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불교를 떠올릴 때 절대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바로 ‘연꽃(Lotus)’이다.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연꽃은 진흙보다 더한 사바세계에서 깨달음을 꽃피우고자 하는 불교를 상징하는 중요한 존재다.한국불교 국제구호 NGO단체 ‘로터스월드’도 빈곤이라는 고통으로 가득 찬 세계에 부처님의 자비를 연꽃처럼 꽃피우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에 뿌리를 내리고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현지인들에게 부처님 자비를 전한지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두 번이 지났음에도 변함없
1만3140일. 2월 28일자로 동국대 사범대학 부속 은석초등학교에서 퇴임하는 양형진 교장의 재직기간 일수다. 1988년 3월 은석초등학교에서 교사로 부임했던 그는 오롯이 36년 동안 은석초 한 곳에서 교편을 잡아 아이들을 가르쳤다. 퇴임을 앞둔 2월 20일 학교 교장실에서 양형진 교장을 만났다. 36년 교직생활의 소회를 묻자 양형진 교장은 “모든 순간들이 부처님 가피였다”고 술회하며 말머리를 풀었다.“입학 경쟁률이 높아서 어깨에 힘을 주며 근무하던 때도 있었고, 미달이 되어 전전긍긍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학교상황이 안 좋을 때는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강북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요리교실을 체험한 7살 보현이. 활짝 핀 꽃처럼 환한 미소로 진우 스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보현이는 ‘미운 7살’이라는 비유를 무색하게 했다. 선천성 심장판막증으로 인해 수없이 많은 수술을 받고도 그늘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얼굴. 이런 보현이의 ‘엄마’는 서울 미아동 수안사 주지 묘담 스님이다. 정확하게는 보현이의 법적보호자. “보현이는 생후 한 달째부터 수안사에서 살고 있다”는 묘담 스님의 짧은 설명에 그 인연을 듣고자 1월 10일 수안사를 찾았다.보
불교에서 걷기는 오래전부터 수행의 일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화두를 잡고 걸으며 참선하는 ‘행선(行禪)’, 위빠사나 알아차림 수행의 방편인 ‘경행(經行)’ 등이 그것이다. 불교경전 에서 ‘수행자는 걸어갈 때 나는 걷고 있다고 알아차릴 것’이라고 이를 정도다.걷기 명상, 행선, 경행에 필수적인 것은 바로 발의 상태. 위빠사나에서 맨발로 경행을 하는 것은 알아차림에 유리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쉽게 걷는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우리의 맨발과 비슷한 상태, 그리고 발이 최대한 자유롭게 움직일
“수행자들이여, 인간의 이익과 번영과 행복을 위해 길을 떠나라. 둘이 가지 말고 홀로 가라. 처음도 아름답고 중간도 아름답고 마지막도 아름다우며 말과 내용을 갖춘 가르침을 설하라.”2500여 년 전, 부처님이 60여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전도선언’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부처님 가르침’은 그렇게 시작됐다. 부처님의 결심과 60명의 제자들에서 시작된 불사였다. 시대마다 그 시대의 부루나와 아난이 있어 오늘의 우리는 그 가르침으로 살고 있다. 시대마다 이름을 달리한 수많은 제자들이 있어 부처님의 ‘전도선언’은 유구한 역사와 함
2023년. 새로운 모색과 변화를 기대하며 다시 한 시대를 맞는다. 그 어느 때보다 희망을 위한 모색과 변화가 절실한 때라는 점에서 새롭게 맞는 한 시대는 소중한 시간이다. 여전히 힘겨운 숙제와 마주하고 있는 시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에서 공업의 중생을 끌어안고, ‘중흥’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하는 한국불교는 어떤 모색과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문화’가 ‘시대’라는 점에서 한국불교가 모색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희망을 발원하며 새 시대를 맞는다. 오랫동안 한국 불교음악 발전에 헌신했으며, 한국 불교문화를 넓히는 데 공
“미술로 감동과 영감을 주는 사회를 만드는 데 미술관이 앞장서겠습니다”지난 2월 25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재임명된 윤범모 관장의 ‘새로운 3년 비전’이다. 국립미술관의 관장으로서 이 시대에 제시할 수 있는 비전으로 이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 이 사회가 미술의 힘으로 감동과 영감을 받아 지속되는 사회가 된다면, 즉 문화의 가치가 사회의 원동력이 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훨씬 긍정적인 사회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평소 “한국미술의 역사 절반이 불교미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불교미술과 불교를 모르면 우리 문화의 전반을 이
간화선은 화두를 참구하는 불교 전통의 선(禪) 수행방법이다. 전승돼 온 공안(公案)을 참구하는 것인데, ‘이뭣고’ ‘끽다거’ ‘부모미생전’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선문답들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간화선은 어려운 것’ ‘스님들이 하는 수행법’이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현대의 스님들은 이 같은 간화선을 대중화하고자 적지 않은 노력을 해왔다. 이 같은 시도는 일정부분 성과를 냈는데, 대표적인 것이 선(명상)과 심리학, 상담학을 접목하는 것이었다. 한국명상심리상담교육원 원장 인경 스님은 선과 심리·상담학을 접목한
2002년 5월 11일 김천 직지사에서는 ‘월드컵 기념 주한외교사절 템플스테이’가 열렸다. 1박 2일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핀란드, 호주, 헝가리를 비롯한 24개국 대사 부부 등 50명이 참여해 국내외적 관심을 모았다. 이는 ‘템플스테이’라는 명칭이 처음 사용된 것으로, 한국관광사에 큰 족적을 남긴 ‘템플스테이’의 시작이기도 하다.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관광콘텐츠로 자리잡은 ‘템플스테이’가 운영 20주년을 맞는다. 성년이 된 템플스테이의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은 누구보다도 그 소회가 남달랐
서울 광진노인종합복지관장 화평 스님이 20년간의 관장 소임을 내려놓고 산중으로 돌아간다. 2003년 5월, 복지관 개관과 동시에 관장으로 취임해 불철주야 달려온 화평 스님은 2월 24일 이취임식을 앞두고 마련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보살행을 실천하는 시간으로 하나의 수행과정이었다”고 지난 20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광진노인종합복지관은 개관 이후 꾸준히 어르신 교육과 문화생활 지원활동,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전문가들로부터 노인복지 지평 확대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르신뿐 아니라 세대통합에도 중
‘30주년’, 한 사람의 삶에서 30년이라는 시간은 간단치 않은 ‘일’이다. 더욱이 그 시간을 오로지 하나의 일을 위해 썼다면 그 30년은 지나온 것이 아니라 쌓아온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역사인 것이다. 지나간 것이 아닌, 쌓인 것의 가치는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사라지지 않고 쌓여 있는 시간. 그렇게 하나의 삶이 ‘삶’을 넘어 ‘역사’가 된 시간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30년 전, ‘국산 골프채’라는 명사를 만들어내기 위해 미답의 길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그 길을 걷고 있는 ㈜와이랭스필드의 창업주 양정무 회장의
영산재(靈山齋), 한국의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행한 설법인 영산회상을 현재 자리에 재현하는 불교 의례로, 법회를 통해 무주고혼을 천도하는 의미를 가진다. 불교를 대표하는 의례이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아는 불자들은 드물다. 하물며 일반 국민들은 영산재의 존재에 대해 알 리가 만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영산재의 대중화와 홍보를 위해 나선 대학생들이 있다. 지난 5월부터 영산재 홍보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은 ‘영며들다’ 팀이다. 팀에는 서준영(23, 고려대 사학
“만일결사는 30년간 이어지는 기도입니다. 매일매일 기도와 나눔을 실천하는 불자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주변을 바꾸고 나아가 사회를 바꾸는 씨앗이 되는 과정이지요. 결사에 동참하는 사부대중의 원력, 그 자체가 곧 이 세상을 불국토로 만드는 불사인 셈입니다.”용인 법륜사가 2014년 8월 17일 입재한 ‘붓다로 살자 운동 실천을 위한 만일결사’가 8월 8일 2500일 회향을 맞았다. 햇수로만 7년, 1만일 중 4분기의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흔들림 없이 결사를 이끌고 있는 주지 현암 스님은 “만일
한 단체가 60년이라는 시간을 오롯이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대학 동아리는 더욱, 종교 관련 동아리라면 더더욱. 실제, 2000년대 들어 대학 불교 동아리는 쇠퇴일로를 겪었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활동 중인 대학 불교 동아리는 약 60여 곳. 한때 120여 곳이 활동했던 것에 비하면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환갑을 맞은 경북대 불교학생회도 부침이 있었다. 2010년 이후 소규모로 유지돼다2018년부터 동문과 지역불교계 등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제는 40여 명이 활동하게 됐다. 동문 지원의 중심에는 경북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는 것은 어렵고 고되다. 누구나 갈 수 있으나 아무나 가지 못하는 그런 길이어서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한 점 흐트러짐 없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을 세간에서 존경하는 이유도 새로 개척해나간 그 길이 후대에게는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동국대 명예교수)은 ‘불교미술’이라는 아무도 가지 않던 길을 묵묵히 걸어온 학자다. 그만큼 문 소장이 보인 연구 성과는 가히 방대하다. 불교미술 관련 저서만 50여 권, 논문만 300여 편에 달한다. 그는 수많은 이정표를 남겼고, 현
인간은 늙고 병들어 결국 죽는다. 태자였던 석가모니 부처님도 동서남북 네 곳의 성문 밖에서 ‘생로병사’의 광경을 목도하고 고뇌하다가 출가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생사의 순환을 가장 피부로 느끼는 세대는 아무래도 노년의 어르신들이다. 늙고 병들어 가는 노년을 안정적이며 편안하게 보내는 것은 개인 인생을 마무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 원장으로 6월 1일자로 취임한 수안 스님은 노인들의 편안한 노후를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6월 7일 원장실에서 만난 수안 스님은 취임
“선(禪)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敎)는 부처님의 말씀이다.” 서산 대사의 저서 〈선가귀감〉에 수록된 문구다. 이를 통해서 보면 불교는 부처님의 마음과 말씀을 통해 깨달아 스스로 부처가 되는 종교이다. 부처님의 마음과 말씀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단연 수행과 경전이다. 부처님의 말씀은 팔만사천법문이라 할 정도로 방대하다. 이 방대한 법문은 경전에 모두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논서부터 고승·조사들의 선어록까지 불법의 요체를 담아내고 있다. 모두 불교의 바른 가르침을 전하고 있기에 무엇 하나 허투루 볼 수 없다. 동국대 경주캠
드라마 ‘모래시계’와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검사는 많은 조직폭력배들을 소탕한다. 드라마와 영화 속의 검사는 실제 검사를 모델로 하고 있다. 지금은 변호사인 함승희 前 검사다. 당시 1년 동안 280명의 조직폭력배를 검거한 기록은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다. 현대한국사에 전무후무한 역사를 쓴 함승희 변호사는 국회의원과 강원랜드 사장을 역임하면서 현대한국사에 또 다른 역사를 보태었다. 특히 ‘카지노’로 대변되는 강원랜드의 사장으로 있으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도박하는 곳에서 세계 불교성자를 초청한 세계명상대회를 열어 대성공을 거뒀고,
기원전 6세기 석가모니 부처님이 창시한 불교는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전래된다. 전래된 시기는 삼국시대로 고구려가 가장 먼저 불교를 받아들였다. 사료에 따르면 고구려 소수림왕 2년(372년)에 전진왕 부견이 순도를 시켜 불상과 불경을 가져오라고 한 것이 한반도 불교의 시작이고, 교과서에 수록된 공식적인 역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모든 사상과 문물은 육로를 통해서만 교류·전래되지 않았다. 도리어 해상을 통한 전래가 더 빈번했다. 그럼에도 해상 불교 전래와 교류에 대해서는 평가가 인색하다. 이같은 해상 불교
근대 제주불교 재건한 봉려관스님의 입적후 82년 지났지만생애·업적 조명 미흡한 수준2017년 왜곡된 주장 알게 된 후문헌자료·구술채록 등 본격화90여명 증언 확보해 교차 검증노스님과 사숙은 종종 혜달 스님을 앉혀두고 봉려관 스님의 이야기를 꺼냈다. 조선시대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에 의해 수많은 사찰들이 폐허가 되고 불교의 씨앗이 사라졌던 제주도, 이후 200여년간 지속된 암흑기의 제주불교를 다시 일으킨 비구니 봉려관.그는 엄혹했던 시기 여성의 몸으로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관음신앙에 의지해 불연의 씨앗을 지폈고 관음사를 비롯한 사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