 찾아 가는 길은 마치 오래전에 떠난 고향집을 다시 찾아 가는 듯 설레임과 편안한 마음이 든다. ?해탈교 건너 700m 남짓 양옆으로 도열한 듯 줄지어 서있는 벚나무, 은사시 나무, 굴참나무 사이를 열병하듯 걷노라면 눈꽃나무 사이로 숭림사 전각이 눈에 들어온다 ?제일 먼저 일주문이 보이고 눈모자를 쓰고 고개숙인 대나무들이 순례객을 반겨준다. ?숭림사라는 절 이름이 참 재미있다. 달마대사가 중국의 숭산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수행한 고사를 기리는 의미에서 숭산(崇山)의 숭(崇)과 소림사 (少林寺)의 림 (林)자를 따서 숭림사라 했다고 한다. ?숭림사
천불전, 무량수전, 약사여래불 등 ‘눈길’ 웰빙템플 명성…찜질방, 건강 밥상 제공 기도객 위주로 이틀 전 예약 후 이용 가능 초기 불교의 절에는 찜질방이 있었다고 한다. 황토벽을 발라 잘 다진 방을 만들고 불을 지펴, 몸을 지지고 땀을 흘렸다. 말 그대로 찜질방인 셈이다. 최근 발간된 (불광출판사 펴냄)의 저자 원영 스님은 스님들이 생활하는 승원의 초기 모습을 이렇게 전한다. 요즈음은 절에서 찜질방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그래도 신도들의 건강을 위해 찜질방을 만든 곳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치악산 자락의 강원도 횡성 불토사다. 약사여래도량답게 7년전 중창 불사를 하면서 주지 지성 스님이 황토방을 만들어 놓았다. 물론 기도목적으로 찾아온 불자들에게만 무료로 제공된다.
신라 혜공왕 5년(769) 진표율사가 창건 범상치 않은 기운 뿜어내는 수바위 일품 가을이면 단풍 형형색색으로 절집 포위 “마음의 흙먼지를 잊어먹을 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 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중략)늙은 절 한 채 그 절집 안으로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그 절집 형체도 이름도 없어지고…(중략)인간의 마을에서 온 햇볕이 화엄사 앞마당에 먼저 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암사 내사랑, 찾아가는 길은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 안도현의 시 ‘내 사랑, 화암사’중 일부다. 물론 이 시의 주인공은 전북 완주 화암사(花巖寺)다. 그런데 만일 안도현 시인이 강원 고성에 있는 화암사(禾岩寺)를 눈내리는 겨울에 찾았다면, 아마도 이렇게 읊조리지 않았을까? “경내 풍경소리 천년을 울려 날 짐승
고려시대 최고석탑… 국보 8각 9층탑 스님들 오가던 옛 길, 선재길 조성돼 성보박물관, 5백여 점 유물 소장 오대산은 예로부터 눈이 많기로 유명하다. 10월 중순이면 첫눈이 내리고, 툭하면 대설이 쏟아진다. 선재길은 거의 평지라 걷기에 부담이 없어 좋다. 선재길 출발점은 월정사 부도밭 위에서 시작된다. 매표소를 지나 200m쯤 도로를 걸으면 월정사 일주문이고, 거기서부터 다시 그 유명한 월정사 전나무숲길이 시작된다. 그 길을 따라 걷다가 전나무숲길이 끝나면 바로 월정사다. 월정사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바로 국보 팔각구층석탑이다. 그 앞에는 석조보살좌상이 아름다운 미소를 살짝 머금고 있다. 월정사는 자장율사가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 창건한 했는데 전나무 숲길과 함께 사찰 내
‘비슬산소재사’ 돌계단 끝에 서있는 일주문의 현판이 산자락에 걸린 듯 보인다. 비슬산(琵瑟山), 소재사(消災寺). 현판을 올려다보고 있으니 또 다른 세상 앞에 서있는 듯하다. 산 이름도 그렇고, 절 이름도 그렇고 모두 다른 세상이다. 거문고를 타고 있는 산에, 재앙이 소멸되는 도량.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이 문 앞에서 이름을 달리 한다. 어느 산문이든 걸어온 길을 잊고 들어서야 하는 것이기에 그 들어서는 발걸음이 늘 새로웠던 것인데, 너무도 다른 세상의 산명과 사명은 오히려 걸어온 길을 낯설게 했다. 비슬산 기슭, 비슬산자연휴양림 안에 자리한 소재사다. 소재사는 일주문을 지나면 도량이 한 눈에 들어온다. 풍경(風磬) 소리 하나 없다. 깔아놓은 자갈 위로 발자국 소리만 따라온다. 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