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흔들리는 우리네 마음. 어느 한 분야에 1만 시간을 들이면 전문가가 된다곤 하던데, 인생은 왜 10만 시간, 20만 시간을 보내도 전문가가 될 수 없는 걸까. 기분이 좋을 땐 하늘을 나는 것 같다가도, 기분 좋지 않은 일을 겪을 땐 보이지 않는 지하 땅굴까지 가라앉은 것만 같은 느낌. 이렇듯 어렵고 힘든 인생 문제를 혼자서 해결해나가기엔 막막하기도 하거니와 수많은 난관이 따른다. 도움이 필요하다. 이 책은 원제 스님이 간절함과 절박함으로 빚은 수행의 결과물이자 삶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는 좋은 참고서다. 나를 옭
호명 지음 / 승한 정리 / 태고종출판부 펴냄 / 2만원“우리 태고종은 이제 새로운 시작이 필요합니다.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를 수 없습니다. 내일을 향한 종단의 변화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변화의 시작, 그것은 바로 종도 여러분과 불자님들의 굳은 지지와 성원, 그리고 종단 정상화를 염원하는 큰 원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2019년 10월 17일 태고종 제27대 총무원장 취임사 中돌아보니 지난 4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첫 걸음부터 가시밭길이었다. 예상하고 들어선 길이지만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었다. 한국불교 역
살면서 이런 고민이나 사유는 한번쯤은 해보지 않았는가. ‘나는 누구인가?’이 철학적인 질문에 대해 스님들에게 서양철학적 관점에서 불교를 강의하는 홍창성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 질문은 지적으로 살짝 사기를 쳐 놓아서 멋지게 보일 뿐”이라고. 그러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당황스럽다면, 그것은 오히려 독자가 스스로 건강한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증거”라고 토닥인다.‘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자체가 사이비 철학임을 꼬집는 홍창성 교수가 내놓은 〈무아, 그런 나는 없다〉(이하 〈무아〉)는 ‘나’라는
이도흠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의 스펙트럼은 다채롭다. 본래 전공은 고전시가 연구로 원효의 화쟁사상을 기호학과 연결해 ‘화쟁기호학’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었다. 이 이론으로 향가, 고려속요, 시조 등 한국 전통 시가를 분석하였을 뿐만 아니라 하이쿠와 같은 외국문학, 대중문화도 분석했다. 최근에는 화쟁과 맑시즘, 들뢰즈, 레비나스의 철학을 종합해 타자 속의 나, 내 속의 타자가 서로 소통해 하나가 되는 ‘눈부처’ 사상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소수자들을 대변하고, 사회에 쓴 소리를 던지는 비판적 지식인으로서 면모도 가졌다. 그런 그가
매년 해인사에서는 특별한 추모제가 열린다. 바로 폭격으로부터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故김영환 장군을 기리기 위한 추모행사이다. 김영환 장군은 대한민국 공군 창설의 주역이었고, 6.25전쟁에서 수많은 전공을 세운 영웅이기도 하다. 불교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은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6.25 전쟁 포로 송환과 북한 이탈 주민 장학사업 등을 펼치고 있는 (사)물망초의 산하 출판사 도서출판 물망초는 최근 역사 동화 를 펴냈다. 에는 공적에 묻혀 있던 김영환
예로부터 사불(寫佛)은 사경(寫經)과 더불어 수행과 신행의 한 방편으로 널리 활용돼 왔다. 이 책은 〈관세음보살 42수주 진언〉을 현대인에게 익숙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구성, 재해석해 그린 것이다.관세음보살은 흔히 천수천안관세음보살로 불린다. 관세음보살은 천개의 눈으로 뭇 중생들을 살피고, 천 개의 손으로 중생들을 고통과 고난에서 구제해 준다. 물론 천이라는 숫자는 상징이다. 그런 만큼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관세음보살이 가장 인기 있고 대중적이다. 그래서 어느 절에 가더라도 관세음보살을 만날 수 있다. 그만큼 중생들의 삶이 고
티베트 불교의 큰 스승 종사르 잠양 켄체 린포체의 저서 ‘리빙 이즈 다잉’이 한국독자들을 위해 나왔다. 이 책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죽음의 필연성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저자는 가까운 친구들이 자신에게 물어온 죽음에 관한 백여 개의 훌륭한 질문에 대한 답본으로 이 책을 구성했다.왜 우리 모두는 죽음을 두려워할까? 무엇보다 죽음은 전혀 알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죽음에서 돌아와서 죽음이 무엇이라 말해준 이가 아무도 없다. 설령 누군가 그렇게 했더라도 그들을 믿을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우리 모두는 모른다’는
불교에 대한 대중적인 편견 중 하나가 ‘어려움’이다. 산 속에서 면벽 수행해서 도를 이뤄야 할 것 같고, 순 한문인 경전은 읽는 것조차 쉽지 않다. 특히, 한문을 배우지 않은 MZ세대의 경우 불교 경전에 대한 문턱은 높기만 하다. 그래도 불교 경전에 담긴 금구(金句)들은 불자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은 접해볼 만하다. 불교 경전을 읽고 싶은데 어려워 선뜻 손이 가지 않다면 불광출판사에서 첫 선을 보인 ‘인문학 독자를 위한 불교 경전’ 시리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시리즈는 불교 경전의 핵심적인 내용만 쏙쏙 뽑아내
사찰에서 재(齋)를 올릴 때 사용하는 불교음악 범패(梵唄). 인도에서 건너왔다는 뜻으로 인도 소리나 범음(梵音)이라고 칭하기도 하지만 한국불교에서는 ‘어산(魚山)’이라는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어산은 중국 삼국시대 조조의 아들 조식(192~232)에 의해 이름이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지금의 산둥성에 있는 어산에서 놀다가 하늘의 소리를 듣고 게송에 곡을 붙인 것이 범패의 시원이기 때문이다.범패는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영산재를 비롯해 수륙재, 생전예수재 등 다양한 재에서 쓰인다. 소리로는 요령을 흔들며 법
불교사상의 진수이자 대승의 공사상이 오롯이 담겨 있는 〈금강경〉. 불자들이 가장 많이 수지독송하고 관련 해설서 또한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정작 그 뜻에 가닿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문식 문구가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걸림돌이라면 용어에 대한 잘못된 번역과 해설이 만연해있는 것도 사실이다. BBS불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무명을 밝히고’에서 ‘불교로 세상보기’ 코너를 이어오고 있는 여수 석천사 주지 진옥 스님이 잘못된 번역과 해설을 바로잡아 〈설법집 금강경〉을 책으로 펴냈다.〈설법집 금강경〉에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이경철 문학평론가가 고은 시인의 시와 삶과 시대를 둘러본 〈허무의 꽃-고은의 세계를 걷다〉를 펴냈다. 고은 시인의 구순을 맞아 펴낸 이번 책은 고은 시인의 시를 삶과 시대와 아울러 전체적으로 조감하고 있다.책은 ‘시대와 영원을 동시에 껴안는 철부지 시인’ ‘민족시인에서 세계시인으로서의 벅찬 삶과 시’ ‘벅찬 감동으로 삼천대천세계를 감응시키는 시’ 등 5개 주제 60여 편으로 구성됐다.일간지 문학 담당기자와 문예지 편집자 등으로 고은 시인과 30여 년간 만나온 저자는 이런 친교와 실감을 바탕으로 시를 고르고 감성하고 해석했다. 이를
제2회 법계문학상 수상자인 이갑숙 작가(법명 덕산)가 후속작 〈눈부처〉를 발표했다.〈눈부처〉는 작가의 전작인 〈꺼지기 쉬운 빛〉의 후속 장편 소설이다. 작중 화자인 지서가 사후 세계를 다루는 〈티베트 사자의 서〉의 안내로 죽음 여행을 하면서 ‘꺼지기 쉬운 빛’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렸다.소설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인정 욕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삶의 길목에서 다가온 어떤 알아차림, 그 자성의 빛에 관한 어느 한 늙은이의 자전적 서사다. 다른 하나는 어린왕자와 선재동자에게 길을 물어가며 지서를 둘러싼 기막힌 시절 인연의
불교와 영어를 동시에 공부할 수 있는 책이 새롭게 집필됐다. 〈불교 영어 첫걸음〉은 불교 입문자가 불교 기초 지식을 영어로 공부할 수 있는 서적이다.저자 안양규 교수(동국대 WISE캠퍼스)는 영어로 불교 공부할 때 얻는 이점에 대해 ‘깊게 사유하는 공부 태도’를 꼽았다. 안 교수는 “익숙한 한글로 적힌 불교 서적은 기계적으로 읽게 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건성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잦다”며 “깊게 사유하는 자세를 자연스럽게 갖추게 될 것”이라 말했다.또 다른 집필 이유는 ‘명료성’이다. 불교와 영어는 인도유럽어족으로 비슷한 언어 구
하루 24시간 가운데 대략 3분의1을 쓰는 잠. 누구나 매일 자는 잠이지만 예부터 우리는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썼다. 그만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에게 중요한 잠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더 큰 영향을 준다.현대사회에서 아동 수면장애가 늘어나는 요즘, 명상은 이를 해결하는 하나의 열쇠로 평가되기도 한다. 잠자리 명상 이야기 〈잘 자, 내 사랑!〉은 아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게 돕는 아동용 명상안내서다. 동화 같은 큰 이야기 줄기는 없지만 나무늘보 가족이 자연 속에서 다른 동물들과 교감하는 그림이 파스텔톤으로 담겨 독자의
〈풍수전쟁〉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전달된 의문의 메시지 의도를 추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대통령을 비롯해 대한민국으로 향해 있는 괴이한 저주의 주문은 순식간에 대통령실을 혼란스럽게 뒤집어 놓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가 나서지만 메시지의 의미는 쉽게 해석되지 않고, 대통령실 행정관 김은하수가 이를 담당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겼다. 현재 시기에서 과학의 언어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토속 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 번 점철하면서 사라진 역사에 실체를 더하는 작품으로, 김진명 작가의 예리한 통찰과 질문이 쉼 없이
‘사랑’이라는 이상한 리듬을 말하기 위한 무채색에 얽힌 백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무채색은 색상과 채도가 없고 밝고 어두운 차이만 있는 색을 말한다. 흰색에서 회색을 거쳐 검은색에 이르는 무채색은 그 자체로 있지만 없고 없지만 있는 색. 있고 없음 사이에서 존재하는 비존재의 색이다.지은이 고명재 시인이 살펴본 무채 속 풍경은 사랑이라는 밥솥에서 끓어오르는 밥물과 같다. 누군가를 먹이고 돌보려 먹이는 하얀 밥, 흰 살 생선, 밀가루, 두부, 멸치의 은빛, 능이버섯, 간장, 양갱…. 고명재 시인은 첫 산문집에서 우리에게 “사랑은 화려한
부처님 가르침은 머리나 이론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배우는 것이라 했다. 그렇다면 마음으로 배운다는 것은 무엇일까?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한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은 사람과 그 마음이 다르다 했다. 그렇다면 마음의 무엇이 다른 것일까?창원 대광사 회주인 설담 운성 스님의 선시집 〈님께서 오신 날〉에는 노스님의 인생이 담겼다. 7세에 출가해 70여 년을 절에 살며 오직 부처님 가르침에 모든 인생을 바친 노선사(禪師)의 마음이 담겨 있다. 〈님께서 오신 날〉에서는 오랜 수행으로 허공처럼 비워진 마음에 정성스럽게 불단을 놓
꽃과 나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통해 시를 짓고, 절에 찾아오는 새들과 방과 법당에 날아오는 새와 교감하면서 살아가는 자연인 수행자인 견진 스님은 계룡산 고왕암에서 수행하며 모든 동식물에게도 동체대비 사상을 전한다. 꽃, 나비, 산새, 자연, 깨우침 등 총 130여 편이 수록된 〈계룡산에서 자연을 노래하다〉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부처님을 모시는 불자로서의 마음과 자세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담겼다. 계룡산 신원사 채벽암 대종사를 은사로 출가한 견진 스님은 계룡산 고왕암에서 꽃과 나비를 사랑하고 산새와 더불어 자연
〈할머니 나무〉는 할머니라는 한 사람의 죽음이 단순한 소멸이 아니라 다른 생명에게 뿌리로 연결되어 끊임없이 살아 숨 쉰다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석양정 작가는 아흔 살을 맞는 할머니의 죽음이 머지않음을 느끼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할머니가 실내에 심어진 나무 같다고 생각하며 오랜 세월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혜를 자손에게 물려주고, 다음 봄을 기다리는 할머니를 떠올렸다. 죽음과 이별은 우리의 끝이 아님을, 할머니의 삶은 하나도 빠짐없이 귀하고 아름다웠음을, 할머니의 사랑이 자손들에게 연결되어 영원히 살아 숨 쉴
“마음을 열어 누군가와 말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군불 지피듯이 이해를 넓혀갈 수 있는 디딤돌과 버팀목이 그리운 오늘이다. 행복과 자유, 그리고 빛을 향해 떠나는 게 인생의 나그넷길이다. 그러나 빛은 짧고 어둠은 길게 허무의 그림자처럼 누워 있다. 젊어서도 늙어서도 빛과 그림자는 타는 목마름으로 외로움의 터널에 갇혀 헐떡이는 호흡처럼 더러는 흔들리고 더러는 방황하며 철이 든다.”1980년대 베스트셀러 〈사랑하며 용서하며〉로 필명을 드날렸던 향봉 스님이 우리 앞에 다시금 ‘산골 노승의 글쓰기’를 내놓았다. 향봉 스님은 잊힌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