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인도 콜카타에 며칠 머물다 왔다. 그곳에 머무는 며칠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노 플라스틱(No plastic)’이었다. 하루에도 수없이 그 말을 외친 주인공은 나의 인도인 친구 밀라였다. 밀라와의 인연은 조선소 기술자로 일하는 남편을 따라 부산에서 살던 밀라가 한마음선원 부산지원을 찾아오면서 시작됐다. 각별한 우정을 나누다 인도로 돌아간 뒤 부산에 있을 때보다 더 자주 연락을 해왔던 밀라의 간절한 요청에 못 이겨 방글라데시 방문길에 아들과 함께 콜카타로 날아갔다. 그리고 끊임없이 들었던 두 마디 외침! “
얼마 전, 신문사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본지의 부처님오신날 봉축특집호 기획기사인 ‘유기동물과 불교’를 잘 읽었다는 독자였다. 나이가 지긋할 것 같은 목소리의 독자께서는 비구니 청솔 스님이 홀로 운영하는 경남 사천의 견공선원(청솔아토유기견묘쉼터) 연락처를 물어봤다. 기사를 읽고 강아지를 입양하고픈 마음에 신문사로 전화를 걸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독자 덕분에 견공선원을 취재한지 약 두 달 정도 지나 다시 청솔 스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스님에게 입양을 문의한 독자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보도 이후 견공선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묻자
나는 한 때 자전거에 미쳤었다. 매일 자전거를 탔고 자전거로 산을 넘었다. 자전거를 배운 지 몇 달 만에 경주 안강읍에서 통일전망대까지 400km 가까운 거리를 내 몸을 엔진 삼아 달려가기도 했다. 모두 먼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린 자전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단 하나. ‘자전거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수단이지만 지구를 살리는 가장 큰 수단’이라는 말을 믿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사상가 이반 일리치도 세상을 구원할 세 가지로 시(詩), 도서관, 자전거를 꼽지 않았던가! 내 두 다리로 페달을 굴려 세상을 구원하고 지구 환
한국 부모님들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다. 부모들은 경쟁적으로 자녀교육에 열심이다. 아마 학생들이 가장 부담스러운 말은 “공부해라”일 것이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강의에서 부모님 마음을 공감하는 연습 시간이 있다. 이때 과제를 하나 낸다. 질문 하나를 직접 부모님께 여쭤보라는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부모님이 어린 시절, 부모님께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무엇인가요.” 부모님들은 보통 5~60대인데, 현재의 대학생들이 경험해본 어린 시절과는 너무도 다른 경우가 많다. 종종 학생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몇 해 전, 일곱 살이었던 아들이 바닷가재를 사온 적이 있었다. 그릇에 옮겨 놓으니 기포를 만들며 숨을 쉬었고, 손으로 잡기라도 할라치면 꼬리를 거세게 파닥거리며 버둥거렸다. 집게발은 1cm 너비의 빨간 고무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아들이 바닷가재를 사온 이유는 단순했다.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바닷가재를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싶은 아이다운 호기심이 전부였다. 그러나 바닷가재의 움직임이 약해지면서 아이의 관찰이나 관심이 시들해질 무렵이면 그 바닷가재는 내 차지가 되었다. 살아 있는 것을 내 눈으로 지켜 본 그 녀석을 수돗물로 헹
‘Save Our Planet.(우리 별을 구하자)’ SF영화에 나옴직한 이 문구를 만난 건 몇 년 전 미국 여행에서였다. 아들과 함께 뉴욕에 도착했던 날, 호텔 숙소 테이블 위에 그 팻말은 놓여 있었다. 그 팻말에는 침대 시트를 세탁하는데 들어가는 세제·물·전기 등을 아껴 우리의 지구를 구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2박 이상의 경우 시트를 갈지 않아도 된다면 그 신호로 팻말을 침대 위에 올려놓아 달라고 적혀 있었다. 그 팻말을 읽으며 미국 서부를 여행하는 내내 들었던 불편한 마음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무더운 미국 서부의
“6월이 되면 할아버님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보시가 무엇인지 알려주신 분이죠.” 이 거사의 조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이 거사의 조부는 자수성가해서 사업을 하고 있었다. 6.25 한국전쟁이 터졌을 때 미처 피난을 가지 못하고 서울에 있었다. 군인들이 저녁에 갑자기 들이닥쳐 그를 경찰서로 연행해 갔다. 이 씨는 밤새 유치장 안에서 절망에 빠져 있었다. “나도 이제 죽었구나. 내일이면 전쟁터로 끌려가든지, 재산을 빼앗기겠구나. 큰일이다”하며 두려움에 떨었다고 한다. 한밤중이 되었을 때, 완장을 찬 청년 하나가 철창에 나타났다. 그는
‘Face to Fish’라는 캠페인이 있다. ‘물고기와 대면하다’는 뜻의 이 캠페인은 여성환경연대에서 진행 중이다. 이 캠페인은 ‘화장품 때문에 아픈 플라스틱 바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화장품과 플라스틱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해양 생물로 천연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을 지원하는 연구를 했던 남편 덕에 오래 전부터 천연 성분을 이용한 화장품을 사용해 왔다. 좋지 않은 성분이 든 화장품은 ‘독’과 같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기에 인공적인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이 독이 될 수도 있겠다고 막연히 생각은 해 왔다. 그러나 그건 사람에게, 사람
혹자는 기억할지 모르겠다. 이찬수 강남대 교수를. 현재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2006년 불교 언론을 비롯해 일간지에도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유는 이렇다.개신교 사학인 강남대의 교양필수교과를 교육했던 이찬수 교수는 2006년 1월 학교 측으로부터 재임용을 거부당했다. 이유가 “창학이념에 맞지 않는 사례가 발생해서”였다.창학이념에 맞지 않는 사례는 2003년 이 교수가 EBS의 ‘똘레랑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찰에서 절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강남대 교목실은 이찬수 교수의 행동에 문제를 삼았다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가 나왔다. 우리 집의 경우 전기세, 수도세 등은 언제나 같은 평수 아파트의 평균보다 낮다. 그러나 같은 평수의 평균치를 웃도는 유일한 것이 있으니 바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다. 평소 늘 과하다고 느껴왔기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그래도 고지서에 그림으로 비교분석의 수치가 나오니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왜 이렇게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올까? 이유는 간단하다. 먹을 것들이 냉장고 안에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산골에서 살 때는 냉장고가 없었다. 시원한 우물에 참외 동동 띄웠다가 먹어도 시원했다. 과일
‘불교정화’는 ‘정화운동(淨化運動)’ 혹은 ‘정화불사(淨化佛事)’로도 불리며, 1954년부터 1962년까지 대처승의 배제, 비구승에 의한 종단 재건, 한국불교 전통 재건, 불교 근대화 운동을 내용으로 하는 불교 내 자정운동이다.직접적 계기는 1954년 5월 20일 이승만 대통령이 ‘대처승은 물러가라’는 요지의 유시를 내린 것이 발단이 되었다. 이 유시의 요지는 대처승 제도가 일제의 잔재로서 한국불교의 전통을 말살코자 한 의도가 있는 것이므로, 대처승은 사찰에서 떠나야 하며, 사찰의 주도권은 비구승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
10여 년 전, 산골에서 머물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상수도가 고장 났다. 나는 집 근처의 절에서 들통 두 개로 물을 길어와 한 통은 데워 온수로, 또 한 통은 냉수로 세수, 머리 감기, 걸레를 세탁하고도 물이 남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남아 있는 물을 바라보며 작은 들통 두 개의 물로도 가능한 일이 얼마든지 많다는 사실 앞에 조금은 놀랐었다. 그러나 도시로 돌아오고 나는 들통에 물을 받아서 쓰는 행위와는 아주 멀어져 버렸다. 가끔 운동화나 작은 빨래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세면기의 수도꼭지나 샤워기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사용한
봄은 왔는데 오지 않았다.(春來不似春) 지금의 강원도가 그렇다. 지난 4월 4일 발생한 산불로 인해 1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하는 피해를 입었다. 인근에 거주한 4000여 명이 대피를 했으며, 530ha에 달하는 산림과 주택, 시설물 총 916곳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불교계의 피해도 있었다. 속초 대표 사찰 보광사는 4월 4일 밤 11시부터 5일 새벽까지 7시간동안 이어진 산불로 인해 사무동 건물 1채와 창고 2채가 전소됐으며, 사찰 주위의 소나무림 30%(2,000그루가량)가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또한 보관 중인 문화
최근 길이 8m의 고래 뱃속에서 22kg의 플라스틱이 나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각종 쓰레기봉투와 플라스틱 접시, 어망, 그리고 브랜드와 바코드가 보이는 포장지까지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고래의 뱃속에서 죽은 채 발견된 새끼 고래였다. 전문가에 따르면 어미 위장의 3분의 2를 가득 채운 플라스틱 쓰레기가 영양분 흡수를 방해해 유산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죽은 고래의 뱃속에서 플라스틱이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는 인도네시아 와카토비 국립공원의 해변으로 약 10m 길이의 향유고래
나는 매일 2층 복도에서 걷기명상을 한다. 걷기명상의 마무리는 자연의 결정체인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는 일이다. 오늘도 짙은 남색의 바다가 뚜렷하길 바라면서 먼 산등성이 너머를 바라본다. 바다는 보이지 않고 희뿌연 하늘만 그 자리를 덮고 있다. 바다는 보이지 않지만 그 곳에 있다. 그보다 가까운 하늘과 산이 맞닿은 곳, 산등성이에는 나무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산과 물, 나무와 함께하는 이 순간은 평화롭다. 그리고 방으로 돌아와 신문을 펼쳐본다. 지면을 메우고 있는 세상은 온통 탁하고 거칠기만 하다. 조금 전 고요하던 마음은
봄이 왔다. 봄이 온 걸 가장 가까이 느끼는 곳은 우리 집 베란다이다. 곳곳에 벚꽃, 개나리, 동백 등이 피어나는 바깥 풍경보다 더 빠르게 우리 집 베란다엔 봄이 온다. 봄꽃을 보기엔 이르다 싶을 때, 어느새 베란다에 쪼그리고 앉아 화분의 흙을 쏟아 붓고 분갈이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이번 봄도 어김없이 집에서 가까운 꽃시장에서 꽃모종을 사서 심었다. 조만간 방울토마토, 상추 등도 심고 키우게 될 것이다. 유치원 다닐 때 작은 농부상을 받았던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식물을 가꾸는데 열심이다. 다육이, 선인
따스한 봄이 오면 차창을 열고 봄바람을 한껏 들이키면서 길을 달리고 싶다. 훈훈한 봄바람에 꽃향기가 묻어온다면 얼마나 향긋할까? 그러나 마음까지 간질이는 이 기분 좋은 상상을 단숨에 깨어버리는 것이 있다. 황사와 초미세먼지다. 봄만 되면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와 하루에도 몇 번씩 초미세먼지 수치가 우리들을 위협한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3월 5일 오전 초미세먼지 수치가 매우 나쁨 기준치의 2배를 넘는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어린이, 고령층들은 집안에 갇히다시피 한다. 요즘 같은 때, 도심을 달리
남쪽에 매화가 피고, 곧 봄이 다가올 거라고 기대하는 요즘이다. 정신치료의 대가인 故이동식 박사는 “심리치료는 보살행과 같고, 내담자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서 봄을 가져오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 적이 있다. 봄 눈 녹는 듯한 마음을 경험한 사람이 떠오른다. 40대 싱글여성 김 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얼굴은 어둡고 사람 만나는 것을 싫어했다. 최근에 다시 만난 그녀는 깜짝 놀랄 만큼 밝아보였다. 말투와 태도까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환하고 평화로웠다. 저절로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하고 물었
법당 꽃꽂이 소임을 맡게 되면서 아름다운 꽃을 자주 만나는 호사를 누린다.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꽃 한 송이 안에 온 우주가 다 들었다는 걸 그냥 느낄 수 있다. 그만큼 꽃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그런데 꽃을 선물할 때면 우리는 꽃보다 더 화려한 포장지로 꽃을 싼다. 꽃을 비닐로 싸고 그 위에 더 원색적인 포장지를 보태고 그것도 모자라 알록달록 리본까지 단다. 꽃뿐만 아니라 겹겹이 싸고 또 싸는 포장은 과자, 화장품, 과일 등 모든 상품들에 넘쳐난다. 때로 포장은 꼭 필요하다. 음식을 차갑게 유지할 수 있으며 유통기한을 늘리고 운
한국불교 1번지 서울 조계사의 템플스테이가 중국인 관광객들의 새로운 서울 명소로 꼽히고 있다. 중국 최대 여행정보 플랫폼인 ‘마펑워’ 조사에서다. 마펑워는 서울시에서 개별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소개용 콘텐츠 제작을 제안하면서 새로운 10대 명소를 선정, 짤막한 소개 영상을 제작해 지난해 12월 30일 공개했다.이번에 공개된 10대 명소는 △조계사 템플스테이 △명동 닭한마리 식당 △명동 난타공연장 △신세계면세점 △K-Pop 댄스 체험 △서울스카이 △메이필드호텔 △영등포 포장마차 △OGN e-스타디움 △MBC월드 테마파크(조회수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