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거웠다. 후덥지근했다. 장마 이후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설악산도 올여름은 원 없이 비를 맞았다. 진부령을 넘어 울창한 육산의 속살을 헤집듯 건봉사(乾鳳寺) 가는 길은 구불거리고 오르락내리락 했다. 절 아래는 말끔했다. 좌측으로 부도밭이 보이는 곳에서 절 냄새가 물씬했다. 주차장이 반듯하게 만들어졌고 경내를 가르는 계곡물 소리가 몸에 감기는 더위를 씻어주고도 남는다. 일주문인 불이문(不二門)의 기둥에는 금강저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번뇌를 부수는 무기, 보리심을 상징하는 금강저를 보는 순간부터 마음에 금강저가 떠다닌다. 이것으로 절 안에 들어갈 준비는 끝났다. 몸통에 나무아미타불이란 글자를 큼직하게 새기고 머리에 돌오리를 이고 있는 돌기둥, 잦은 비로 물이 불어 탕탕하게 흐르는 계곡의 양
{image1}차가 참 진하다. 색도 향도 맛도. 명정 스님의 방에서 마시는 차 맛은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맛이 난다. 혀끝에 알싸하니 감도는 차 맛과 향도 좋지만 차를 다 넘긴 후 입에 고이는 침이 달콤하기 그지없다. 침이 절로 꿀꺽 넘어간다. 명정 스님의 방. 스님은 다관 가득 차를 붓는다. 보통의 경우라면, 십 수번은 족히 우려먹을 수 있는 양이다. 찻잔에 차를 따르더니 찻잔을 든다. 잔을 부딪치며 하시는 말씀. “건배!” 방안에 웃음이 한바탕 인다. 주욱 들이키고 잔을 내려놓으며 이어지는 말씀. “누가 탔는지 맛 조오타!” 극락암 호국선원 선원장. 근대를 대표하는 선지식인 경봉 스님을 시봉했고, 선방에서의 정진에도 치열했던 명정 스님. 경봉 스님의 문집은 물론 경허집, 신신명 등
부산불교거사림회가 창립 35년이 됐고 800번째 법회를 앞두고 있다. 한 단체가 800번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법회를 이어 왔다는 것 자체만으로 존경과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소위 ‘치마불교’ '보살불교‘가 드세던 시절 “거사불교를 활성화하여 부산 불교계를 번창하게 하자”는 뜻에 공감한 거사 20여명이 시작한 부산불교거사림회. 그 출발에서 오늘에 이르는 줄기찬 정진은 특별한 찬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간 125명의 스님과 23명의 재가 법사가 이 모임의 법회에 불조의 혜명을 밝혀주었다고 한다. 이로보아 부산불교거사림회는 배우고 정진하는 정혜쌍수의 실천으로 부산 지역은 물론 전국 불자들의 귀감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당대의 선지식들을 모셔 법문을 듣고 생활 현장에서 가장 불자다운 행동으
8월 28일, 분단이후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상당히 급하게 마련됐다. 현 정권의 임기가 불과 반년을 남기지 않았고 바야흐로 대선정국으로 흘러가는 시점이다. 이 와중에 급하게 마련된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국내 정치계는 정치적 계산이 앞서고 경제계는 좋아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불교계는 정상회담 발표 이후 일제히 환영의 논평을 쏟아냈다. 종단협의회는 물론 각 종단이 각각의 환영을 표했다. 7년 전의 정상회담이 세운 비석은 ‘6.15정신’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근본으로 하는 6.15 정신의 실현을 위해 남과 북은 7년간 무슨 일을 해 왔는가 돌아보면 그리 개운하지만은 않다. 남쪽은 여전히 많은 것을 오려 보냈고 북쪽은
{image1}서울 도심의 한 가운데 있는 선학원을 찾았다. 선학원은 조계종의 산실이요, 일제 때 반일독립사상의 기초가 되는 스님들이 모여 활동하였던 곳이다. 정화운동을 벌일 때도 중심이 되었다고 하니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다. 한국 선을 풍미했던 큰스님들이 여기서 모여서 살았으니, 이곳 법당에 들어서면 새삼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오염되지 않은 사천에서 살다가 서울에 오신지 4개월이 조금 넘었는데 공기가 탁하여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다면서 철오 스님은 차를 권하였다. 스님은 중앙선원장에 취임한 후 사찰재정운영을 신도들에게 모두 맡겼다. “원장에 취임, 인수인계하는 자리에서 신도들을 불러놓고 장부를 모두 공개하였고, 신도들의 서명도 받아 놓았어요.”스님이 소임을 맡은 동안에는 사찰의 재정은
제불 보살이시여! 올 여름 한국은 뜨겁습니다. 23명의 동포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세력의 인질이 된 순간부터 이 여름의 뜨거움은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납치 14일이 지난 이 시점, 남자 2명이 살해되어 시신으로 돌아왔고 나머지 21명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공포에 휩싸여 사막의 기지나 동굴로 끌려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협상은 무기력하기만 하고 아프가니스탄이나 주변 이슬람 국가 그리고 미국과 일본 등 우방들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억류된 동포들의 생명이 태풍 앞의 촛불입니다. 협상 시한이나 조건 등 모든 상황이 테러집단에 의해 주도되고 있어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고 보면, 우리 국민과 자유를 숭상하는 인류의 안타까움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입니다. 제불보살이시여! 온
현대불교신문 독자위원회는 632(6월 20일자)~639호(8월 1일자)에 보도된 내용과 지면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이번 지면평가는 위원들의 이메일 발송 형식으로 진행됐다. 사진설명: ▲ 현대불교신문 632~639호 모습. 시의적절한 시사성기사 늘어 최임배: 638호 여름특집호 시원하게 잘 읽었다. 전문지로서 정체성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도가 눈에 보인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다. 구태의연한 모습을 탈피해 가는 모습이 돋보인다. 그러다보니 젊고 신선하다는 느낌이 든다. 상황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것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상호: 637호를 보니 시의적절한 시사성 기사들을 접할 수 있었으며 전반적으로 각 지방의 불교계활동 소개나 조계종단의
철오스님(선학원 중앙 선원장) 서울 도심의 한 가운데 있는 선학원을 찾았다. 선학원은 조계종의 산실이요, 일제 때 반일독립사상의 기초가 되는 스님들이 모여 활동하였던 곳이다. 정화운동을 벌일 때도 중심이 되었다고 하니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다. 한국 선을 풍미했던 큰스님들이 여기서 모여서 살았으니, 이곳 법당에 들어서면 새삼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오염되지 않은 사천에서 살다가 서울에 오신지 4개월이 조금 넘었는데 공기가 탁하여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다면서 철오스님은 차를 권하였다. 스님은 중앙선원장에 취임한 후 사찰재정운영을 신도들에게 모두 맡겼다. “원장에 취임, 인수인계하는 자리에서 신도들을 불러놓고 장부를 모두 공개하였고, 신도들의 서명도 받아 놓았어요.”스님이 소임을 맡은 동안에는
{image1}천재운소(千災雲消) 만복운흥(萬福雲興) 모든 재앙 구름이 사라지듯 하고 만복은 구름 일 듯 하여라. 장맛비가 멈춘 7월의 어느 하루, 소백의 준령들이 손바닥에 펼쳐든 그림처럼 명징하게 다가 왔다. 천년고찰 용문사 경내는 그 그림 가운데서도 압도적으로 맑고 푸른 ‘용의 눈동자’였다. 1984년 큰 화재를 입은 뒤 오늘날까지 중창불사가 이어지고 있는 용문사. 불사의 막바지에서 청결하고 단아하게 정리된 용문사에는 지정문화재만 315점이 있다. 절이 그대로 박물관이다. 첨단 시스템을 갖춘 성보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주지 청안(淸岸) 스님이 “기념으로 가지라”며 전해 주는 족자 한 점. 거기 멋스럽게 적힌 여덟 자(字)를 대하는 순간 오전 내내 스님께 들은 법문의 의미가 일목요연하게
“국립공원입장료 폐지 후 전년에 비해 탐방객이 50%증가 했고 불법무질서행위 단속 실적은 139% 안전사고는 37% 증가했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지 6개월. 아직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한 토론회에서 발표된 위의 수치는 ‘입장료’와 운영실태의 함수 관계를 대변한다. 요약하면, 입장료 폐지로 인해 탐방객은 물었지만 각종 불법행위와 안전사고도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정부차원에서 국립공원 관리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은 것도 아니다. 우리는 이 사실에서 하나의 개연성을 본다. 지금 일부 시민단체가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폐지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 폐지가 능사가 아니라 마땅한 대책을 먼저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덜컥, 입장료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매우 민망스러운 사진 한 장이 떠돌고 있다. 부산의 한 지하철 역 구내에서 십자가를 든 ‘빨간 조끼’의 남자가 탁발을 하는 스님의 머리에 손을 얹고 있는 모습이다. 이 사진 속 ‘빨간 조끼’의 남자는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지만 스님의 얼굴은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고개를 약간 숙이고 경전을 읽는 스님 표정은 참담함 그 자체로 읽힌다. 반면, ‘빨간 조끼’의 남자는 스님에게 회개내지는 개종을 종용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기독교 내부의 정서와 상관없이, 갈수록 극성스러워지는 전도 행위가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비난으로 돌아서고 있는 지경이다. 경기도에서 NGO 활동을 하는 한 스님도 인근 지역 교회의 책임자로부터 개종을 요구 받았다고 털어 놓은 적이 있다. 대학원도 보내주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 후보가 서울 시장 시절의 ‘서울시 봉헌’ 발언과 관련, “송구스럽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7월 19일 국민들의 관심 속에 진행된 ‘예비후보 검증 청문회’에서다. 이 후보측이 배포한 청문회 녹취록 자료에 따르면 검증위원인 동국대 교수 보광 스님이 “(서울시 봉헌 발언은) 정서적 도덕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하실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모든 종교가 오해 없이 화합할 수 있도록 하고 불교계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일 하겠다”고 답변했다. 사과를 요구했는데 자신의 심경만 밝힌 셈이다. 이 후보의 ‘서울시 봉헌’ 발언은 2004년 5월의 일이다. 3년이 넘은 지금, 이후보가 검증 청문회라는 피할 수 없는 관문에서
조계종이 강원도 고성에 대규모 국제템플스테이 센터를 설립하고 서울의 조계사 인근에는 템플스테이 종합정보센터를 세운다고 밝혔다. 모처럼 의미 있는 불사를 종단차원에서 기획한 것 같아 반갑다. 한국 불교의 세계화, 이 화두를 푸는 키워드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크게 보면, 해외로 나가 직접 한국불교를 알리는 방법과 외국인들을 국내로 들어오게 하에 한국불교의 맛을 보여주는 방법이 있다. 전자의 경우 언어의 장벽을 비롯해 갖춰야 할 조건이 많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다르다. 가장 한국 불교다운 면모를 고스란히 그들에게 체험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면 족하다. 그 방법으로는 당연히 템플스테이가 꼽힌다. 템플스테이의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철저한 체험을 통해 불교가 추구하는 진리의 근원을 체득하는 것에 초점을
{image1 center} 비가 내린 다음 날이라 그런지 온 산천이 맑은 빛이다. 거침없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소리는 내 귀에 와 걸리고, 산란한 빛 사이로 흐르는 바람결은 온 몸에 휘감긴다. 이렇게 물과 바람과 나무와 조우하면서 단양 도락산 산길을 걸었다. 산 중턱쯤 올라가자, 나무 사이로 공사중인 콘크리트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이 건물이 완성되면 금동대불과 100만 부처님이 모셔지는 것이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약천사를 중창불사하였던 혜인 스님이 하시는 일이기에 광덕사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또한 대단하다. 무릎에서 고름이 나오고 코피가 쏟아지는 고통 속에서도 백만 배 수행을 마친 혜인 스님의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육척 단구의 작은 몸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
특정종교 예배의식 못지않게 교리교육을 강제하는 것도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를 심히 훼손하는 행위이다. 그나마 대학교의 경우 여러 학기의 강제 채플과 달리 종교과목은 졸업 때까지 한 학기만 이수하면 되지만, 종교계 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은 매주 한 시간씩 3년에서 6년 간 본인의 종교와 무관하게 특정종교의 교리를 배워야 한다니 너무 가혹하다. 특히 개신교 학교의 경우가 강제성이 제일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집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학교 수로 보아도 불교계는 기독교계의 1/10에도 훨씬 못 미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탄력적이고 도그마성이 적은 불교 교리의 특성상 타인에게 강제성을 띠는 것이 쉽지 않아 그 영향은 기독교에 비해 미미할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불교계 학교가 개신교 학교 흉내를
기독교 대학의 채플 강요에 반발해 대학생들이 종종 문제제기를 해왔으나 법원은 아직 학생인권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1995년 숭실대 법학과 고아무개 학생은 6학기 동안의 대학예배 참석을 졸업요건으로 정한 숭실대학의 학칙이 종교의 자유에 반하는 위헌적 학칙이라며, 채플 불참을 이유로 학사학위를 받지 못한 데 대해 학위수여 이행청구소송을 법원에 제기하였다. 당시 1심(재판장 김황식 현 대법관)은 “예배 참석 의무를 학칙으로 정한 것은 학생들의 신앙을 가지지 않을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학생의 자유를 외면하였고, 1998년 대법원도 “신앙을 가지지 않을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종교교육 이수를 졸업요건으로 하는 학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확정함으로써
조계종립 동국대가 신정아 교수의 학력 조작 파문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물론 망신스러운 일이다. 이번 동국대의 ‘망신’은 피할 수도 있었다는 게 학교 일각의 목소리다. 2005년 임용 당시부터 적지 않은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지만 아무도 학력과 관련한 ‘발언’을 강도 높게 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학교측은 ‘인재’를 모시기(?) 위해 제반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 때늦게 책임을 묻고 자탄을 하는 것 보다 때가 이르렀을 때 용기 있게 말하고 ‘적법한 조치’를 취하는 게 훨씬 낫다. 때를 놓치고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 어리석음은 화살을 두 번 맞는 격이 아닌가. 신교수가 광주비엔날레의 총감독 직을 맡는 바람에 그의 가짜학위 문제가 온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지만, 그 전에
선거는 민주주의 실현의 꽃이다. 선거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가치가 가장 값지게 드러나는 축제이기도 하다. 정치인들이 간혹 선거의 아름다움을 망각할지라도 국민들은 선거에 강한 애정을 가지게 된다. 불교계에도 12월 대선을 겨냥한 각종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종교와 정치는 당연히 분리되어야 하지만 완전한 분리도 어불성설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대선을 앞두고 유력 주자 혹은 정당에 코드를 맞춘 단체들이 불교계에서 하나 둘 발족되는 것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는 불교계가 사회 흐름에 발맞추어 불교계 스스로 권익을 보호하고 발전을 위한 각종 현안들을 선거에 반영시키려는 노력이 보인다는 것이다. 선거라는 주권행사를 통해 불교계의 목소리를 드러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발현인 것이다
조계종이 정부를 상대로 국립공원내 사찰 소유 토지 사용에 대한 보상금을 청구하기로 했다. 또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전통사찰 경내지를 관리하는 것의 위헌성도 따지기로 했다. 조계종과 정부가 상당한 긴장관계로 빠져들고 있다. 올 연초부터 공원입장료 징수가 폐지되고 문화재관람료의 징수와 관련한 문제를 푸는데 종단과 정부의 손발이 어긋난 결과다. 공원입장료 폐지 이후 6개월간 문화재관람료 문제에 대해 정부와 조계종, 환경단체가 묘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오늘의 갈등으로 번졌다. 조계종이 강경수로 정부를 압박하는 형국인데, 사찰 소유 토지의 사용에 대한 권리주장으로 보기 쉽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종교라는 신성한 범위를 침해한 관계법과 그간의 관례들을 근본적으로 고쳐놓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국립공
‘예스 평창’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도전은 아름다웠다. 7월 5일 201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가 러시아 소치로 결정되는 순간 불자와 국민들은 허탈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절망하진 않았다. 그간 어느 나라 못지않게 열심히 ‘도전’했기 때문이다. 그 도전을 통해 강원도는 세계에 알려졌고,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기억하는 세계인에게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열정을 보여주는 기회였다. 불교계도 이루지 못한 원력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국민들의 열망에 함께 손잡고 기원했던 아름다운 동참의 공덕을 갈무리 할 때다. 불교계는 서울 조계사에서 대형 법회를 열어 불자들의 기원이 얼마나 간절한가를 보여 준 바 있다. 무엇보다 강원도에 위치한 조계종 교구본사 신흥사와 월정사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불자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