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則과 着語]?, 崇壽指?子 (只是?子) 云 “識得?子 周?有餘” (十方世界外 更有世界在) 雲門云 “識得?子 天地懸殊” (減得一半)숭수(崇壽, 법안문익, 885~958)가 걸상을 가리키며, [단지 걸상일 뿐이다.] 말했다.“걸상으로 알아도 사방에 남음이이 있다.” [시방세계 밖에 또 세계가 있다.]운문(雲門, 운문문언, 864~949)이 말했다.“걸상으로 알더라도 하늘과 땅만큼 현격하게 다르게 된다.” [한 개 반(1/2)으로 줄였다.][拈古와 着語]雪竇拈云 “澤廣藏山 狸能伏豹” (任大也 須從地起 更高爭奈有天何)설두가 염(拈)해서
사찰에 가면 사자 등을 타고 있는 동자의 형상이나 그림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문수보살이다. 오래 전 문수보살을 왜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그렸으며,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러다 철학자 니체의 서문을 읽고서 나름의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니체는 인간의 정신을 낙타와 사자, 어린 아이 세 단계로 구분하였다. 먼저 낙타는 기존의 관념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수용하는 정신을 상징한다. 인간이 낙타 등에 짐을 실으면 순순히 길을 가는 상황에 빗댄 것이다. 반면 사자는 낙타
범종소리아쉬운 하루가 저문다억겁 끝에서 또 한 번하늘은 깊어가고지나간 일들은 이마를 맴돈다아쉽고 또 아쉬운 봄날범종소리나 들었으면쇳덩이 되어 남고 종소리 되어 떠났으면범종이 있어야 하는 이유가나 때문일 걸 알게 된 저녁나뭇가지엔 꽃들이 돋고먼 하늘엔 흰 달이 보인다
예닐곱 살 시절, 나의 겨울밤은 고열과 편도선염, 기침의 기억으로 가득하다. 초저녁까지 잘 놀고 잘 자던 아이가 새벽녘이면 목줄을 세워 피를 토하듯 기침을 해댔다. 붉은 선홍색으로 부풀어 오른 목젖에 기생충이라도 기어 다닌 걸까. 어린 생각으로도 목젖에 손가락을 넣어 한바탕 득득 긁어댈 수만 있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았다. 땀에 전 몸을 굼벵이처럼 오므렸다 펴기를 반복하며 기침을 해댔다. 달궈진 조약돌 같은 얼굴로 이불 안팎을 나뒹굴며 자다 깨다 했다.어머니는 혼절 지경이 되어 몸부림치는 내게 새벽 어스름을 더듬어 다가왔다. 미친
무엇으로 어머니를 대신할 수 있나?“신은 세상에 고루 존재할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다.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 자식의 오욕을 자신의 어떤 고통보다 크게 느끼며, 평생을 걱정과 기대 속에 살아가는 어머니. 우리는 역사 속에서 수없이 많은 어머니를 만나게 되고, 어머니가 있어 훌륭하게 성장한 자식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듣는다. 그 숭고한 모성애(母性愛)가 있었기에 어쩌면 인류가 아직까지도 존속하는지 모르겠다.동서고금의 자식 사랑성현에게도 부모가 있어가장 큰 스승은 부모전지전능한 신과 유일하게 대체가능한 존재인
광대무변 우주와 인간의 왜소함텅빈 여백 속의 확장성 묘사바다 바라보는 향일암과 동일해세상의 사물들은 저마다의 존재방식을 가진다. 동백꽃이 질 때는 꽃송이 채 느닷없이 툭 떨어진다. 동백은 꽃잎 하나하나가 일일이 바람에 흩날리며 지는 여느 꽃나무와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가는 봄날의 아쉬움을 더한다. 해돋이를 보기 위해 향일암 가는 길을 서둘렀으나 구름과 안개가 짙어 아침 해는 보지 못했고, 바위 여기저기에 떨어진 동백꽃들만 붉었다.해돋이가 아름다운 바닷가 바위산 조그만 암자인 향일암. 옛 책에서 전하는 바에 따르면, 신라 선덕여왕 시
병원 동산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이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르다. 가까이 있는 친구들도 많이 변하고 늙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존재의 본질은 무상이고 무아이다. 무상과 무아를 모르는 상태가 무명이며 무상과 무아를 아는 상태는 명이고 명은 연기이다. 이것이 불교의 기본적인 존재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서 우리 모두는 존재인 것이다. 불교의 출발은 삼법인이다. 또한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기본적인 속성도 삼법인이다. 부처님 당시에 제자들을 어떻게 가르쳤는지 상상해보자.어떤 대상을 바라본다고 할 때판단·분별하는 ‘식’은 모
아침 7시. 숙소에서 순례자들은 36번 쇼류지 산문까지 차로 배웅해 준다고 해서 차를 타기로 한다. 히로시마에서 왔다는 부부와 오카야마에서 왔다는 할아버지, 나까지 4명이 차를 신청했다. 차를 탈 사람들은 9시까지 로비로 모여 달란다.시간이 되어 주차장으로 나간다. 어제 노천탕에서 본 광경이 아침 해에 눈부시게 펼쳐진다. 모두 멋진 광경에 넋을 잃고 바라보노라니 차에 시동을 걸던 직원이 설명한다.“저기 멀리 보이는 곶이 24번 사찰이 있는 무로토입니다.”모두 그 말에 화들짝 놀라 서로를 쳐다보며 말한다.“그 말은 우리가 모두 저기서
당나라 때, 마조 선사는 개법을 한 뒤 수많은 제자들이 구름처럼 몰려왔다. 어느 해 마조는 여러 제자들을 이끌고 어릴 적 살던 고향인 사천성 시방현(四川省 什方縣)을 방문했다. 막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일하고 있던 할머니가 선사를 보고 외쳤다.“어, 마씨네 키쟁이 코흘리개가 지나가네.”마조도일(馬祖道一, 709~788)은 이 말을 듣고, 제자들에게 말했다.“출가해 나이 들어서 절대 고향에 가지 말라.” 예수도 성인이 된 후, 고향에 갔다가 사람들에게 당한 곤욕이 있어 제자들에게 ‘성인이 되어서는 절대 고향에 가지 말라고 하였다고
마하시 선원은 마하시 사야도(Mahs Saydaw, 1904~1982) 스님과 관련한다. 선원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스님의 일대기를 대략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마하시 사야도 스님은 1904년 북부 미얀마의 세잇쿤(Seikkhun) 마을에서 농부의 자녀으로 태어났다. 같은 마을의 사찰에 12살의 나이로 출가해 신 소바나(Shin Sobhana, 상서로운 자)라는 법명을 받았다.다시 20세에 구족계를 받은 후 4년 동안 정부의 공인 시험의 과정을 모두 통과하였다. 다시 유명한 만달레이를 거쳐 남부 미얀마 몰메인(Moulme
4월이 되니 온 세상이 ‘꽃천지’로 변하고 육신의 체온이 절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쾌적해졌다. 환절기가 지나고 그 오랜 기침의 연속인 체질을 원망하는 시간도 벗어나는 시기다. 매화가 가니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전국의 벚꽃지도를 그리기 시작하고, 나무순들이 새로운 잎새를 피우며 향기를 만든다.에는 ‘봄일을 시작하는 인화의 날’이라 하였고, 일을 시작함에 손 없는 날을 택해 조상의 음택을 옮기는 날을 한식에서 찾았다. 긴 추위를 벗어내고 새로운 삶의 준비를 하는 청명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수선화가 빼곡히 고개를 내밀
파거불행(破車不行)은 ‘부서진 수레는 움직이지 못한다’는 뜻으로, 신라의 대표적 고승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에 나오는 말이다.‘파거불행(破車不行)’에 이어 ‘노인불수(老人不修)’라는 말이 나온다. 조금 슬픈 말이지만 ‘늙으면 수행도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나이를 먹으면 모든 것이 다 쉽지 않다. 하다못해 노는 것도 어렵다. 노는 것도 체력이 있어야 하고 즐거워야 하는데, 체력이 부족해서 만사가 귀찮기 때문이다. 극락이 눈앞에 있어도 그림의 떡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막판이다. 나이를 먹으면 뭘 해야 할까? 어떻게 살
[評唱 5]古人道 “三日耳聾由自可 三聖?驢愁殺人” 且道 作?生會他恁?道.고인(古人, 황룡혜남, 1002~1069)이 말했다.“삼일이농(三日耳聾, 삼일 귀먹는 것)은 마음대로 할 수 있으나, 삼성할려(三聖球驢, 눈 먼 나귀 같은 삼성)는 사람을 몹시 근심스럽게 한다.”자, 말해보라!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을 어떻게 알고 있는가?汾陽道 “悟去便休 說甚?三日耳聾” 石門聰云 “若不是三日耳聾 爭承當得這一喝” 汾陽後來道 “我當時恁?道 猶較石門半月程” 雪竇拈云 “奇怪 諸禪德 如今列其派者甚多 究其源者極少” 雪竇拈汾陽石門 總道百丈於喝下大悟 似則似 爭
식욕이나 수면욕 같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는 참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 욕구를 거스르게 만드는 힘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아무리 배가 고픈 아버지라도 자식이 옆에 있으면 먹고 싶은 욕구를 참게 된다. 이처럼 사랑에는 욕구를 거스르는 힘이 작동하고 있다. 가수 GOD의 ‘어머님께’란 노래 속의 어머니는 결코 짜장면을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자식이 어머니 생각해서 먹는데 주저할까봐 스스로 짜장면이 싫다고 말한 것뿐이다.그래서인지 어머니들은 생선 부위 중에서도 유독 머리와 꼬리 부분을 좋아한다. 정말이지 신비한 일
주름, 피부노화의 지표자외선·고온·체중변화 등 요인피부장벽 기능 보호도 중요 나이보다 몇 살 많다고 속이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예전엔 가끔 있었다. 인간관계에는 서열과 질서를 기반으로 하는 요소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다는 것은 유리한 요소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피부에 주름이 많아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는다.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것은 그저 세월 탓으로 돌릴 수도 있으나 같은 세월을 살아도 다른 것은 분명하다. 같은 자동차를 동시에 구입하더라도 세차를 조심스럽게 하고 왁스칠을 잘 하여 관리한 경우에는
신덕왕후 원찰로 건립된 흥천사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에게 신의왕후(神懿王后) 한씨(韓氏), 신덕왕후(神德王后) 강씨(姜氏) 두 명의 부인이 있었다. 첫째 부인은 즉위 한 해 전 죽었고, 둘째 부인만이 조선왕조 최초의 왕비가 되었다. 강씨는 건국이란 힘든 시기를 함께 한 까닭에 지극한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왕비가 된지 4년 만인 태조 5년(1396) 8월에 죽었다. 조강지처를 잃은 태조는 안타까운 마음에 능을 경복궁 서남쪽 가까이 조성하고 묘호를 정릉(貞陵)이라 하였다.태조는 왕비의 극락왕생을 위한 원찰을 창건하였다. 그것이 흥천사이다
‘글쓰기명상의 실제’에서 두 번째 제안은 ‘삶의 헤드라인 뽑기’다. 헤드라인? 그냥 ‘머리 제목’이라고 하면 안 되나? 아니면 광고에서 잘 쓰는 ‘메인 카피’는 어떨까. 물론 그렇게 읽어도 문제없다. 복잡한 사연을 한 줄로 압축하는 글이라는 점에서 헤드라인, 메인카피, 머리 제목, 어느 것이든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이런 방식의 글쓰기를 생각했을 때, 나는 〈난중일기〉를 떠올렸다. 남의 일기를 읽을 생각은 없었지만, 워낙 국가적으로 장려된 ‘타인의 일기’여서 어릴 적부터 읽게 됐다. 그때 그 느낌이 지금의 신문지상에 나타나는 ‘헤드
“성급하고 거칠고 공격적인 싸움닭 같은 내 이미지를 바꾸고 싶은데 이 조직에서는 힘들어요. 리셋 하듯 새로 시작하고 싶습니다.”30대 후반의 웹디자이너 은옥 씨는 6개월째 전직을 위해 여러 군데 경력직으로 응시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두 군데는 면접까지 통과했지만 결정을 앞두고 망설이다 계약을 하지 않았다. 연봉이 높으면 업무 비중이 과하게 여겨졌고, 근무환경이 괜찮다 싶으면 대우가 흡족하지 않았다. 업무의 성격, 직무 환경, 통근 거리 등의 조건을 그녀가 말할 때마다 무엇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는지 그 기준이 때마다 다르다는 것을
‘구시화문(口是禍門)’이란 “입은 바로 화(재앙)를 불러들이는 문이다”는 뜻이다. 말조심해야 함을 이르는 말로, 야운 스님의 ‘자경문’에 나오는 말이다.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는 화종구생(禍從口生)도 같은 말이다.말조심에 대해서는 인류사 이래 많은 금언(金言)들이 있다. 시시한 글보다는 이러한 금언들이 우리에게 더 유익할 것 같아서, 가슴에 와 닿는 금언 몇 개를 뽑았다.“개는 잘 짓는다고 해서 좋은 개가 아니며, 사람은 말을 잘한다고 해서 현인이 아니다.”-장자-“말 잘하는 사람치고 어진 사람이 드물다.” -공자, 논어-“물고기
[評唱 4]後來黃蘗?見百丈 丈問 “巍巍堂堂從甚?處來” 蘗云 “巍巍堂堂從嶺南來” 丈云 “巍巍堂堂來?何事” 蘗云 “巍巍堂堂不?別事” 一日黃蘗謂百丈云“ 暫別左右 欲禮拜馬祖去” 丈云 “馬祖已遷化了也” 蘗云 “未審馬祖在日 有何言句” 丈遂?再參因緣 黃蘗不覺吐舌. 但如此參 到至玄至妙處 隨分?一毫 便蓋天蓋地 便能拈一莖草 作丈六金身用 將丈六金身 作一莖草用 天下人總不奈?何.뒷날, 황벽(黃蘗)이 백장(百丈)을 뵈었는데, 백장이 물었다.“외외당당(巍巍堂堂)하게 어디에서 왔는가?”황벽이 말했다.“외외당당하게 영남(嶺南)에서 왔습니다.”백장이 말했다.“외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