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님과 고려시대 고승의 사리가 100년 만에 환지본처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조계종 문화부와 문화재청은 2월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해 미술관 소장하고 있는 사리 및 사리구의 환지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이날 협상을 통해 양측은 사리는 불교의 성물로서 올해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조계종에 기증키로 했다. 사리구는 상호 교류 전시 및 보존처리 등을 위해 임시대여하기로 했다. 보스턴미술관에 소정된 사리구의 정식 명칭은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로, 원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던 14세기 고려시대 불교문화의 정
1월 20~28일 동국대 전 이사장이자 조계종 법계위원장 법산 스님과 인도 순례를 다녀왔다. 2001년 11월, 부처님 전에 금강경 10만독을 발원한 법산 스님이 최근 7만독을 성만하면서 이뤄진 자리다. 이번 순례가 뜻깊었던 것은 해성 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연화원 장애인불자들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법산 스님은 장애인불자들과 남다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동국대 정년퇴직 후 15년이 넘는 지금까지 매월 둘째 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사회복지법인 연화원에 방문, 장애인불자들과 함께 금강경을 읽으며 부처님법을 전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불자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날, 아버지가 장례식장에 나타났다. 집을 나간 뒤 몇 년 만에 찾아온 아버지를 본 순간 언니는 “엄마가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하다가 떠났는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여길 와! 이렇게 된 건 다 당신 때문이야. 당장 나가~!”라고 소리쳤다.언니는 아버지에게 삿대질을 해가며 악을 썼다. 허망하게 어머니를 떠나보낸 슬픔과 원망이 모두 아버지에게로 쏟아졌다. 나 역시 갑자기 찾아온 아버지가 조금도 달갑지 않았다.내가 어린 시절, 아버지는 술과 노름에 빠져 지냈다. 노름으로 돈을 잃은 날이면 어김없이 술에 잔뜩 취해서
안녕하십니까. 현재 ○○대학교 불교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입니다. 동아리 회장으로 동아리를 꾸려가며 생겼던 갈등을 불교의 관점으로 해결하고 조율해 나갔던 경험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동아리 화합을 위해 행사를 진행할 때 입을 옷을 구매하고자 하려하는데 갈등이 생긴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동아리 단체티를 사려고 하는데 두 친구가 다른 의견을 가져 첨예한 갈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친구는 여름에 잘 입을 수 있게 통기성이 뛰어난 기능성 티를 하자고 주장했고, 다른 친구는 사계절 안에 잘 받쳐 입기 좋은 면티로 하자고 주
국민들의 뜻을 대신해 의견을 모으고 결정해서 실행할 대표를 뽑는 총선이 다가온다. 지역사회, 광역사회, 국가, 지구촌의 내일에 영향을 미칠 나의 대행자를 뽑는 중요한 일이다. 붓다와 조사들의 가르침을 적용하려 노력하는 불자(승려, 신도)들은 어떤 사유를 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할까?말이 말씀이 되고 가르침이 되고 좀 높여 경(經, sutra)이 되고 전(典, canon)이 된다. 말로 하면 흩어지니 글로 썼다가 지운다. 그림으로 그리면 글 몰라도 조금 알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이래저래 바뀐다. 그래서 흩어버린다. 돌가루 긁어내
수년간 ‘문화재’ 정책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의 사례로는 1월 25일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5월에는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바뀐다. 배경은 지난해 5월 제정된 ‘국가유산기본법’이 제정되어 ‘문화재보호법’을 대체하기 때문이다. 국가유산기본법의 제정은 2022년 ‘문화재(文化財)’ 용어를 공식 폐기하고 세계적인 흐름에 맞게 ‘유산(遺産, Heritage)’으로 전환하고 국가의 유산으로 ‘자연’, ‘문화’, ‘무형’으로 정립하기로 한 결정이 배경이다. 앞서 2021년에는 ‘국보 1호 숭례문’ 등의 관리번호를 폐기하고 ‘국보 숭
2020년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불교계에 황교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명의의 선물이 도착했다. 선물을 열어본 스님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안에는 소고기 육포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황교안 대표가 사과했지만, 평소 독실한 개신교인으로 알려져 있어 비판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2024년 1월 똑같이 설 명절을 앞두고 이번엔 윤석열 대통령이 불교계에 보낸 선물이 문제가 됐다. 선물은 차례용 백일주, 유자청, 잣, 소고기 육포 등으로 구성됐는데, 불교계를 위해선 특별히 아카시아꿀, 유자청, 잣, 표고채를 준비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하 조계종복지재단)이 교구별 복지재단 운영 지원을 통해 지역사회 불교사회복지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조계종복지재단은 1월 29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복지재단 미설립 교구본사를 대상으로 법인 설립을 추진, 교구를 중심으로 하는 복지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재단의 계획은 조계종 37대 집행부 핵심사업 중 중점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조계종복지재단에 따르면 현재 재단이 위탁하고 있는 복지시설은 전국 185개소다. 이중 100여 개의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재단에서 직접 담당하며
우리집 작은며느리는 성품이 바르고 참한 사람이다. 성격이 활달하고 급한 나와 달리, 며느리는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정을 지녔다. 나는 며느리와 도란도란 어울리며 좋은 고부사이로 지내고 싶어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였다.처음에는 나의 바람대로 며느리 역시 내게 살갑게 대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명절날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며느리와 작은 갈등이 생긴 후부터 조금씩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나는 음식을 만드는 며느리를 보고 우리집에서 해오던 방식대로 만드는 게 좋겠다고 알려주었다. 그런데 며느리는 요즘은 다들 이렇게 한다면서
“K-명상 보급으로 국민정신건강 치유 나서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올해 중앙신도회 임원단 신년하례에서 당부한 말이다. 이 당부의 저변에는 ‘명상 포교’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교포교는 시대에 따라 그 방편을 달리 하는 것이 당연히 옳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국민정신건강 치유를 위해 명상을 보급하는 것은 부처님 법에 맞는 여법(如法)한 포교 방편이다. 부처님이 행한 전법교화의 목적이 중생구제에 있기에 그러하다. 한국은 불명예스럽게도 자살률 1위 국가다. 사람들이 불안한 마음을 벗어나기 힘든 사회라는 의미다. 종교
붓다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고통의 바다로 묘사하며, 삶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서 성스러운 진리 ‘고성제(苦聖蹄)’라고 말씀하셨다. 성스럽다는 것은 그만큼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트레스와 마주할 것인가! 회피할 것인가! 고통을 거부하고도 벗어날 길이 있다면, 우리는 아마 피하는 것을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최근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했고, 정부는 그 시점을 고심한다는 뉴스가 있다. 이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다섯
최근 가장 많이 변화를 시도하는 불교 종단을 꼽자면 단연 ‘태고종’이다. 태고종의 변화를 이끄는 주인공은 총무원장 상진 스님이다. 상진 스님은 취임 초부터 초도순시를 통한 내부 소통과 지자체장, 정재계 인사 등과의 회동을 통한 종단 외연 확대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취임 후 처음 진행한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앞으로의 종책 청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정확한 자기비판을 바탕으로 한다. 상진 스님은 태고종이 시스템이 아닌 임기응변식 종책을 펼쳐왔음을 지적했고,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국내에서만 활동해 왔음을 꼬집었다. 문제점을 알기에
‘출가절벽’ 현상은 불교계에서 낯선 말이 아니다. 최근 10년 사이 출가자는 감소가 아닌 급감 수준이다. 2012년 212명이었던 출가자는 2022년 61명으로 무려 71%가 줄었다. 코로나 시국임을 감안하더라도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했던 한 해 출가자 100명 선이 무너진 것은 충격일 수 밖에 없다. 이에 조계종은 지난해 종단 기구인 ‘출가장려위원회’를 출범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출가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 조계종 교육원장 범해 스님은 1월 2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출가장려 사업 확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뜻을 밝혔다. 새
박물관 굿즈를 좋아하는 후배 기자는 종종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온라인 상품관을 둘러본다. 후배 기자를 사로잡은 상품이 있어서인데, 2023년 뮷즈 공모 당선작인 ‘취객선비 3인방 변색잔 세트’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인 ‘전 김홍도 필 평안감사향연도’를 활용한 것으로 잔에 차가운 술이 담기면 선비들의 얼굴이 붉게 물든다. 상품에 위트가 있다 보니 연일 매진 행렬이라고 한다. 물론, 후배 기자는 오늘도 구매에 실패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 내놓는 굿즈의 지난해 매출액이 1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거룩하신 부처님,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길을 떠나라는 가르침을 큰 원력으로 삼겠습니다. 사부대중이 함께 매일매일 정진하면서 전법과 포교에 온 삶을 바치겠습니다.”많은 대중이 이미 기억하고 또 새기고 있을 것이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순례와 동참의 원력을 모아 한마음으로 새겨낸 ‘상월결사 108원력문’의 마지막 구절이다. 부처님의 전법선언을 한국 불교대중의 원력으로 삼겠다는 다짐이 고스란히 이 한 구절에 담겨있다. 1월 16일, 상월결사를 이끌어 온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49재가 엄수됐다. 최근 몇 년간 스님이 이끌어 온 상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제2대 대통령실불자회장으로 취임했다. 대통령실불자회는 1월 18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이관섭 회장 취임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에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수석부회장 덕수 스님, 차석부회장 도진 정사 등 종단협 회원스님들이 참석해 이 회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이날 이 회장은 “부처님 말씀대로 불교계가 소통과 화합을 통해 사회적 현안 해결을 모색한다면, 위기는 우리에게 더 나은 기회와 또 다른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불자회는 앞으로 많은 회원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윤석열 정
“신라에서 태어난 조선 시대 장군입니다.” 이순신이 누구냐는 질문에 챗GPT가 내놓은 그럴듯한 오답이다.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주는 문제해결 능력과 편의성 이면에는 진짜 같은 가짜 망상(Hallucination)이 도사린다. 생성형 AI 기술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저작권 문제, 윤리 문제 등 각종 사회 문제가 야기된다. 어디 인공지능뿐이랴!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에서 배설되는 가짜 영상, 가짜 뉴스들은 우리 삶을 심각하게 황폐화시키고 있다. 가짜 문제는 깨달음에도 만연한다. 붓다의 가르침에 부합하는 깨달음인지 팩트체크가 쉽지 않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1월 17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갑진년을 ‘선명상 보급’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조계종은 올해 하반기 국제선명상대회 개최와 함께 선명상 특화 템플스테이 시범 운영, 선명상 중앙지원센터 건립 추진, 선명상 프로그램 개발 등의 계획을 내놨다. “각박한 일상과 경제적 문제 등으로 각종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을 위해 선명상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보급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진우 스님은 “마음의 평온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맞춤형 프로그램과 연결되도록 ‘선명상
‘소통의 부재(不在)’는 ‘갈등’이라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상호간에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마음속에서 오해와 미움이 잡풀처럼 자라나 갈등을 불러오고, 종국에는 관계를 단절시키고야 만다.어느 날부턴가 아내는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를 보면 잘 다녀왔느냐는 말 대신, 인상을 찌푸린 채 한숨부터 내쉬곤 했다. 아직 중학생인 딸아이가 성인처럼 짙게 화장을 한 것이 못마땅했던 것이다. 그래서 늘 외모를 꾸밀 시간에 학업에나 집중하라며 꾸짖어댔다.딸아이는 아내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행동했다. 아내가 무엇을 물어보아도 늘
경북 경주의 석굴암 본존불상을 본떠 만든 일명 ‘부처빵’이 불교계 모욕 논란에 휩싸였다. 부처님 얼굴을 형상화한 빵의 모양도 모양이지만, 포장 가방에 적힌 성경 구절이 비판을 키웠다.발단은 1월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교를 도발하는 경주 부처빵’이라는 내용의 글이 다수 게재되면서부터다. 부처빵 판매자가 제품의 포장 가방에 ‘ACTS 19:26’이란 문구를 새겼는데, “불교계를 우상숭배 종교로 모욕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해당 문구는 성경의 사도행전 19장 26절을 의미한다. 이 구절 ‘사람의 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