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흔적도?간단하지?않다.?한?철?왔다?가는?풀잎도?그?자리는?쉽게?지워지지?않는다.?그?흔적?때문에?바람의?길이?바뀌고,?지워지지?않는?흔적들?때문에?오늘은?늘?어렵다. 어디에?있는가.?너.?한때?분명?이름이었던?너.?꽃이?진?자리마다,?풀이?다한?자리마다?바람이?지나가듯?네가?머문?자리를?찾아?지나가고?싶다.?우리?모두?그것을?그리움이라?부른다.? ?
나무?앞에서?죄를?짓고 달빛?아래서?죄를?짓고 언젠가는?한?마리?새로?오리라 글을?쓰지?않고 말을?하지?않는 언젠가는?강가의?풀잎으로?오리라 비를?맞고 바람에?눕는?것이?전부인 그리고 언젠가는?다시?인간으로?오리라 새를?거쳐서 풀잎을?거쳐서 ?
다가오는?것들로?가득했던?때가?있었다.?뜨거운?것들로?가득했고,?출렁이는?것들로?가득했던?때가?있었다.?어느?날?문득?길을?걷다?생각하니?아득히?멀어진?것들이었다.?길에서?만난?마른?나뭇가지가?말한다.?모두?한때라고.?빈?나뭇가지?사이로?풍경소리?들려온다.
? 창밖은?지금?흩어지고?있는?중이다.?낙엽을?날리며?나무들이?흩어지고,?나무를?줄여서?숲이?흩어지고,?무거운?구름을?뿌리며?하늘이?흩어지고,?차가운?바람을?던지며?단단하던?새벽이?흩어지고?있다.?우리는?언제쯤?저?가을처럼?흩어질?수?있을까.?그림자?한?쪽이라도?털어내고?흩어질?수?있을까. ?
도로는?많아도?길은?없고,?밤새?화려한?불빛들이?넘치지만?등불은?보이지?않는다.?모두?같은?하늘?아래?있지만?나의?하늘엔?오늘도?죄가?많고,?두?눈을?감아?세상을?덮어도?나의?죄는?사라지지?않나니.?오늘은?문득?가을햇살에?앉아?들었던?풍경(風磬)소리가?먼?기억으로부터?날아든다. ?
나도?저렇게?왔다.?우리?모두?저렇게?왔다.?어느?날?돌멩이?위에?돌멩이?하나?얹히듯,?그렇게?왔다.?그리고?언젠가?그렇게?가리라.?견디지?못할?것이?오는?날,?돌멩이?위에서?돌멩이?하나?굴러?떨어지듯이?우리?모두?그렇게?가리라. ? ?
며칠?새?바람이?달라졌다.?바람이?달라진?것은,?바람이?스치고?지나온?것들이?달라졌기?때문이다.?오늘은?가을을?알아차린?산새의?날개를?스치고,?길어진?밤이?피운?가을꽃들을?스치고?지나간다.?달라진?바람이?불어온다.?내일은?나의?가슴을?지나가리.?나는?꽃들이?흔들리듯?그냥은?있지?못하리.?그리고?내일,?너에게?닿는?바람은?그렇게?나를?스쳐간?바람일?것이다.?너?또한?그냥은?있지?못하리.
우리는?모두?기막힌?시간에?서있다.?어제도?그랬고?오늘도?그렇다.?그?무엇으로도?설명할?수?없는,?그?무엇으로도?밝힐?수?없는?이?시간?이?자리.?오늘,?한?줌?햇살과?천?년?전이?있었음을?말해주는?불보살?앞에?선다.?어떻게?왔을까.?왜?왔을까.?우리는?그렇게?알?수?없는?길을?알기?위해?가고?있는?것이다.?서있는?곳마다?기막힌?시간이?흐르고?있다. ?
들판에?핀?꽃이?뭐라고?발길이?멎는가.?꽃이?뭐라고?한?순간에?마음을?풀어헤치는가.?바람은?또?뭐라고?그냥?보내지?못하는가.?꽃잎에?바람?부는?것이?뭐라고?가슴은?또?그?아래?눕는가.?꽃이?뭐라고,?꽃잎?위로?부는?바람이?뭐라고?그냥?지나치지?못하는가.?가을?오면?어쩌려고?그러는가. ?
다시?길?위에?선다.?어디로?갈까.?하늘엔?흰?구름?흘러가고,?문?밖에는?개울물?흘러간다.?오늘은?어제보다?어렵다.?오늘이?어제보다?어려운?것은,?어제보다?오늘이?좀?더?나아야?하기?때문이다.?초목도?매일?키가?크고,?산새?울음도?매일?다른데,?어디로?갈까.?구름을?따라갈까.?개울을?따라갈까.?구름은?소리?없이,?개울물은?쉼?없이?흘러간다.?그렇게?갈?수?있는가.
지나간?것들은?모두?어디에?있는가.?어디에?있기에?삶은?늘?그것들로부터?시작하는가.?빗줄기에?몸?하나?젖는?일에도?생각은?천?가지가?넘으니?지나간?것들이여,?어디에?있는가.?어디에?있기에,?빗줄기?하나하나?내리는?소리마다?같은?것이?없는가.?빗줄기가?가둔?처마?밑?땅?한?칸에서?오늘이?그렇게?또?가고?있다.??
하루가?저문다.?집으로?돌아가는?길.?그?길은?멀고?어려운?길이다.?길이?나의?하루를?물을?것이며,?나는?대답해야?하기?때문이다.?오늘?하루,?마음에?품었던?것들을?물으면?무어라?답할까.?모두?다?말할?수?있는가.?집으로?가는?길?위에서?죄와?벌이?되어버린?모든?것들을?모두?말할?수?있는가.?집으로?가는?길은?멀고?어려운?길이다.
홀로?와서?홀로?가는?길.?그?길에서?만난?인연들.?지금?각자의?모습은?그?인연들이?만들어?준?것이다.?함께?웃고?울었던?날들이?쌓여?지금의?얼굴이?되었고,?서로?바라보던?날들이?쌓여?지금의?가슴이?되었다.?이제,?곁에?머물렀던?시간들이?쌓여?각자의?뒷모습이?되어간다.?홀로?와서?홀로?가는?길에,?모두는?그렇게?인연?속에?머물다?간다.?억겁의?돌도?한?순간의?인연으로?바라볼?것이?생겼구나.?울고?웃는구나.?누군가의?곁에?섰구나.
오늘도?살아남았구나.?오늘을?견뎌낸?너의?입가엔?온?종일?지저귄?너의?목소리가?보이고,?고단하게?내려놓은?너의?날개엔?온?종일?지나온?하늘이?보인다.?쉴?새?없는?너의?눈엔?온?종일?헤쳐?온?지구의?자전이?보이고,?한?삶을?짊어진?너의?두?다리엔?‘오늘’이라는?두?글자가?보인다.?살아남은?것들만이?볼?수?있는?오늘.?‘오늘’을?설명할?수?있는?언어가?사전?속에?있을까.?오늘은?저?멀리?석탑?위에서?‘오늘’을?본다.??
누구나?각자에게?주어진?‘마지막’이?있다.?마지막?원고,?마지막?무대,?마지막?취재,?마지막?출근,?마지막?강의….?누구나?한?번은?각자의?마지막을?만나야?한다.?새들에게?마지막?날갯짓이?있는?것처럼?우리?모두?마지막을?향해?가고?있다.?‘오늘’이?몇?번?쯤?남았을까.?푸른?하늘이?몇?번?쯤?남았을까.?모두?후회?없는?마지막이기를…. ??
계절은?다시?연둣빛으로?깊어가고,?계절?속에?서있는?석탑은?또?새로운?오늘을?견딘다.?저?짙어가는?풀잎만큼만?하여도?좋으련만,?오늘의?나는?어제의?나에서?달라지지?못했고,?아득한?세월을?하루처럼?견딘?석탑?앞에서?나의?오늘은?또?다시?힘겹다.?어느?날,?그렇게?혼자가?된?것은?나만을?걱정하며?살았기?때문이고,?그로?인해?남을?도울?수?없는?것?역시?나만의?오늘을?힘겨워하며?살았기?때문이다.?이?계절이?지나가면?다른?빛깔의?계절이?찾아와?또?다시?깊어갈?텐데.?그리고?석탑은?또?다른?하루를?여전히?견뎌낼?텐데….
사람들이?저렇게?살고?있구나.?나도?저렇게?살고?있구나.?네가?사는?곳에?내가?살고?있구나.?내가?사는?곳이?네가?사는?곳이었구나.?그랬구나.?언젠가?둘?중?하나는?내일이?없을?텐데.?그?내일?때문에?‘너’와?‘나’가?생겼구나.?세상이?너와?나로?채워졌으니?쉽지가?않은?것이구나.?너?살던?곳에?내가?살고,?내가?살던?곳에?네가?사는?것인데.?쉽지가?않구나.?? ?
오늘이?있기까지?바람은?얼마나?불었을까.?꽃은?얼마나?피고?졌을까.?얼마나?많은?새들이?하늘을?날았고,?풀잎엔?얼마나?많은?이슬이?맺혔을까.?그리고?얼마나?많은?생사가?있었을까. 오늘에?서있는?우리가?오늘에?대해?알?수?있는?것이?무엇인가.?지금의?고단함이?어디서에서?온?것인지?알?수?있는가.?오늘이?쉽지?않은?까닭이리라.?남은?날들을?모두?합쳐도?오늘의?무게를?이길?수?없는?까닭이리라.
적묵당?공포엔?봉황의?머리와?날개가?그려졌다.?적묵당?현판이?걸렸으니?단청은?없어도?될?것이고,?눈까지?그렸으니?날기만?하면?될?텐데,?봉황은?날지?않고?있다. 어디선가?날아온?딱새?한?마리가?봉황의?날개?끝에?앉아?봉황을?물끄러미?바라본다.?딱새와?봉황?사이의?시간은?멈추고,?적묵당의?현판은?고요하기만?하다.?누가?먼저?날?것인가.?적묵당?한?철?살면?알?수?있을까. ?
릴케는?“한?줄의?시를?쓰기?위해선?때가?오기를?기다려야?한다”고?했다.?“새들이?어떻게?나는지?느껴야?하며,?작은?꽃들이?아침에?피어날?때?어떤?몸짓을?하는지?알아야?한다”고?했다. 그러면?마지막에?열?줄의?훌륭한?시를?쓸?수?있을?것이라고?했다.?그랬던?것이다.?이?세상이?그렇게?간단할?리가?없었던?것이다.?오늘?역시?간단할?리?없다.?아침?안개?속으로?새들이?날고?있다.?그리고?어디선가?꽃이?피기?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