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동국대 공짜로 다니려고 출가한 거 아냐?”설령 아무리 막역한 친구 사이일지라도 상대방에게 큰 실례라서 좀처럼 입 밖으로 내뱉을 순 없을 이 말. 놀랍게도 조계종 사미·사미니계 수계산림에 입교한 젊은 출가자가 선배스님격인 어느 습의사에게 들은 말이라고 한다. 출가자 급감으로 인해 많은 사찰이 주지도 없이 비어가는 현 시대에 가당키나 한 말인가. 후배의 발심을 마치 ‘위장 출가’로 보기라도 한 걸까.조계종이 ‘청소년출가’를 특별법으로 다뤄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만 19세 미만 소년출가자와 만 19세 이상부터 만 30세
한 부모는 초등학생 아이를 해외 유학에 보냈다. 이후 성인이 된 자녀가 마약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자식을 돕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마약 사용 흔적을 모두 지웠다. 그 덕분에 자녀는 수감자 생활을 면하게 되었다. 하지만 자녀의 마약 사용은 멈추지 않았고 부모는 길을 잃었다. “그때 그만 잡히게 놔두었더라면, 그래서 치료를 받게 했더라면 지금은 나았을지 모르겠어요.” 가족이 모두 고통의 상태였다. 어떤 사람은 도박 중독 때문에 어떤 사람은 섹스나 알코올 중독 문제로 또 어떤 사람은 스마트폰 의존 때문에 상담실을 찾는다. 도박중독
조계종 중앙종회 제230회 임시회에서 ‘중앙종무기관 조직개편을 위한 종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1994년 개혁종단 출범 이후 30년 만에 조계종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하는 것이다. 조계종 현 조직의 특징은 3권분립과 3원조직이다. 3권분립은 조계종 조직이 정부 조직처럼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로 분립돼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그 각각의 기능을 중앙종회·호계원·총무원이 수행해왔다. 그런데 조계종의 행정부에는 총무원 이외에도 교육원과 포교원이 있으며, 통상 이를 집행부 ‘3원’으로 지칭해왔다. 개혁종단이 출범하면서
지금 불교계는 국제구호 NGO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1990~2000년대 초반만 해도 불교 국제구호 NGO는 타종교보다는 그 수나 활동이 뒤졌던 것은 사실이다. 2000년대 중반 불교계에는 이후 적지 않은 국제구호 NGO들이 창립됐다. 2004년에 출범한 로터스월드로 이 같은 시대 흐름과 맥을 같이 하지만, 지금까지 괄목할 만한 성과와 활동상을 보여주는 국제구호 NGO로 손꼽힌다. 로터스월드의 주 활동 국가는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다. 특히 사업 초기부터 진출했던 캄보디아에는 BWC아동센터(Beautiful World of
개원한지 30년이 지난 나눔의집은 이제 자신의 역사적 소명을 다해가고 있다. 나눔의집에는 할머니 3명뿐이고, 모두 90대 중반을 넘어 건강도 좋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복지시설인 나눔의집이 양로시설을 운영할 수 없게 되면 위안부 피해 문제를 알리는 역사관을 운영할 법적 근거도 함께 상실한다는 점이다. 시설 자체가 역사인 나눔의집 존립 자체가 위기 상황인 것은 정말 씁쓸한 일이다. 특히 이제는 역사 기록과 추모·교육사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데도 이를 뒷받침할 법적 지위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불교계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여러
최근 대학생 불자들이 함께 수행하며 의견을 공유하는 특별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생겼다고 해 우연히 눈팅(게시물을 읽기만 하는 것)의 기회를 얻었다. 출가열반재일을 맞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가 운영하는 ‘대불련 수행정진의 방’이다.그간 대불련은 챌린지 형식으로 출간열반재일 수행정진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증 과정이 어려운 탓에 학생들의 참여가 소극적이었고, 상호 수행을 점검하는 시간도 부족했다. 이에 따라 대불련 지부장 법우들은 깊은 논의 끝에 익명성을 보장하고, 의견 공유가 수월한 오픈채팅방을 활용, 수행의 장에 새로운 변화를 시
‘우리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이 어쩌면 어린애들 놀이 같아~’유행가 가사처럼, 요즘 벌어지는 세상사는 철없고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비트코인? 애들 불장난치는 걸 어른이 말려야지, 보고만 있으면 되겠습니까?” 수년전 뜬금없이 등장한 가상화폐 열풍에 각종 매체에서 떠들던 단골 멘트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불장난이 아니라 그야말로 불장(상승장)이다. 그때는 옳고 지금은 틀린 걸까? 진실은 사랑처럼 움직이는 걸까? 소프트웨어에서 시작되어 인공지능, 가상현실, 메타버스, 디지털트윈, 블록체인 그리고 가상화폐에 이르기까지 현대사회를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반 이후에 무량한 게송이 밀교 경전에 수록돼 남천축국 철탑 안에 봉안됐다. 그러나 철문은 굳게 닫히고 쇠사슬로 겹겹이 봉쇄돼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은 이 문을 열 수 없었다. 천축의 불법이 쇠퇴해갈 무렵, 덕 높은 아사리 한 분이 이 탑에 이르러 진언을 외우자 비로자나불이 비로소 그 몸을 드러내었고, 이윽고 허공 중에 문자로서 설법을 나투었다. 범상치 않은 법문임을 알아차린 그는 차례로 그것을 종이에 옮겨 적었는데, 서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허공의 문자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아사리는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고 염송
대학생 전법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3월 17일에는 봉선사에서 3개 대학 4개 불교동아리를 창립해 이를 기념하는 법회를 열었다. 특히, 양주 서정대는 국내 학생과 외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불교동아리가 각각 창립했고, 기독 종립 대학인 신한대에는 50명이 넘는 회원을 모아 정식 동아리로 등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봉선사는 4개 대학 5개 불교동아리 창립을 견인해냈다.3월 20일에는 동국대 단과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사회과학대학 불교동아리 ‘템플애플’이 창립됐다. 사회과학부 학부생·대학원생 등 총 84명이 주축이 된 ‘템플애플’은
조계종 중앙종회는 3월 19일 열린 제239회 임시회에서 이번 회기 핵심 사안으로 평가된 종헌 개정의 건을 상정해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쳐 가결했다. 이에 따라 교육원과 포교원은 내년 4월 1일자로 종헌에서 삭제된다. 1년여의 유예기간 동안 총무원은 중앙종무기관 조직 개편을 위한 세부 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교육원과 포교원을 통합해 총무원 1원 체재로 개편하는 것은 시대 변화에 원활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일각에서는 삼원의 통합으로 총무원장에게 권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는 1994년 종단개혁의 핵심에서는 비껴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가장 반가운 분이 돌아온다. 바로 보스턴미술관 소장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다.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떠났으니, 누구는 100년 만이라고 하고 누구는 85년 만이라고 한다. 85년이라고 정확한 햇수를 말하는 이는 1939년 보스턴미술관이 사리와 사리구를 취득했다고 하는 기록이 있어서다. 당시 일본인이 운영하던 야마나카(山中) 상회는 일본은 물론 미국·프랑스·영국·중국 등에 지부를 두고 한국의 유물을 판매했고 이때 보스턴미술관이 입수했다. 1939년 이전의 기록은 확인할 수 없지만, 이 같은 역사적 배경과 사실 그리고
청년이 미래를 만드는 원천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불교의 미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좀 더 나은 내일, 불교가 한국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하는 내일을 고민하는 불자라면, 당연히 내일의 한국불교를 이야기할 때 청년불자의 감소와 위축을 우려하게 된다. 특히 1970년대와 80년대 청년불교의 열풍을 기억하는 불자들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 시기 한국의 청년불교를 주도한 집단이 바로 각 대학에서 60년대 초 시작된 불교학생회에 참여한 대학생 불자들이다. 그 청년불교의 주역, 대학생 불자 집단을 되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