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따가워!가윤이는 눈살을 찌푸렸다. 정후가 또 샤프로 등을 찔렀다. 짧고 얕게 콕. 뒤를 돌아보지 않으면 다시 찌를 것이다. 길고 깊게 꾹. 정후가 뒷자리에 앉은 후로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선생님께 자리를 바꿔 달라고 말씀드려야 할까.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대차게 쏘아붙여 줄까. 그렇지 않아도 가윤이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수업 시작 전 30분. 이 시간은 독서 시간이었지만, 가윤이네 반에서는 자유롭게 보냈다. 책을 읽는 아이들도 있었고, 종이접기나 마방진 같은 걸 할 수도 있었다. 가윤이는 오늘까지 제출해야 하는 영어학원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마음의 번민이나 생활의 불편함은 견딜 만하신지요.”부처님이 제자나 신도들에게 문안을 갔을 때에 질문하는 방식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이같은 안부를 여쭙니다. 아침에 하루의 눈을 뜨는 순간에 정신이 돌아오면서 어제의 일들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우리 사회는 한동안 코로나로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예전에 없던 일이지만 그래도 적응해 나가면서 우리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가고 있습니다. 한 동안 긴 잠을 자듯이 멈추었던 우리는 이제 어디로 발걸음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
2019년 12월경 중국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몇 개월 만에 지구촌 전체로 확산되는 팬데믹 현상이 되었다. 이후 다양한 변종이 발생하면서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약 5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감염되었으며, 약 6백2십여만 명이 희생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까지 약 2천만 명 가까이 감염되었다.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감염의 불안과 죽음의 공포에 직면하면서 갖가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들도 증가하였다. 대면적 접촉으로 이루어지던 종교 활동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냉담자와 무종교인이 급증하는 현상도 이어졌다. 불교계에서도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해제되면서 불교계 대면활동이 들썩이고 있다. 사람들이 모일수록 빛을 발하는 사찰 축제 및 행사, 코로나 기간 중 1인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템플스테이가 대표적이다.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했던 순례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순례는 기본적으로 ‘이동’을 전제로 하기에, 코로나 기간 중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던 분야이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가장 먼저 확인된 변화는 전국 각 지역에서 진행되는 봉축행사다. 봉축위원회와 연등회보존위원회가 주관하는 연등회(유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방역지침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4월 18일부로 전면 해제됐다. 코로나 사태가 확산된 지 2년 1개월 만이다. 정부당국은 이어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까지 추가로 해제했다.사회적 거리두기가 급속히 시작됐던 것처럼, 해제 조치 역시 갑작스레 닥쳤기에 또 다른 변화의 시기가 도래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서로 거리를 두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외부에서는 마스크를 벗은 채 얼굴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사회에서 다시금 살게 됐다. 2년 전 갑작스레 닥친 대면 체제의 공백을 조금이라도 메우기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에 따라 불교계도 이른바 ‘리오프닝’을 준비하고 있다. 햇수로 3년째 문을 걸어 잠근 기간 비대면 방식에 의존했던 불교계는 조심스럽게 산문을 열고 대중들을 맞이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기도법회 대폭 늘어난 인파 눈길불교계 변화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는 법회와 기도 등 대면 방식의 신행·수행 분야다. 코로나로 인하여 법회 중단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참여인원 제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각 사찰들은 제한이 사라짐에 따라 활발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서울 조계사(주지 지현)가 5월 1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2년 넘게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터널을 빠져나오자 일상이 늦봄처럼 다가왔다. 학교·경로당·복지관 등의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면서 생기가 돈다. 여전히 완전한 일상회복을 말하기엔 ‘아직’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안전한 일상 회복을 위해 각 기관들은 기지개를 활짝 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상태다. 매서웠던 코로나19의 한파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복지관 오니 해방된 느낌이에요”“집에서 갇혀 있으니까 친구도 못 만나고 답답했는데 복지관 오니까 너무 좋아요. 해방된 느낌이야. 하늘을 날 것 같아요.”거리두기 해제
“‘관대할 寬’ 마음 새기면 갈등 싹뚝 잘라져”지난 3월 30일 서울 조계사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제 15대 종정 추대 법회가 열렸다. 법상(法床)에 오른 종정 성파 스님은 미리 준비한 법어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즉석에서 이해하기 쉬운 말로 즉설법문을 했다. “오늘을 기점으로 과거를 다 잊고 초발심으로 돌아가 새로 출발 합시다”라고. 조계종 최고 권위와 존엄을 상징하는 종정 추대 법회에서 이러한 즉석 법어는 매우 드문 일종의 파격이었다. 조계사 마당을 가득 채운 3천여 참석자들은 순간 놀랐고 즉석 법어에 웃음과 박수로 답했
“스님의 중생 위한 간절함 떠올라”서울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탄허 스님 상좌인 서울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은 대행 스님이 오대산 수행 때부터 인연을 쌓아왔다. 스님은 탄허 스님도 대행 스님의 배포에 대해 늘 칭찬하셨다고 강조했다. 혜거 스님은 “탄허 스님이 오대산에 계실 때가 1959년 경으로 그 때 인연이 닿았다”고 말했다.“대행 스님에 대해 놀란 것은 그거예요. 우리 노장님(탄허 스님)이 칭찬하신게 그거에요. 큰일 할 사람이라고, 배포가 저렇게 저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늘 이야기 하셨죠.”스님은 대행 스님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통
온갖 것 참으로 있음 아니요참마음 오직 홀로 머물러 있다그러나 참마음도 실체가 없어인연따라 온갖 것 지어내나니지어진 모든 것에 집착 없으면부처님 그대로 현전하리라- 대행 스님 게송 中 -
한마음과학원마음·과학 융섭 연구 새 장 열다“우리가 자유자재권을 가지고 지구를 살리고, 지구의 차원을 넘어서서 대자유인으로 싱그럽게 살기 위해서는 ‘정신계에서 물질계가 나온다’는 사실을 그대로 알려줘야 합니다.”(대행 선사 법어 中)한마음과학원은 인류발전과 생명진화를 위해 심성과학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행 선사의 뜻에 따라 1996년에 심성과학연구원으로 처음 출발했다. 현 명칭인 한마음과학원은 2001년 3월 출범식을 기점으로 공식화됐다.대행 선사는 인문·공학·자연·의학 등 각 분야의 연구원들이 마음 근본을 통해 지금의 차원을
만물만생이 함께 통하는 곳이 마음여러분! 여러분께서는 일체제불과 저와 여러 스님들과 더불어 같이 본래 한자리로 돌아갑니다. 제가 항상 말씀드리듯이 과거 현재 미래를 같이 싸가지고 돌아가는 우주 전체의 그 중심 주처가 우리들의 중심 주처이기도 합니다. 좀 작고 크고 이럴 뿐입니다. 그런데 작은 자기 중심 주처에 그 큰 중심 주처가 둘이 아니게 직결이 돼 있다는 얘깁니다. 항상 얘기해 드리지만, 이것을 잘 아시고 우리가 생활을 한다면 생활하는 그 곳에 바로 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직결이 돼 있구요. 만물만생의 마음 그
전문가들이 말하다수행 분야 63년 동안 수행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대행 선사는 생전 수행·포교·불사 분야에서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선사의 원적 이후 전문 학자들은 선사의 행적과 사상 등을 조명하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대행 선사의 사상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대행선연구원의 학술대회 등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중심으로 선사의 업적과 학술적 평가들을 정리했다. 정리=신성민 기자올해 2월 국제 환경보건 저널인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
묘공당 대행 선사(妙空堂 大行, 1927~2012)한국 근현대 불교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불세출의 선지식이었던 대행 선사. 생전 대행 선사는 일체가 한마음에서 들고 나는 묘공(妙空)의 도리로써 길을 묻는 중생들을 제도했다. 선사의 생애는 ‘길 없는 길을 발 없는 발로’ 걸어 온 대자유인의 발걸음이었다.우주의 근본 묻던 어린 시절대행 스님은 1927년 음력 1월 2일(양력 2월 3일) 지금의 서울 이태원에서 부친 노백천(盧伯千)과 모친 백간난의 3남 2녀 중 셋째인 장녀로 태어났다. 조부와 부친은 모두 무관 출신이었고, 부친은 일제에
일체 제불의 마음은 내 한마음이다일체 제불의 법이 내 한마음의 법이며 생활이다일체제불의 몸은 일체 중생의 몸이다일체 제불의 자비와 사랑은 일체 중생의 자비와 사랑이다선행하는 것도 악행하는 것도 다 내 한마음에 있다- 대행 선사 법어 -10주기 열반 다례재5월 1일(일) 오전 10시 30분한마음선원 본원 5층 대법당
2004년 보건복지부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 모집기관으로 선정된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는 조혈모세포기증 희망자를 모집하고 희망자의 혈액샘플을 통해 조직적합성항원형을 검사해 일치자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조혈모세포 희망등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생명나눔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기증에 동참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전국 사찰 및 대학, 군부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조혈모세포 희망등록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모집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생명나눔실
장기기증 희망등록은 어느 나라나 매우 큰 숙제다. 기증희망 등록이 의미하는 것이 곧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굵직한 정책을 시행해왔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와 함께 희망등록 현황이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실제 장기 기증률이 줄어드는 데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과 효율적인 제도 시행이 절실할 때다. 장기기증과 희망등록 활성화에 대한 해외사례를 살펴보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세계보건기구(WHO) 산하기구인
올해 2월, 근무현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20대 남성이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안전센서 불량으로 기계에 끼는 사고를 당한 이 남성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상태에 빠졌고 환자의 보호자는 논의 끝에 환자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심장과 폐, 간, 신장 등이 6명에게 이식됐다. 환자와 가족의 숭고한 결정 덕에 죽음 문턱에 있던 환자 6명은 새 생명을 선물받았다.장기 부전의 고통 속에서 삶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는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는 자비 실천 장기기증.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대기자 수는 매년
한국문화의 70%는 불교문화라고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실감을 못하고 있는 듯하다. 우선 ‘쌀’의 어원은 고려시대의 ‘ᄇᆞᄉᆞᆯ(菩薩)’이 음운변화하여 ‘ᄇᆞᄉᆞᆯ→ᄡᆞᆯ→쌀’이 되었는데 햅쌀과 햇과일의 종성(終聲)에서‘ ㅂ’과‘ ㅅ’이 남아 어원을 방증한다.쌀로 빚은 술 종류인 정종(正宗)은 ‘올바른 불법’이라는 뜻이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핸드폰의 010(공일공)과 수학의 0.1(영점일)에서 기호일 때는 ‘ 공’, 수학에서는‘ 영’으로 구분해 읽는다. 수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과학을 설명하는 언어이듯이 붓다의 공(空)사상은 학문과
“종교편향 근절 불국정토 가는 길”종교편향·불교왜곡 대응 종헌특위 위원장 선광 스님1.21 승려대회, 全스님 의지종교편향에 희생 감내했지만더 이상 묵과하기 어려워져“불자들, 이차돈 성사 돼야”“1월 21일 열리는 전국승려대회는 한국불교 모든 스님들의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종교편향을 일삼고 불교를 왜곡하는 이들에게 한국불교의 의지를 전달하겠습니다.”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장이자 범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인 선광 스님은 “그동안 불교계는 종교편향에 대해 자비와 인내 그리고 희생으로 감내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