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저물어?간다.?아침에?일어나?한?시간을?헐어?사용하면?하루가?금방?사라지듯,?정월이?지나면?한?해도?빠르게?흘러간다.?알차게?살아갈?것을?다짐했던?새해?아침이?엊그제?같은데?벌써?12월의?끝자락이다.?그?많던?나날들을?어떻게?살아왔을까? 우리는?새해의?결심을?이루지?못하고?한?해를?흘려보낸?것을?아쉬워하며?지난날을?뒤돌아본다.?그러나?지난해를?후회하며?뒤돌아보는?것은?해마다?되풀이?되곤?한다. 왜?우리는?지난날들을?뒤돌아보는가??오랜?세월?동안?과거를?뒤돌아보았지만?새롭게?변한?것이?없다면?그만?뒤돌아보고?내일을?향하여?나아가야?한다.?과거라는?어두운?밤에서?깨어나지?못하고?그?곳을?기웃거리는?것은?훈습에?젖은?나의?습성이?잡아끌기?때문이다. 성경?창세기에?여호와가?소돔과?고모라
천천히?걸었다.?그렇게?걷는?것이?가장?빠른?방법이었다.?몇?걸음이라도?빨리?걸으면?곧바로?머리가?어지럽고?숨이?차서?걸을?수?없었다. ‘선내일(仙乃日)’?설산이?오른쪽에서?그윽하게?나의?더딘?발걸음을?굽어보고,?왼쪽으로는?‘사량둬지(夏落多吉)’가?송곳처럼?솟아?있다.?두?산?사이로?멀리?‘양마이용(央萬勇)’이?하얀?구름을?하늘로?뿜어내고?있다. 1928년?영국의?루커가?발견한?야딩(亞丁)은?‘신선의?땅’?또는?‘최후의?샹그릴라’라고?불린다.?특히?티베트인들은?6,000m?높이의?선내일,?사량둬지,?양마이용,?세?설산이?品자로?위치한?이곳을?관세음보살,?금강보살,?문수보살의?삼신산(三神山)으로?받들며,?세계?24?불교?성지?중의?하나로?꼽는다. 이?성산에?오르기까지?얼마나?길고?힘든?여정이었
아침저녁으로?쌀쌀한?날씨에?몸이?움츠러드는데?TV?화면에서는?젊은이들이?깊은?바닷물?속으로?거침없이?뛰어내린다.?꽃송이들이?터지듯?하얀?포말을?흩뿌리며?물속으로?낙하하는?그들의?모습은?아름답다.?비단?바다가?아니더라도?물만?있으면?사람들은?물속으로?뛰어든다.?왜?인간은?물속으로?뛰어드려는?본능이?잠재하는?것일까? 지상?최초의?다이버는?‘부테스’였을?것이다.?그는?이아손과?함께?황금?양털을?찾는?아르고호의?모험에?참가했는데,?세이렌의?노랫소리에?홀려?아르고호의?선원?가운데?유일하게?바다로?뛰어들었다.?물거품?속에서?태어난?아프로디테가?그를?물속에서?끄집어내어?대기?중으로?데려가는?동안에?에릭스를?수태했다. 세이렌의?노랫소리가?얼마나?매혹적이었으면?부테스는?노를?젓던?손을?멈추고?홀로?갑판으로?올라가
오죽?미운털이?박혔으면?망초(亡草)란?이름을?얻었을까.?내려쬐는?햇빛?아래서?어제는?콩밭,?오늘은?고추밭,?내일은?고개?너머?고구마?밭의?잡초를?매야하는?아낙네.?그만?몸살이?나서?며칠?누웠다가?일어나니?온?밭이?망초로?가득하다.?아이고,?망할?놈의?망초야. 조선?말,?갑자기?온?들판과?논밭과?마당에?망초가?가득?퍼지더니?을사보호조약이?체결되었다.?이것은?모두?너?때문이야.?망할?망초야,?망초로도?성이?풀리지?않는구나,?이?개망초야. 석룡산을?오르는?계곡?좌우로?하얀?개망초?꽃이?군락을?이룬?모습이?장관이다.?드디어?개망초가?높은?고지를?향하여?일제히?진격하고?있다.?겉보기에는?순하고?여리게?느껴지는?잡초.?억세지?않고?가시가?없어서?낫을?휘두르면?가느다란?모가지가?댕강?잘려?나가고?손으로?잡아당
숲?태워도?다시?살아나는?‘수국’ 어떤?역경에도?청정함을?지켜내 수국이?함빡?꽃봉우리?피어내길 지인들과?식당에서?점심을?먹으려는데?한?분이?수국?한?송이를?식탁에?올려놓으셨다.?우리는?생기를?잃어?축?늘어진?수국을?왜?가져오셨는지?의아했다.?지인은?아무?말?없이?가방에서?음료수가?들었던?빈병을?꺼내?식탁?위에?놓인?물을?채운?후?시든?꽃을?꽂았다.?이윽고?푸르스름했던?수국이?쌀?튀밥이?튀어지듯?탐스럽고?선명하게?활짝?피어올랐다.?싱싱한?수국?한?송이가?놓인?식탁은?이내?화려한?성찬이?되었다. 식사?후?근처의?조용한?찻집으로?자리를?옮겼다.?그런데?이게?웬일인가!?벽에?걸린?그림?속의?여인이?수국을?한아름?안고?우리를?지긋이?바라보고?있는?것이?아니가.?소매?없는?검은색?원피스를?입고?보랏빛
딸아이한테?꽃바구니가?배달되었다.?찬찬히?들여다보니?그?안에는?만다라의?세계가?펼쳐지고?있었다. 장미가?고혹적인?자태를?뽐내고?연분홍?델피움과?노란?스토크는?활짝?웃고?있었다.?탁구공이?튀어?오르듯?연둣빛?머리를?불쑥불쑥?내밀며?웃음소리에?귀를?기울이는?라낭큐러스.?배추?잎?치마를?두른?리시안은?부끄러운지?바닥에?주저앉았다.?셀렘과?유카리도?손바닥보다?더?큰?잎을?감추며?이웃?꽃들이?돋보이도록?몸을?낮췄다.?이들의?조화로운?모습은?나를?잠시?행복하게?했다. 백합,?치명적?향기?내는?꽃 밀폐?공간선?향기?아닌?毒 무엇이든?과하면?좋지?않다 그러나?꽃바구니에서?단연?돋보인?것은?하얀?백합이었다.?심연을?드러내지?않은?고결한?자태와?매혹적인?향기란.?이런?까닭에?백합은?순결과?변치?않은?사랑이
중국의?4대?불교?성지?가운데?하나인?구화산(九華山)은?지장보살의?영지(靈地)이다.?옛?이름은?구자산(九子山)이었으나?이백(李白)이?이곳을?유람하며?“아름다운?봉우리를?가진?산이?연꽃과?같다”는?시구를?지어?구화산으로?불리게?되었다. 구화산서?김교각의?육신불?친견 이백?“봉우리가?연꽃?같다”?노래 99개?산봉우리마저?신령스럽다 九華街까지?우리를?따라온?여인 “식사만?자기?집서?해달라”?요청 누추한?집,?실망하고?나가려는데 깨끗한?물·수건?가져와?메뉴?권선 여인의?추천?메뉴는?바로?‘석월초’ 달밤?지장보살?발자국에?피어난?꽃 바람?소슬한?달밤,?그?여인?떠올라 우리나라와도?깊은?인연이?있는?산으로?김교각(金喬覺)의?육신보전(肉身寶殿)이?있다.?신라?33대?성덕왕의?둘째?왕자인?김
아침빛이?바둑판만큼?아파트?앞?동의?벽면에?살포시?내려앉았다.?창문을?열면?놀라?사라질?것?같아?조용히?바라보았다.?작은?빛?더미가?소리나?움직임도?없이?직사각형?모습으로?점점?면적을?키워?나갔다. 붉은?색?아침빛과 한낮의?하얀?빛의 本有는?다르지?않다 회색?콘크리트?벽에?생기가?넘치자?빛은?옆?건물로?거침없이?나아갔다.?시선을?떼지?않았지만?빛은?마냥?팽창해서?그만?형태를?찾을?수?없었다.?나는?두?눈을?뜨고서도?빛이?해체된?경계를?알지?못했다.?이제?빛은?사방으로?흩어져서?그냥?빛난다.?그렇다면?‘빛의?알’은?언제?부화해서?세상을?환하게?밝히고?있을까? 문득?덕산의?점심(點心)의?일화가?떠올랐다.?덕산이?배가?고파서?떡을?파는?할머니에게?점심을?달라고?하자?그녀가?물었다.?“〈금강경〉
열이레 달빛에 밤이 깊어간다. 바람이 소나무 가지를 이리저리 기웃거린다. 내가 눈처럼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밤바람의 친구가 되어줘야 할까 보다. 지인 하전거사(夏田居士)의 단시, ‘놀이’에 함께 어울리고 싶기 때문이다. “솔가지에 얹힌 눈 한 줌 / 툭 떨어뜨리며 혼자 노는 밤바람” 만물이 잠든 고요한 밤이다. 이런 밤에 주저리주저리 무슨 긴 말이 필요하겠는가? 단 두 줄의 짧은 시 속에 온 우주를 담았다. 우주는 하루 속에 깃들고, 하루는 낮과 밤을 껴안는다. 바람이 밤에 눈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은 낮에 솔가지에 눈이 내렸기 때문이다. 마조(馬祖)대사가 임종 직전에 읊었던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이다. 저자는 온전한 하루, 해님과 달님을 노래한다. 시의 침묵 너머로 눈 녹는 소리 들려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도 벌써 보름이 흘렀다. 닭은 12지신 가운데서 유일하게 날개가 있지만 날지 못한다. 작은 땅벌도 날개를 윙윙거리며 공중을 날아다니고, 사람들이 혐오하는 박쥐도 날개를 활짝 펼쳐 하늘을 나는데 멋진 날개를 지닌 닭은 날지 못한다. 생물은 물에서 뭍으로 그리고 날개를 얻어 하늘로 비상(飛翔)하는 것이 순리이다. 그러나 닭은 날개가 퇴화하여 날지 못하고 다리만 튼튼해져서 땅을 종종거리며 머리를 숙여 먹이를 찾는다. 온갖 동물들이 등장하는 을 살펴봐도 봉황이 닭의 화려한 꼬리를 닮았을 뿐 닭은 언급되지 않는다. 백악기 후기에 몽골에서 살았던 길리미무스라는 공룡이 깃털은 없으나 닭을 닮았다고 한다. 아마도 닭이 공룡에게 제 목의 신축성을 자랑한 탓에 공룡이 그 장점