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8일 조계종은 전임 총무원장 사퇴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제36대 집행부를 출범시켰다.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원행 스님의 앞에는 혼란에 빠진 사부대중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과제가 있었다. ‘안정과 화합’은 제36대 집행부의 화두가 됐다.이러한 가운데 제36대 총무원장으로서 원행 스님은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화합과 혁신의 미래불교’를 서원하며 내건 백만원력 결집불사 아래 불자들은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기치 아래 인도 부다가야 분황사 건립, 세종 광제사 및 전통문화체
신안군은 올해 1월 ‘신안 기독교체험관 건축설계 및 전시물 제작 설치’에 대한 공모를 진행하였다. 3월에는 해당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임자도의 기독교 역사와 상징성을 드러내는 기독교체험관을 건립하는 사업체를 선정했다. 뒤늦게 사실을 확인한 불교계는 종교편향 행정을 항의 하였으나 신안군 공식 입장은 예산이 이미 집행되어 사업 중지가 어렵다고 한다. 기독교체험관을 건립하는 것은 종교편향 행정이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독교 관광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옹색한 변명을 하였다.신안군청이 기독교체험관을 건립하는 행정은 명백
서울 북악산 자락에 이색 사찰이 문을 열었다. 9월 19일 개원한 ‘무산선원(霧山禪院)’이다. 선원명에 나타났듯이 이시대 선지식이자 시조시인이었으며, 문화예술인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 前 신흥사 조실 무산 스님(1932~2018)을 기리는 공간이다.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고즈넉한 계곡 옆 약 200평 공간에는 법당과 작은 강당인 요사채가 놓였다.작은 암자가 있던 이곳은 무산 스님의 제자 삼조 스님의 원력으로 반년간 리모델링 끝에 현대적이고 파격적으로 재탄생했다. 법당 외벽은 무산 스님이 생전에 남긴 그림이 담겼고 ‘파도’ ‘아득
불교문화가 곧 우리 전통문화라는 인식이 불교계에는 존재한다. 우리나라 국보와 보물의 상당수가 불교문화재임을 감안해보면 틀린 생각만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 눈을 돌려보면 불교는 사회와 괴리되어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회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서 불교는 찾아오는 이들을 위한 종교에 머물러 있다. 이런 와중에 불교명상을 통한 사회기여는 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최근 불교상담개발원은 서울시와 함께 ‘늘봄’이라는 명상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심적으로 고통받는 공공기관 종사자들을 위한 마음쉼프로젝트 중 하나로 먼저 복지관
지구별의 긴 역사에서 수많은 ‘천재지변’이 있었다. 땅과 바다가 뒤바뀌는 대지진에서부터 화산 폭발, 대홍수, 긴 가뭄 등이 있었다. 지구별에 사는 중생들의 생존과 삶의 양식은 항상 이 천재지변에 좌우되곤 했다. 이 천재지변은 어찌 보면 지구 생명체의 자기 조직화 과정의 하나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천재지변이 지금 ‘인재지변(人災地變)’으로 변하고 있다. 지금 지구 생명체는 지구별의 역사상 제일 위태로운 상태에 있는지도 모른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심각한 재해, 생명종의 급격한 감소, 새로운 바이러스의 창궐, 지구별의 생명체를 몰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가장 큰 업적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미래불사에 사부대중 원력을 모아냈다는 데 있다. 취임 후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종교계는 물론 국가·사회적 재난상황이 장기화된 상황에서도, 조계종은 원행 스님의 확고한 원력과 신념에 기반해 종단 대작불사의 기틀을 다졌다. 제36대 집행부의 백만원력결집불사는 단순한 모연불사를 넘어, 불자 개개인의 서원과 정성을 차곡차곡 모아내는 토대였다. “백만 송이 서원의 꽃으로 사회의 절망과 고통을 희망과 행복으로 바꾸고자 했던 소승의
‘괴물 태풍’으로 불리며 온 국민을 긴장 속에 몰아넣었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남기고 간 상처가 자못 크다.불자들이 우려했던 사찰 피해는 경미했으나 한반도 남쪽지대, 특히 경북 포항 일대는 시간당 최대 110.5mm의 폭우가 쏟아지며 직격탄을 맞았다. 포항제철소 일부가 침수되면서 용광로 가동이 중단될 만큼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용광로의 모든 가동을 중단한 것은 쇳물을 처음 뽑아낸 1973년 이후 49년 만에 처음이다.9월 7일 오전 기준, 포항에서만 9명이 숨졌고 실종과 부상까지 포함하면 전국에서 15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부처님께서 입멸 전 만족에 대해 설법하셨다. “수행자여, 욕심이 적으면 근심도 적다. 욕심이 많으면 구하는 것이 많으므로 번뇌도 크다. 고뇌를 벗어나려면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만족을 아는 것은 즐겁다. 만족을 모르는 사람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어도 마음 가난하며, 만족을 아는 사람은 가난한 듯하나 마음 부유하다. 이것을 소욕지족(少欲知足)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만족론을 현대사회에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다. ‘지금·여기’의 현실은 끝없는 경쟁사회다. 인생의 성공이란 무엇인가. 도심을 배회하는 자본주의의 유령은 귓가에 와서 속삭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당선인 진우 스님이 마지막 관문인 원로회의 인준을 통과하고 차기 총무원장에 확정됐다. 진우 스님은 원로의원 스님들에 감사인사를 전한 직후 조계사 대웅전으로 이동해 부처님전에 삼배로 고불하고 “사부대중과 함께 불교중흥의 새 장을 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진 첫 공식기자회견에서 스님은 소통, 포교, 교구라는 3대 종책기조를 토대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차기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향한 불교계 안팎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다. 1994년 종단개혁 이후 단일후보의 무투표 당선이라는 첫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 때문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감내하며 맞게된 추석이다. 풍성한 한가위로 불리는 추석이지만 사회 곳곳에는 짙은 어둠이 걷히지 않고 있다.우리 주변에는 의식주 문제와 생활고에 시름하는 소외계층이 많다. 영등포 쪽방촌 주민들도 그런 이들이다. 9월 1일 쪽방도우미봉사회가 진행한 추석맞이 자비나눔에 길게 늘어선 줄은 이들의 애환이 느껴지게 한다. 몸이 아픈 장애인부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까지 떡과 과일을 받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 선물을 받아갔다.우리는 전통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온 슬기로운 민족이다. 돌봐주는 사람 없어 외롭
현재의 인류는 ‘300만년만의 고독’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 18세기부터 현재까지 300년간 진행돼온 산업혁명의 결과로 인류는 기아와 질병, 그리고 고통스러운 육체노동에서 벗어났음에도 왜 ‘300만년만의 고독’라는 상황에 도달한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종교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인류보편의 정신적 질서를 유지해오던 종교적 도그마의 약화 내지 붕괴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의식을 창조주의 영역으로만 여겼
전통사찰 보수·정비 및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은 전통사찰이 지닌 가치를 지속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특히 목조건축물인 전통사찰의 특성상 세월의 흐름 속에서 노후화되고 뒤틀리면서 훼손이 가속화되기 때문에, 자칫 이를 방치하다간 그 가치를 잃어버릴 우려가 크다. 전통사찰이 전각 등 시설물을 보수정비할 때, 현 제도상으로는 전체 사업예산 중 20%를 자부담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이 ‘자부담율 20%’는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책정된 기준으로 전통사찰의 재정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더욱이 문
교정인불자연합회가 30여년 만에 첫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안양 선운정사가 있는 보궁빌딩 3층이다. 구치소 교도소와 같은 교정교화시설은 사회에서 저지른 범죄의 형벌과 함께 수형자들이 스스로 잘못을 뉘우쳐 향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특히 종교는 이러한 교정교화에 더욱 기여하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전법 활동 분야 가운데 하나가 교정교화 포교라는 말이 있다. 재소자들이 전도된 가치관과 순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죄를 범했다 하더라도 그 본성에는 양심과 지혜가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한 교정교화
8월 둘째 주, 우리나라에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10여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수재민이 발생했으며, 수천대의 차량이 침수됐다. 이번 폭우로 재래시장 상인들이나 반지하 주민들의 고난이 심각했다. 이 수해 현장에 수많은 정치인들이 자원봉사를 위해 방문했다. 그런데 한 국회의원이 이런 말을 하였다.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더 왔으면 좋겠다.” 비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강심장이 있다. 이는 실언이 아니라 망언이다. 필자는 승려로서 정치에 문외한이요, 관심조차 없다. 하지만 이런 정치인을 보면서 수재민들이나
2012년 8월, “약자의 아픔을 보듬고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겠다”고 발원하며 출범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10주년을 맞았다.지난 10년 간 사노위가 걸어온 길은 파격적이다.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불교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염불을 외고 목탁을 치며 사회적 약자들을 위로했고 시민사회단체, 이웃종교와의 연대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 종교의 사회참여에 대한 방향성을 새롭게 만들어 갔다. 오체투지, 49재를 문화행사에 접목, 대중성을 확보했고 사회 문제라고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매일, 매시간 같은 마음을 갖고 꾸준히 반복하다보면 이뤄진다는 말이다. 그 1만 시간을 1만일로 확장해보면 어떨까. 27년 5개월에 달하는 긴 시간을 하루하루 어떠한 목표를 위해 정진한다면 분명 그 일이 이뤄질 것이다.국난의 위기 때마다 불교에서 1만일 정진 기도 등이 이뤄진 것도 그런 이유다. 수많은 대중들이 같은 마음으로 긴 시간 정진하다보면 그 마음이 음으로 양으로 한데 뭉쳐 국난극복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이중 가장 대중적인 수행인 염불이 선호 받았고 전국적으로 염불만일회가 구성되곤 했다
코로나19 사태, 러·우크라이나 전쟁, 경기침체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가 사는 사회에 큰 변화가 생겨났다. 열거한 것만 봐도 그 변화는 결코 좋지 못한 것이고,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 사람들은 현실에서 답을 찾지 못하고 점차 내일의 무언가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지니고 있다. 대표적인 것들이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렸던 주식투자와 코인, NFT 등이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현재 자신의 자리를 넘어선 피안의 행복을 바라며 생겨난 현상이다. 다시 말해 현실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선거가 前교육원장 진우 스님의 단독출마로 확정됐다. 후보등록 기간 중 후보 1명만이 접수함에 따라,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처음으로 선거 절차 없이 무투표당선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제37대 총무원장 선출과정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흥미롭다. 선거공고 이후 단일후보에 의한 합의추대를 바라는 여론이 높아진데 따른 긍정적인 기대감이 적지 않은 가운데, 추대 분위기를 조성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제약하는 행위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제37대 총무원장 선출과정에서는 그간 종단에서 총무원장
천태종립 금강대는 ‘작지만 강한 대학’을 표방했다. 신입생과 재학생에게 전원 장학금을 지급한 것은 물론 우수 졸업생들에게 해외 대학원 학비 지원도 이뤄졌다. 2006년에는 ‘학생 1인당 장학금’이 564만원으로 전국 154개 사립대학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금강대는 위기에 직면했다. 학내 갈등으로 내홍은 심각했고, 외부 교육 환경 변화로 지방 대학의 한계점이 나타났다. 지난해 대학역량평가에서는 재정지원제한대학의 꼬리표를 달았다. 그동안 와신상담한 금강대는 올해 5월 교육부로부터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해제된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이 화제가 되고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출퇴근 길에 기자들과 질의 응답하는 대통령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또한 도어스테핑은 윤석열 대통령의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행보다. 이렇게 시작한 도어스테핑에 대해 대체로 언론은 대통령의 언론 소통 방식을 진일보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잠깐 서서하는 약식 기자회견’으로 풀이할 수 있는 도어스테핑은 미국·영국·일본·캐나다 등에서 관행으로 자리잡은 즉석 문답 형식의 회견이다. 도어스테핑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