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의 ‘캐럴 활성화 캠페인’이 기독교 음악을 홍보하는 종교편향적 행정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급기야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캠페인 예산집행 정지를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조치에 나섰다. 조계종과 종교평화위원회는 물론, 중앙신도회와 포교사단, 대한불교청년회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 불교계 기관과 단체들도 잇따라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캠페인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불교계의 분노를 유심히 들여다 봐야 한다. 비단 한 가지 사안에 대한 반발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교계는 그동안 숱한 종교편향과 불교폄훼,
역대 최대 규모로 부과된 종합부동산세가 사찰에도 적용됐다고 한다. 일명 ‘종부세 폭탄’이 사찰에도 투하된 것이다. 실제 조계종 제3교구본사 소속 한 사찰은 지난해까지 종부세로 1억 6000여만 원을 냈지만, 올해에는 4억 8000여만 원을 내야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3배 오른 수치로 최대 12배까지 오른 사찰도 있다고 한다. 반면 지난해까지 종부세 부과 대상이 아니었다가 올해부터 종부세를 납부해야 하는 사찰도 30여 곳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찰 대상 종부세가 대폭 증가한 요인에 대해 조계종 재무부는 “법인(단체) 소유 주택에
도심의 길가와 산사의 도량을 온통 노란 빛으로 물들이고 우리의 마음에 평안함을 안겨주던 가을이 어느새 지나가고 삼동의 추위를 맞이할 동안거가 입재했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의 무상함과 속도는 우리를 아쉬움에 빠지게 한다.이번 동안거는 여느 때와는 다르다. 지난해 동안거는 코로나가 정점이었던 어수선한 분위기였다면, 이번 안거는 코로나를 포용하기 위한 새로운 분위기이다. ‘위드코로나’, 표현 그대로 우리의 모든 일상 속에서 이제 코로나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이 아니라 코로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함께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그러나 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1항이다. 그러나 이 헌법은 조항에만 머물러 있다. 대한민국은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제정되지 않았기에 더욱 씁쓸하다. 2007년 처음 제출된 이래 수차례 무산됐던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회 심사기간이 2024년 5월29일까지 연장됐다. 14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반복된 ‘나중에’의 연장이
조계종 제3교구본사 신흥사 소유부지이자 설악산국립공원 상징인 ‘대청봉’의 경계를 두고 속초시와 인제군, 양양군 세 곳 지자체가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황당함을 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땅주인을 배제한 채 권한 없는 자들이 땅을 두고 싸우는 꼴과 다르지 않다. 대청봉에 대한 소유권이 없는 지자체 세 곳이 대청봉의 소유를 주장하고 있으니 이를 보는 불자들의 심경은 말 그대로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법적으로 부지의 경계정정은 토지 소유자의 신청과 동의가 있어야 한다. 강원도 역시 이번 논란에 대해 같은 절차로 지적공부가 정리
제주특별자치도는 10월 8일 ‘중광제주도립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025년에 제주 저지문화예술마을에 건립할 예정임을 발표하였다.이는 이호재 가나아트센타 대표가 중광 스님 작품 432점을 수집한 것을 스님의 고향인 제주도에 기증해 성사됐다. “관심이 있어야 보이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우리 곁에 함께 했던 중광 스님의 미술작품이 그런 것 같다. 중광의 예술세계를 최초로 인정한 사람은 미국인 버클리대학교 랭카스터 교수이다. 그가 통도사 초대박물관장직을 수행하고 있을 적에 처음 만났다. 랭카스터 교수는 중광의
조계종이 11월 17일 2014년 현대차 그룹이 매입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부지 일부를 환지본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무원이 언급한 한전 부지는 2014년 9월 현대차그룹이 한전으로부터 약 10조 원에 매입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로 1970∼1971년 당시 상공부는 봉은사 경내지를 매입했는데, 이 부지는 이후 환지(換地) 작업을 통해 현재 한전 부지로 자리가 바뀌었다. 사찰 경내지 매각에 대한 불교계 반대에도 당시 실력자이던 이후락 前 대통령비서실장이 종단 간부 회의에 참석하고 총무원에 넣은 압박으로 매각이 이뤄질
조계종 중앙종회 222차 정기회가 내년도 중앙종무기관 예산안 승인의 건을 처리하지 못한 채 폐회했다. 의사정족수 미달로 수차례 유회했고 결국 폐회하면서 내년도 중앙종무기관 운영에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았다. 수차례 반복된 유회의 원인이 집행부를 향한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의 보이콧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도 적지 않았다. 어떤 이유든 중앙종회가 정기회를 속개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국 의사일정 만료를 하루 앞두고 집행부 부실장 스님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지만, 사태는 좀처럼 안정되
아침울력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니 전화벨이 울렸다. 큰형님이었다. 아버지께서 임종하실 것 같으니 급히 오라고 하였다. 어제 통화할 때는 일주일이나 한 달은 더 계실 수 있을 것으로 들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며 잠시 할 바를 잊었다.올해 꼭 90세. 당신의 인생에 굴곡이야 없었겠냐만은 평생 거칠 것 없이 당신의 뜻대로 살아온 인생이었다고 생각한다. 출가 전 불교에 귀의한 아들들을 보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절에 다니며 부처님을 믿고 의지하고 사니? 나는 내 힘으로 일하고 내 힘으로 가족들 먹여 살리고 나 스스로를 믿고
조계종 제222차 중앙종회 정기회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던 ‘법인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이하 법인법)’ 개정안이 결국 철회됐다. 현행법 제24조 2항에 명시된 ‘총무부장은 이 법의 개정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협의기구를 설치해 법인과 사전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이 조항은 2014년 법인법 제정 당시, 일부 법인들을 중심으로 종단 등록에 대한 우려들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종단이 법인 운영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 법을 일방적으로 개정하거나, 이를 통해 법인이 과도한 제재로
나눔의집이 운영 논란에 휩싸인 지 1년이 넘어가고 있다. 일부 내부직원들이 제기한 후원금 횡령 의혹으로 나눔의집은 사회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불교계 역시 많은 상처를 입어야 했다.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 조사 결과 이사 스님들에게 제기된 횡령 등 의혹은 무혐의로 밝혀졌지만, 나눔의집을 향한 부정적 시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나눔의집 정상화 책무를 지고 가동된 임시이사회에게는 추락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내부갈등을 봉합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보다 안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운영체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 우선과제로 주어졌다.
내년에 실시될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러저러한 대통령 후보들이 자기의 품새를 뽐내며 춤을 추고 있다. 춤은 축제의 마당에서 뺄 수 없는 장이다. 민주주의 실현에 있어 선거는 꽃이며 축제이다. 민주주의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조세프 슘페텨(Joseph Schumpeter)는 민주주의를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쟁하여 공직을 차지하려는 수단으로서의 ‘제도적인 장치’라고 묘사하고 있다. 즉, 민주주의를 선거와 동일 시하고 있다. 선거에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선거의 과정이다. 선거의 과정이 엉망이면 민주주의 실현도 엉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체계가 ‘위드(with)코로나’ 형태로 변경되면서 불교계 일상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조계종이 11월 1일 발표한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거리두기 시행에 따른 사찰 방역수칙’에 따르면 법회와 행사 시 인원 제한이 대폭 완화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 시국 내내 취소되거나 축소됐던 대면법회와 대면행사 등이 다소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찰 정기법회는 수용인원의 50%까지 참석 가능하고 ‘백신접종완료자’에 한해서는 인원 제한 없이 수용 가능하며, 사찰에서 주관하는 행사도 99명까지 참석 가능하다. 백
11월 4일 동국대 불교학술원은 충무로영상센터 신관에서 ‘동국대 K학술확산연구소’ 개소식을 개최했다. 불교학술원 산하에 설립된 ‘K학술확산연구소’는 지난 7월 한국학진흥사업단이 주관하는 ‘K학술확산연구사업’에 최종 선정된 결과이다. 연구소는 향후 2026년까지 5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연구·교육사업을 추진한다.‘불교의 프리즘으로 보는 한국성의 글로컬리티’를 주제로 한 이번 연구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불교의 국제성을 알리는 다양한 주제의 온라인 영상 콘텐츠 강의를 제작해 배포한다는 점이다. 72분 분
우려했던 ‘폭탄 돌리기식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현실이 돼가고 있다. 올해 5월 29일 출범한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소중립위)는 지난 10월 18일 제2차 전체회의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과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을 심의·의결했다.회의가 열린 한강 노들섬 앞에서는 기후위기비상행동과 탄중위해체공대위가 시위를 열고 ‘기후위기 못 막는 NDC 제출안 부결, 탄소중립위 해체’등을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권고에 따라 최소한 2010년 대비 4
‘비대면’은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다. 종교도 이 같은 비대면 상황에 빠르게 적응 중이다. 불교의 경우 코로나19 초기부터 방역에 집중하며, 유튜브 법회·예불 등을 열고 있다. 비대면에 적응하고 그 편의성을 알게 된 지금, 불교는 ‘위드 코로나’ 이후의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대응 방안의 선례가 될 수 있는 곳이 월정사다. 월정사는 전국 사찰 최초로 온라인 방송국인 ‘OWBN’을 개국하고 11월 1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OWBN’에서는 월정사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하고 있는 사
조계종 중앙종회가 11월 2일 개원하는 제222회 정기회에 종법 제개정안 15건이 접수됐다고 한다. 눈에 띄는 안건들이 적지 않다.우선 ‘재적본사전적특별법’ 제정안은 제218회 임시회에서도 논의됐다가 교구본사 등 공의를 모아 다시 발의키로 하고 철회된 건이다. 과거 조계종은 재적본사 전적이 허용됐지만, 1996년 종단 내 승려의 이동질서를 바로잡고 각 교구 자체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취지로 승려법이 개정되면서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그러나 당시 개정안이 보완책 없이 즉시 시행됨에 따라 20여년이 지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이 적잖
내년 3월 9일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후보자들에 대한 보도 열기가 뜨겁다. 시민이 직접적 참여를 통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측면에서 선거는 민주주의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다. 그래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린다. 전통적으로 정당은 공직 후보자를 발굴해서 부각시키는 역할뿐만 아니라 공공문제에 관한 이슈를 제기하는 데서도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언론의 영향력이 이런 정당의 역할을 대신할 만큼 커짐으로써 언론은 정당과 기타 정치적 행위자의 영향력을 감소시켰다. 현대사회의 선거 과
상월결사 삼보순례가 10월 18일 불보종찰 통도사에서 회향했다. 423km를 64만보 넘게 걸은 순례단은 국난 극복과 불교 중흥을 외쳤다.우리는 항상 변화를 외친다. 하지만 정작 한국불교의 변화를 위해서 깃발을 들고 나서는 이는 적다. 찬서리가 내리고 손발이 시려 따뜻한 곳이 그리움에도 끊임없이 정진한 순례단에서 불교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변화의 깃발을 들고 있어서다. 삼보순례는 100여 순례대중이 함께했다. 지원단과 일일동참자까지 하면 최대 500명은 함께 순례했다. 연인원 수천 명을 넘는 불자들이 하나의 목표로 정진하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문화재관람료를 ‘통행세’로 매도하고 사찰을 ‘봉이김선달’로 폄훼한 데 대한 불교계 공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제 공분을 넘어 심각한 우려가 나온다. 정 의원이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것은 차치하고, 국정감사에서 이어진 발언을 통해 사실관계를 잘못 인식한 데 따른 오해와 편견, 문화재를 향한 왜곡된 인식이 재차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화관람료는 영화를 본 사람한테만 받아야 겠지요? 극장에 들어가지도 않는데 주변에 있다고 받으면 안 되겠지요?” 불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한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