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종 제3조 승찬 대사의 〈신심명〉은 발심부터 성불까지 우리가 가져야 할 신심에 관해 지극한 마음으로 남긴 사언절구의 146구 584자 게송이다. 일흔셋 시문으로 구성된 신심명은 선(禪)의 진면목, 중도(中道)의 요체가 간명하게 담겼다.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갑진년 새해를 맞아 〈신심명 강설〉을 펴낸 이유는 명징하다. 분별된 마음으로는 극락과 지옥, 배부름과 배고픔의 윤회를 계속 반복하니 어서 대중들이 분별심이 사라진 선의 마음을 가져 자유로워지길 바라서다. 진우 스님은 분별심을 버리고 방하착하는 삶으로 가기 위한
불광미디어가 발행하는 월간지 3월호(통권 제593호)가 발간됐다. 3월호의 주제는 ‘십우도(十牛圖)’다. 십우도는 마음을 소에 빗대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을 열 장의 그림으로 그린 것으로 심우도(尋牛圖)로 불리기도 한다. 곽암 선사와 보명 선사의 십우도와 십우도송이 각각 전해지는데, 우리나라 사찰벽화에는 주로 곽암 선사의 십우도가 그려져 있다. 보명 선사의 십우도는 목우도(牧牛圖)로 불리기도 한다. 그림마다 송(頌)이 붙어 십우도송(十牛圖頌)이 전해진다.두 그림에는 모두 ‘사람과 소가 사라지는’ 모습을 표현한 일원상이 그려져
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이 발행하는 불교 대중 문화지인 월간 3월호(통권 제283호)를 발간됐다. 3월호 특집은 ‘세대 갈등의 불교적 해법’으로 세대 차이와 갈등의 원인을 진단하고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세대 갈등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해소 방안을 살폈다.박재흥 경상대 명예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세대 갈등의 원인과 현상’을 주제로 문화적 차이, 희소자원의 불균등한 소유와 배분, 정보통신 기기 친숙도 차이와 정보 격차가 세대 갈등의 원인이라고 진단했으며 이병욱 고려대 강사는 ‘세대별 가치관, 그리고 세대 차이
지난 2010년 조계종 승적과 화계사 주지, 불교환경연대 대표 등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홀연히 떠난 수경 스님이 봄호(통권 제97호)에 특별기고를 해 눈길을 끈다. 새만금을 살리기 위해 전국을 삼보일배로 다니며 한국 환경운동사를 새로 썼던 수경 스님은 ‘욕망을 줄여야 합니다’ 제하의 특별기고를 통해 욕망의 충족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자비로운 삶으로 복덕구족을 지향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봄호는 특집으로 ‘불교와 서양철학의 만남’을 기획했다. 이번 특집은 불교적 세계관과 사상을 근현대 서양 철학
보리수아래(대표 최명숙)가 보리수아래 감성시집시리즈 12번째 권인 최유진 시인의 첫 시집 을 출간했다.세상 누구에게나 사는 어려움이 크든 작든 존재한다. 더욱이 장애를 갖고 사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 어려움을 이기고자 노력하며 극복해 가는 사람들이 있고 곁에서 동행하는 사람들이 있어 향기 나는 사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뇌병변 1급 장애가 있는 최유진 시인이 그런 사람일 것이다. 최유진 시인은 손가락 세 개로 컴퓨터 자판을 눌러 시를 쓰고 있다. 그럼에도 장애를 슬픔 아닌 긍정으로 극복해 가
흔히 ‘한시는 어렵다’고 말한다. 요즘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한자로 기록된 것이 첫 번째요, 한정된 글자 안에 많은 뜻을 담고 있기에 그 의미를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이다. 한시를 오롯이 감상하기보다는 분석하는 법을 가르치는 입시 위주의 교육도 여기에 한몫할 것이다. 하지만 한시는 그리 어려운 무언가가 아니다. 옛날의 사람과 오늘의 사람은 살아가는 시대가 다를 뿐, 결국 한 생을 꾸려나가는 한 존재라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같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시는 오늘날 우리가 읽는 시와 다름이 없다.그럼에도 불구하
조계산 송광사는 한국불교의 위대한 선지식을 가장 많이 배출한 승보사찰이다. 한반도의 험난한 역사 속에서 송광사 역시 폐허가 될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그러한 혼란기에 송광사는 물론 조계종의 종통을 혼신을 다해 지킨 선지식이 바로 다송자(茶松子) 금명 보정(錦溟寶鼎, 1861~1930) 선사다.하지만 현대의 불자들에게 ‘다송자’라는 호도 ‘금명 보정(錦溟寶鼎)’이라는 법호도 낯설다. 이런 상황에서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현봉 스님은 송광사의 옛 자료를 수집하며 금명 보정 선사를 알게 됐고, 송광사 주지 소임을 맡았던 2001년 송광사에
‘손 끝에 닿진 않지만/ 해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우주의 신기한 섭리// 그중에 생명이 살아 숨쉬는/ 푸른 별 지구별/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사시사철 태양의 주변을/ 돌고 도는 고마운 별// 우리의 생명 별 지구가/ 영원히 평화롭고 행복하길 기도합니다.// 찌르륵! 찌르륵!/ 풀벌레 소리 들으며/ 나는 소중한 지구별을 지키는/ 어린왕자가 됩니다.’ -동시 ‘어린왕자의 꿈’ 중달을 머금은 산이라는 뜻의 함월산(含月山)의 명찰 백양사에서 수행정진하고 있는 묵암 지선 스님〈사진〉이 지구별을 바라보는 시선이 애틋하다. 천문(天文)을 보며
독립운동가 운암 김성숙 선생의 불교 행적을 만화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사)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회장 민성진)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불교유일의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 운암 김성숙 선생의 사상적 기초가 된 불교입문과 불교행적을 정리한 웹툰 ‘독립운동의 횃불 봉선사와 태허 스님’이 만화책으로 발간됐다”고 2월 22일 밝혔다.이번 만화책은 〈우단사련〉에 이은 두 번째 만화책으로 운암 김성숙 선생이 풍곡 신원 선사를 은사로 모시고 출가한 뒤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과정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독립운동의 횃불 봉선사와 태허
서구에서 시작된 과학문명은 인류에게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을 가져다줬다. 각종 과학기술의 발전은 산업혁명을 이끌었고 과학을 배제한 인류의 삶은 더 이상 상상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모든 것은 일장일단이듯 과학중심으로 인한 그림자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생태계 파괴나 자원 고갈, 환경오염, 인간성 상실 등은 해를 거듭할수록 인류가 풀어야 할 과제로 점점 더 크게 다가온다.이중표 전남대 명예교수가 쓴 〈현대와 불교사상〉은 불교학자로서 현대사회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불교의 관점을 명확하게 밝히는 결과물이다. 앞서 2010년 초
〈반야심경〉은 ‘위대하고 완전한 지혜(般若)를 바탕으로 중생을 고통의 세계(此岸)에서 깨달음의 세계(彼岸)로 건너게(度) 하는 반야경의 핵심(心)을 담은 경전(經)’이라는 뜻이다. 반야바라밀다(반야경)의 심장이 되는 핵심을 추린 경전으로 600권 분량의 경전을 260자로 추린 것이다. 부처님의 팔만 사천 법문 가운데 가장 간결해 한국 불자들이 제일 많이 독송하는 경전이기도 하다. 〈반야심경〉은 관세음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다’를 깨닫고 사리불에게 말해주는 형식으로 불교의 핵심 사상인 ‘공사상’을 말하고
김홍도의 그림 ‘염불서승’에 대해 정병모 한국민화학교 교장은 최근 발간한 저서 〈김홍도 새로움〉에서 이 같이 묘사한다. “문득 깨달음의 순간, 뒷모습으로 표현한 것부터 범상치 않다. 사변적인 판단에 좌우되기 쉬운 앞모습 대신 좀 더 솔직한 뒷모습을 선택했다. 달마대사상처럼 뒷모습을 그린 상은 더러 있지만, 목덜미에서 깨달음의 절정을 잡아낸 것은 김홍도의 날카로운 관찰력이다.”화가 김홍도(1745~1806?)에 대해 우리는 보수적이고 엄격한 조선시대 궁중 도화서에서 과감하고 자유로운 발상을 내보인 천재 이단아로 알고 있다. 실제 김홍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것을 우리는 ‘고전’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고전’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종교나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읽고 새겨야 할 만한 보편타당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불교 경전 가운데에도 ‘고전’의 조건에 맞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담마빠다〉 〈숫따니빠따〉 〈니까야〉 등의 초기경전이다. 종교적 가르침보다는 마음공부에 대한 가르침으로 읽을 수도 있는 이 경전들은 실제로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불교 경전으로 꼽히는 것이기도 하다.그러나 초기경전은 그 양이 방대해 이를 읽기
‘대원불교학술총서’ 시리즈의 13번째 책인 〈불교심리학의 새로운 지평〉은 전통적인 불교명상과 불교심리학을 현대의 심리학 이론 및 실천과 융합하여 불교심리학의 새로운 전망과 혁신적인 관점을 보여주는 책이다. 불교적 명상과 연구를 통해 치료와 변화의 과정을 경험한 다양한 심리학자, 정신의학자, 교육자들이 불교심리학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해석하고, 사회구성주의 심리학에 기반한 접근 방식인 ‘관계 불교’라는 현대적, 현실적, 실천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상좌부불교, 아비달마불교, 대승불교의 전문가들과 임상 의사, 심리학자, 정신의학자
〈대승기신론〉은 마명보살이 대승불교의 이론과 수행을 체계화하여 제시한 논서로, 대승불교의 정수와 핵심을 담은 기본 교과서이다. 대승불교 전반을 아우르는 근본 이론이 담겨 대승불교의 개론서로 불리지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대승기신론〉을 해설한 수많은 주석서가 나왔으며, 그 가운데 으뜸은 단연 원효 스님의 〈소별기〉다. 공파 스님은 ‘원효센터’를 개설해 원효 스님의 〈대승기신론 해동소〉 강의만 32차례 하고 있는, 〈대승기신론 해동소〉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이다. 이 책은 그동안의 강의 내용을 다듬고 정리하여 엮은 것으로
Q: 화가 나고 사람에 대하여 시비가 일어날 때 참구나 호흡관을 하면 왜 안 되는지요?A: 화두 참구나 호흡관을 하면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명상을 방해하는 마음이 있을 때는 방해하는 마음을 먼저 알아차려서 제거한 다음 화두 참구나 호흡관을 하셔야 화의 원인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가 나거나 시비가 일어날 때 화나고 시비가 일어나는 것을 바깥에 있는 어떤 대상에게 마음을 두지 않고 안으로 돌려서 ‘이 화는 어디서 나오는가, 무엇이 이렇게 화를 내고 시비하는가’ 하면서 정말로 화를 내는 놈이 도대체 어떤 놈인지 간절하게 알려고
근현대 오대산의 고승인 한암 스님(漢岩重遠, 1876~1951)과 탄허 스님(呑虛宅成, 1913~1983)의 생애와 삶, 사상에 대한 연구서가 발간됐다.〈근현대 오대산 고승 한암과 탄허〉는 ‘민족사 학술총서’ 78번째로 저자 이원석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조교수가 지난 10년간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오대산의 고승 한암 스님과 탄허 스님을 연구해 발표한 10편의 논문을 수정, 보완해 묶은 것이다. 불교사를 중심으로 엄격한 사료의 검토와 논거를 기반으로 해석하는 역사학적 측면을 강조, 두 고승에 대해 객관적으로 밝히고 있다. 저자가
아귀(餓鬼)는 불교에서 늘 굶주린 귀신이다. 보통은 태산 같은 몸집에 입을 바늘구멍 같이 표현하니 굶주릴 수밖에 없는 신세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을 먹는다고 해도 배고픔은 사라지지 않고, 굶주림의 이유도 음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불교의 삼독 가운데 첫 번째인 ‘탐(貪)’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 그렇기에 이들은 윤회하는 육도 중 삼악도, 그 안에서 지옥도보다는 조금 나은 ‘아귀도’에 산다.저자의 말마따나 아귀는 불교신자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함에 관한 일종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 탐욕을 극복하지 못한 채 윤회하면 스스로가
티베트불교는 한국인에게도 낯설지 않다. 당장 세계적인 정신지도자 달라이라마가 티베트불교의 상징이며, 최근 방한한 캉쎄르 린뽀체도 티베트불교의 지도자다. 하지만, 티베트의 역사나 티베트불교 전래에 대해서 상세하게 아는 불자들은 많지 않다. 심지어, 티베트불교 전래와 흥륭을 예언한 사람이 신라스님이었다는 사실은 더더욱 그렇다.8세기 중·후반의 티베트불교 역사를 기록한 역사서 〈바세〉가 우리말로 처음 완역됐다. 조병활 박사가 펴낸 〈바세 연구〉는 그의 오랜 노력이 담긴 역작으로, 책에는 〈바세〉의 역주문과 티베트어 원문 그리고 〈바세〉
“너를 슬프게 하는 일에만 빠져 있으면 네 눈엔 슬픔만 보일거야. 하지만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면 어디에서나 기쁨을 볼 수 있단다.”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티베트불교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가 함께 쓴 그림책 ‘기쁨의 발견’은 어린이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에도 기쁨은 어디에나 있다는 믿음을 보여준다. 힘든 시간을 보낼 때조차도 기쁨은 우리 가까이에 있으며 자신과 세상을 환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보통의 우리처럼 힘든 유년 시절을 경험한 두 종교지도자가 자신들이 겪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