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는 숭유억불의 시대였다. 덕수궁에 야외에 전시돼 있다가 현재는 복원 작업 중인 보물 ‘흥천사명 동종’은 숭유억불 탄압을 상징하는 불교문화유산이다. 연산군은 재위 10년째 원각사를 폐사시켰고 이 자리에 기생을 기르는 장악원을 세웠다. 같은 해 태조 이성계가 세운 흥천사와 흥덕사가 유생들의 방화로 소실됐지만, 연산군을 이를 모른 척 했다. 이후 중종이 왕이 됐지만, 유생들의 불교 탄압은 계속됐다. 유생들은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던 흥천사의 사리각을 방화했고, 그렇게 흥천사는 완전히 소실됐다. 흥천사명 동종의 유랑사는 이때부터 시작
법화종 제20대 총무원장에 관효 스님이 공식취임했다. 오랜 종단 혼란이 종식되고 총무원장 서리체제에 이어 취임하는 정식 총무원장인 만큼, 스님을 향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무엇보다 법화종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과거 빛나던 위상을 기억하는 종도들이 더욱 그렇다. 법화종은 1945년 창종한 전통종단이다. 법화종 원로스님들이 기억하는 종단은 15개 교구와 1700여 사암, 120만 교도를 거느린 명실상부한 한국불교 제3종단이다. 그러나 오늘날 법화종은 반복되는 내홍과 혼란으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종단 원로 일조 스님의 한탄이 그 현실을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는 동물해방론을 주장한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Peter Singer)의 저서 〈How Are We To Live〉의 국내 번역판 제목이다. 요즘 신문 지상과 TV 화면을 장식하는 내용을 보면 인간 삶의 모습이 이래도 되는지 가슴이 아프게 저린다. 불경에는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에 관한 내용이 매우 많다. 사람은 자신을 성찰하고, 죽음을 예비하고, 내생을 그려보는 지구별의 유일한 존재이다. 깨달음과 자비의 길을 통해 열반의 언덕에 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태어난 귀한 존재이고, 엄청난
처음으로 조계종 여성신도들로 구성된 단체가 출범한다고 한다. 바로 (가칭)조계종 전국여성불자회다. 전국교구본말사를 주축으로 각 지역에서 활동해 온 여성불자들과 포교활동가들이 설립추진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발기인명단에 이름을 올린 여성불자들만 1000명이 넘는다. 조계종 전국여성불자회를 토대로 전국 각지에서 여성신도들의 활동이 본격화되면 인적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포교·신행 또한 자연히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모인다. 종단적인 지원도 눈길을 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증명으로 포교원장 범해
지자체 예산이 투입된 가톨릭 순례길 조성으로 종교편향 논란에 직면했던 경기도 광주시가 사업계획을 대대적으로 수정해 ‘광주역사둘레길’을 통한 화합을 도모한다는 소식이다. 조계종과 광주시는 최근 광주역사둘레길 조성 및 운영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광주역사둘레길은 남한산성, 천진암, 신익희 생가, 허난설헌 묘, 나눔의 집, 조선백자 도요지, 화담숲, 경안천 생태습지공원 등 광주 곳곳에 흩어져있는 종교·역사·문화·생태자원을 묶어 하나의 길로 재탄생시키고자 추진된다. 기존 광주시가 추진했던 순례길이 사실상 가
〈장자(莊子)〉‘ 천지(天地)’편에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황제가 곤륜산에 올랐다가 귀한 구슬을 잃어버렸다. 아는 것이 많은 지(知)로 하여금 찾게 했으나 찾지 못했다. 눈이 밝은 리주(離珠)를 시켜도 찾지 못했고 말솜씨 좋은 끽후(喫詬)를 보냈으나 실패했다. 그래서 멍청한 상망(象罔)을 시켰더니 상망이 귀한 구슬을 찾았다.여기에 나오는 귀한 구슬(玄珠)은 도(道)를 비유한 말이다. 참된 진리는 세속에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이라도 찾기 어려우며, 오히려 세속적 가치에서 멀어진 사람이 진리에 이른다는 내용
동국대가 이른바‘ 등록금 걱정없는 동국대’ 만들기에 나섰다. 재학생들이 학비 걱정없이 꿈을 키우는걸 지원하겠다는 것이다.가장 대표적으로 지역사찰이 지역인재를 지원하는 ‘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 학업성적 외에 품성과 지도력 등을 다각도로 심사해 선발하는 ‘동국건학장학’, 동문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는 ‘내리사랑장학’ 등이 그것이다.우리 사회를 진정한 불국토로 만들기 위해서는 훌륭한 스님들의 높은 법력도 필요하지만 불법(佛法)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토대로 한 정치가, 기업가, 교육자, 과학자, 예술가들이 양성되어야 한다. 이른바 불자인재들
근대화 과정에서 잊혀져 역사의 지층 속에 묻혀버렸던 불교 인물 선양 사업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도로 추진된다.종단협은 독립, 문화예술 등 5개 분야에서 한국의 근대화를 이끈 총 12명의 불교인을 선정하고 이들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그동안 근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불교인물이 주요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조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불자들 조차 만해 스님과 용성 스님 외에 근대 불교 활동가를 잘 알지 못했다. 특히 근대 스님들 중 문손이 남아있는 경우 선양사업이 있었지만, 없는 스님들이나 재가자의 경우 업적을 드러낼 기회조차
고려 태조의 ‘훈요십조(訓要十條)’ 첫 번째와 여섯 번째는 대략 이렇게 정리된다. “국가의 대업이 제불(諸佛)의 호위와 지덕(地德)에 힘입었으니 불교를 잘 위할 것이며, 연등회, 팔관회 등의 중요한 행사를 소홀히 다루지 말아야 한다.”열 가지 유훈(十訓) 중 불교와 관련된 조항이 두 가지나 있다는 것은 고려 태조의 사상 배경과 그 당시 정책의 요체가 불교에 집약돼 있음을 짐작케 한다. 연등회는 부처님오신날인 음력 4월 8일에 부처님의 탄생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거행되는 불교 행사로, 삼국시대로 그 연원이 올라갈 정도로 1000년
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가 3월 30일 2000만 불자의 마음을 받아 추대됐다. 조계종 최고 정신적 지도자이자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지식으로 중봉 성파 대종사는 불법(佛法)을 밝힌다. 새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는 그동안 생활과 문화, 선을 함께 잇는 수행가풍을 펼쳐왔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불교로의 변화를 스스로 상징하는 스님이다. 추대법회에서 준비된 법문을 걷어치우고 대중들에게 설법한 중봉 성파 대종사의 모습이 바로 그러한 모습을 드러낸다.코로나로, 전쟁으로 지구촌과 대한민국은 시름을 앓고 있다. 중생의
조계종 중앙신도회가 3월 31일 불자 전용 메신저 B톡을 출시하고 불자를 하나로 모으는 디지털 정보화 사업을 선언했다. 불자기업인 비드테크와 시스템 구축 협약을 맺은지 8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비톡은 메신저 기능 뿐만 아니라 불자들의 정보를 하나로 모아 웹과 앱 등에서 열람이 가능하게 하고, 멤버십을 디지털화, 각종 할인 혜택과 소통 가능으로 활동을 이끈다.눈길을 끄는 것은 불자장터를 비롯한 상부상조의 네트워크 구축이다. 불자들이 불자기업을 활용하면, 기업 측에서는 고객이 확보되며, 불자들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구인구직
3월 30일 조계사에서 중봉성파 대종사를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으로 추대하는 대법회가 봉행된다. 모든 불자들과 한마음으로 종정 예하의 취임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종정은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며, 종통(宗統)을 승계하는 최고 지도자로서 권위를 갖는다. 불조의 혜명을 밝히고, 불도를 깨달음의 길로 이끌고, 사회를 올바른 길로 향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불교가 나아갈 지혜의 등불을 밝혀줘야 한다.성파 종정예하는 21세에 출가하여 일찍이 선지식으로부터 선정·계율·경전을 배우고 단련하였고, 종단의 행정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회적 참사나 부당한 권력의 피해와 고통에 가장 먼저 반응하고 손을 내밀어온 한국 불교계가 이번에도 우크라이나 국민을 향한 지지와 연대에 앞장서고 있다.본지는 러시아 침공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조계종, 상월결사, 아름다운동행과 공동으로 난민 구호를 위한 긴급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전역에서 러시아의 침공과 푸틴 대통령을 규탄하는 반전 시위가 잇따라 열리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에서 인도적 지원에 나선 것이다.이번 기금은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불자들의 한마음 한뜻이 모인 것이기에 그 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용산으로 청와대 이전을 추진하며, 기존 청와대 활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의 정치사를 다룬 한국정치박물관부터 시민공원 등으로의 탈바꿈이 예상된다.이러한 청와대에는 불교계의 이른바 아픈 손가락이 하나 남아있다. 바로 청와대 ‘미남불’로 일컫어지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다. 뛰어난 조형미로 ‘미남’불로 회자되는 이 불상은 본래 경주에 있었으나 1913년 경주금융조합 이사였던 오히라가 데라우치 마사타케 조선총독에게 바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939년 경복궁에 새로운 총독관저
한국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K문화, K방역, 한국의 경제력 상승과 촛불로 상징되는 민주주의 등이 요인이다. 스위스의 세계경쟁력센터(WCC)가 발간한 ‘2021년 IMD 국가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미국, 독일, 영국에 이어 4위로, 프랑스와 일본을 앞섰다. 요샛말로 단군 이래 가장 잘 나가는 시기이다. 반면 독일 환경단체 저먼워치와 기후연구단체 뉴클라이밋연구소가 국가별 기후 정책과 이행 수준을 평가한 ‘2021년 기후변화대응지수(CCPI)’에서 한국은 64개국 중 59위를 기록했다. 국제사회에서 왜 한국
전국 선승과 불자들이 모여 마음 속 부처를 체험하는 간화선 대법회가 4월 20~26일 경북 문경 봉암사 세계명상마을에서 열린다. 한국불교 전통수행인 간화선은 대중화라는 중대한 시대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선지식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간화선의 요체를 설명하는 간화선 대법회가 열리는 것이다. 간화선 대법회는 2013년 서울 조계사를 시작으로 2년마다 열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미뤄져 3년 7개월 만에 열리게 됐다. 이번 간화선 대법회에는 제15대 종정 성파 스님을 비롯해 아흔 평생 처음으로 산문 밖에서 설법하는 지유 스님
조계종 교육원이 첫 종단본 〈불교개론〉을 출간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교육원은 새로 편찬된 〈불교개론〉을 올해 1학기부터 학인 스님들의 교재로 활용한다. 향후 교육원은 대승불교 전반을 다루는 〈대승불교 개론〉, 계율 개론서인 〈계율과 사회윤리〉 등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한다.사실 시중에서 찾아볼 수 있는 불교 개론서는 많이 있다. 하지만 교학 중심으로 어렵거나 단편적인 지식만을 습득하도록 했다. 그러다보니 불교 초심자에게는 개론서가 더 어려운 경우도 왕왕 있어왔다. 이런 지적은 교육 일선 현장에서도 있었다. 제8대 교육원은 승가교육
제20대 대선의 긴 여정이 막을 내리고, 국민의 진정성을 담아낸 소통과 화합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하루를 전 국민이 맞이하는 아침이다. 그 아침을 맞아 문화강국의 전통적 기반을 새롭게 일구어내자는 제언을 대통령 당선인에게 드린다.K팝, K드라마, K푸드! 이른바 한류 콘텐츠이다. 한류 열풍은 그 자체로 국제관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기반으로도 사용된다. 정치, 외교, 경제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는 전문영역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가장 중요한 메신저이기도 하다.한국을 대표하는 대중문화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전례 없는 겨울철 가뭄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최근 전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3월 4일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동해시 일대에 발생한 산불 피해 규모는 엄청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월 11일 현재 산림 피해면적이 2만4158ha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이번 산불 사태로 주택 358채를 포함해 공장·창고는 167곳, 종교시설은 75곳이 피해를 입었다. 현재 동해안의 산불 피해 상황은 심각하다. 집이 전소돼 임시주거시설에 머무는 인원만 1000여 명이 넘는다. 완전 진화가 늦어지면 피해 규모는 더 늘
‘승려’ 정체성 강화를 위해 진행된, 2009년 종헌 9조 2항 군승법사 독신 예외 조항 삭제 이후 군승 수급이 난항을 겪고 있다.출가자 감소로 의무할당제 조차 힘겨운 상황에서 ‘군승’ 뿐만 아니라 ‘군법사’의 파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조계종 군종특별교구는 3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군승 파송 수급난을 호소했다. 2021년 미달 사태 이후 2년째로, 이번에는 정원 18명 중 8명 밖에 채우지 못했다. 체력검정 등을 거치면 파송인원이 줄기에 사실상 1/3토막난 상태다.군승 파송 미달 사태의 주요 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