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워밍업’은 내 몸과 마음의 안쪽을 저인망처럼 훑어 올리는 글쓰기이다. 나는 세 번째 워밍업 주제들을 만들기 위해 죽마고우를 위시하여 긴밀한 인연 18명의 남녀에게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의 요지는 이렇다.“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삶의 주제 다섯 가지만 순위별로 적어서 답신해 주시면 고맙겠소. 1순위 사랑, 2순위 돈, 3순위 명예… 이런 방식으로 말이오. 물론 순서나 주제는 그대 마음대로 하시구려.”24시간 안에 그들로부터 답신이 당도했다. 그중에는 ‘이 질문 덕분에 내가 뭘 중요하게 여기는지 사유하는
오늘부터 공부하는 내용은 본격 글쓰기명상을 위한 워밍업이다. 워밍업은 자신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마음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게 하는 의도로 설치했다. 목욕탕에서 손으로 탕 속의 물을 건드리면서 내 몸을 밀어 넣어도 괜찮은 온도인지 가늠하듯, 김이 모락거리는 밥을 후후 불면서 밥맞이를 하듯, 가벼운 준비운동을 하자는 의미다. 이런 준비과정은 정통수행이라고 하는 좌선(坐禪)에도 배치돼 있다. 초기불교에서는 평소 바깥으로 떠돌던 마음을 나라고 하는 대상에게 돌려세우는 작업을 빠알리어로 마나시카라(manasikra, 주의전환)라고 한
많은 수행 초보자들을 좌절시키는 한마디가 있다. 그것이 무엇인 줄 아는가. 나는 자신 있게 말한다. 그동안 수도 없이 듣고 본 사실이다. ‘명상은 생각을 끊는 것이여. 생각이 안 끊기면 명상이 아닌 것이여!’이 말을 들은 수많은 초보 수행자의 실망에 찬 한숨과 발길 돌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눈을 감고 허리를 곧추 세우고 앉으면 생각이 끊기기는 커녕 없던 생각들도 뭉게구름처럼 부얼부얼 일어나는 것이 왕초보 수행자들의 운명 아닌 운명 아닐까.생각 끊으라는 선사들 조언초보 수행자에겐 막막할 뿐글로 감정상태 마주해보면자기 생각과 언어
누군가 왜, 하필 글쓰기명상이냐고 나에게 물으면 늘 하는 대답이 있다. “정좌보다 글쓰기명상이 더 쉽다” “좌선보다 글쓰기가 훨씬 일상적이고, 요즘 사람은 하지 마라해도 하는 일이 됐다”고. 글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몸의 연장과 같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문맹률 낮은 국민에게 글은 곧 공기다. 누구나 공기로 호흡하듯이 길고 짧은 글쓰기를 즐기고 있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누구나 소셜미디어를 즐기고 있다. 걸으면서도 날아든 메시지를 읽고 답장을 보낸다. 신호등 앞에서도 미소를 띠며 타인이 보내온 글을 읽고 답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