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연기법이라고 하는 관계성의 법칙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종교이다. 이는 한 대상과 다른 대상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도 이 연기법을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인연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바르게 바라보고 인연들과의 올바른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불교에서 생각하는 궁극적인 삶의 모습이다. 자신 혼자서 안락하고 풍요로운 것이 아니라 주변과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불교적 삶의 실천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과 더불어 주변에 대한 바른 생각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즉, 바른 삶을 살기 위
11월 16일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취임 50일을 맞았다. 이날 스님은 조계사 대웅전에서 공개 108배를 했다. 사실 진우 스님은 지난 9월 28일 취임 이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 6시 50분경 부처님 전에 108배를 올렸다. 108배 후에는 진우 스님이 모두 발언과 취재진 차담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다. 취임 50일을 맞은 진우 스님의 메시지는 ‘신심 고취’와 ‘포교 진흥’으로 귀결된다. 진우 스님은 108배를 하며 “‘포교로 세상을 편안케 하겠다’는 원력을 세웠다”고 했으며, ‘어떻게 하면 불교에 대한 신심을
최근 불교계 심리상담단체, 관련 학회 등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바로 상담심리사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현재 심리상담사에 관한 법률이 부재하고 심리상담 관련 민간 자격증만 4300여 건에 이르고 있어 국민들이 전문가를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심리상담사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상담사 법안’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심리상담사법안’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의 ‘국민 마음건강증진 및 심리상담지원에 관한 법안’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의 ‘심리사법안’ 등 4건이 발의됐다.
이태원 참사는 온 국민을 충격과 슬픔의 회오리에 몰아넣었다. 애도 기간은 끝났지만 그 트라우마의 상처는 오래갈 것이다. 이태원 참사를 보면서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이 지은 〈위험 사회(Risk Society)〉가 생각난다. 울리히 벡은 한국불교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었고, 2008년 봉은사를 방문하여 ‘무애’라는 법명을 가지기도 했다.울리히 벡은 사회가 발전될수록 위험사회가 될 것이며, 그 위험은 지역과 계층과 관계없이 평준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21세기의 위험은 자연재해와 같은 불가항력적 재난이 아니라
2019년 11월 11일, 아파트 공사현장에 비닐 천막을 친 아홉 스님은 목숨을 건 정진을 시작했다. 한국불교를 새롭게 하기 위한 대발원이었다. 이러한 상월결사가 3년을 맞았다.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의 게송 ‘땅이 노래하고 하늘이 춤추니 수미산이 사바세계로구나’는 수미산이 멀리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사바세계 한복판이 그 곳이라는 일대 선언이었다. 상월결사는 이러한 정신 하에 ‘불교중흥’의 대장정을 걸었다. 이와 함께 ‘국난극복’ ‘세계평화’라는 사회적 운동까지 전개됐다.순례에는 108명의 순례단이 한마음이었다. 여기에 순례
조계종 제18대 중앙종회가 첫 개원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11월 9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제18대 중앙종회 개원식’을 봉행하고 제226회 정기회를 개최했다. 정기회에서는 5선의원인 주경 스님이 만장일치로 전반기 중앙종회의장으로 선출됐으며, 수석·차석부의장에는 무관 스님과 법원(직할) 스님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중앙종회는 상임분과위원장과 위원 등을 선출·배정하며 원 구성을 마쳤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사회로 따지면 ‘국회’와 같다. 즉, 종헌 종법을 만드는 ‘입법기구’이면서 총무원 집행부를 견제하는 행정적 장치다. ‘입법기구’로서
마음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니카자와 신이치는 〈예술인류학〉에서 이렇게 말한다.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현생인류보다 크지만 뇌의 구조가 지식 영역을 따로 관장하기 때문에 지식이 서로 유동하지 못했다. 현생인류는 뇌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훨씬 더 많은 지식을 축적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는데 그 비법은 지식 영역을 상호 교류시키는 데 있었다. 그 결과 뇌 속의 뉴런 신경 세포체가 발달하고 정보와 지식이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진화가 일어나면서 창조적 지식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이 상상력이 마음을 탄생시켰다고 그는 주장한다. 인간의 상상력
핼러윈 데이를 앞둔 10월 29일 있어서는 안될 비극이 벌어졌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56명이 죽고, 173명이 다쳤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가 청천벽력같은 비극에 애도를 표했다. 불교계의 애도 행렬도 이어졌다. 조계종을 비롯한 각 종단은 애도문을 발표했고, 조계사에는 분향소가 설치됐다. 조계종은 전국 사찰에 추모 현수막을 게시할 것도 지시했다. 참사 현장과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스님들의 행보도 이어졌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10월 31일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로 인해 희생된 이들의
경찰청 불교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경찰청 본청 불자직원들의 모임인 불교회가 매주 정기법회를 통해 신심을 다지고 부처님 가르침에 의지해 개개인의 마음을 보듬어 온 세월이 어느새 30년을 맞은 셈이다. 경찰청 불교회는 공식창립 전부터 뜻있는 불자들 십수명이 모여 동호회 형태의 신행모임으로 운영돼 왔는데, 바로 ‘치안본부 연꽃모임’이다. 이웃종교에 비해 늦게나마 경승실이 생겼지만 이렇다할 모임은 없었던 상황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고자 하는 개개인의 원력이 모여 불교회가 탄생하는 마중물의 역할을 한 셈이다. 지하에 마련된 초창기
종교와 문학은 인간의 의식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나뭇가지와 같다. 모든 종교가 공통적으로 유려하고 함축적이며 서사적인 표현으로 구성된 경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보면 종교와 문학이 같은 DNA를 공유하고 있음을 바로 알 수 있다.2500년 전에 전법을 행하신 붓다의 말씀을 기록한 경장(經藏)들은 한결같이 기승전결의 부드러운 흐름을 갖춘 산문으로 서술되다가 결말에 이르러 이를 함축한 아름다운 운율의 시와 같은 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불교의 경전은 그 종교적인 가르침을 전하는 문장 하나하나가 모두 현대적인 소설과 시, 수필
2002년 운영을 시작한 템플스테이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과 행사를 개최하며 그 의미를 전해왔다. 2002년 33개 사찰에서 시작, 현재 전국 143개 사찰에서 운영될 정도로 템플스테이는 명실상부한 한국전통문화 관광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년 동안 600만 명의 내외국인이 템플스테이를 찾았고, 브랜드 인지도와 종합 만족도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10월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템플스테이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템플스테이가 △한국문화 세계화 △국
남북 불교 교류의 상징인 금강산 신계사가 복원 15주년을 맞았다. 보운조사가 창건(519년)한 금강산 신계사는 역사적으로 왕실 원당으로서의 역할을 했지만,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한국전쟁으로 소실됐다. 이후 2004~2007년 남한의 조계종과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을 중심으로 남북이 손잡고 복원 불사가 이뤄졌다. 당시에는 내금강 장안사 복원까지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었지만, 이명박 정권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일로(惡化一路)로 치달으면서 후속과정이 일체 진행되지 못했고 신계사는 갈 수 없는 곳이 됐다. 매해 연초 “올해는 남북교류의 길이
인도에서는 고대로부터 여러 종교가 발생했는데, 인도를 벗어난 종교는 없다. 불교만이 인도를 넘어선 세계 4대 종교 가운데 하나이다. 불교가 전 세계 종교로 발전한 것은 인도 문화의 색채를 벗어나 인류의 보편적인 인권과 생명존중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아리아인이 기원전 1500년경 힌두쿠시 산맥을 넘어 인도에 침입했다. 이들은 직업의 분화를 정립했는데, 신에게 제사 지내는 바라문·왕족·서민·노예 계급이다. 이렇게 네 계급으로 나누어 구별했는데, 이를 카스트(caste) 제도라고 한다. 브라만들은 업과 윤회사상을 토대로 그들의
전국 6000여 비구니 스님들의 총본산 조계종 전국비구니회관이 개관 스무돌을 맞았다.전국비구니회가 10월 18일 회관 3층 만불전에서 봉행한 ‘전국비구니회관 개관 20주년 기념법회’에는 비구니 원로회의 명사 스님들과 비구니 종회의원, 사찰음식 명장 등 400여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참석, 축하하는 마음을 나눴다.전국비구니회관 건립이 추진된 것은 1980년대 후반이다. 1980년 ‘우담바라회’가 ‘전국비구니회’로 명칭을 개명하고 재발족하면서 비구니스님들은 수행과 포교 및 사회활동을 지원하고, 교육 및 복지사업을 펼칠 중심도량의 필요성이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대사회 현안에 대한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행보가 눈길을 끈다.사노위는 10월 17일, UN이 정한 세계빈곤퇴치의날을 맞아 파주 서울시립승화원 제1묘지 무연고사망자 추모의집에서 ‘1017 빈곤철폐의날, 무연고 사망자 합동 추모기도제’를 봉행했다. 홀로 죽음을 맞이하고 장례 치러 줄 사람마저 없는 무연고 사망자들을 위한 극락왕생 발원과 사회구조 변화의 과제를 알리기 위함이다.10월 18일에는 평택 SPC그룹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근무 중 사고로 숨진 20대 노동자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세상은 다양하다. 다양하다 못해 극과 극을 달리는 이들이 서로 태연하게 부딪히며 살아가는 곳이 세상인 듯도 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그렇게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한 줄에 세우는 버릇이 있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그리고 취업까지 모두 한 줄로만 세운다.늘어세운 한 줄에서 일등을 하는 사람이 있고, 꼴찌를 하는 사람이 있다. 당연히 일등을 하는 사람이 사회에서 살아남기에 좀 더 유리하다. 그래서 내 자식이 그 줄에서 앞 등수를 차지하는 장한 인재이기를 응원한다.그런데 일등이 있는데 꼴찌가 없겠는가? 일등이 있으려면 반드시 꼴찌가 필
지난 10월 5일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취임사에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 바로 세우기를 국민에게 제안했다. 진우 스님의 제안 이후 마애불 입불에 대한 여론들이 확산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관련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서는 그간 현상 유지를 통한 보존·관리에 중점을 뒀지만, 진우 스님의 대국민 제안 이후에는 마애불 입불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경북도 소재 5개 본사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이런 상황에서 열암곡 마애불 입불 불사를 ‘대국민 원력불사’로 만들겠다는 조계종 제3
조계종 제18대 중앙종회의원 81명이 최종 확정됐다. 새롭게 구성된 18대 중앙종회는 11월 9일 출범할 예정이다. 중앙종회는 종단 입법기구이자 대의기구로서, 종무행정 및 종단 운영에 대한 제도적 토대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37대 집행부가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불교중흥 원력을 함께 이뤄나가기 위한 제도적 정비 등 향후 입법 활동에 대한 책임감이 무겁다.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제도 개선부터 종단 현실에 맞는 종법 실현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무엇보다 이번 중앙종회는 그 어떤 종회보다 화합의 기틀을 갖췄다. 직선직 의원을 선출
묘공당 대행 선사 열반 10주기를 맞이하여 한마음선원에서는 두 차례에 걸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2022년 6월17~18일 대행선연구원에서 ‘세계의 비구니 승가: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와 9월 23~25일 ‘뉴 노멀 시대 지구촌, 공생의 삶-마음, 과학, 종교’를 주제로 한마음과학원에서 주최한 국제학술대회가 그것이다. 필자는 대행 선사의 사상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간 몇 편의 논문을 작성한 적이 있으므로 두 차례에 걸친 학술대회를 지켜보면서 대행선사 사상의 연구 방향성에 대하여 떠 오른 생각들이 있어서 이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향한 기대감이 한국불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탈종교화 시대, 불자인구 감소와 출가자 급감 등 심각한 위기의식이 만연해 있던 불교계가, 진우 스님의 취임을 계기로 실질적인 해법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진우 스님이 종책공약으로 제시한 수많은 대안들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불교 본연의 가치를 되살리겠다는 것. 1700년 역사 속에서 한국불교를 이어온 본질적인 가르침을 현대사회에 맞게 변화시켜 중생과 함께하는 불교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국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