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일주일 만에 또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설법을 들으실 때에 설법 아닌 게 없지만 해당치 않은 말이라고 해서 허술히 듣지 않으시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귀머거리가 천둥 번개가 치는데 딴 사람이 천둥 번개 쳤다니깐 귀머거리는 천둥 번개가 어딨느냐고 고집을 부리더랍니다. 그런 거와 마찬가지로 누구나가 다 이 오묘한 진리를 모르기 때문에 이해가 안 가는 점이 많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해가 가게 하려니까 여러분이 알고 있는 물질을 방편으로 써서 얘기할 수밖엔 없는 것입니다. 그것을 끌어내기 위해서 우리 생
여러분과 또 이렇게 한자리를 하게 돼서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항상 같이 돌아가지만 분명히 너 나는 있는 것입니다. 우선, 여러분은 같이 앉아서 이렇게 서로 진리의 길을 탐구하고 함께 가는 도반들입니다. 물론 이렇게 같이 한자리를 하고 앉았을 때는 여러분과 저와 모든 일체가 다 도반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하신 그 뜻을, 또 사방을 둘러보시고 일곱 걸음을 뗀 그 뜻을 우리가 새겨 본다면, 그때서부터 불교가 이루어졌고, 마음을 발견하기 위해서 길을 인도받고 공부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죠.제가 여러분한테 항상
잘 놓아지지 않아요질문 여태껏 마음공부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제 몸뚱이의 병에 대해서는 잘 놓아지지 않습니다. 이 어리석은 중생을 꾸짖어 주십시오.답변 우리가 모든 것을 일차적으로는 그렇게 놓지 않으면 그릇이 비워지지 않는다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릇이 비워지지 않는 거를 그냥 비워지지 않았다고만 하지 마시고 한번 뒤집어 보세요. 뒤집어 보면 ‘야, 우리가 밥을 먹는 데도 그대로 있지 않더라. 똥을 싸더라. 먹으면 싸고 먹으면 싸고 그러더라. 그러니 항상 찰나 생활이지 우리가 고정되게 가지고 있는 게 뭣이 있나?’
오늘 처음 오신 분도 계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내가 초보적인 마음 다루는 공부에 대해서 항상 말씀해 드렸습니다. 이런 말씀을 안 드리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처음 오신 분이 한 분만 있다 해도요. 그리고 열 번을 들었던 분들도 다시 한번 음미해 볼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또 되시길 바라고요.첫째, 우리가 인간이라면 어디서 왔는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인간 모습이면 누구나가 다 인간이라고 보지만 탈만 인간이지 진짜 인간이 되지 못했을 때는 나중에 다시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나올 수 없는 형편에
오늘은 여러분과 같이 토론 형식으로 서로 질문 문답이 있길 바랍니다. 그러기에 앞서 우리가 어떻게 해서 인생을 이렇게 살고 있고 또 어떻게 가야 옳은지 그것을 제가 먼저 한마디 말씀드리겠습니다.우리가 이렇게 살면서 생활하는 데는 별의별 천차만별의 뜻으로써, 환경에 따라서 용도에 따라서 다가오는 문제들이 한두 건이 아닐 것입니다. 그 한두 건이 아닌 반면에 우리는 자기가 마음을 어떻게 가지고 다스리면서 어떻게 살아나가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미래가 주어지겠죠. 알고 범하는 것은 알고 받게 마련이고 모르고 짓는 것은 모르고 받게 마련이니
마음의 차원을 높이려면질문 일체가 다 다음에서 나온다 하지만 우리 무지한 중생들은 자기 마음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우리의 마음의 차원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답변 보십시오. 역사를 본다 하더라도 나무때기로 도구를 만들어 쓰는 시대가 있었고, 또는 돌을 깎아서 도구로 쓰는 시대가 있었고, 또는 구리로 만들어서 쓰는 시대가 있었고, 철로 만들어서 쓰는 시대가 있었고, 금속으로 만들어서 쓰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누가 갖다 준 게 아니지 않습니까? 모두 생활을 하다 보니까 아쉬운 점이 나왔단 말입니다
대구의 여러분과 같이 한자리를 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부처님 법이다 하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자체를 말합니다.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고 죽고 살고 하는 이 도리가 바로 부처님 도리입니다. 우리 삶을 떠나서는 부처님 법도 없을 것이고 우리 자체가 없이는 부처님도 없을 것입니다.일체 만물만생이 다 한마음으로 공생, 공용, 공체, 공식화하고 돌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어찌 달리 종교가 있고 생명이 있고 삶이 있다고 보겠습니까? 불자로 하여금 광대무변하며 더하고 덜함도 없는 이 진리 자체가 부처님 법이자 우리들의 법이라는 것
이 광명선원에 여러분이 한마음으로 이렇게 같이 한자리를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강당은 여러분이 십시일반으로, 한마음으로 뭉쳐서 건립한 것입니다. 모든 실생활 속에서 인연에 따라 주어지는 대로 찰나찰나 바꾸어 돌아가면서 마음과 마음이 모두 계발이 되고 조화를 이루고, 또 정신계의 창조력을 기르면서 창조를 해냅니다. 조그만 거든 큰 거든 다 창조인 것이고 계발인 것이고 바로 발전인 것입니다.부처님께서 49년을 설하실 때에도 바로 실천과 궁행을 위해서, 진실한 오늘을 위해서 나로부터 이 세상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려 주신
마음공부의 자세질문 요즘 유튜브를 통해 대행 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걱정거리들이 끊임없이 올라오는데 모든 걸 주인공에 맡겨 놓는다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살 수 있을는지요. 그렇다면 마음공부 하는 사람의 마음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요.답변 우리는 가정에서나 도량에서나 자기 범위 내에서 생각을 하고, 자기 차원에서 생각을 하지 남의 차원에서는 좀체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가 벌어지는 거죠. 내가 좀 더 그 도리를 이해를 하고 그쪽 방면으로 한번 서 보는, 잘못됐든지 잘됐든지 내가 서 보는 그런 마
한꺼번에 한 단체의 이름으로 전세계에서 이토록 많은 청소년들이 모여 짧지 않은 기간 함께 지내는 행사는 흔치 않다. 더구나 호텔이나 리조트가 아니라 텐트를 치고 자연 안에서 먹고 자며, 자신들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소비’나 ‘관광’이 목적이 아니라 ‘교류’와 ‘소통’, ‘체험’을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행사라니 참 뜻이 좋은 행사가 바로 ‘잼버리’다.원래 잼버리는 민족, 문화 그리고 정치적인 이념을 초월하여 국제 이해와 우애를 다지는 보이스카우트의 세계 야영대회인데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4년 주기로 열리
연꽃이 싱그럽게 피어나는 7월이다. 만물이 잠들어 있는 새벽에 연꽃이 함초롬히 피어나면 새들은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벌들은 간밤에 젖었던 날개를 말리느라 붕붕거린다. 대기는 한층 싱그러워지고, 세상은 바야흐로 순수해진다. 진흙탕 속에서 맑고 깨끗하게 피어나는 꽃, 흙탕물이 꽃잎에 묻지 않는 꽃, 옛날부터 사람들은 이런 연꽃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겼다. 특히 송대 도학(道學)의 문을 연 주돈이(周敦?)의 연꽃 사랑은 각별했다. 그는 〈애련설(愛蓮設)〉에서 “나 홀로 연꽃을 사랑하나니, 진흙탕에서 피어났으나 오염되지 않고, 맑은 물결에
지금은 ‘서울’하면 강남이 노른자라고들 여기지만 한양 도성 사대문 안만 서울이던 시절, 강남은 뽕나무밭이었다. ‘상전벽해’란 말은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된다는 고사성어다. 고사성어라고 하면 널리 알려진 옛 이야기에 나오는 표현이 아예 특정한 상황을 이르는 관용어로 굳어지게 된 것이니, 상전벽해란 말에도 얽힌 고사성어가 있다. 중국의 신선 이야기를 모은 ‘신선전’에 실린 ‘마고선녀이야기’에서 비롯된 말이다. 우리 전래 문화에서 단군 이전부터 창조신, 거인신으로 받들어지는 마고신, 마고할미는 큰 산이 있는 곳에는 전국 여기저기 돌을
세간에서는 절기로 계절을 알고, 영화계에서는 영화제로 계절을 느낀다. 국내 영화제 가운데 봄을 여는 영화제가 전주국제영화제라면 여름의 대표적인 영화제는 연혁으로나 대중적 인지도로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감독, 프로듀서, 연기자, 영상산업관계자, 학자들이 모이고, 시네필들이 모이고, 영화제를 개최하는 도시의 시민들과 어울려 ‘이상해도 괜찮아’라는 열린 마음으로 영화를 즐기는 것이 영화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이라 더 각별하고, 더 반가웠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복원된 고전 명작, 스
낮에는 뙤약볕으로, 밤에는 열대야로 땀 식지 않고, 잠 못 들어 뒤척이는 여름철. 대개 전통적으로 이 계절이면 납량특집이라는 이름으로 공포영화가 극장에서고 TV에서고 더위를 식히는 방편이 되곤 했다. 그런데 공공장소든 가정집이든 에어컨이며 냉장고, 선풍기 따위 잘 갖춰진 전자제품이 더위 쫓도록 잘 갖춰져서 그런지 요즘 여름에는 극장가에서 공포영화가 그다지 맥을 못 추고, 여름이 공포영화의 계절이라던 시절을 옛 이야기처럼 아득하게 만들고 있다. 그 대신 드라마 〈구미호뎐 1938〉이 여우귀신 이야기의 계보를 이으며 시청자들에게 우리
6월에는 햇빛이 갓 열린 포도송이마다 매섭게 침을 쏘아댄다. 그리스 산토리니 섬에서 만난 포도나무들은 그 난폭한 빛을 견디지 못하고 땅에 납작하게 엎드렸다. 해안 절벽에 뿌리내린 것도 아슬아슬한데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맹렬하게 쏟아붓는 햇빛을 어찌 견딜 것인가. 그만 앉은뱅이가 된 포도나무. 하지만 해가 진 후 카페에서 마시는 포도주 맛이란.시인들은 포도주를 식물의 피라고 노래한다. 포도주는 포도나무의 붉은 피다. 가스통 바슐라르는 우리 몸속을 흐르는 피를 동물성 포도주라고 했다. 포도주가 다른 식물로 만든 술보다 인간의 체질에
영화제에서 상 받으려고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제에서는 찬사를 받지만 막상 대중과 만나기 어려운 영화들이 많다. 영화가 별로여서가 아니라 ‘영상 상품으로서의 가치’보다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영화들. 그런 영화 가운데 〈수라〉도 있다.〈수라〉를 만든 황윤 감독은 뭇 중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생명체들이 지르는 비명에 공명하고, 그 고통의 근원을 찾고, 찾아낸 근원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카메라를 드는 수행자와도 같다. 그리고 〈수라〉를 극장에서 보자고, 그것도 서너 극장이 아니라 전국에 적어도 100개의
불상을 보면 부처님 눈썹 사이에는 구멍이 있다. 어릴 때는 부처님이 마마를 앓으신 건가, 곰보 흉터인 건가 싶었다. 국사 시간에 석굴암 불상처럼 동굴 안에 모신 부처님 미간에 박힌 보석은 아침에 동틀 때 해가 깊숙하게 들면 동굴 바깥까지 환하게 빛을 뿜었다는 선생님 말씀에 그 찬란한 광휘를 이제는 볼 수 없는 것이 얼마나 안타깝던지. 이제는 부처님 가피를 바라며 귀하게 새겼던 보석들은 죄다 도적들 차지가 되었을 것이다. 그 보석은 ‘백호광명’을 상징한다. 백호는 흰 터럭이고 훗날 부처님이 된 고타마 싯다르타가 날 때부터 백호가 있었
(지난 호에 이어서)이 말을 하는 것은 누구를 헐뜯으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세대가 세대니만큼 그렇게 바쁘게…, 나는 눈물이 찡하게 나곤 하죠. 저기 있는 보살이 선원의 지금 사무장님으로 일을 하고 계십니다. 차를 타고요, 머리 빗고요, 빵 한 개 들고요, 그거 마시면서 그 빵을 먹으면서 얘기를 하면서, 그뿐이 아니에요. 이 카세트를 거기 끼고 들으면서, 그러니까 귀도 일을 하고 입도 일을 하고요, 하하하, 아주 전체 몸뚱이가 일을 하는 거예요.그분뿐 아니라 그렇게 사시는 여러분을 볼 때, 참으로 이것은 참선이 딴 데 있는
L.A.에 와서 여러분과 같이 한자리를 하게 된 것을 참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 여러분과 더불어 같이 모든 생명이 이 세상에 나서 필수적으로 해야 할 문제를 넘기고 그냥 갈 수는 없다고요.불교라고 하는 그 뜻은 어떤 것인가. 불은 영원한 생명의 근본이 될 것이고, 종교라는 그 자체의 교라는 것은 바로 여러분과 더불어 좋은 말을 하는 것을 좋은 말씀이라고 해서 교라고 하죠. 그렇다면 풀 한 포기 벌레 하나도 불교 아닌 것이 없는 것입니다. 불교가 어떻게 국한돼 있겠습니까. 불교를 국한된 종교라고 생각하신다면
인과응보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요질문 불교에서는 윤회와 인과응보를 말하는데 그런 인과응보에서 벗어날 수도 있는 것인지요?답변 우리는 영원하게 살림살이를 천차만별로 나투면서 화해 돌아가는 이것을 끊임없이 해 나가면서도 나 아님이 하나도 없고, 또 자유스럽게 누가 일로 가라 와라 하는 게 없이, 끄달리지 않고 윤회도 업보도, 또는 아무것에도 끄달리지 않고 내 자유껏…, 여기도 나요 저기도 나요, 내가 아님이 없으니, 내가 어떠한 한 생각을 할 때 모두가 나이기 때문에 한마음에 들리지 않나. 한마음으로 들릴 때에 바로 보이지 않는 데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