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드라마 〈내일로 칸타빌레〉 원작 순수한 서원과 노력의 과정 통해 음악 천재들의 방황·성장기 그려 불교의 선어(禪語) 중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어미닭과 병아리가 동시에 알을 쫌’이라는 뜻으로 병아리가 알을 깰 때 안에서 껍질을 쪼고 어미 닭은 병아리가 나올 수 있도록 밖에서 그 알을 쪼는 것이다. 흔히들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어느 기회를 맞아 더욱 두터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시공 불교사전〉에는 이를 ‘수행승의 역량을 단박 알아차리고 바로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스승의 예리한 기질을 비유한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일본 순정만화가 니노미야 토모코의 〈노다메 칸타빌레〉(2001)는 ‘줄탁동시’의 예를 잘 보여주는 만화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극장판까지 나온 국민 만화다.
사람 사이의 관계·거리를 ‘속도’의 개념으로 성찰해 사랑은 곧 ‘일념즉무량겁’ 지구의 중력에서 이탈하기 위해 우주 로켓은 초속 11㎞로 하늘을 질주한다. 풍경을 뚫고 지상을 달리는 KTX의 경우 3백㎞의 속도로 사람을 실어 나른다. 굉장히 빠른 속도도 벚꽃의 낙화 같이 천천히 흐르는 인상적인 순간이 있다. 이들을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에 둔 채 원경(遠景)에서 바라본다면 말이다. 사람이 누구를 사랑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마음이 가는 만큼 상대방의 마음이 움직여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신예 감독 신카이 마코토는 이런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각화된 시간의 관념으로 표현해 냈다. 바로 2007년 극장 개봉작인 〈초속 5㎝〉가 그의 작품이다. ‘앵화초(벚꽃 무리)’‘코스모나우트’‘초속 5
철이의 기계인간 되기 위한 여정 ‘화엄경’ 선재동자 구법 순례 유사 “모든 것은 변한다” 진리 깨달아 현재 한국 사회의 30·40대라면 누구나 기억할 만 한 애니메이션을 꼽자면 ‘은하철도 999’를 들 수 있다. 특히 한국판 오프닝은 가수 김국환 씨가 구성진 목소리로 불렀고, 당시 아이들은 이 노래가 들리면 TV 브라운관 앞으로 모여들었다. ‘은하철도 999’는 일본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의 원작을 1970년대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붐을 일으켰던 린타로가 감독한 작품이다. 일본에서는 1978년 9월부터 1981년 3월까지 2년 6개월 간 총 1백13회 TV시리즈로 방영됐고, 이후 ‘안녕, 은하철도 999’·‘은하철도 999- 이터널 환타지’등의 극장판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인간의 탐욕과 갈등때문에 상처받은 자연의 아픔 그려 결국 ‘대지의 母性’이 치유 인간이 문명이라는 것을 발생시키고 살아오면서 자연환경에 대한 ‘개발’은 끊임없이 있어왔다. 19세기 서구 유럽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풍족함을 전해 줬지만, 자연에게는 수많은 상처를 내왔다. 일본 애니매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같은 산업 문명에 대한 적확한 비판을 작품에 담아내 왔다. 특히 그가 다카하시 이사오와 함께 설립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 작품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라는 것과 은퇴를 선언하며 선보인 작품이 ‘모노노케 히메(1997)’라는 것을 보면 그가 가지고 있는 자연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지대한지 알 수 있다. 그에게 두 작품은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로서의
처철한 ‘사각의 링’ 사투 속에 자신을 산화시킨 남자 이야기 “성공 떠나 오늘 살라” 화두 던져 한 남자가 있다. 애초 성격은 글러먹었고, 믿는 것은 두 주먹 밖에 없는, 그래서 사각의 링 위에서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밖에 없던 ‘권투 바보’다. 삶의 마지막 역시 자신이 가장 환희를 느꼈던 링 위에서 산화한다. “하얗게… 하얗게 재가 되도록 불태운 거야. 하얗게…”라는 대사를 남기고. 지금도 일본 스포츠 만화에서 임팩트 있는 작품을 꼽으라면 적지 않는 사람들이 〈내일은 죠(국내명 도전자 허리케인)〉를 회자한다. 원작인 만화도 수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2011년 작고한 故 데자키 오사무가 연출·감독한 애니메이션 〈내일의 죠〉는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수작(秀作)으
형제 연금술사의 여정 속에서? ‘불로불사’ 등 인간 탐욕 비판 연금술이라는 서구식 판타지에 순환의 진리 가미해 성찰 이끌어 2000년대 시작과 함께 만화 왕국 일본에는 신진 만화가들의 역작들이 대거 등장했다. 현재 일본 만화를 이끌고 있는 〈원피스〉를 비롯해 〈블리치〉, 〈나루토〉 등이 지금까지 연재되고 있다. 지금은 연재를 마무리했지만, 첫 작품부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만화가 바로 아라카와 히로무의 〈강철의 연금술사〉(2001~2010)다. 〈강철의 연금술사〉지금은 〈은수저〉와 〈백성귀족〉 등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작가의 첫 장편 연재작으로, 소년만화 답지 않은 시니컬하고 암울한 전개 속에도 언제나 주어지는 희망의 길을 나아가는 소위 ‘소년 만화의 왕도’를 절묘
고교생 소녀 ‘타임리프’ 소동기 이시·동시적 시간관, 연기 맞닿아 당신은 누구에게 기억되고 있는가 우리들은 한 번쯤은 ‘시간을 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같은 과거나 미래로의 여행을 꿈꾸는 것은 희망과 회한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타임머신’과 ‘타임리프’ 등을 상상했고 무수한 영화, 소설, 만화의 소재로 사용됐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데뷔작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도 이 같은 상상력의 발로에서 비롯됐다. ‘타임리프’,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는 호소다 마모루는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삼아 밝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본래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일본 작가 쓰쓰이 야스타카가 1965년에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후 1983년 오바야시 노부히코 감
내가 살기위해 타인의 희생이 강요되는 현대 사회상 비판해 “나만 아니면 돼” 비겁의 共業 우리 사는 세상은 병들어 간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의 사자성어다. 〈사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뛰어난 재주와 능력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왜 일까. 만화가 최규석의 작품 〈송곳〉을 보며 연상되는 사자성어가 ‘낭중지추’였다. 뛰어난 재주를 지난 사람이 아닌 사회라는 주머니에서 툭 삐져나온 ‘송곳’이 생각나서다. 단편집 〈아기공룡 둘리의 슬픈 오마쥬〉, 경향신문 연재물인 〈습지생태보고서〉, 자신의 가족사를 보여준 〈대한민국 원주민〉까지 사회의 부조리를 특유의 위트로 주제 있게 풀어낸 최규석의 신작인 〈송곳〉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이다. 출판만화
88만원 세대가 그리는 고군분투기 삶이 고달픈 당신, 목표는 있는가 스스로 바로 세울 ‘正見’ 있어야 2014년 한국사회의 청년들은 고달프다. 입시 경쟁을 거쳐 대학을 진학해도 캠퍼스 라이프라는 낭만대신 ‘스펙 쌓기’에 열을 올려야 하고,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졸업해도 인생 최대 장벽인 취업 관문이 존재한다. 어디 하나 쉽게 갈 수 있는 고개가 없다. 사실 한국 사회의 청년실업 문제는 심각하다. 지난 4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로 두 달 만에 다시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5월 들어 다시 8.7%로 소폭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전체 실업률(3.6%)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늘어난 일자리도 임시직·계약직 등 비정규직이 늘면서 고용여건이나 임금은 기성세대보다 형편없이 불리하
‘유옥’ 벗어나기 위한 소녀의 모험 신화와 동화적 감수성 만남 ‘눈길’ 세파에 이기고 싶다면 자신을 알라 “처음 받은 꽃이 이별의 꽃이라니, 싫어.” 아버지가 운전하는 자동차 뒷자리에 앉아 있는 소녀가 울듯이 이야기한다. 앞자리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괜찮아”를 연발한다. 이내 가족은 자신들이 새로 이사할 집을 찾지만 이미 길을 지나친 상황. 아버지는 호기롭게 도로 사이에 난 산길을 올랐지만, 그 끝에는 돌상과 빨간문이 있다. 잠시 은퇴를 선언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복귀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하 센과 치히로)’의 이야기는 치히로의 가족이 빨간 문을 지나 새로운 세계로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센과 치히로’는 믿고 볼 수 있는 감독이
SNS 시대 明暗 유쾌하게 그린 가족들의 한여름 아바타 전쟁 ‘공동체 회복’ 화두 제시한 수작 현재 사회는 SNS(네트워크 서비스, Social Network Service) 전성시대다.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은 누구에게나 있는 사이버 공간이 됐고, 손쉽게 이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 폰은 이제는 필수품이 됐다. SNS가 자신을 대변하는 창구가 됐고, 세상과 소통하는 또 다른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실 현실에서 인간은 육체에 담겨 있으므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만 집단 아바타의 사념체인 사이버 네트워킹은 제한이 없다.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육체의 역할을 축소시키고 인터넷의 가상공간에 자신의 정신을 의탁하게 만들었다.
풍부한 텍스트로 당시 역사 조명 성지 탈환 위한 십자군 전쟁은 오만과 편견이 빚어낸 촌극 불과 南亞불교 근본주의 위험… 해결필요 올해 부처님오신날인 5월 6일, 조계사 인근에 한 개신교 단체가 집회를 열고 선교 행위를 했다. 당시에는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하기 위해 조계사로 향하는 불자와 시민들이 많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만류하는 불자들에게는 “합법적인 집회다. 왜 연등이 거리로 나오냐”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혀를 찬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06년 6월에는 부산기독교청년회연합이 벡스코에서 철야 기도회 ‘Again 1907 in Busan’를 열고 “사찰이 무너져라”고 기도했다. 당시 기도회에는 지역 개신교 청년 1만 4천명이 참석했고, 이명박 前
‘티끌 안 세상’을 구하기 위한 코끼리의 고군분투 여정 그려 ‘하나가 곧 일체’ 화엄사상 맞닿아 “그렇게 작은 것에는 사람이 살 수 없어.” “아니야. 그들이 작은 것이 아닐 수도 있어. 우리가 너무 큰 것일 수 도 있어.” 이게 웬 철학적 질문인가. 코끼리와 캥거루가 티끌 속에 세상을 두고 격론을 벌인다. 코끼리는 티끌 속에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말하고, 캥거루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느낄 수도 없는 것은 실제가 아니라고 일축한다. 마치 철학 수업을 상기시키는 이 질문은 2008년 개봉한 미국 애니메이션 ‘호튼’(Horton Hears A Who, 지미 헤이워드 감독)의 한 장면이다. 개봉 당시 미국에서는 4000여 극장에서 개봉해 4500만불의 수익을
불교 심우도와 애니메이션의 만남 中 1세대 감독 테 웨이 역작 평가 수묵화 기법 사용 여백의 美 탁월 청허휴정(淸虛休靜)선사는 ‘인경구탈(人境俱奪, 인적 다 떨치고)’라는 선시에서 ‘牧笛過前山 人牛俱不見(앞산엔 목동의 피리소리 사람도 소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노래한 바 있다. 이 구절은 불교의 ‘심우도(尋牛圖)’를 의미하고 있다. 그 중 휴정이 말한 부분은 소와 사람 둘 다 잊은 ‘인우구망(人牛俱忘, 소와 사람 둘 다 잊다)’에 해당된다. 이는 본성에도 집착하지 않고 나를 모두 비웠으니 자타(自他)가 다르지 않고 내외(內外)가 다르지 않으니, 전부가 오직 공(空)이라는 뜻이다.? 불가의 심우도는 ‘선(禪)의 깨달음’을 상징하는 불화이다. 한국 사찰에서 한 번쯤을 보
사채업자를 주인공 내세워 ‘자본주의 디스토피아’ 그려 탐욕에 허우적 대는 사람들 ‘안수정등’의 비유가 연상돼 사채로 대변되는 대부업은 이제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현대인이 가장 많은 여가 시간의 도구로 활용되는 TV, 특히 케이블과 위성 방송에서는 언제부턴가 이 같이 세련된 대부업 광고가 많이 송출되고 있고, 지하철 광고로도 만날 수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한 유명 대부업체는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여자 배구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 2~3년 전에는 사채를 다룬 동명만화를 드라마화 한 ‘쩐의 전쟁’ 공전에 히트를 친 적도 있다. 일본 정부의 사금융 제재로 사채 경기가 나빠지자 대규모 야쿠자 자본이 한국에 흘러들어와 한국 사채 경제를 장악했
한국 코믹무협의 양대산맥 지난해로 17년 연재 마무리 스토리·작화 당대 최고 수준 문파 아닌 주변인을 중심으로 주인공 ‘결자해지’ 과정 통해 잃어버린 ‘俠’의 의미를 찾아 동네에서 힘 좀 쓴다는 사람들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건달’이라고 부른다. 이 ‘건달’이라는 말이 불교의 팔부신중인 ‘건달바(乾達婆)’에 기인했다는 것은 대부분 아는 사실이다. 아무튼? 동네 형님들이 스스로 즐겨 사용하는 호칭 중 하나가 바로 ‘협객(俠客)’이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감격시대’에서 나오는 주먹패들도 스스로 ‘협객’임을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협(俠)’이라는 말이 가장 대중적으로 인식되는 것은 중국 영화·소설 장르 중 하나인 ‘무협(武俠)’이다. 구대문파와 오대세가,
바둑 대국·에피소드 조화 ‘눈길’ 바둑 한 수 한 수가 화두며 공안 ‘眞我’ 찾는 사람에게 기회 온다 누군가 그랬다. 바둑은 인생과 같다고. 가로 세로 19로의 바둑판에서 흑과 백은 서로 번갈아 착수하며 이내 경계선에서 한판 싸움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흑과 백의 돌은 삶과 죽음이 발생하며, 한수 한수마다 수많은 격언과 교훈이 파생된다. 한국 만화가 중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윤태호가 2012년 1월부터 2013년 7월까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한 〈미생〉은 제목만 보면 바둑 만화로 보인다. ‘미생’은 완성되지 못함을 의미하는 바둑용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을 살펴보면 자본주의의 첨병에 있는 치열한 영업 현장의 이야기이자 한 젊은이의 취업 일기이다. 〈미생〉
저승, 이승, 신화 3편으로 구성 누구도 죄인 될 수 있는 현실과 ‘징악’의 저승세계 절묘히 엮어 죽음은 인간이 가지는 최초이자 최후의 두려움이다. 죽음 뒤의 세계를 두려워 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종교를 만들어 냈고, 이를 통해 극락(혹은 천국)과 지옥이라는 곳도 탄생시켰다. 극락과 지옥의 탄생은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좋은 곳으로 가고 나쁜 일을 하면 나쁜 곳으로 간다’는 명제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심어줬다. 웹툰작가 주호민의 ‘신과 함께’는 한국 문화가 만들어 낸 저승과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신과 함께’는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 총 3부작이며, 모두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연재됐다. 이 작품을 통해 주호민은 한국 만화 작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단순 미식 정보 전달 아닌 음식과 인생사를 연결한 韓·日 음식만화의 새 장 소소한 저녁식탁에서도 행복의 진리는 담겨있어 수자타는 심상치 않은 꿈을 꾸었다. “수자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신 분에게 최초의 공양을 올릴 기회를 놓치지 말라.” 토지신의 목소리는 수자타의 귓전에 쟁쟁했다. 수자타는 정성스럽게 소젖을 짜 일곱 번을 끊인 다음, 정수만 골라 새 그릇에 새 쌀과 함께 다시 끊여 죽을 만들었다. 조용한 거리에서 볼품없는 천을 두른 한 수행자가 나타났다. 수자타는 무릎을 꿇고 준비했던 우유죽을 올렸다. 수행자는 우유죽이 든 발우를 들고 강가로 가서 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맛있게 먹었다. 수자타의 우유죽으로 기운을 찾은 수행자는 바른 법을 성취할 자릴 찾아 숲으
도시 학생의 농업고교 적응기 소년만화로는 파격 소재 평가 가축과 애완동물의 차이부터 농업 자본화까지 사유케 해 다음 중 소년만화 장르의 이야기 소재로 가장 어울리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①초능력 히어로 ②판타지 용자 ③학교 일진 ④예비 농부·낙농인. 누가 봐도 정답은 4번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비관심 직종인 농부, 낙농인을 청소년들이 보는 만화의 소재로 사용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을 과감히 부순 만화가 있다.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21세기 가장 핫한 히트작을 냈던 아라카와 히로무(荒川弘)의 신작인 ‘은수저-Sliver Spoon’다. 작가의 4번재 장편작이자 첫 주간 연재인 이 작품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