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환경인 기세간인 우주법계와 그 곳에서 존재하며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의 세계인 중생세간과 가장 아름다운 행복과 기쁨이 존재하는 우주의 파라다이스인 부처님세계인 지정각세간으로 이루어졌다. 〈화엄경〉은 이곳에서 모든 생성과 소멸을 거치며 공존하며 살아가는 법을 깨달음이라는 답으로 알려주고 있다.조화와 공존은 모든 인류의 화두다. 우리들이 속해 있는 가정, 직장, 사회, 이웃, 나아가 국가와 국가 간에도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서로 조화(harmony)를 이뤄 공존(coexistence)하는 것이 나와 더불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바로 〈화엄경〉이다. 모든 문장이 명쾌하고 박진감 넘쳐서 좋다. 절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매력이 넘치는 경전이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가야할 길을 네비게이션처럼 확실하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에 앉아 시동을 걸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은 우리의 일이다. 가상의 세계에서 혹은 네비게이션만 켜놓고 출발하지 않는다면 어디로도 갈 수 없다. 이처럼 실천하는 행동력을 상세히 보여주는 경전이 〈화엄경〉이다. 나는 올 해 봄부터 동학사 화엄승가대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젊고 활기찬 학
부처님은 삼지삼청을 하시면서 자신의 결점을 알지 못하고 떠난 그들을 부처님은 잡지 않았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어떻게 부처님께 그럴 수 있었을까? 40여년간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었으면서도 부처님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뿌리치며 떠난 사부대중 5천명을 진짜 부처님은 버리셨을까? 아니다. 삼세의 부처님들이 설법하시는 이유는 단 하나, 모두 다 함께 성불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부처님이 제자를 포기하실 리가 있겠는가, 훗날 모두 돌아와 수기를 받았다고 한다.“사리불아. 네가 미래 세상에 한량없고 그지없는 겁을 지나면서 여러 천 만억
〈법화경〉이 설해진 장소는 누구나 영축산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법화경〉은 2곳에서 3회의 설법으로 이루어졌다. 첫 번째는 서품부터 제10품까지 영축산의 영산회상에서, 두 번째는 11품부터 22품까지 영축산 하늘로 자리를 옮긴 허공회상에서, 세 번째는 23품부터 28품까지 다시 영산회상에서 이루어졌다. 천태지의(538~597)는 〈법화경〉 7권 28품을 1부터 14품을 석가모니불의 자취인 적문(迹門)과 15부터 28품까지를 본래불의 모습인 본문(本門)으로 분류하기도 했다.이 경은 인간에게 가정 다정하게 설법하신 경이라 처음엔 강
〈법화경〉은 우리들에게 행복을 주는 경전이다. 일체 중생은 부처님의 성품을 지니고 있으니(一切衆生實有佛性), 우린 모두 부처님과 더불어 평등하다(心佛及衆生 是三無差別)는 가르침은 〈화엄경〉에서 52계위의 수행으로 펼쳐진다. 〈법화경〉은 이 정신과 수행이 실행되어 우리에게 희망을 주며 믿음으로 실천하는 신앙의 길로 이어지고 있다. 부처님이 우리의 손을 잡고 낱낱이 “우리 모두는 아무 날 몇 시에 모두 부처를 이룬다”며 수기(예언)를 하여 〈수기(授記)의 경전〉으로 불린다. 아마 이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면 불자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
〈원각경〉에서는 열두 보살이 부처님과 문답(問答)을 통해 원각수행의 방편 점차(方便漸次)를 밝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구성 또한 서품장(序品章)과 열두 보살장(章)을 합해 총 13장(章)으로 구성돼 있다. 원각경의 큰 줄거리를 보면 먼저 경(經)이 설해진 계기를 밝힌 서품장에 이어 문수사리보살장은 신해문(信解門)에 의거 ‘대(大)’를 밝힌 것이고, 보현보살장으로부터 정제업장보살장까지 8장은 자리문(自利門)에 의거 ‘방(方)’을 밝힌 것이며, 보각보살장은 이타문(利他門)에 의거 ‘광(廣)’을 밝힌 것이고, 원각보살장은 증화구경문(證化
중생이 부처님처럼 살기를 원하면 그 때부터 보살이라 불린다. 보살의 수행은 자리이타로 일체 모든 생명을 나와 더불어 평등하게 여긴 곳에서 출발한다. 중생의 마음, 보살의 마음, 부처님 마음 이 중에서 우리를 사로잡는 것은 당연히 부처님 마음이다. 바로 원각(圓覺)이다.“선남자여, 이 은 일체 청정한 진여와 보리와 열반과 바라밀을 언제나 갖추고 있어서 다 이 원각을 밝게 비춤으로 인하여 청정한 경지에 이르러 무명을 영원히 끊어버리고 부처님이 되신 것이다.”문수보살에게 들려주는 가르침이다. 우리가 부처님의 마음을 제대로 보지 못
중생이 일체 모든 생활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깨달음이다. 불교를 만나 행복하지 못하다면 그 사람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 불자들은 법문을 사찰에서 직접 듣기도 하지만 인터넷과 TV, 라디오를 통해 많이 접한다. 그러나 법문을 듣고 스스로 수행을 하는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일방적인 깨침에 대한 정보만 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우리가 사는 사바세계는 고통을 참고 인내하는 세계다. 고통을 어떻게 참고 인내해야 할 것인가. 부처님의 가르침인 사성제를 보고,
가을이다. 나는 지난여름 엄청난 폭염에 시달린 탓인지 가을이 와도 심드렁하여 아름다운 산과 고요한 바다도 그립지 않았다. 그러다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가르침에 깜짝 놀랐다. 동학사 화엄승가대학원에 강의를 위해 머물고 있는 계룡산 계곡과 문필봉에 푸른 잎이 사라지고 우아한 노란 빛으로 기가 막히게 물들어 가는 것이 보였다. 아, 산도 정진하는구나 생각하니 난생처음 산이 멋져 보였다.저 산이 날마다 자라고 물들어 가는 일에 일념을 다하는 것처럼 사람도 그렇게 더위나 추위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말과 뜻과 같이 정진하면 수행의 힘이 그를 얼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 물으면 서양 사람들은 머리에 있다하고, 동양 사람들은 가슴(심장)에 있다고 한다. 마음이 이성적인가, 감성적인가에 따른 답이다. 불교에서는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 보다는 마음의 작용에 대해 더 관심이 있다. 마음의 본바탕을 밝히는 지름길로 안내하는 가르침이 〈능엄경〉이다. 즉 ‘기탁염 발묘명(棄濁染發妙明)’, 번뇌에 물든 혼탁한 사량 분별의 마음을 버리고, 오묘하고 밝은 깨달음의 지혜인 묘명인 여래장묘진여성을 밝힌다. 여래장은 삼관의 실체로서 그 특성에 따라 마음의 실체인 공여래장은 사마타로 수행하고, 지혜공덕상
아난은 참 행복한 수행자였다. 〈능엄경〉을 보면서 부처님이 정말 아난을 아끼고 사랑하신 모습이 그려져 맘 한 편에 이런 부러움이 생겼다. 항상 법문만 많이 듣고 실천하지 않았던 탓에 유혹에 빠진 아난을 구하시고 그를 가르쳐 확고한 수행인을 만들어 가실 때, 아난을 유혹했던 마등가녀의 딸에게도 평등하게 그 길을 일러주고 출가시키는 모습에 저절로 두 손이 모아진다. 모든 경전은 ‘서분’, ‘정종분(본론)’, ‘유통분’의 구조를 갖추는데 〈능엄경〉 역시 정종분에서 그 수행과정에 따라 ‘견도분’, ‘수도분’, ‘증과분’, ‘결경분’, ‘조
아난이 부처님께 삼관법문을 청했지만 부처님은 답변대신 왜 애욕을 버리고 출가를 결심했는지 물으신다.“아난아, 너와 나는 혈육이며 동기간이다. 그런데 너는 처음 발심할 때 나의 법 가운데서 어떤 원만하고 훌륭한 모습을 보았기에 세간의 깊고 깊은 사랑과 은혜를 버리고 출가했는가?”그러자 아난은 부처님의 거룩하신 32상을 뵙고 청정하신 모습이 너무 좋아 갑자기 흠모하는 마음이 생겨 출가를 결심했다고 말한다. 부처님은 그런 아난에게 어떻게 무엇으로 흠모하였느냐고 되물으신다.“세존이시여, 제가 이렇게 세존을 사랑하고 흠모하게 된 것은 저의
〈능엄경〉은 사랑하는 제자 아난을 위한 가르침이다. 물론 처음 불교를 만나서 참다운 수행을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들려주는 가르침이기도 하다.이 경의 원명(原名)은 〈대불정여래 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印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이다. 〈능엄경〉으로 줄여 부르며 한글대장경 173책 〈수능엄경〉에 실려있다. 한국인이 애송하는 경전이라 강의록이 많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송찬우거사의 강론을 좋아한다. 읽다가 보면 번쩍이는 깨침이 눈 끝으로 들어와 마음을 새겨져 실천의지를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밀린다팡하〉는 불교를 만난 많은 이들이 지니는 궁금한 모든 질문을 부처님과의 인연 속에서 각각의 사연을 담아 파노라마처럼 펼치며 인생의 해답을 주는 상쾌한 책이다. 불자라면 이 경전을 반드시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이미 한글로 잘 번역된 책이 많으니 푸른 하늘로 구름이 흐르는 것처럼 세월가는 것이 아쉬운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도 돌아볼 겸, 한 번 만나보시길 권한다. 몇 년전 나는 BBS신행상담을 했었는데 그 때 내 손에 항상 들려 있던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모든 이들의 질문에 논리적으로 그들의 인생에 맞추어서 활용할 수 있었기
〈밀린다왕문경〉 혹은 〈나선비구경〉으로 불리는 이 책은 ‘여시아문(如是我聞)’의 부처님 설법 경전은 아니다. 후대에 성립된 대론서(對論書)의 형식으로 경율론 삼장의 스타일을 벗어났지만 모두 부처님의 법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후대 경전에 포함시켜 유통했던 것으로 보인다.대론은 주로 인생에 관한 혹은 철학적인 주제로 서로 의심이 나는 것을 서로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여러 주제를 이렇게 토론하다보면 철학적 소양이 깊어지는 소통방식이다.〈밀린다팡하〉는 기원전 150년 경 서북인도를 지배한 그리스왕 메르난데스가 당시 최고의 불교지도자인 나가
우란분절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법당에 울려 퍼지는 낭랑한 스님들의 염불이 그리워진다.“지장보살님께 일심으로 귀의하며 청하옵나이다. 자비인연 고루짓고 온갖 선행 모두 쌓아 고통 받는 모든 중생구하시려 육환장을 짚고 지옥문을 활짝 여시니 손바닥위의 여의주의 밝은 빛이 널리 대천세계까지 빛나니 염라대왕의 업경대 앞에서 언제나 계시며 남쪽 염부제중생들이 지은 공덕을 증명하려는 대비대원 대자성존의 지장보살마하살이시여,엎드려 비옵나니 자비로써 이 도량에 오시어 저희들의 공양을 받아주소서! 꽃과 향을 공양하며 청합니다.(3번)”지장불공을
부처님은 문수보살에게 “지장보살은 우주법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이 유명하다. 왜냐하면 지장보살은 자신의 능력으로 십지(十地)로 완성시키고, 한량없는 중생을 고통에서 구해낼 때에 고단하고 피곤하다는 생각 없이 무량한 세월동안 실천해왔기 때문에 그 이름이 알려진 것이다”고 하시며 지장보살의 전생에 대해 말씀하신다.지장은 바라문의 딸인 성녀로 태어나 각화정자재왕부처님을 따라 수행하였다. 하지만 어머니 열제리는 그런 성녀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삼보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아 딸과 항상 시비가 있었다. 성녀는 어머니에게 바른 안목을 제
음력 7월 15일 우란분절이 다가오고 있다. 모든 업보가 담긴 항아리를 들어서 엎어 버리는 것이 우란분절이다. 또 일년에 단 한 번,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지옥문이 열리는 아름다운 날, 바로 지옥의 개점휴업일이다. 다겁생래에 지은 다양한 업보가 한 순간에 사라져 지옥문이 열리면 그 곳을 떠날 수 있는 날이 있다니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런 일이 연중행사로 있다고 하니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한 마음으로 청정한 스님들, 즉 미래에 부처를 이룰 분들에게 공양을 올리며 오래전 세상을 떠난 그리운 이들을 위해 부처님께 기도한다. 스님들 역
자신이 지은 업보로 인해 아들에게서 사형을 언도받은 남편을 생각하니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을 떠나는 날엔 꼭 극락세계로 가고 싶다는 위제희왕비의 머리 위로 부처님의 입에서 5가지 광명이 피어올라 감싸더니 빔비사라왕이 있는 감옥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두 사람은 그 광명의 은덕으로 장애가 없는 마음의 눈이 열리고 신통력이 생겨나 멀리 허공에 계시는 부처님을 만날 수 있었다. 왕은 즉시에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 예배를 올리자 과거에 지어온 모든 선업이 그대로 증장되어 모든 죄업을 소멸하고 아나함과를 증득한다.“왕비여, 누구나 극락을 갈
우리들의 파라다이스. 극락은 어떤 곳인지 〈아미타경〉으로 살펴보고, 그 곳엔 누가 있어 우리를 이끌어주는지는 〈무량수경〉으로 살펴봤다. 이제 그곳엔 어떻게 갈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주는 〈관무량수경〉을 만나 볼 차례다.극락 가는 길을 알려주는 로드맵은 절대로 그냥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왕사성의 비극’이란 타이틀을 지닌 슬픈 이야기가 그 배경이 되고 있다.부처님 당시 가장 강력한 나라는 마가다국으로 주변국을 이끌고 있었다. 주변국인 가필라국의 정반왕은 후계자 싯다르타, 곡반왕은 데바닷다가 태어났지만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은 후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