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만든 그림자를 쫓아 맴도는 안타까운 세월이라. 지금 내 앞의 사람과 일과 물건에 정성을 다하여 부지런히 공덕을 닦아야 하리. 강물에 뜬 달을 건지려 헤매지 말고 먼저 허망한 생각을 비우고 청정한 마음으로 선업을 닦으니 지혜가 드러나는구나. 부처님은 먼 곳에 계시지 않으니 자비로 바라보면 온 세상이 꽃동산이요 모든 생명이 부처님 나투심이라.생명의 등불이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연꽃등 그늘 아래 조용히 합장하고 누리에 울리는 부처님의 사자후를 듣네.
아빠는 낡은 공에 있지 않고내 마음속에 있는 걸 알았다이따금 잊고 살 때도 있었지만아빠에 대한 사랑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이글이글 행성 사는 불타는 곰“지훈아, 무얼 그리고 있는지 얘기해 줄 수 있을까?”혜원 스님이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빨간색 크레용을 들고 분노의 색칠하기에 열중하고 있던 나는 깜짝 놀랐다. 커다랗게 벌린 곰의 입속에서 마구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불꽃을 그리던 중이었다. 치켜 올라간 곰의 눈도, 곰이 들고 있는 무지막지한 몽둥이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토요일 오후에 어린이 법회가 끝나고 나면 포교원에서 동아리 활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에는 어떤 일들이 대중의 관심을 끌까. 불교계 각 분야별로 올해 기대되는 사안을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비구니 위상강화 어떻게종단 | 새해 종단 분야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키워드는 ‘비구니 위상 강화’다. 지난해 9월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원행 스님은 선거과정에서 꾸준히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국비구니회 종법기구화’와 ‘비구니특별교구 설립’이다. 또한 얼마 전 비구니 최고법계인 ‘명사법계’에 11명의 스님들이 배출되면서 비구니 위상이 본격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
미세먼지 재난경보, 비닐·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대란, 일회용 컵 규제·단속 시행 등. 올해 불자들은 일상 속 환경문제들을 체감했다. 친환경에 대한 인식 및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삶 가까이 놓여있다. 불자 스스로 자신의 소비활동을 점검하고, 전환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불자 소비활동 녹색화그린 부디즘의 세 번째 실천주체는 ‘불자’다. 불자의 녹색화는 곧 생활양식의 녹색화를 뜻한다. 생활양식은 일정한 가치관이 반영된 소비활동으로, 의·식·주 전반을 포함한 개념이다.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 스님은 “환경운동의
사찰은 불교문화의 보고이자 불교의 성소(聖所)이고, 자연을 품은 자연유산이다. 이는 불교도 이외에 많은 일반인들이 사찰을 찾는 이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방문은 사찰 환경 훼손을 야기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관광객 많은 만큼 쓰레기 발생齋용품 소각 NO… 대안 찾아야脫원전시대 신재생에너지 주목절전 제품 사용 등 실천 필요 현대인들 환경 감수성 높아져공감할 수 있는 교육 개발 필수사찰 환경 훼손 내외부 요인은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사찰 환경 훼손을 내·외부로 분류한다. 외부적 훼손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이 추진하는 개발사업들
# 2003년 5월 23일 오전 10시 40분 경기도 과천과 서울의 경계인 남태령 고개. 200여 명의 사람들이 고개 정상을 넘어 서울에 입성했다. “서울 입성”이라는 말이 들리자 휠체어 앉아 있던 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는 서로를 말없이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해 3월 28일 부안서 출발해 57일 만에 이룬 땀과 눈물의 대장정이었다.# 2004년 8월 25일 오전 10시 30분 천성산 관통 터널을 반대하며 단식 중인 지율 스님에게 당시 문재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사과 방문했다. 문재인 수석은 재판부의 판결에 무조건 승복한다는
지난해 한국사회를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환경 이슈들이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미세플라스틱 문제였다. 현재 전지구 대양에는 약 5조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떠돌아다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구를 400바퀴 덮고도 남을 양이다. 문제는 이 같은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생물에게 섭취돼 최종 포식자인 인간들이 먹게 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미세먼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역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이런 환경 위기는 그간 인류가 보여준 무분별한 개발과 소비가 가져온 결과다. 이제 환경을 지키는 것은 운동가만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사
어느 분야에서나 ‘1호’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국보 1호 숭례문, 국산차 1호 포니, 국내 최초로 우주에 간 위성 우리별 1호까지. 수많은 곳에서 수많은 사람과 단체, 물건에 1호가 붙지만 현재 불교환경운동과 관련해 가장 의미 있는 1호는 바로 ‘녹색사찰 1호’다. 원불교 햇빛교당, 개신교 녹색교회에 비하면 아직 몇 안 되는 녹색사찰이지만 이 사찰들이 신도들과 함께하는 환경운동은 소소하면서도 불편을 즐길 수 있는 뜻 깊은 가치를 담고 있다. 지난여름, 불교환경연대와의 협약을 통해 최초의 ‘1회용품 안 쓰는 녹색사찰’로 지정된 경
과거의 불교환경운동이 난개발을 막기 위한 거대자본과의 투쟁이었다면 이제는 미세먼지와 라돈침대, 발암물질 생리대 등 일상생활에 침투한 환경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무엇보다 과거에 비해 대중이 환경문제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의식을 높일 대안을 모색하고, 실천적인 지침을 마련해 보급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전문가들은 이를 위한 종단차원의 최우선과제로 ‘환경교육’을 꼽는다. 이는 출가자뿐만 아니라 재가자까지 교단 구성원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승려연수교육과 각 사찰 불
조계종 원로의원인 일면 스님은 ‘원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직도 왕성한 현역이다. 취재 전 건넨 명함에는 광동학원, 생명나눔실천본부, 해인동문장학회 등 세 단체 이사장이라고 찍혀 있다. 그 이전에는 조계종 교육원장과 호계원장, 조계종 초대 군종교구장, 중앙종회 수석부의장 등을 지냈다. 직책만 맡으면 ‘올인’으로 확실한 성과를 일궈 내기에 많은 소임이 주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면 스님은 일단 주어진 일에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한다. 전방위적인 포교 활동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이다. 궁금해졌다. 스님의 크나큰 원력과 자비는 어디서
불교 속 돼지 이야기불기 2563년 기해년은 돼지의 해이다. 돼지는 예로부터 영특함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영리함을 바탕으로 먹을 것을 잘 찾거나 재산을 늘려 복을 상징한다. 하지만 이러한 영리함이 과해 탐욕스러운 이미지도 갖고 있다.불교서도 돼지는 지략을 갖춘 영물, 혹은 욕망에 빠져 있지만 이를 극복해 내는 중생으로 표현했다.지략으로 포식동물 이겨영특하지만 욕심도 많아'수행 통한 극복'도 상징부처님 전생 이야기인 〈자타카〉에서는 지략으로 포식동물을 이긴 돼지 이야기가 나온다. 한 목수가 숲속에서 함정에 빠진 돼지를
마음에도 디톡스가 필요하다몸에도 디톡스가 필요하듯이 마음에도 디톡스가 필요하다. 일상의 속도가 빨라지고 한번에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며, 불량한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현대인은 몸이 견딜 수 있는 것보다 고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다이어트나 건강에 대한 노력은 3일을 하더라도 마치 죽을 것처럼 열심히 한다. 하지만 마음의 디톡스는 어떻게 하는지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 나의 자아는 누군가를 향해, 혹은 나 자신을 향해 마음 속 독소를 배출한다. 잠시 시원하지만 듣는 이들은 그 독을 그대로 가져간다. 나 자
스마트폰에 종속된 인생2018년 지구 마지막 날의 모습을 표현한 사진이 화제가 됐다. 거대한 운석이 지구를 향해 오는 것을 수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찍고 있는 것을 표현한 합성사진이었다.“인생은 모니터 속에서 이뤄질 수 없다. 하루 한 시간만이라도 휴대폰과 컴퓨터를 끄고 주위 사람의 눈을 보며 대화하라.”에릭 슈미트 前구글 회장의 말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디지털 미디어, 특히 스마트폰과 PC에 종속되어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우리 주변을 둘러보자.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무엇일까. 아
현대사회는 貪食사회현대인들은 맛있는 음식에 열광한다. 열광은 집착까지 이어진다. 점심시간이면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고 지역이나 음식 이름 뒤에 ‘맛집’을 붙는 곳을 찾아간다. TV를 켜면 ‘수요미식회’를 비롯해 ‘먹방’으로 일컬어 지는 맛집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이런 곳에서 검증된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전문가들은 맛에 집착하면 자연스럽게 편식을 하게 된다고 한다. 박송이 자연음식 전문가는 “자연에 있는 식재료는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 것도 있다. 맛에 집착하면 편식을 하거나 조미를 하게 되는 이유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
진짜 이것만 먹으면 몸에 좋을까?우리 사회에서는 디톡스 열풍이 불고있다. ‘해독주스’ 등 칼로리를 줄이며 다이어트 효과를 노린 디톡스 음료가 유행하고 있다. 서구사회에서 유행한 레몬 해독법을 시작으로 사과 디톡스, 파인애플 식초 활용, 커피 다이어트, 아보카도·깔라만시 해독, 생양파 생식 등 다양한 디톡스 방법이 소개됐다. ‘슈퍼푸드’라 하여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가능한 음식을 통해 한 종류 음식으로 하는 디톡스도 유행했다. 여기에 물만 마시거나 단식을 하는 등의 방법도 알려졌다.문제는 디톡스만 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처럼 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