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법계문학상 수상자인 이갑숙 작가(법명 덕산)가 후속작 〈눈부처〉를 발표했다.〈눈부처〉는 작가의 전작인 〈꺼지기 쉬운 빛〉의 후속 장편 소설이다. 작중 화자인 지서가 사후 세계를 다루는 〈티베트 사자의 서〉의 안내로 죽음 여행을 하면서 ‘꺼지기 쉬운 빛’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렸다.소설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인정 욕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삶의 길목에서 다가온 어떤 알아차림, 그 자성의 빛에 관한 어느 한 늙은이의 자전적 서사다. 다른 하나는 어린왕자와 선재동자에게 길을 물어가며 지서를 둘러싼 기막힌 시절 인연의
불교와 영어를 동시에 공부할 수 있는 책이 새롭게 집필됐다. 〈불교 영어 첫걸음〉은 불교 입문자가 불교 기초 지식을 영어로 공부할 수 있는 서적이다.저자 안양규 교수(동국대 WISE캠퍼스)는 영어로 불교 공부할 때 얻는 이점에 대해 ‘깊게 사유하는 공부 태도’를 꼽았다. 안 교수는 “익숙한 한글로 적힌 불교 서적은 기계적으로 읽게 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건성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잦다”며 “깊게 사유하는 자세를 자연스럽게 갖추게 될 것”이라 말했다.또 다른 집필 이유는 ‘명료성’이다. 불교와 영어는 인도유럽어족으로 비슷한 언어 구
하루 24시간 가운데 대략 3분의1을 쓰는 잠. 누구나 매일 자는 잠이지만 예부터 우리는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썼다. 그만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에게 중요한 잠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더 큰 영향을 준다.현대사회에서 아동 수면장애가 늘어나는 요즘, 명상은 이를 해결하는 하나의 열쇠로 평가되기도 한다. 잠자리 명상 이야기 〈잘 자, 내 사랑!〉은 아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게 돕는 아동용 명상안내서다. 동화 같은 큰 이야기 줄기는 없지만 나무늘보 가족이 자연 속에서 다른 동물들과 교감하는 그림이 파스텔톤으로 담겨 독자의
〈풍수전쟁〉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전달된 의문의 메시지 의도를 추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대통령을 비롯해 대한민국으로 향해 있는 괴이한 저주의 주문은 순식간에 대통령실을 혼란스럽게 뒤집어 놓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가 나서지만 메시지의 의미는 쉽게 해석되지 않고, 대통령실 행정관 김은하수가 이를 담당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겼다. 현재 시기에서 과학의 언어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토속 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 번 점철하면서 사라진 역사에 실체를 더하는 작품으로, 김진명 작가의 예리한 통찰과 질문이 쉼 없이
‘사랑’이라는 이상한 리듬을 말하기 위한 무채색에 얽힌 백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무채색은 색상과 채도가 없고 밝고 어두운 차이만 있는 색을 말한다. 흰색에서 회색을 거쳐 검은색에 이르는 무채색은 그 자체로 있지만 없고 없지만 있는 색. 있고 없음 사이에서 존재하는 비존재의 색이다.지은이 고명재 시인이 살펴본 무채 속 풍경은 사랑이라는 밥솥에서 끓어오르는 밥물과 같다. 누군가를 먹이고 돌보려 먹이는 하얀 밥, 흰 살 생선, 밀가루, 두부, 멸치의 은빛, 능이버섯, 간장, 양갱…. 고명재 시인은 첫 산문집에서 우리에게 “사랑은 화려한
부처님 가르침은 머리나 이론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배우는 것이라 했다. 그렇다면 마음으로 배운다는 것은 무엇일까?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한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은 사람과 그 마음이 다르다 했다. 그렇다면 마음의 무엇이 다른 것일까?창원 대광사 회주인 설담 운성 스님의 선시집 〈님께서 오신 날〉에는 노스님의 인생이 담겼다. 7세에 출가해 70여 년을 절에 살며 오직 부처님 가르침에 모든 인생을 바친 노선사(禪師)의 마음이 담겨 있다. 〈님께서 오신 날〉에서는 오랜 수행으로 허공처럼 비워진 마음에 정성스럽게 불단을 놓
꽃과 나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통해 시를 짓고, 절에 찾아오는 새들과 방과 법당에 날아오는 새와 교감하면서 살아가는 자연인 수행자인 견진 스님은 계룡산 고왕암에서 수행하며 모든 동식물에게도 동체대비 사상을 전한다. 꽃, 나비, 산새, 자연, 깨우침 등 총 130여 편이 수록된 〈계룡산에서 자연을 노래하다〉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부처님을 모시는 불자로서의 마음과 자세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담겼다. 계룡산 신원사 채벽암 대종사를 은사로 출가한 견진 스님은 계룡산 고왕암에서 꽃과 나비를 사랑하고 산새와 더불어 자연
〈할머니 나무〉는 할머니라는 한 사람의 죽음이 단순한 소멸이 아니라 다른 생명에게 뿌리로 연결되어 끊임없이 살아 숨 쉰다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석양정 작가는 아흔 살을 맞는 할머니의 죽음이 머지않음을 느끼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할머니가 실내에 심어진 나무 같다고 생각하며 오랜 세월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혜를 자손에게 물려주고, 다음 봄을 기다리는 할머니를 떠올렸다. 죽음과 이별은 우리의 끝이 아님을, 할머니의 삶은 하나도 빠짐없이 귀하고 아름다웠음을, 할머니의 사랑이 자손들에게 연결되어 영원히 살아 숨 쉴
“마음을 열어 누군가와 말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군불 지피듯이 이해를 넓혀갈 수 있는 디딤돌과 버팀목이 그리운 오늘이다. 행복과 자유, 그리고 빛을 향해 떠나는 게 인생의 나그넷길이다. 그러나 빛은 짧고 어둠은 길게 허무의 그림자처럼 누워 있다. 젊어서도 늙어서도 빛과 그림자는 타는 목마름으로 외로움의 터널에 갇혀 헐떡이는 호흡처럼 더러는 흔들리고 더러는 방황하며 철이 든다.”1980년대 베스트셀러 〈사랑하며 용서하며〉로 필명을 드날렸던 향봉 스님이 우리 앞에 다시금 ‘산골 노승의 글쓰기’를 내놓았다. 향봉 스님은 잊힌 스님
불교와 동양철학을 탐구해온 저자가 오랜 역사를 지닌 인도철학과 종교, 사상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서술한 〈인도사상사〉는 장구한 세월 인도인들의 삶 속에 스민 역사, 문화, 종교, 철학, 영성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이해하기 위한 뼈대를 제공하고 있다.저자는 〈인도사상사〉에서 깊고 광대한 인도의 역사 속에서 4000년 동안 변하지 않고 이어져온 인도인들과의 질문과 대답 그리고 추구하는 삶의 지혜와 철학들을 찾아내 이를 정리·분류, 인도사상이라는 이름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총 17장으로 구성된 〈인도사상사〉는 서론에서 인도에 대
명말 4대 고승으로 추앙받는 우익지욱 선사. 그의 저서 〈주역선해〉는 그가 스님임에도 단순히 불교적 관점에서 〈주역〉을 해석한 것이 아니라 〈주역〉과 불교 어느 쪽에도 치우치치 않고 양자를 융합 회통해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실천적 의미를 지닌 책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불교로 풀어보는 주역철학〉은 〈주역선해〉를 ‘우환의식’과 ‘회통 융화’라는 키워드로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주역철학의 핵심인 〈계사전〉에 상세한 각주와 풍부한 강설을 달아 그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재해석했다.제1부에는 〈주역선해〉에 대한 전반적인 해
“오늘 특별한 법문을 많이 준비했는데 양산 통도사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싹 다 잊어버렸어요. 그래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말로써 법어를 대신하고자 합니다.”조계종 제15대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가 지난해 3월 서울 조계사에서 종단의 신성과 법통을 상징하는 자리에 오르면서 내린 첫 법어의 시작이다. 스님은 어려운 화두나 선사의 어록 대신 찬란한 전통문화를 선양하고 복원하는 데 매진하자고 당부했다.이처럼 성파 스님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내보인 것은 스님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봉암사 태고선원 등에서 26안거를 성만한
동서고금을 아우르며 널리 읽히는 책을 우리는 ‘고전(古典)’이라고 한다. 수많은 불교 경전 중에서도 가장 널리 읽히는 경전을 꼽자면 단연 〈담마빠다〉(법구경)다. 〈담마빠다〉는 붓다의 가르침을 의미하는 ‘담마(dhamma)’와 시구(詩句)를 의미하는 ‘빠다(pada)’의 합성어로써 ‘진리의 말씀’ 혹은 ‘깨달음의 노래’ 등으로 번역된다. 문자가 없던 시절 암송되어 오던 가르침을 훗날 문자로 기록한 것이다. 총 26품 423개의 게송으로 구성돼 있으며, 초기경전 5부 니까야 가운데 〈쿳다까니까야(Khuddakanikya)〉에 수록됐다
불자라면 누구나 한번 읽고 독송했을 경전 〈반야심경〉. 대승불교의 깊은 진리를 260자도 안 되는 분량으로 요약 정리해 놓았기에 한국불교의 법회에서는 한문이든 한글이든 〈반야심경〉을 꼭 봉독한다. 그렇기에 ‘색즉시공 공즉시색’ ‘아제아제 바라아제’와 같은 경구는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하다. 하지만 〈반야심경〉의 경구가 가진 의미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인공지능 컴퓨터 과학자와 사업가 출신인 두 명의 재야 불교연구자가 〈반야심경〉 ‘공부법’에 대하여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김사철과 황경환이 저술한 〈산스크리트 원문에서
〈새로 보는 선불교〉는 프랑스 출신 불교학자인 베르나르 포르(Bernard Faure, 컬럼비아대 교수)의 연구 저작을 정천구(바까데미아 연구원) 씨가 번역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불교는 직지인심(直指人心)·견성성불(見性成佛)을 종지로 내세우며 공안 또는 화두를 통해 ‘단박에’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선 전통은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킨 선의 특징이고 본질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선 전통은 허구이며 환상이라고 보고, 그런 선 전통은 해체되어야 한다고까지 역설한다.저자는 선 전통에 관한 기존의 관념을 해체하고
부처님 말씀은 불자들에게는 금과옥조(金科玉條)와 같다. 하지만 그 경구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문자주의’의 함정에 빠진다. 우리는 그 말씀을 곱씹고 명상하고 사유하며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사유를 참조하며 공감하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전남 화순 쌍봉사 인근의 작은 산당 이불재(耳佛齋)에서 자연에 깃들어 살아가는 작가 정찬주는 부처님 말씀을 바탕으로 스스로 명상하고 사유했던 결과들을 담아낸 〈부처님 인생응원가〉를 최근 발간했다. 정찬주 작가의 명상산문집 〈부처님 인생응원가〉는 동국역경
법호와 법명 단 네 글자만으로 한국 현대 비구니사를 상징하는 스님이 있다. 바로 법계 명성(法界 明星)이다. 올해 세수 94세인 운문사 회주 명성 스님은 우리나라 비구니계의 산증인으로서 삶이 곧 역사다. 비구니계의 원로이자 가장 큰 어른인 명성 스님이 그동안 배출한 비구니만 2200여 명. 전체 비구니 6000여 명 가운데 30%를 넘는다.생애 자체가 기념비적인 명성 스님의 구술과 회고를 집대성한 책 〈명성 스님 수행록〉이 나왔다. 지난 2019년 스님의 구순을 맞아 비구니스님으로서는 처음으로 20권 분량의 〈법계명성 전집〉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싶고, 얻고 나면 지키고 싶어 한다. 또 무엇인가를 얻고자 할 때는 실패를 걱정하고, 지키고자 할 때는 잃을까 두려워한다. 이런 욕망, 걱정, 불안, 두려움이 우리를 더 바쁘고 피로하게 만든다. 어떻게 하면 초조하지 않게 살 수 있을까? ‘지금 이 자리에서 열심히 밥 먹는 것부터 시작하라.’ 금강경은 부처와 제자들이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머물게 된 일화와 밥을 먹기 위해 걸식을 하는 이유로 시작한다. 이렇게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먹고사는 문제부터 세상에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는 무엇이고, 흥
강화하면 쉽게 떠오르는 키워드 몇 가지가 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부터 단군, 고려, 팔만대장경,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가장 오래된 사찰 전등사, 문장가 이규보, 고인돌, 강화순무 등 역사와 인물 그리고 먹거리가 생각난다. 이게 다일까? 〈나를 채우는 섬 인문학 강화도〉는 단순한 사료적 지식 나열에 하나씩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더해 전혀 다른 새로운 강화의 면모를 드러낸다.‘마니산 참성단은 단군을 위한 제를 지내던 곳’이라고 알고 있다면 이런 오해는 접어두자. 참성단은 단군을 제사하던 평양의 단군사당과 황해도 구월산의 삼성사와
청소년 및 국제포교 활동에 열정을 쏟아온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 자우 스님이 포교 현장에서 겪은 생생한 사연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출가 30년. 자우 스님은 그중 도심포교에 20년을 보냈고 그 사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신문에 자신만의 열정적인 포교 이야기를 솔직·경쾌하게 연재해 왔다. 그리고 그간 공개된 신문 연재물들에 ‘출가’ 이야기를 덧붙여 70편의 에피소드를 자신의 첫 에세이집 〈너의 손을 놓지 않을게〉에 담았다.자우 스님은 지난 2006년, ‘불교의 세계화’와 ‘불교인재 양성’을 발원하며 서울 홍제동에 비로자나국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