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8월 30일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부터 ‘현장체험학습지정기관-기본이 바로 된 어린이 현장체험 학습지정기관’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고판화박물관에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578개 초등학교에서 학급 및 가족단위 등 판화체험 교육을 위한 방문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선학 관장은 “고판화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판화 박물관으로 판화 체험교육을 통해 민족정체성을 함양하고 창의성 교육을 완성하는 체험학습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이번에 서울시 체험학습교육기관으로 선정돼 꿈과 이이디어를 찾는 창의성 교육의 산실로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주 불국사에는 애달픈 전설이 있다. 석공 아사달과 그의 아내 아사녀의 이야기다. 전설은 소설이 된다. 현진건(1900~1943)의 소설 에서 부여의 석공 아사달은 혼인한 지 1년도 안된 아내 아사녀를 부여에 남겨두고 서라벌 불국사로 떠난다. 다보탑과 석가탑을 세운 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 그들은 영영 만나지 못한다. 1938년부터 1939년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됐던 은 작가인 현진건이 동아일보 재직시(사회부장) 이른바 ‘일장기 말살 사건’으로 1년간의 옥살이 후에 쓴 작품이다.
조계종 제11교구본사 경주 불국사 주지 선출이 그동안 선거 없이 합의추대 하던 관례를 깨고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제11교구본사 선거관리위원회는 “주지 후보등록 첫날인 8월 30일 현 주지 성타 스님과 경주 기림사 주지 종광 스님, 포항 죽림정사 주지 종문 스님이 등록했다”고 밝혔다. 후보 등록은 9월 1일 끝났다. 불국사는 월산 스님 문하의 단일권속으로 이뤄져 문중화합 등을 이유로 본사 주지의 합의추대는 불문율에 가까웠다. 하지만 최근 문중 내 실세인 前 주지 종상 스님에 대한 반발이 대중스님 사이에서 커지면서 1인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이 때문에 합의추대 되던 주지 선출이 선거로 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후문이다. 불국사의 새 주지를 선출할 산중총회는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와 국보 제288호 창왕명석조사리감 등이 출토됐던 부여 능산리사지(이하 능사)가 복원돼 찬란했던 백제불교 문화를 선보인다. 공주 마곡사(주지 원혜)는 9월 11일 오후 1시 부여 백제재현단지 능사 대법당 앞 무대에서 백제능사 삼존불 점안식 및 개원대법회를 개최한다. 행사는 9월 18일~10월 17일 충남 부여군 및 공주시 일원에서 열리는 세계대백제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점안식은 오후 1시 증명법사인 주지 원혜 스님과 조계종 어산스님 3명이 진행한다. 오후 2시부터는 능사 대법당 앞 무대에서 개원대법회가 봉행된다. 개원대법회에서는 세계대백제전 조직위원회의 경과보고와 원혜 스님의 인사말, 총무원장스님의 치사, 정부·지역·정치인 등의 축사, 대전충남포교사단의 발원문 등이
시원한 비가 다녀가고 움츠렸던 숲이 다시 일어났다. 매미부터 하나 둘 목청을 돋우고, 여기저기서 새소리가 튀었다. 태안사 오르는 길이다. 동구에서부터 스님은 걷고 있었다. 절까지 이어진 숲길은 연로하신 스님의 걸음으로 걷기에는 조금 멀다 싶어 차를 세워 스님을 모실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차가 스님 가까이 다가가 서는데도 스님은 차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가던 길만 말없이 갈 뿐이었다. 얼마나 미련한 짓을 했을까. 더 이상 차를 몰 수 없었다. 걷고 있는 스님 앞으로 차를 몰수가 없었다. 차를 세우고 비에 젖은 숲길위로 걸어 들어갔다. 절에서 일을 다 보고 절을 나설 때쯤 스님을 다시 만났다. 스님은 여전히 걷고 계셨다.
가을 꽃 코스모스의 이름은 우주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왔다. 우주를 뜻하는 ‘코스모스(Cosmos)’는 단순히 공간의 의미가 아닌 ‘질서’와 ‘조화’의 의미다. 질서와 조화를 이룬 정연하고 완전한 체계를 말한다. 8개의 꽃잎을 반듯하게 피우는 코스모스는 꽃모양에서 그 이름을 얻었다. 몇 해 전 늦은 여름에 미황사를 찾은 적이 있다. 겨울 끝에서 동백을 피우고, 매화를 피우던 마당엔 벌써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있었다. 아직 한낮의 태양은 뜨거웠지만 여름의 끝에는 어김없이 가을이 오고 있다고 코스모스가 말하고 있었다. 이 우주가 지켜내고 있는 질서를 생각하면, 지금의 우리는 여름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을처럼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육신을 버린 후에는 훨훨 날아서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어린 왕자’가 사는 별나라 같은 곳이다. 의자의 위치만 옮겨놓으면 하루에도 해지는 광경을 몇 번이고 볼 수 있다는 아주 조그만 그런 별나라.” [무소유-미리 쓰는 유서]중에서. 그리고 30년이 지난 2010년 봄. 그는 한 그루 나무 곁으로 돌아온다. 의 법정(法頂ㆍ1932~2010) 스님이다. 스님은 열반에 들었고, 다비를 치른 유골은 손수 심었던 불일암 후박나무 곁에 모셨다.
“바람이 엉덩이 밑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래서 엉덩이가 허공에 뜬 것처럼 상쾌하다. 똥을 누기가 미안할 정도로 행복한 공간이다.” , 의 소설가 김훈은 에서 선암사 해우소를 배설의 낙원이라며 승주 지방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똥이 마려우면 참았다가 선암사 화장실에 가서 누라고 했다. 아마 이른 봄이었던 것 같다. 그는 쭈그리고 앉아 창살 사이로 매화나무며 눈 덮인 겨울 숲을 보며 볼일을 보았던 것 같다. “이 화장실에서도, 심하지는 않지만 냄새가 조금 나기는 난다. 이 냄새는 역겹지 않다.” 그는 두엄 속에서 서서히 삭아가는 그 냄새를 ‘마땅한 냄새’라며, 그것을 ‘그리운 것’들 중의 하나로 이야기했다. 그리운 것들이 늘어간다. [인용문ㆍ자전거여행]
한국전쟁 당시 폭격 명령을 거부해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故 김영환 장군(공군. 당시 대령)을 위한 추모재가 봉행된다. 합천 해인사(주지 선각)는 8월 21일 오전 10시 30분 경내 탑마당에서 ‘故 김영환 장군 호국 추모재를 봉행한다. 추모재에서는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고 2000만원을 공군사관학교 교육진흥재단에 전달하는 김영환 장학기금 전달식도 열린다.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은 “故 김영환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가야산에 숨어든 인민군 수백 명을 살려 보내더라도 소중한 문화재인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폭격할 수는 없다는 소신으로 공격을 포기했다. 오늘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및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재 팔만대장경과 천년고찰 해인사가 보존될 수 있도록 한 고마운 주인공”이
양양 낙산사가 운영하는 낙산사복지재단이 양양군으로부터 양양군노인복지관을 수탁운영한다. 낙산사복지재단(이사장 정념, 낙산사 법주)은 8월 24일 오후 1시 양양군노인복지관(관장 무문, 낙산사 주지) 개관식을 개최한다.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연창리에 소재하는 양양군노인복지관은 2009년 6월부터 사업비 36억9200만원이 투입돼 부지면적 7970㎡에 건축 연면적 1680㎡의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양양군노인복지관은 취미교실, 경로식당, 노인 프로그램실, 컴퓨터실, 체력단련 및 물리치료실, 도서실 등 시설을 갖추고 지역어르신들의 건강증진과 교양·오락 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운영위탁기관으로 선정된 낙산사복지재단은 양양군노인복지관을 통해 평생교육 및 취미ㆍ여가지원 사
수경 스님의 사임으로 공석이던 서울 화계사 신임 주지에 수암 스님이 임명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8월 1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수암 스님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자승 스님은 “수경 스님의 공백이 아쉽긴 해도 신임 주지스님이 열심히 노력해서 사부대중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암 스님은 “2달여 간 주지스님 부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른스님들이 불가피하게 주지 임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숭산 큰스님의 국제포교 원력과 조실 설정 큰스님의 가르침, 수경 스님의 생명살림 정신을 올곧게 계승해 절 살림을 바르게 꾸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암 스님은 설정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86년 수덕사에서 원담 스님을 계사로 사
개신교계의 불교 폄훼 근절을 위해 조계사 신도회가 발 벗고 나섰다. 조계사신도회(회장 이연숙)는 8월 1일 제1차 신도총회를 열고 개신교에의 불교 폄훼 행위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조계사 신도들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7월 중순 각종 일간지에 게재한 ‘종교계는 국민혈세로 종단 운영을 중단하라’는 광고를 불교 폄훼 행위로 규정하고 불교 폄훼 및 종교간 갈등 조장 행위 중단과 전통문화에 대한 정당한 예산집행 축소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주지 토진 스님은 “타종교에 대한 배려 없이 악의적인 비방을 앞세우는 개신교의 작태를 더 이상은 좌시할 수 없다”며 “불교계의 자성과 적극적인 활동으로 종교 갈등 조장을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사신도회는 결의 촉구에 이어
‘나라가 위태로웠던 칠십년대 말쯤 / 아내와 어리디어린 세 아이들을 데리고 / 고향 떠난 지 삼십년 만에 / 내가 태어났던 태안사를 찾았다. 그리고 두 번째로 / 임신년 겨울, / 팔십을 바라보는 어머님을 모시고 / 아내와 이젠 웬만큼 자란 아이들을 데리고 / 터버터벅 태안사를 찾았을 땐 / 백골이 진토된 / 증조부와 조부와 아버님이 / 청화 큰스님이랑 함께 / 껄껄껄 웃으시며 우리들을 맞았다.’ [태안사 가는 길 1] ‘국토’, ‘식칼론’의 시인 조태일(趙泰一ㆍ1941~1999)은 30년 만에 자신의 탯자리인 태안사를 찾는다. 그의 아버지 조봉호는 대처승으로 태안사의 주지였다. 아침저녁 아버지의 목탁소리와 독경소리를 들으며 자란 조태일은 여순사건 때 아버지를 따라 태안사를 떠나게 된다. 7살 때였
공주 갑사 팔상전 뜰에 단풍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그 때는 단풍나무가 풋고추처럼 파랬다. 유난히 싱그러운 모습에 눈이 갔었다. 바람 한 점 없었던 그 날, 목마른 햇살이 나뭇잎에 묻어서 초록을 조금씩 물어갔다. 몇 해 지나 가을에 가봤더니 단풍나무가 없었다. 그루터기만 남아 마른 낙엽에 휩쓸리고 있었다. 말없이 이사 가버린 어릴 적 한동네 여자아이처럼 섭섭했다. 대문 앞에서 이름만 부르다 그냥 돌아왔던 그 때처럼 사연도 묻지 못하고 그루터기만 바라보다 돌아왔다. 늘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들이 사연도 물을 새 없이 떠나갈 때가 있다.
다시 돌이 되어 가고 있었다. 무너져 내린 두 눈엔 기다리던 세상이 아쉽게 스쳐가고, 부서진 귓가엔 그 날의 목소리가 멀어져 가고 있었다. 기나긴 꿈에서 깼을까. 아니면 이제부터 기나긴 꿈을 꾸기 시작했을까. 지워진 입가엔 아무런 말도 없었다. 흙이었다가, 돌이었다가, 부처였다가, 다시 돌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니 흙이 되어 가고 있었다. 돌부처가 모두 부서져 흙으로 돌아가고, 그 흙이 다시 돌이 되면 누군가 다시 부처를 세울까. 다시 눈을 뜬 부처는 그 옛날 아쉽게 스쳐갔던 시절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문 밖의 석불 하나도 눈이 멀어가고 있었다.
1972년 8월 1일, 독일의 뮌헨 국립오페라극장에서는 뮌헨올림픽을 축하하는 오페라 한 편이 무대에 올려졌다. 제목은 ‘심청’이었고, 작곡가는 윤이상(1917~1995)이었다. 올림픽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에게 독일이 준비한 오페라는 바그너도, 베르디도, 푸치니도 아닌 한국인 윤이상이었다.
추사의 아버지 유당 김노경(1766~1849)이 4년 동안의 유배에서 풀려나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아들 추사와 친숙하게 지낸다는 초의(草衣ㆍ1786~1866) 스님을 한 번 보고 싶어 일지암을 찾는다. 유당은 초의 스님의 인격에 반한다. 하룻밤을 일지암에서 묵은 유당은 초당 뒤에 있는 유천(乳泉)의 물맛에 또 한 번 반한다. 유당이 하룻밤을 묵었던 것처럼 스님의 흔적에 반해 일지암에 하루 묵었던 적이 있다. 세상에 남은 것은 차밭을 거니는 달빛과 달빛에 젖은 초옥(草屋)이 전부였던 밤. 주지 스님이 빈 찻잔에 차를 채울 때마다 문 밖에선 밤이 깊어갔고, 찻물소리 끊어진 객방엔 밤새 유천의 물소리가 흘렀다.
해남 대흥사 조실 천운 스님(조계종 원로의원)의 영결식이 7월 18일 오전 11시 대흥사에서 엄수됐다. 5000여 사부대중이 참석한 영결식은 △명종(5타) △개식 △삼귀의 △영결법요 △행장소개 △추도입정 및 육성법문 △영결사 △법어 △추도사 △조사 △헌화 △인사말씀 △사홍서원 △발인 등 순서로 진행됐다. 영결식에서 도림 종정스님은 진제 스님(원로의원)이 대독한 법어를 통해 “천운의 석장소리는 인재불사의 지남이요 상원의 자비삿갓은 대둔산을 덮고서도 여지를 남겼으니 듣는 이 마다 지혜의 씨앗을 발아하였고 덮는 이마다 자비의 나무를 키워냈다”며 “대종사의 분신인 무량수의 제자들은 제방에서 불법세법의 동량이 되어 하늘과 땅을 이고 서고 또 앉았으니 종문의 선교법은 면면부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 봉선사(주지 인묵)는 7월 24~25일 경내 승과평 특설무대에서 ‘화중생련’을 주제로 제8회 남양주시ㆍ봉선사 연꽃축제를 개최한다. 봉선사 연꽃축제는 3만㎡ 규모의 봉선사 승과원에서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행사로 꾸며질 예정이다. 행사는 24일 오후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한여름밤의 산사음악회가 펼쳐진다. 산사음악회에서는 여성 록커 마야, 퓨전국악밴드 슬기둥 등이 출연하며, 을 주제로 무용가 김삼진씨의 창작무도 펼쳐진다. 25일 오후 2시부터는 연꽃가요제가 열린다. 연꽃가요제에서는 재즈와 락, 포크 밴드의 릴레이 콘서트와 초대가수 김태곤의 공연, 문둥북춤, 경기민요, 창극, 남사당 놀이와 연꽃노래자랑 등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행사장 인근 연꽃유치원 잔디공원에서는 방문객을 위한
소나무 숲길에 들어서자 개울물 소리가 발끝을 적셔왔다. 숲엔 나이를 물을 수 없는 소나무들이 법을 이은 부도처럼 의젓한 간격으로 서 있고, 그 숲길 끝에 풀 먹인 장삼처럼 운문사가 서 있었다. 7월의 태양은 뜨거웠다. 그늘 하나 없는 텃밭에서 대중이 울력을 시작했다. 강원에서 경전을 넘기던 손끝엔 뜨거운 밭고랑이 지나가고, 먼 산에 대고 소곤대는 도반의 이야기는 한 점 바람처럼 지나간다. 밭고랑엔 경전으로 읽을 수 없는 문자들이 있었다. 운문사의 텃밭은 또 다른 강원이었고, 뜨거운 밭고랑은 또 다른 경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