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으락푸르락 몹시 화가 난 얼굴에 울퉁불퉁 근육질 몸매. 당장이라도 뛰어 나가 삿된 무리를 무찌를 것 같은 역동적인 조형. 경주 석굴암 금강역사상은 본존불과 함께 가장 눈길을 끄는 도상으로 손꼽힌다. 고대 불교조각 전문학자인 임영애 동국대 문화재학과 교수에게 금강역사상은 유독 끌리는 도상이다. 석굴암의 금강역사상을 마주한 순간부터 “그냥 좋았다”는 임 교수는 “불끈 쥔 주먹을 허공에 띄워 관자놀이 대고 있는 모습이 놀라웠다”고 한다. 오랜 시간 금강역사상을 애정을 갖고 연구했던 임 교수가 최근 발간한 〈금강역사상-간다라에서 신라로의
1세대 사찰음식 전문가이자 프랑스 르꼬르동블루에서 사찰음식 특강을 하는 등 음식을 통한 포교에 나서고 있는 홍승 스님.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혹은 지구 환경을 위해 채식을 결심했지만 비싼 재료와 복잡한 조리법 때문에 선뜻 실천하기 어려웠던 이들을 위해 스님이 냉장고 속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는 비건 요리 149가지를 선보인다. 〈매일매일 채식밥상〉을 통해 가지와 감자, 버섯, 두부 등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비건 요리에 도전해보자.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도 따라 할 수 있도록 재료 준비부터 요리하는 법, 요리할
긴 터널서 방황하는 마음에 한 줄기 빛 되길“지금 이 순간이 기적…당신과 나도 기적이다”마음이 바짝 말라 있으면 불이 잘 붙지. 촉촉이 젖어 있으면 끌 시간 충분한데….’〈법화경〉 ‘비유품’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온 세상이 불타고 있다는 ‘삼계화택(三界火宅)’을 설했다. 탐·진·치 삼독이 곧 타오르는 불이고, 이를 보시와 인욕, 선행으로 끌 수 있다는 가르침을 남겼다. 30년 넘게 대중 앞에서 음성공양을 올린 도신 스님은 현대사회 사람들의 바짝 말라버린 마음이 조금은 더 촉촉해지길 바라면서 펜을 잡았다. 사실 스님이 글을
불교실천운동 관점으로 생애 조망논문 아닌 단행본 학술서로는 처음일제강점기 민족대표 33인이자 왜색불교로부터 조선불교의 정체성을 지켜내기 위해 헌신한 선각자 용성 스님(1864~1940, 사진). 한국 근세불교의 중흥조이자 독립운동가인 용성 스님의 사상과 불교실천운동을 당대의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분석한 책이 나왔다. 불교인권위원회 대표 진관 스님이 최근 박사논문을 수정 보완해 펴낸 〈용성 사상 연구·백용성의 실천운동을 중심으로〉다.앞서 용성 스님의 생애와 행적, 포교 활동 등의 다양한 연구는 이뤄졌지만 단행본 학술서가 발간된 건
만화로 이해하는 불교명상 입문서명상은 이제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인류의 보편적 가르침 내지 실천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즉, 종교적 실천을 넘어 정신적, 심리적, 육체적 안정과 치유에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만화로 보는 불교명상 길라잡이〉는 불교명상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일종의 불교명상 입문서다. 불교명상의 역사와 개념, 종류와 원리, 명상 수행법과 구체적 실천방법, 그리고 그 효과까지 폭넓게 수록하고 있어서 입문서 겸 실천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만화와 글을 적절하게 배치해 쉽고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핵심 내용을 놓치지
‘초의 다도 사상’ 의문 풀어낸 최신 연구 성과〈일지암서책목록〉 통해 초의 교유 관계 조명도조선 후기, 자칫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던 우리 차 문화를 되살린 초의선사. 하지만 초의가 되살려놓은 다법(茶法)은 조선의 국운 쇠락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이라는 국가 재난의 연속으로 크게 꽃피우지 못했다. 다행히도 그 맥은 끊기지 않고 초의의 제자들에게 전해져 실낱처럼 명맥을 유지해왔다. 근대에 이르러 초의의 다풍(茶風)은 응송 스님에게 이어졌고, 응송 스님은 1985년, 이 책의 저자인 박동춘 박사에게 〈다도전수게(茶道傳受偈)〉를 내려 초
지구별 살림살이 힘쓰는 사람들생태·평화·배려 가치 세계에 전해10년 넘게 한 끼에 천 원만 받는 식당, 플라스틱 쓰레기로 만든 고속도로,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읽을 수 있는 문자까지.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으면서도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만날 법한 것들이다. 하지만 이자를 내고 싶은 만큼만 내는 은행, 오줌은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화장실, 값을 매기지 않는 채소 가게, 이 모든 것이 실제로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어떨까.산업혁명 이후 과학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인류의 번영을 가져다줬지만 한편으론 경제적 풍요 속에서
돌부처님이 들려주는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부터숨은 숫자들이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까지“저 부처님은 엉덩이가 제일 멋있어.”신심 깊은 불자라면 “불경스럽다”며 화들짝 놀랄 만한 발언일 수도 있겠다. ‘세상에 부처님을 보고 엉덩이가 제일 멋있다니….’ 저자를 따라 천안 각원사를 참배하며 청동대불을 바라보던 어느 보살님이 남긴 표현이라고 한다. 그 보살님은 어떤 연유에서 청동대불을 보고 엉덩이가 멋있다고 떠올렸을까.저자는 놀라우면서도 조금은 충격적인 그 표현에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당사자에게 묻진 않았지만 알 수 없는 감동을 느끼며 그저
화엄사 일주문 왼편에는 화엄사를 거쳐 갔던 고승들의 부도를 모셔놓은 부도전이 있다. 이곳에는 화엄사 출신 승려인 자운 스님의 부도가 있다. 자운 스님은 속가 4형제가 전부 출가했으며, 임진왜란 당시에는 승군으로 크게 활약했다. 자운 스님은 당시 전라좌수영에서 수군통제사를 맡고 있던 이순신 장군의 군사적 고문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의승수군을 결성한 자운 스님은 이들을 이끌고 이순신 장군을 찾아갔다. 그리고 자운 스님은 자문을 구하던 이순신 장군에게 거북선의 원형이 되는 ‘연선(鷰船)’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매일 쓰는 안경, 볼펜과 만년필, 여행의 풍경, 저녁노을, 산들바람, 출퇴근길 등 우리 삶을 채우는 작고 소소한 존재들을 감성과 낭만으로 풀어 쓴 에세이 는 “과연 삶에서 사소한 것이 있기나 한 걸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에서 동은 스님과 진광 스님은 스무 가지 ‘사소한’ 주제와 관련해 직접 경험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40여 년 전 토굴 시절 사용하던 ‘찻잔’을 보고는 초발심을 경책하는 선지식이라도 만난 듯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하고, ‘일주문’ 앞에서는 생애 가장 위대한 포기
“미술의 생명력은 시대정신이다.”시대정신은 창의성을 담보한다. 불교미술도 마찬가지이다.은 근현대들어 전국적으로 이루어진 불교미술의 현장을 찾아 시대정신을 담보한 창의적인 불사들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손연칠 작가는 이 책에서 미술의 생명력을 ‘시대정신’으로 보고 불교미술의 가치와 목적성에 대해 논한다. 그동안 우리 불교계의 미술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의 문제점과 미래 지향점을 제시함으로써 불교계의 관심과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에서 손연칠 작가는 근대에 들어와 시대정신을 담보한
승려시인회(회장 진관) 소속 시인들이 ‘승려시집 10집-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을 출간했다.승려시인회는 4월 24일 서울 조계사에서 출간 간담회를 열고 “감성적인 시를 통해 문학 포교의 중흥을 책임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에는 오현 스님, 소현 스님, 경암 스님, 명안 스님 등 21명 시인들의 작품이 담겼다. 무산 스님의 ‘내가 죽어보는 날’ ‘아득한 성자’ 진관 스님의 ‘서울 까마귀’ ‘금촌역에서’ 등 100여 편이 수록됐다.이날 기자간담회에 모인 진관 스님을 비롯한 승려시인회 소속 스님들은 시를 통해 세
석가모니 부처님은 열반에 들기 전 우리들에게 정언명령과 같은 유훈을 남겼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라. 또한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라. 이밖에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부처님의 마지막 가르침은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으로 압축되지만, 그보다 더 생생한 가르침을 담아낸 경전이 있다. 바로 〈불유교경〉이다. 〈불유교경〉은 한국 불자들에게는 조금은 낯선 경전이지만, 동아시아 전통의 선종에서는 〈사십이장경〉, 〈위산경책〉과 더불어 ‘불조삼경(佛祖三經)’ 중 하나로 불릴 정도로 상징적인 경전이다.
부처님오신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일곱 걸음 걸으시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선언하신 아기 부처님이 오신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네팔 룸비니 성지에는 가기 어렵다면, 부처님 성지 관련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조계종 사업지주회사 도반HC(사장 주혜)는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가자 부처님 나라로〉로 포교책자를 발간했다.이번에 발간된 책 〈가자 부처님 나라로〉는 육군 상무대 무각사 주지 지용 스님〈사진〉이 집필했다. 책은 룸비니와 카필라부터 △전정각산(前正覺山) △보드가야 △녹야원 △우루
〈조선시대 수륙재와 감로탱〉은 조선시대 불교의례의 꽃인 불교미술을 의례사적 관점에서 전문적으로 접근한 보기 드문 학술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학술서임에도 대중적인 인문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국가지정문화재인 수륙재 현장을 십여 년 동안 실제 참여한 불교미술사학자인 강영철 저자는 수륙재의 대중성에 주목했다. 대승사상에 입각한 조선시대 수륙재 의식집의 다양한 판본들에서 재의 성격과 개념들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의식절차와 동선들을 실질적으로 살펴보았을 뿐만 아니라 당시 불교문화와의 접목을 위해 깊고 다양한 여러
만다라는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로 ‘중심’, ‘근원’, ‘원’을 뜻한다. 만다라는 옛날부터 성스러움, 완전함, 일체, 우주를 상징하거나 삶의 지속성, 순환성을 의미한다고 여겨져 왔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권에서는 종교적 의미를 담아 수행의 한 방법으로 만다라 그리기를 활용했다.현재의 만다라 그리기에는 종교적인 의미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칼 구스타프 융의 이론이 바탕이 된 심리 치유의 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매일 원을 그렸던 융은 그 원이 자신의 무의식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사람이 산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잘 늙는다는 것,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주변도 잘 정리해야 하고 죽음과 맞서야 한다. 무엇을 가지고 맞서야 할까? 용기일까. 신념일까? 달관이나 체념 아니면 신의 품이나 내세에 대한 기약일 수도 있겠다. 우리는 주어진 삶의 조건들에 적응하기에도 바쁘고 일상을 유지하기에도 힘겹다. 그러나 인간은 생존의 조건 밖에 무언가가 더 있다. 주어진 공간과 시간에 잠시 왔다 가는 인생들이지만 생존의 조건들보다 중요한 뭔가를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최소한 후회나 아쉬운 한 같은 것은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복잡한 대중교통에 몸을 실은 채 학교와 직장으로 향하는 아침. 천축산 자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휴대전화를 울린다. 심전 일운 스님이 천축산 불영사에서 보내온 마음편지다.“마음이 없는 몸이 없고 몸이 없는 마음 또한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잘 다스리면 몸은 저절로 다스려지게 됩니다. 마음이 곧 이 우주의 주인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하십시오.”싱그러운 산사의 정취와 따뜻한 스님의 마음이 담겼다. 일상에 온기가 돌았으리라.천년고찰 불영사를 대가람으로 일궈낸 심전일운 스님이 매일 아침 띄우는 마음
‘문해력’. 최근 사회에서 많이 언급되는 ‘문해력’은 다양한 글 속에서 창의적 발상을 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유튜브를 비롯한 미디어의 홍수 속에 글을 이해하고, 그 속에 담긴 여러 가지 의미 속에서 새로운 발상을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가치를 띈다. 이러한 중의적 표현과 창의적 표현은 특히 한자가 혼용된 사자성어에서 발견된다. 네 글자 속에 담긴 사자성어는 은유적·간접적 화법으로 직접적 화법보다 주는 메시지가 깊다. 민족사 대표를 맡고 있는 윤창화 선생이 펴낸 〈불교사자성어〉는 단순한 ‘사자성어’ 책이 아닌, 네 글자
불교는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 인도불교가 직시해야했던 고민과 중국불교가 당면했던 고민, 그리고 한국불교가 처한 상황에서의 문제인식은 제각기 달랐다. 그렇기에 부처님 생애를 다룬 붓다전기(佛傳)는 불교의 전래에 따라 변용되어 왔다.이러한 불교의 전파 경로에 따른 불전의 변용을 연구한 업적이 하나로 집대성됐다. 동국대 WISE캠퍼스에서 2023년 3월 발간한 〈붓다전기의 변용〉이 그 것이다.한국불교에서는 부처님 말씀을 배우고 이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라는 수행적 접목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대(對)사회적 고민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