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2월 15일은 석가모니 부처님 열반재일이다. ‘열반’은 죽음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불어 끈다(吹滅)’는 뜻으로 번뇌의 불길이 꺼진 고요한 상태, 즉 최상의 경계를 말한다. 부처님의 열반 당시를 잘 묘사해놓은 경전이 있는데, 〈대반열반경〉이다. 〈대반열반경〉은 장아함 2권∼4권에 해당하며, 부처님께서 만년에 열반할 때가 되었음을 알고 영취산을 출발해 코티 마을∼나다카 마을∼상업도시 베살리∼입멸 장소인 쿠시나가라에 도착해 열반할 때까지의 여정을 그대로 묘사한 경전이다. 이 경에서 부처님의 인간적인 풍모가 드러나 있는데, 내용을
“만일 누군가 내게 공양하고 과거 모든 부처님께 공양한다면 내게 베푼 그 복과 덕은 병자를 돌본 것과 다름이 없으리.”에 나타난 부처님 말씀이다. 부처님은 병자를 잘 간호하고 치료를 돕는 것은 대단히 큰 공덕을 쌓는 일이며, 병자를 돌보는 것 자체가 마치 부처님을 간병하는 것과 같은 공덕이 있다고 하셨다.전국비구니회와 백천문화재단의 원력으로 2월 27일 인도 부다가야 분황사에 보건소가 개원했다. 의료사각지대에 처한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보살필 보건소의 개원은 부처님이 말씀하신 병자를 돌보는 큰 공덕을 쌓는 첫걸음이 될 것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년을 맞는 해이다. 이에 맞춰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이하 민추본)가 남북한 평화기원대법회 봉행을 추진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민추본이 2월 28일 발표한 올해 사업계획에 따르면 민추본은 오는 6월 초 임진각에서 ‘정전협정 체결 70년 전쟁종식 평화기원 대법회’를 봉행할 계획이다. 기념법회는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체제 구축을 촉구하기 위한 불교계 실천적 노력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법회에 앞서 민추본은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민추본은 3~5월을 평화기원기도 주간으로 정하고 평화기원 행사
2000년대 중반에 요코하마에 거주하는 한 일본 노교수 부부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에는 없었던 두 가지에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먼저 그들이 거주하는 5성 호텔급 실버타운의 규모와 초호화 시설에 압도당했다. 나를 더 놀라게 했던 다른 한 가지는 노부부의 거실에서 만난 로봇 애견이었다.자식이 없는 70대 노부부가 가장 아끼고 사랑한다는 로봇 강아지가 주인의 지시에 따라 꼬리를 흔들거나 걸어 다니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행동을 시연해보였다. 시키는 대로 따라하고 청결해서 좋다며 행복해하던 노부부의 모습은 마치 영화 속
진각종 통리원장 도진 정사는 2월 20일 서울 월곡동 진각문화전승원 4층 회의실에서 신년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주요 사업으로 울릉도 금강원 성지 조성사업인 회당명상체험관 건립과 진각성존 회당대종사 열반 6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우선 진각종은 종조 회당대종사 탄생지인 울릉도에 제 3차 성역화 조성사업인 금강원 성역화 불사를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완성할 예정이다. 핵심 사업으로는 △회당기념관 △회당 생가 복원 △명상수련원 조성 등으로 울릉도 사동 일원 1만3600여 평(45,237㎡) 부지에 조성된다. 이를 위해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룬 자리,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대탑 앞에 한국 순례자 5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불제자로서 참회와 성찰, 새로운 불교 중흥을 다짐하는 108배를 부처님 전에 경건히 올렸다. 회주 자승 스님을 필두로 한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2월 22일 마하보디대탑 앞에서 개최한 세계평화기원대법회 현장.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 아래에서 순례단은 불제자의 각오를 담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이날 자승 스님은 한국불교 미래를 언급하며 대중 모두 새롭게 발심하길 당부했다. 포교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뤄져야 한
매체를 통해 튀르키예에 지진으로 무너진 수많은 붕 괴 건물을 보고 수만의 사망자 소식을 생생하게 듣는다. 바다모래 위에 고층빌딩을 짓고 달과 화성에 탐사 선을 보낸 인간은 기술능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하지 만 한편에서는 자연재해조차도 피하지 못해 고스란히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큰 피해는 반복되는 지진 위험 에도 튼튼한 기초와 골조를 갖춘 내진용 건축물을 마 련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재앙을 보며 잠 시 한국불교와 불자의 모습을 반추해본다. 불교 내에 서도 승가와 재가 단체라는 비유적 의미의 건물이 존 재한다. 과연
우범기 전주시장이 시민과 소통하겠다 면서 만남의 장소로 교회를 대부분 선정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시는 2월 16일부터 5월 말까지 35 개 동을 순회하며 전주시정에 대한 시민 의 의견을 듣는 ‘2023년 시민과 함께 하 는 동 순방’을 추진하고 있다. 논란이 일 어난 것은 최근 3월 9일까지 일정이 공개 되면서부터다. 일정에 따르면 총 13회 일 정 가운데 8회가 교회, 1회가 성당에서 열린다. 동 순방 일정 중 70% 정도가 교회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종교가 다르거나 종교 가 없는 시민들은 원하지 않는 장소에 가 야하는 상황
조계종 제12교구본사 해인사는 우리 민족 정신문화의 원천인 팔만대장경이 봉안된 고찰로 ‘법보종찰(法寶宗刹)’로 불려왔다. 그런 해인사가 신년벽두부터 내홍으로 몸살을 앓았다. 주지 현응 스님 이 범계 의혹에 휩싸이며 사직서를 제출 했고, 이로 인해 주지 추천 갈등이 불거 졌다. 결국 해인사는 여러 논란 끝에 주 지 후보 추천을 철회하고“ 참회가 우선 이지 주지 선출이 우선이 아니다. 해인총 림은 이러한 근신과 참회 후 총림대중의 의견과 종단의 협조 하에 여법하게 후임 주지를 선출하고자 한다”고 입장을 밝히 기도 했다. 조계종은 2월
2월 9일, 약 3년의 준비를 거쳐 ‘상월결사 인도순례’가 시작된다. 2019년 동안거 기간에 진행된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약 600년 동안 산중을 중심으로 전통을 보존해왔던 한국불교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산중불교에서 도심의 대중불교로, 중생이 찾아오는 불교에서 중생을 찾아가는 불교로! 그 방향성의 전환이 한국불교 중흥의 첫걸음이라는 굳건한 원력이 불자들의 화두가 되어 공감대를 찾는 순간이었다. 그러한 공감의 원천은, 붓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정각을 성취한 뒤 45년 동안 중생을 향한 발걸음
상월결사 인도순례가 43일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었다. 2월 9일 오전 6시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은 순례의 시작을 조계사 부처님께 고하는 고불식을 봉행했다.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를 슬로건으로 봉행되는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비구 56명, 비구니 12명, 우바새 6명, 우바이 6명 등 총 108명의 순례단이 목조부처님을 모시고 순례를 진행한다.이들은 부처님 8대 성지와 1167km를 43일 동안 걸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길 예정이다. 또한 한국과 인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조계종이 주최하는 다양한 문화교류행사들도 진행된다. 종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두 차례의 강진과 그 여진으로 사상자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월 9일 현재 2만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고 5000채 넘는 건물이 무너졌다. 강추위와 추가 붕괴 우려로 작업이 더뎌지면서 희생자 수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각국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피해 지역 구호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피해 지역에 독자적인 지원 계획을 밝히고 긴급구호팀을 보내고 있다.
불교에는 여러 가르침과 경전들이 있다. 각각이 추구하는 수행의 방침과 방법 또한 여러 가지로 나뉜다. 이러한 불교의 다양함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에 맞는 길을 제시하는 훌륭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다양함에 의해 불교라는 하나의 종교 속에 서로 다른 수행을 추구하는 것과 같이 생각되기도 한다. 이처럼 불교의 다양함 속에서 불교라고 정의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무엇일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정답을 내리기는 상당히 어렵겠지만 보편적으로 삼보(三寶)인 ‘불, 법, 승’을 불교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불
故 각현 스님의 연꽃마을 설립으로 시작돼 2008년 개원, 불교계 대표 요양기관으로 성장한 의료법인 인덕원의 파라밀 요양병원이 조계종이 직접 운영하는 스님 전문 요양병원으로 탈바꿈된다.인덕원이 1월 30일, 요양병원을 조계종에 아무런 조건 없이 희사하면서 조계종 최초의 스님 전문 요양병원이 탄생한 것이다. 스님들이 노후에 대한 걱정 없이 수행과 전법에 전념할 수 있도록 승려복지제도를 새롭게 구축한다는 점에서 교계 안팎으로 기대를 모은다.종단 직영 요양병원은 제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핵심공약이었다. 종단은 당초 요양병원 건립을
한국불교의 신도 연령 구조는 역피라미드 형태다. 노인층이 많고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어린이·청소년, 청년 등 계층포교의 붕괴가 가져온 결과물이다. 사실 어린이·청소년 포교는 단기간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최소 10년에서 최대 20년까지도 꾸준히 투자해야 진성 불자 한 명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어린이·청소년 포교의 중요성을 알고 열심히 활동하는 스님들도 있지만, 그 수가 매우 부족하다. 현재 “미래세대 포교와 전법에 한국불교 중흥이 걸려있다”면서 여러 사업들이 발표되는 것은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불교의 노력들이다. 조
코로나19의 팬데믹이 3년 동안 전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종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상처를 입었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집단이 일반 대중을 직접 상대하는 소상공과 종교계, 예술계 등이라고 한다. 2021년 ‘한국의 신앙인 비율’(한국갤럽) 조사 통계에 따르면 2015년도에 56%였던 종교인구가 40%로 급감했고, 무종교인수가 60%로 급증하였다. 20대는 ‘나는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78%로 나타났다. 급속하게 탈종교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나 젊은 청소년이 예배나 법회의 종교행사에 거의 참
사찰 문화재관람료는 불교 입장에서는 억울한 대사회 갈등이다. 사실관계를 따져보면 정부가 국립공원입장료를 징수하기 이전부터 사찰은 문화재관람료를 받아왔다. 1962년 국가가 문화재보호법을 제정, 문화재에 대한 원형보전을 강제하고 현상변경을 규제하면서 관리자가 합법적으로 관람료를 징수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공원법은 1967년에 제정됐다.그럼에도 정부는 2007년 “국립공원을 국민에게 돌려드린다”는 취지로 입장료를 폐지했다. 국립공원 관리 편의상 사찰의 문화재관람료와 공원입장료를 합동 징수하다가 아무런 논의 없이 정
조계종 제9대 교육원장 혜일 스님이 1월 17일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5년 안에 연간 출가자 200명 회복”을 목표로 걸고 출가 진흥 정책을 전개할 것을 천명했다.이날 자리는 혜일 스님이 교육원장 취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으로 향후 5년간의 승가교육 종책의 로드맵을 확인하는 자리여서 안팎으로 주목을 받았다. 승가교육이 종단의 백년대계라고 강조한 혜일 스님은 선지식들의 가르침을 지표로 삼아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종단의 백년을 책임질 인재를 담아내는 종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현재 출가자 감소문제는 ‘출가 절벽’이라고 표현해
계묘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여러 언론에서는 지구촌 삶의 문제와 한국 사회에 대한 진단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이는 인간 삶에 대한 성찰을 통해 새해에 대한 희망을 그려 보고자 하는 바람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의 소재로 선택한 것은 ‘행복’과 ‘확증 편향’에 관한 특집인데 붓다 가르침의 가치를 새삼 확인해 주는 내용이다.윌딩어(R.Waldinger) 하버드 의대 교수는 85년간 하버드 학생과 빈민 청년, 그리고 그 자손 2000여 명의 삶을 추적해 “행복은 부, 명예, 학벌이 아닌 ‘관계’에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히고
“조계종 제37대 집행부는 신뢰받는 불교, 존중받는 불교, 함께하는 불교를 구현하겠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1월 11일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제시한 목표다. 이를 위한 핵심과제로 △사회적 소통 강화 △승려복지 강화 △한국불교 문화 자긍심 고취를 발표했다.세 가지 핵심과제를 살펴보면 한국불교의 성장 동력을 결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불교의 사회적 소통 강화’는 부처님 가르침을 현대적 언어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승려복지 강화’는 완벽한 수행환경 조성으로 승가공동체의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