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봉鏡峰스님에게 답하는 편지 2통 ? 〈1〉 삼가 편지를 받고서 요즈음 법체가 만안(萬安)하심을 알았습니다. 우러러 위안이 되며 송축합니다. 나는 줄곧 칩거하고 있을 뿐입니다. 도홍(道洪) 수좌는 지난 가을에 원주 소임을 그만두고 떠났습니다.(해설-다음은 경봉 스님의 법거량에 대한 답이다). 운수 납자는 무엇으로 양식을 하느냐구요?--막(莫) 무슨 말로써 제접을 하느냐구요?-- 막(莫). 아우(경봉)도 가서 있을 처소가 있느냐구요?-- 막(莫). 이 세 개의 ‘막(莫)’ 가운데 하나의 막(莫)은 하늘도 덮고 땅도 덮음이요(蓋天蓋地), 하나의 막(莫)은 밝은 달 맑은 바람(明月淸風)이며, 하나의 막(莫)은 산이 높고 물이 흐름(高山流水)이니, 이 소식을 아신다면 버들 꽃을 잡고 버들 꽃을 잡음
공부는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깨침엔 견고한 신심이 필요해 조창환 선생에게 보낸 답서 ? 삼가 편지는 받고서 그간 체후(體候)가 만중하시며 집안도 두루 평안함을 알았으니, 우러러 위안이 되고 송축합니다. 또 화두공부도 여일(如一)하게 계속하십시오. 그리고 순혈하기(純血下氣 : 혈기가 가라앉고 안정됨)도 잘 되는 모양이고, 잡념도 많이 제거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옛 선승들께서는 공부가 잘 되어도 기쁘다는 생각을 내지 말고, 아니 되어도 번뇌를 일으키지 말라고 하셨으니, 견고하고 깊은 신념으로 급하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게 공부하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또 화두 참구에 대해서 물으셨는데, 화두를 참구할 때에는 마음을 한 결 같이 하여 똥 누고 오줌 눌 때에도 간
“조사들의 활구 스승ㆍ벗 삼아야” 추천 “문자보다 ‘활구’ 깨달아야” 경봉스님에게 답하는 편지 만약 일생(一生)의 일(깨닫는 일)을 원만, 구족하게 하고자 한다면, 옛 조사 선지식들이 말씀하신 방편적인 어구(語句)로써 스승과 벗을 삼아야 됩니다. 우리나라 보조국사께서는 일생토록 으로 스승을 삼고, 으로 벗을 삼았습니다. 조사의 언구 가운데서도 제일 중요한 책은 대혜선사의 과 보조국사의 와 입니다. 이 어록들은 모두 다 활구법문이니, 항상 책상 위에 놓아두고 수시로 점검해서 자기에게 돌리면 일생의 일은 거의 어긋남이 없을 것입니다. 나 또한 여기서 힘을 얻은 것이 있습니다.
묘련심 보살에게 답하는 편지〈위〉 복승심. 여름 더위에 기력(氣力)이 강건하시다니 반갑사오며, 따님 환후로 걱정되심이 오죽이 괴로우시겠습니까. 금액 잘 받았사오며, 관음기도 여전히 성심껏 봉행하옵는 중인데, 다시 성심껏 축원해 드리오니 염려 마시옵소서. 모쪼록 관세음보살 성호(聖號)를 일심으로 생각하시옵소서. 모든 화액을 소멸하고 많은 복락을 받으시게 하시옵소서. 환후에 계신 따님께도 권하시옵소서. 무학행께서는 하간(夏間, 여름 동안)에 예산읍 본택(本宅)에 계십니다. 말이 선후를 잊었습니다. 여러 신도님댁에도 다 안녕하시온지? 두루 문안하여 주시옵소서. 정신이 혼미하와 이만 그치옵나이다. 병술(1946년) 6월 20일 산승 방한암 사상(謝上, 올림) 이 편지는 한자가 전혀 없는 순 한글 편지이다
경봉(鏡峰)스님에게 답하는 편지 2통 1. 오랫동안 적조하여 그립던 차에 서찰을 받고서야 법체가 만복함을 알았습니다. 멀리서나마 위안이 되고 한편 송축하는 마음 지극합니다. 나는 날이 갈수록 정신이 혼미하니, 말씀드릴 것이 없습니다. 표고버섯을 사달라고 부탁하셨는데, 봄에 나는 것은 이미 끝났고, 여름에 나는 것은 품질은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비싸서 소두 한 말에 4원씩이나 합니다. 마음에 들지 몰라 부탁을 못 들어드립니다. 심히 송구합니다. 이만 줄이고 답서의 예를 갖추지 않습니다. 9월 28일 제(弟) 중원은 답서를 올립니다. 원운(原韻)에 화답함. 조각구름은 저물녘 골짜기에 피어오르고 맑은 달은 푸른 산봉우리에 지는구나. 만물은 모두 본래 청한(淸閑)하거늘 중생들이 스스로 마음을
진진응 화상의 청법에 대한 답신 청법에 응하지 못함을 양해부탁 진진응화상…한국불교 지킨 대강백 행사ㆍ법회 참석 한 번도 없어 종정 추대되고도 추대식 참석 거절 진진응(陳震應) 화상께 보낸 답서 보내주신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법체(法體) 만안(萬安)하시다고 하시니 삼가 위안이 됩니다. 빌어 마지않습니다. 소승은 평소 병약(病弱)한 몸으로 깊은 산속(오대산)에 들어와 10여 년 동안 칩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날이 갈수록 오히려 허명(虛名)을 가득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허명 때문에 구애(拘碍)되는 일이 많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공부하는 것이 순일하지 못하여 자기 자신도 구제할 수가 없다”는 경우인데, 하물며 어찌 타인을 구제하는 데까지 힘이 미칠 수가 있겠습니까. 부
제자의 문장에 감탄, 극찬 탄허와 사제 인연 예견 제자 탄허에게 보낸 답서 보내온 글을 거듭 읽어보니 참으로 좋은 일단의 문장이요 필법이네. 구학문(舊學問, 漢學)이 파괴되어 가는 이 때에 그대의 문장을 보니 기지(機智)와 표현, 그리고 의미가 대단하네. 어쩌면 이리도 불승(佛僧, 한암)을 매혹시키는가. 먼저 보내온 편지(1차 서간)와 함께 여기 남겨두어 산중의 보배로 삼고자 하네. 공(公, 탄허)의 재주와 덕은 비록 옛 성현이 나오더라도 반드시 찬미하여 마지않을 것이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있어도 없는 듯이 하고, 가득 차 있어도 비어있는 듯이 하니, 어느 누군들 그 고매한 모습을 경앙(景仰)하지 않겠는가. 나는 평소에 시(詩)는 잘 읊지 못하지만 이미 마음달이 서로 비추었으니 잠자코 있을
‘복 얻을 수 있는 방법’ 물음의 답 “善을 쌓으면 자손에 경사 불교 밖에도 있는 가르침” 〈맹자〉의 ‘등문공’‘고자’등 인용 최태규 선생에게 보낸 답서 번개처럼 만났다가 번개처럼 이별하게 되니 마치 한바탕 꿈을 꾼 듯합니다. 삼가 편지를 받고서 고요하게 요양하는 가운데, 존체가 시절에 따라 만복(萬福)하고, 집안도 두루 평안하시다고 하니 안심이 됩니다. 산승(한암선사)은 겨우 노쇠한 몸을 지탱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그러니 말씀드릴 만한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다만 산내(山內) 대중들이 무사하니, 그것을 다행으로 여길 뿐입니다. 편지에서 말씀하신 뜻은 알겠습니다만, 죄를 씻고 복을 맞아들이는 것은 꼭 불교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선(善)을 쌓으면 남은 자손들에게 경사스러운
경봉(鏡峰)스님에게 답하는 편지 오랫동안 적조하던 차에 한 통의 서신을 받으니 병중(病中)의 회포에 위안이 되었습니다. 서신을 받아보고서 법체가 인연 따라 자적(自適)하다고 하니, 매우 안심이 됩니다. 나는 여전히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오후(悟後)의 생애(生涯, 깨달음 후의 보임)에 대하여 옛 선승들께서 하신 말씀이 많습니다. 어떤 분은 “한 조각 바위처럼 하라.”고 하셨고, 어떤 분은 “죽은 사람의 눈같이 하라.”고 했으며, 어떤 분은 “고독(蠱毒, 뱀, 지네, 두꺼비 따위의 독충)이 있는 곳을 지날 때 한 방울의 물도 묻게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또 우리나라 보조국사(普照國師)는 《진심직설(眞心直說)》 십종식망(十種息忘) 편에서 첫째는 알아차림[覺察, 自覺], 둘째
‘효봉 스님의 이거 요청에 대한 답 이거처는 정확히 알 수 없어 추신 통해 대중에게 문후와 향봉·탄허 스님의 소식 전해 효봉 선사(曉峰禪師)에게 보낸 답서 편지를 받은 지 오래되어 해가 바뀌었는데도 아직 답신을 보내지 못했으니, 나의 허물이 실로 작지 않습니다. 법체가 항상 시절에 따라 만중(萬重)하시며 또 사내(寺內)도 두루 평안하시다니, 우러러 경하하여 마지않습니다. 법우(法友 한암 스님 자신을 가리킴)는 작년 동지달 초순 무렵에, 새벽에 문밖을 나가다가 발을 헛디뎌서 허리와 팔을 다쳤습니다. 그래서 겨울 내내 누워 지냈습니다. 아직도 완쾌하지 못하여 기혈이 쇠약한 것이 팔구십 노인보다 더합니다. 상황이 그러한데 무슨 심정으로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이 나겠습니까. 나는 그저 스스로 졸렬한
오해련 스님에게 보낸 답서(1) 보낸 편지는 잘 받았네. 새해에 법체가 청정하다고 하니, 기쁘기 그지없네. 나는 날이 갈수록 노쇠해 가고 있네. 늙으면 다 그런 것이니 이것을 어찌하겠는가? 그대의 편지에서 “마음은 항상 공적(空寂)하니 범부의 마음을 몰록 제거하면 곧 불성을 본다.”라는 말이 무슨 말이냐고 물어왔는데, 그 말은 사람마다 심성(心性)이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어서 한 생각(망념)을 돌리면 곧 모두 부처와 같은 것이며, 그런 사실을 알게 되면 비로소 중생이 본래 부처이며 생사열반이 마치 지난 밤 꿈과 같음을 알게 되는 것이네. 그리고 환(幻)인 줄 알면 곧 집착으로부터 벗어나게 되기 때문에 별도로 방편을 쓸 필요가 없으며, 환(幻)으로부터 벗어나면 곧 깨닫게 되기 때문에 점차(漸次, 漸修)
백용성 스님 법거량의 답신 원숭이와 돼지 비유로 법문 ‘상서(祥瑞)’를 묻는 보월에게 답 “오줌 눌 때는 오줌 누고…” 망월선원 조실 용성스님께 보낸 답서 近日鄙留壁上에 畵二猿二猪러니 人皆稱名畵라 望月大衆은 一次來玩이 如何오. 漢 岩 요사이 제 방 벽에 원숭이 두 마리와 돼지 두 마리를 그려 놓았는데, 사람들이 보고서 모두들 명화(名畵)라고 합니다. 그러니 망월선원의 대중들도 한 차례 와서 구경하심이 어떻겠습니까? 한 암 이 편지는 도봉산 망월선원(望月禪院) 조실로 있던 백용성(白龍城) 스님의 법거량 편지에 대하여 답한 것이다. 당시 백용성 스님은 도봉산 망월사 선원 조실로 있었는데, 전국 선원에 다음과 같은 법거량 편지를 보냈다. “조주무자를 십종병(十種病)에 떨어지지 말고 한 구(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